게임 <모자세계>의 개발자 えぬ님의 블로그 글을 옮긴 것입니다.

나탈리편/라비편/멜편/시키편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https://rpgex.sakura.ne.jp/home/log/2019-10-10.php






나탈리편과 라비편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멜편, 시키편도 조금. 요우코편은 아마 괜찮을 듯.



~나탈리~

디자인의 오마쥬는 파판의 백마도사.

처음에는 딱히 라비랑 사이좋고 그런 설정 없었는데요.

주인공 6명끼리 싸울 때, 그 싸움판 안에서 사이좋은 커플 한 쌍 있으면 이야기가 재밌어질 것 같아서.


누구를 엮어줄까 고민할 때, 나탈리랑 라비는 둘 다 흰색이라 이 2명은 플레이어도 색깔로 세트라고 기억하기 쉬울 것 같아서 현재의 커플이 되었습니다.


발단은 '싸움 이야기를 재밌게 하기 위해서 사이좋은 커플을 넣는다'였지만, 결국 시나리오가 개별이 된 신약에서도 둘이 싸우지 않아서 그닥 의미가 없네요.


나탈리하면 아가씨 말투. 짭이지만요.

처음엔 찐으로 아가씨 말투였는데 읽기가 어려워서.

만드는 것도 힘들고, 읽는 것도 힘들면 아무도 행복하지 않으니까 그냥 짭으로 했습니다.

포리의 짭사투리랑 같은 맥락일지도.


조연이나 서브캐릭터면 괜찮지만 주인공이니까 대사가 많아서 너무 힘들더라고요.

근데 짭이라고 해도 아가씨 말투는 대사가 길어져서 읽기 힘듭니다.

그래서 나탈리는 여러모로 귀찮은 캐릭터입니다.


기가 세긴 한데, 비판에 약하기도 합니다.

하인리히는 의사가 어울린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 나탈리는 의사가 어울리지 않아요.


나탈리와 라비가 어떻게 친해졌냐면 무슨 에피소드가 있어서 친해진 느낌은 아니고

위태위태한 라비를 돌봐주다가 자연스럽게 지금 같은 관계가 된 느낌입니다.


라비의 위험한 점은 모자를 빌려달라고 하면 바로 줘버리거나, 같이 다른애들 모자를 뺏으러 가자고 하면 바로 따라가는 점이죠. "아아, 안돼. 얘는 내가 가까이에 없으면 큰일난다"라는 나탈리의 비호욕을 자극한 겁니다.


법의 모자해방으로 오오라에 있는 천사가 붕대로 속박되어 있는 것은 라비의 붕대와는 관련 없고 단순히 관리인의 진실이라는 굴레에 묶여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깊은 의미는 없습니다.


OS공격의 저지먼트를 한 뒤에 천사가 붕대로 더 세게 묶여서 꼼짝 못하고 움찔거리는 것도 폭력은 안 된다는 법의 천사를 억지로 묶어두고 저지먼트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


  

~라비~

전에 만든 마제스티아에 간호사 캐릭터가 있었는데 거기에 좀 더 멘소래담 느낌을 넣어보면 어떨까 하고 태어난 캐릭터.

처음에는 손에 붕대가 아니라 팔토시 같은 걸 하고 있었습니다.


(*멘소래담 마스코트)




무인에서 가장 힘들었던 캐릭터였던 게 아직도 기억납니다.

다른 5명은 할 것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할까. 위화감이 엄청나요.

중간보스를 도발하고 쓰러뜨리고 "앗싸~!"하는 게 기본 스탠스인 모자세계에서 라비한테 이걸 시키는 게 위화감이 심하더라고요.


그런 부조화감도 있고, 무인에서는 존재감 없는 주인공 No.1 이었으니까 신약에서는 활약시켜주고 싶더라고요.

라비쨩 위기일발이라는 거짓말 요소를 넣거나 가슴 크기를 키워주기도 하고.

아마 신약에서 개별 시나리오가 되어서 제일 상향 받은 건 라비일 겁니다.


무인편 감상으로 라비는 딱 봐도 서포트 캐릭터 같아서 뭔가 주인공답게 모두를 이끌고 가는 이미지가 아니었다는 소리를 듣고 맞다고 납득했던 추억이 있네요.


저는 그런 서포트 캐릭터랄까 곁다리 캐를 좋아하거든요.

드래곤볼에선 크리링이 제일 좋고, 슬램덩크에선 송태섭 같은 캐릭터가 맘에 든달까.

그래서 크리링이나 송태섭 같은 캐가 결정적인 순간에 활약하는 걸 엄청 좋아해요.


그래서 라비를 처음 고르는 사람은 그런 서포트 캐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어서

라비편은 그 점을 엄청 의식해서 만든 기분이 듭니다.


라비가 앞에 나와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게 아니라

그 역할은 달리아와 나탈리에게 맡기고, 가능한 한 서포트 이미지가 캐붕나지 않도록 신중하게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지나치게 안 나오면 가짜주인공이 되니까, 필요할 때는 내보내고 밸런스를 생각하며 신중하게...


다른 주인공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주적으로 행동하는 이야기지만

라비 혼자만 달리아에게 협력하는 형태고 자주적으로 모자를 모으지 않습니다.

그래서 라비편만 다른 편이랑 좀 다르다고 느낀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그런 서포트 캐릭터가 결정적인 순간에 활약해서 나오는 카타르시스가 있지 않을까요.

평소에 눈에 띄는 캐가 활약하는 것보다 눈에 띄지 않는 캐릭터가 위험한 순간에 각성하는 게 좋더라고요. 라비편은 저의 서포트 캐릭터에 대한 오타쿠 취향이 많이 들어갔네요.


네? 서포트 캐릭터가 가슴 클 필요는 없다고요?

아니... 근데 그러면 또 무인 때처럼 존재감 없어질까 불안해져서 그만...


그건 그렇다치고.

주인공이 6명이나 있으니까 1명 정도는 이런 주인공이 있는 게 다회차할 때도 안 물리고 재밌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됐습니다.

 

천사화나 사랑마법 같이 서포트 캐릭터의 레벨을 넘은 요소가 잔뜩인데도 이상하게 무인편 시키처럼 너무 우대받는다! 라는 감상은 없었네요. 수수한 캐릭터라서 괜찮았나?



@tesachu

테사츄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