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달력에 수록되었던 썰입니다.

* 리퀘받았던 AU 키워드의 내용에 상세 설정이 있을 경우 함께 기재합니다.




<좋아해서 그래> 조선시대 AU


1 비유가 아닌 진짜 유교맨. 조선시대

2 파충류가 아닌 포유류 로


도씨 가문의 작은 나리는 겁 많고 소심하기로 유명하다. 놀랄 적마다 동그랗고 말랑말랑한 복숭아 같은 볼을 붉게 물들이는 유약한 사내, 도선우.


“글러먹은 녀석. 저래서야 관직은 고사하고 혼처도 못 찾을 게야.”

“원래도 야무지지 못한 녀석이 그날부터 더 한심해졌으니…….”


모두가 혀를 차며 언급하는 ‘그날’, 선우는 홀린 듯 산으로 들어갔다가 이튿날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수시로 딴생각에 잠기는 몽상가가 되었다. 어린 시절 서당을 함께 다닌 유일한 벗, 유리에게만 마음을 터놓고 소곤거릴 뿐.


“걱정 말게. 자네는 아직 어리니 약관이 될 때까지 기다리면 될 게야.”


시간이 흘러 스무 번째 생일을 맞은 날 밤, 선우는 몰래 집을 빠져나온다. 그리고 어두운 산속을 헤매던 그의 앞에 상앗빛 털을 지닌 여우가 나타난다.


“왜 또 왔습니까. 이러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였는데.”

“도저히 당신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저도 이제 스물이니 허락을…….”

“나는 짐승이고 사내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하늘이 점지해 준 배필이라 한들, 인륜을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돌아가십시오.”


여우의 질책에 주눅이 든 선우는 입을 다문다. 그를 뒤로하고 단호하게 몸을 돌리려던 여우는 이내 발을 멈춘다.


“제, 제가 그렇게 싫으세요?”


눈물을 뚝뚝 흘리는 선우를 올려다보던 여우는 한숨을 내쉰다. 곧 잔바람이 살랑거리더니, 돌연 나타난 건장한 남자가 선우를 품에 안곤 속삭이는데…….


“싫어하면 이러지도 않습니다.”

“그, 그럼 왜…….”

“좋아해서 그렇습니다. 당신을 괴롭히기 싫어서요.”


말랑 소심 도련님과 무뚝뚝한 여우 남자의 비밀 혼례 이야기.




<맛있는 건 한 입 더!> 현대 AU + <곰은 달을 그린다> 캠퍼스/소꿉친구 AU


서은겸과 김원재가 어릴 때부터 동네 친구고 유치원, 학교 같은 반인 AU


두근두근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이른 봄. 한국 최고 지성의 전당, 당수대 학교에 입학한 새내기 소쿠리는 신입생 환영회에서 옆자리 선배, 이시미에게 술잔을 엎어 버린 죄로 폐부 위기에 놓인 꼬막 연구 동아리에 가입한다.


“꼬막은 겨울이 제철이지. 원한다면 내가 사 주마.”

“우와! 이시미 선배 이상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완전 좋은 사람이었네요!”

“천만에. 나는 그저 맛있게 먹고 싶을 뿐이다.”


속이 시꺼먼 능구렁이 선배, 이시미는 작은 후배를 잡아먹을 기회를 엿보지만 눈치 없는 소쿠리는 매일 맛있게도 밥을 먹을 뿐. 소쿠리를 지켜보던 이시미는 어느덧 흑심 섞인 계략도 잊어버리고 둘만의 식사 시간을 기다리게 되는데…….


“선배, 오늘 저희 집 오실래요? 군고구마 같이 먹어요!”

“군고구마를 먹자더니, 왜 침대에 장미 꽃잎이 뿌려져 있는 거지.”


그러던 이시미가 어느 날 먼저 덮쳐든 소쿠리에게 보기 좋게 코꿰이는 이야기.


한편 꼬막 연구 동아리의 최고참, 서은겸은 화려한 외모와 다정한 성격을 지닌 고학번. 선후배·동기·교수·교직원 가리지 않고 쉴새없이 사람들이 대시하지만 은겸의 마음은 오로지 한 사람, 김원재에게 매여 있다.

사실 두 사람은 유치원에서 처음 만나 초중고를 거쳐 대학까지 겹친 동네 친구. 첫눈에 원재에게 반한 은겸은 계속 그의 곁을 맴돈다.


“연애가 싫다면 친구로는 지낼 수 있잖아. 왜 도망치는 거야.”

“그건 더 안 돼. 난 친구하고는 안 자.”


3년 전, 동아리 MT 때 술김에 하룻밤을 보낸 두 사람이지만 연애보다 취업이 먼저인 원재는 은겸의 마음을 받아줄 여유가 없다.


“원재야. 내가 기다릴게. 몇 년이라도 괜찮아.”

“너한테 부담 주기 싫어. 이젠 날 포기해 줘. 졸업도 제발 좀 하고.”

“너하고 같이 있고 싶어서 그래. 날 받아주면 졸업할게.”


당수대 전설의 7학년 서은겸은 과연 올해 졸업할 수 있을 것인가.






<곰은 달을 그린다> 2세 임신, 육아 



겨울이 지났는데도 자꾸만 밀려오는 졸음에 병원을 찾은 원재. 그날 오후,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은겸의 회사에 찾아간다.


“서은겸. 각오하고 들어.”

“……원재야. 뭔진 모르겠지만 내가 다 잘못했어.”

“앞으로는 크리스마스에 꼭 피임을 하자.”

“제발 헤어지자는 말만은……, 응?”


생각지도 못한 임신 소식에 당황한 것도 잠시. 은겸은 곧바로 과보호 모드로 돌변해서는 원재를 애지중지 돌본다. 숟가락조차 못 쥐게 하고 밥을 떠먹여 주는 은겸의 사랑이 부담스러우면서도 기분 좋은 원재.


“원재야. 우리 아기는 곰일까, 사자일까?”

“어떤 종이든 네가 아빠니까 미인이겠지.”

“나는 널 닮아서 귀여운 아이일 것 같은데?”

“그래. 누굴 닮았더라도 우리 아기니까 잘 키우자.”


그렇게 모두의 축복 속에서 쌍둥이 남매가 태어난다. 그것도 두 사람의 특징을 공평하게^^ 물려받은 검은 사자 여자아이와 노란 곰 남자아이가. 임신 기간 내내 원재의 몸과 아기들의 건강을 걱정했던 은겸은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내가 다 할게. 원재 너는 좀 더 쉬어.”

“우리 아이인데 같이 키워야지. 그리고 서은겸, 너 지금 다크서클 생겼어.”


교대로 먹고 자고 하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은겸과 원재. 사랑을 아낌없이 쏟아붓는 두 아빠 덕분에 쌍둥이 남매, 은재와 재겸은 무럭무럭 자라난다.


“그런데 원재야. 왜 모유는 안 나올까.”

“글쎄.”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크기인데…….”

“애들보다 네가 더 아쉬워 보인다.”

“응. 아쉬워. 많이 아쉽다. 계속 만지다 보면 나오지 않을까?”


늘어난 가족만큼 행복이 불어난 사자와 곰의 이야기.





<스터디를 종료합니다> 오메가버스 AU


윌리엄은 알파 현준이는 베타인 오메가버스 AU


세상에는 세 가지 종류의 인간이 있다. 우수한 알파, 매혹적인 오메가, 그리고 이도 저도 아닌 베타.


“구현준 씨는 취업이 절실하지 않나? 본인이 베타면 남들 하는 것만큼만 하면 안 되지. 두 배, 세 배 더 노력을 해도 평균이나 될까 말까인데.”

“구직자에게 형질 차별 발언을 일삼는 분도 절실함은 그다지 없으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이 회사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됩니까?”

‘미쳤나, 저 알파?’


취업준비생이자 베타인 현준은 면접 자리에서 형질 차별 발언을 듣는다. 하지만 옆자리의 알파가 나서서 직설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에 열등감만 더 느끼고 만다. 얼마 후 취업 스터디를 시작한 현준은 그곳에서 함께 면접을 보았던 알파, 윌리엄과 재회한다.


“그때는 도와줘서 고마웠습니다.”

“됐습니다. 당신한테 감사받으려고 그런 것도 아니고.”


알파지만 자신의 가치관에서 어긋나는 것과 타협하지도, 입에 발린 말을 늘어 놓지도 않아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는 윌리엄. 거만하고 무례한 화법과 달리 그는 복잡한 가족사를 지닌 사람이었다.


“왜요. 나는 알파니까 인생을 쉽게 살 줄 알았습니까?”

“……미안해요.”

“사과받으려고 한 이야기 아닙니다. 밥이나 사시죠.”


앞에서는 아닌 척 하지만 뒤에서 슬쩍 배려해 주는 윌리엄의 태도에 익숙해지면서 현준은 점차 그에게 빠지기 시작하는데…….


“알파든 베타든 오메가든 무슨 상관입니까. 당신은 구현준이고 나는 윌리엄입니다. 형질이 달라지면 그 사실도 바뀝니까?”

“나랑 연애해요. 우월한 알파가 아닌 다정한 윌리엄 씨를 더 알고 싶어요.”


취업은 내팽개친 알파와 베타의 요란한 연애 스터디.





<곰은 달을 그린다> 가이드버스 AU

서은겸과 김원재가 둘 다 에스퍼인 가이드버스 AU


이능력을 지니고도 가이드를 찾지 못해 반백수 생활을 하는 에스퍼, 김원재. 어느 날 길을 걷던 원재의 앞에 몬스터가 출몰하고,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작정 나선 원재는 그만 실수로 힘을 과방출해 버린다.


“음……, 쓰기 싫지만 별수 없네. 조금만 참아요.”

“자, 잠깐. 이게 무슨, 아흐, 윽! 그마, 악!”


전신의 감각이 깨어나면서 통제를 벗어난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던 그때, 끔찍한 압박감이 원재를 짓누른다. 버티지 못하고 기절한 원재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서 보살핀 낯선 남자, 서은겸.


“괜찮아졌으면 돌아가요. 나하고는 얽히지 않는 게 좋아요. 내가 좀 유명하거든. 주로 안 좋은 쪽으로.”


찜찜한 마음으로 귀가한 원재는 몬스터를 제압한 공로를 인정받아 임시 헌터로서 일하게 된다. 가이드 매칭 센터에서 붙여준 파트너, 은겸과 함께.


“서은겸? 각인 두 번 깬 그 에스퍼랑 일해?”

“그 사람, 힘으로 짓눌러서 능력을 봉쇄하잖아. 그걸 자기한테 썼대. 그러면 잠깐 일반인으로 돌아가니까 가이드와의 각인도 풀 수 있다나 봐.”

“소중한 가이드를 두 번이나 갈아치운 걸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만하지.”


좋지 않은 평판에도 불구하고, 원재는 은겸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면서 그의 진면목을 알게 된다.


“내 전 가이드? 그 사람들은 나와 각인을 맺은 걸 후회했거든.”

“고작 그런 이유로 네 수명을 깎으면서 각인을 깼다고?”

“나는 몬스터가 아니라 에스퍼를 상대하잖아. 동료들의 목을 졸라서 강제로 제압하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미칠 것 같아져. 가이드에게도 그런 기분이 전해지는 거겠지. 그래서 보내줬어.”


다정하고 쓸쓸한 은겸에게 이끌리기 시작한 원재. 하지만 두 사람의 파트너 기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새벽은 밤의 테두리> 가이드버스 AU

서효가 에스퍼, 하루가 가이드인 가이드버스AU


에스퍼인 자식들을 버리고 연인과 함께 떠난 아버지를 평생 원망해 온 서효. 그는 몬스터 헌터가 된 누나, 서아와는 달리 제 능력을 감추면서 일반인처럼 산다. 어느 날 대로에서 감각이 깨어나 괴로워하던 서효는 낯선 남자의 품에 안겨 간신히 진정한다.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어?”

“앞으로는 자주 만나게 될 거예요.”


서효는 남자에게 이유 모를 기시감을 느끼지만, 남자는 자신의 정체를 알려 주지 않고서 그를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한다.

한편, 몬스터 토벌 도중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집단의 존재를 눈치채고 몸을 숨기게 된 서아. 누나를 돕기 위해 나섰다가 우연히 사건에 휘말린 서효는 지금껏 숨겨져 있었던 진실을 알게 된다.


“에스퍼의 자질이 있는 아이들을 모아서 억지로 가이드와 각인을 맺게 하고 성인이 될 때까지 관리하는 곳이 있어요. 일찌감치 목줄을 채우는 거죠.”

“신서효 씨의 아버지, 신도욱 씨는 그곳 출신입니다. 각인을 맺은 가이드와 사랑에 빠져서 함께 도망쳤어요. 그때 자신을 유난히 따르던 에스퍼 남매를 몰래 빼돌렸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기억을 지운 채로요.”

“……그 아이들이 저와 제 누나란 말씀이십니까?”


자신이 알고 있었던 모든 기억이 조작된 것임을 알게 된 서효. 감당할 수 없는 현실에 흔들리는 서효를 예의 남자가 붙잡는다. 하지만 더 이상 그에게 의지할 수 없게 된 서효는 남자의 손을 뿌리친다.


“넌 대체 누구야. 처음부터 다 알고 접근한 거였어?”

“기억이 나셨어요?”


서효의 주위를 맴돌면서 그를 계속 지켜주었던 남자는 그제야 슬픈 미소를 짓는다.


“저예요. 형의 가이드, 연하루.”




<반혼체 시리즈> 수인물 AU

<쓰다듬어 주세요>, <좋아해서 그래>, <언더 더 스킨>이 수인물 세계관인 AU


수인들 사이에서 소개팅 명소로 유명한 아담한 카페, <E의 커피숍>. 그곳에선 오늘도 풋풋한 사랑의 기운이 피어오른다.

낯을 많이 가리고 조용한 성격인 치타 수인, 민이현은 자신의 앞에 앉은 남자를 보며 난색을 표한다. 하지만 까만 대형견, 로디는 그저 꼬리를 칠 뿐.


“뭔가 착오가 생겼나 봅니다. 저는 고양잇과를 소개받기로 했는데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저랑 데이트하실래요?”

“저는 고양잇과가 아니면…….”

“같이 나가요! 분위기 좋은 식당을 알고 있어요.”


한숨을 푹푹 쉬면서도 로디를 따라나가는 이현이 창문을 가리자, 창가에 앉은 남자가 미간을 찌푸린다. 하지만 곧 되돌아온 햇볕에 도마뱀 수인, 로는 인상을 풀곤 비늘 덮인 꼬리를 뻗어 일광욕을 즐긴다. 그리고 그의 파트너로서 자리에 앉은 큰 눈망울의 소 수인, 선우는 로의 눈치를 살피며 아랫입술을 깨문다.


‘……내가 싫으신가 봐.’


실은 이 소개팅을 로가 먼저 부탁했다는 것도 모르는 채, 하얀 송아지는 삽질을 할 뿐. 그 모습을 지켜보던 토끼 수인, 다인은 답답함에 발을 구른다.


“쟤들은 기껏 소개시켜 줬더니 뭐 하는 거야.”

“남 연애사는 그만 보고 네 연애에 집중하는 건 어떨까, 다인아.”

“내 연애를 하더라도 아저씨랑은 안 할 거거든요?”


히죽거리며 감겨드는 뱀 수인, 라오의 서늘한 체온에 부르르 몸을 떤 것도 잠시. 날카로운 이빨이 기다란 귀를 잘근거리자 다인은 버럭 소리 지른다.


“아저씨 좀! 떨어지라고요!”

“우리 다인이는 화낼 때도 예쁘네.”

‘저 사람들 대체 언제 돌아가는 걸까.’


뒤에서 모든 상황을 묵묵히 지켜보던 가게 주인, E는 오늘도 아련한 눈으로 커피를 홀짝인다.





<트릭 온 미> 서로 솔직하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 AU+수인물 AU



어느 날 아침, 레기와 바이스는 낯선 방에서 눈을 뜬다.


[ ~ 서로 사랑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 ~

제한 시간: 1시간 / 난이도: ★☆☆☆☆ / 클리어 보상: ?

경고: 시간 내에 클리어하지 못할 시 수인이 됩니다. (종: 랜덤) ]


열리지 않는 방문 위로 떠오른 시스템 창. 이게 다 신작으로 준비 중이었던 게임 BL소설의 영향임을 눈치챈 레기는 빠르게 포기하고 퀘스트를 받아들인다.


“사랑한다, 바이스.”

“……뭐야. 징그러워.”

“나는 말했어. 이 새끼는 알아서 하라고 하고 나라도 클리어시켜 줘.”


하지만 문은 ‘솔직한’ 마음이 담기지 않은 말에 열리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제한시간이 닥쳐오자 두 사람의 몸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바이스의 완벽한 엉덩이 위에 솟아난 꼬리를 보며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은 레기.



“차라리 섹X를 할게. 섹못방으로 바꿔. 그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지금 벗으면 돼?”

“넌 씨발 좀 가만히 있고. 아니, 가만히 있지 말고 사랑한다고 말을 해.”

“싫어. 기분 나빠.”

“진짜 이딴 게 무슨 의미가 있어? 안 사랑하면 저 새끼랑 이렇게 오래 사귀고 있겠냐? 이제 와서 무슨 빌어먹을 놈의 사랑 고백을 하라고?”

“근데 나 슬슬 배고프다. 밥 시켜 먹자.”


짜증을 내던 레기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는 바이스를 보며 경악한다.


“그런 게 있었으면 진작에 구조 요청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짜장면 먹을래, 짬뽕 먹을래?”

“짜장면이고 나발이고 어떻게 좀 해 봐, 이 새끼야!”


퀘스트에 협조할 생각이 없는 바이스와 그런 바이스에게 사랑 표현을 하고 싶지 않은 레기. 과연 두 사람은 수인이 되기 전에 방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





<달의 춤> 반혼체 AU



민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연인이 있다. 하나의 영혼을 반씩 나눠 가졌다는 운명의 상대가.


“사람들이 날 싫어한 건 내가 반혼체여서 그런 거였대. 봐, 우진 형과 이어진 뒤부터는 다들 태도가 달라졌어. 이게 다 형 덕분이야.”


긴 세월 도영의 옆자리를 지키며 친구로서 지낸 민규. 어느 날 도영이 토끼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운명의 반려와 만나면서 둘의 관계는 소원해진다.

심신이 충족된 듯한 도영을 위해 민규는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고 물러나려 하지만, 도영의 행복은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


“허도영. 정신 차려. 야!”

“민규야. 나는 이제 어떡해야 하냐.”


우진을 잃고 무너진 도영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옆에서 보살피게 된 민규. 하지만 도영은 그의 호의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너는 몰라. 겨우 찾아낸 내 반쪽을 다시 잃은 기분이 어떤 건지. 나는 이제 그때처럼 온전해지지 못할 거야. 두 번 다시 형과 함께했던 순간만큼 완벽하게 행복해질 수가 없다고.”

“그래. 나는 반혼체가 아니니까 모르겠지. 평생 모를 거다. 하지만 너도 마찬가지잖아.”

“뭐?”

“너도……, 내가 어떤 심정으로 너를 사랑해 왔는지는, 조금도 모르잖아.”


그렇게 숨겨왔던 진심을 알게 된 채로 시작된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동거. 그 끝에는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네 사랑은 가짜야. 내 혼이 계속 불완전했다면 너도 다른 사람들처럼…….”

“왜 내 감정을 부인해. 네가 뭐라고. 그까짓 운명의 상대가 뭐라고!”

“……나도 널 믿고 싶어.”


날 선 끄트머리로 서로의 마음을 베어내는 달의 은빛 춤.




<흔한 하루> 고등학생 AU



유난히 잠이 많아 수업 시간마다 졸곤 하는 고제웅. 점심 시간에 과학 실험실 책상 밑에서 낮잠을 청하는 게 그의 유일한 즐거움이다.


“……여기 내 자린데.”

“졸리니까 일단 자고 얘기하면 안 될까요?”


어느 날 같은 자리에 웅크리고 잠든 1학년, 공주한을 만나면서 제웅의 따끈따끈 낮잠 시간은 방해받기 시작한다.


“형은 밤에 뭐 하는데 학교 와서 자요?”

“그냥……. 그러는 너는.”

“저는 천체 관측을 해요. 사자자리 유성우 시즌이 곧 돌아오거든요!”

“그래. 재밌겠네.”


시큰둥한 반응에도 주한은 지치지 않고 제웅의 주위를 맴돈다.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던 제웅은 별처럼 반짝거리는 주한에게 점점 마음을 열게 된다.


“우리 형은 당수대에 다녀. 동생은 하고 싶은 게 있다면서 외국으로 유학 갔고. 나 혼자만 공부도 못하고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평범해. 내년이면 성인인데 아직도 이러고 있으니 한심하지.”

“저도요. 천문학과에 가고 싶은데 부모님은 공무원이 되라고 해요. 내 미래인데 내가 직접 선택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도 모르겠어서 한심해요.”


어느새 다가온 사자자리 유성우의 날. 몰래 집을 빠져나온 제웅은 주한과 함께 공터 구석에 자리를 잡는다. 11월의 서늘한 밤 공기에 떨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던 두 사람은 조심스레 손을 맞잡는다. 그리고 쏟아지는 별똥별 아래에서 살짝 닿았다 떨어진 입술. 그 위로 머금어진 수줍은 고백.


“형. 내년에도 저랑 같이 유성우를 보러 와주실래요?”

“……응.”


다른 우주에서도 같은 별자리를 긋는 두 사람의 이야기.



<언더 더 스킨> 설정 반전 AU

<언더 더 스킨> 연령 반전 au / 인간 라오x뱀 다인 au


길을 걷다가 뱀을 봤다. 철망에 끼어서 오도 가도 못하는, 꽃잎처럼 고운 연분홍색 뱀을.


“……뱀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 거지?”


파리 날리는 동네 술집을 운영하는 청년, 라오는 추위로 빈사 상태에 이른 뱀을 구조해 집에 데려온다. 인터넷 정보의 힘으로 뱀을 깨운 것까지는 좋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돌발상황이 일어난다.


“당신 뭐야? 어디로 들어왔어? 내 뱀은 어디 갔고?”

“메이팅, 메이팅하고 싶어. 나랑 메이팅해.”

“메이팅이 뭔, 읍, 잠깐!”


알몸으로 달려든 분홍색 머리 남자와 얼떨결에 하룻밤을 보낸 라오. 다음 날 아침, 자신의 배 위에서 똬리를 틀고 잠든 뱀을 보곤 남자와 뱀이 동일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그러니까 우리가 운명의 짝, 그런 거라고요?”

“마음에 안 들지만 어쩔 수 없지. 같이 살아줄게.”


다인이라는 이름을 얻은 남자는 그날부터 라오와 동거하게 된다. 한편, 다인과 몸을 섞은 날 이후로 라오의 술집에는 폭발적으로 손님이 늘어난다. 예전에는 어쩐지 꺼림칙했다던 라오의 분위기가 돌연 누그러진 탓. 점점 귀가가 늦어지는 라오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다인은 결국 각방을 선언하고…….


“우리 다인 씨가 왜 그렇게 심통이 나셨을까? 내가 돈을 많이 벌어야 맛있는 것도 사주고 그러죠.”

“됐어. 돈 버는 게 그렇게 좋으면 가게에서 돈이랑 살아.”


다인이 심통을 부리는 이유가 혼자 있기 싫어서라는 사실을 깨달은 라오는 다음 날부터 다인을 데리고 동반 출근을 하게 되는데……. 능글능글 술집 사장 님과 까칠한 페일 핑크 뱀의 이야기.






<코튼 캔디 데이즈> 동양 시대물 AU

본편 능력을 가진 김태일과 약소국이나 왕권 약한 왕인 김태후로 동양물


“전하께서 매일 밤 요망한 미동을 침소에 들이신다는 소문이 사실인가?”

“미동이 아니라 선이 고운 여자라네. 내 똑똑이 보았지.”

“무슨 소리를 하는 겐가. 건장한 사내였는데?”


왕이 허깨비에 홀렸다. 도무지 본모습을 종잡을 수 없는, 허깨비 같은 남자에게.


“전하는 제가 두렵지 않으십니까.”

“태일. 그대에게는 짐이 어떻게 비칩니까. 이토록 부강한 나라를 다스리고 수많은 백성을 거느렸으니 행복한 것 같습니까.”

“……실로 그러하다면 제게 묻지 않으시겠지요.”

“그대도 똑같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권력을 지닌 세력에게 이용당하는 신세인 허수아비 왕, 태후는 매일 밤 태일을 안고 그에게 안기면서 공허한 마음을 달랜다.


“짐이 물러나면 아우가 이 자리에 오를 겁니다. 아직 어린 아우에게 가혹한 운명을 떠넘기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전하는요. 전하의 가혹한 운명은 누가 달랩니까?”

“그대가 있지 않습니까. 그대만 잃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왕이 헛것에 홀려 국사를 소홀히 한다는 소문은 나날이 퍼져간다. 어느 밤, 왕의 동생 태하에게 붙들린 태일은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듣게 되고…….


“곧 내 부하들이 반역을 일으킬 거야. 그러니까 형을 데리고 떠나.”


다급히 침전으로 달려간 태일. 그는 왕의 앞에서 처음으로 언성을 높인다.


“정말로 내가 당신의 유일한 존재라면 지금 당장 떠나자. 나라도. 백성도. 아우도. 지금껏 쌓은 부귀영화와 권력까지 다 버리고 갈 수 있겠어?”

“짐은……. 아니, 나는 그대가 원한다면 어디든 떠날 것입니다, 태일.”


집요하게 뒤쫓는 추격대를 피해서 달아나는 왕과 허깨비. 두 사람은 과연 처절한 도피의 끝에서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디아블로> 청춘고딩물 AU



한때는 전국 최고의 강호였던 당수고등학교 복싱부. 하지만 이제는 신입생이 없어서 폐부 직전 상황까지 내몰렸다. 그나마 복싱부가 예전의 명성을 조금이라도 유지하는 이유는 내 옆에 앉아 있는 남자 때문.

중학교 때 처음 공식 경기에 나선 후로 단 한 번도 져 본 적이 없는, 말도 안 되는 승률의 선수. 악질, 악바리를 넘어 악마라고 불리는 남자.


“넌 친구도 없냐? 수시로 날 불러내게?”

“네가 좋아.”

“……뭐?”

“너하고 있는 게 제일 편해.”


그 악마가 내게 집착한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우리는 친구가 아니다. 서로의 라이벌도 아니다. 악마는 내 이름조차 모른다. 내 경기를 본 적이나 있을까?

아니,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건 상관없다. 내게 악마는 반드시 넘어서야만 하는 벽일 뿐이다. 링 위에서 양손을 번쩍 든 채 승리를 만끽하는 악마의 등을 올려다보는 게 전부인 신세는 이제 사양이다. 


“언제까지고 네 등만 보고 있을 수는 없어.”

“나는 네 등을 보고 싶은데.”

“뭐?”

“지금은 안 볼 거야. 코치님이 참으랬어.”


아리송한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악마의 다음 경기를 보러 간 날 깨달았다. 정확히는 승리의 기쁨에 취한 악마가 다짜고짜 링 아래로 뛰어내리더니 나를 끌어안고 키스한 그 순간에. 


“네가 좋아.”

“무슨, 야! 이거 놔!”

“다음에 또 이기면 네 등을 보여 줘.”

“말도 안 되는……, 야! 이기고 와서나 말해!”


링 위에서도 아래에서도 악마처럼 나를 뒤흔드는 남자와 내가 서로의 땀 젖은 등을 끌어안게 되기까지의 기록.



살다 보면 언젠가는 완결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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