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 결성 후 10년이 조금 지난 뒤에 이야기 입니다.

*사망 소재가 있습니다. 사망 소재가 싫으신 분은 뒤로가기 하세요.

*시점은 작가 시점, 별빛 시점, 기자 시점 등 아무렇게나 보셔도 됩니다.



W. 개새



12년차 최정상급 아이돌 그룹 빅스 (VIXX)의 리더 엔.

1990년 6월 30일생, 올해 36세. 

빅스 내에서 리드 보컬, 메인 댄서 담당. 

5년전 부터 연기자로서의 인지도가 급상승. 영화 조주연 출연, 뮤지컬, 연극 등. 남우주연상 등 다수의 연기 상을 보유. 

리드 보컬과 댄서 담당 덕분에 6년전에 솔로 데뷔. 각종 음악 방송과 차트에서 1위를 석권. 솔로 콘서트와 정규 앨범 발매 등 솔로로서의 프로의 향기가 많이 나는 중이다.


그러나 그런 그가 죽었다. 이유는 '자살' 이다. 빅스의 데뷔가 8년차가 되는 시기 부터 차학연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퍼졌다. 

'빅스의 인기가 갑자기 상승한 이유는 리더 엔의 스폰서 덕분이다.'

'빅스 리더 엔은 사실 왕따이다. 과거 학교 내에서도 왕따 취급을 당했다.'

'엔의 노래 실력은 가짜다. 따로 누군가 뒤에서 불러주고 있다.'

등 이상한 찌라시가 퍼져가고 있었다. 그의 멤버들은 저런 말들은 무시하라면서 그를 격려 해준다. 하지만 차학연. 그에게는 격려 자체가 독이 되었다. 그들이 격려를 하면 리더인 자신은 더 분발해야하고 늘 웃어야하며 바보처럼 해맑아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그런 격려는 차학연을 괴롭힌다. 


사건의 시작은 빅스의 3번째 정규 앨범의 팬 싸인회 때의 사건이다. 그때 어떤 한 팬의 질문 이후로 학연의 대한 여러 악플, 악소문이 퍼졌다. 

"엔 오빠, 오빠는 이제 30살 넘었는데 결혼 안 해요?"

"하하, 아직은 멀었어요. 좀 더 별빛 분들과 함께하고 싶어요."

"30살 넘었는데 아이돌이 뭐예요. 요즘 20대 후반만 돼도 다 은퇴하고 해체하고 난리인데."


그 팬은 사실 팬인 척 행새하는 안티였다. 학연은 팬 싸인회가 끝나고 벤으로 돌아갈 때 까지 계속 표정이 어두웠다. 사실 학연도 은퇴와 해체에 대해 생각했다. 자신들과 같이 선의의 경쟁을 한 여러 팀들도 해체하고 몇몇의 멤버들도 탈퇴하고 은퇴를 하였다. 하지만 빅스는 커다란 단결력 덕분에 현재까지 유지가 가능했다. 하지만 학연은 점점 사라지는 다른 동료들의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면서 자신도 은퇴에 대해 매우 고민했다. 

그 안티에 대한 사건이 터지면서 몇몇 성격 안 좋은 인간들이 트위터나 학연에 대한 기사 댓글에 악플을 달기 시작한다.

'무슨 남자가 무용이야? 사실 여자 아니야?'

'춤은 무슨- 30살 나이 먹은 늙은이 주제에 그러다가 허리 다쳐요.'

'늙은이는 늙은이 답게 집에서 잠이나 자라.'

학연을 괴롭혀 댔다. 학연은 그런 괴롭힘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예전에 몰래 피우던 담배를 다시 입에 갖다대기 시작한다. 하지만 학연이 실수로 밖에서 담배를 태우는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찍혀서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리고 기사까지 나버렸다. 몇몇 별빛들도 주의성도 없냐면서 그를 비난했다. 

'아이돌이 담배라고? 필거면 몰래 피던가 하지. 자기 인성 나쁘다는 것을 다 밝히네.'

'오빠,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주의성도 없어요?'

'학연이 너가 이렇게 인성이 더럽다는 것에 너무 놀랬어. 난 더 이상 널 밀어주기 싫어.'

실수로 밖에서 피웠다는 이유 때문에 학연은 '인성이 더럽다, 주의성도 없다' 등등 안 좋은 말을 그에게 던져댔다. 학연은 그 이후로 담배만 보면 토하고 싶고 찢어버리고 싶어한다. 아니, 벌써 그는 담배만 보면 토를 해대고 다녔다. 그 이후로 학연이 방송에서 우연히 정색을 하거나 무대에서 실수를 하거나 아니, 그저 모든 그의 행동에 대해 토를 달기 시작한다. 학연은 하지만 자신에게 최면을 계속 건다. '나는 리더다, 나는 빅스의 맏형이다, 나는 차학연이다' 를 머리속에서 최면을 건다. 학연은 이 주문을 혼자서 웅크리면서 중얼거린다. 우연히 새벽에 눈물 콧물 쏟으면서 주문을 거는 학연을 본 상혁은 놀라 그대로 주저 앉아 엉엉 울어버렸다. 상혁의 오열에 택운과 멤버들은 얼른 일어나 학연과 상혁을 진정 시키기 바빴다.

"상혁아, 괜찮아? 정신차려!"

"학연이 형이, 엔형이!… 으아앙, 엔형이!…."

재환과 원식은 상혁을 달래주기 바빴다. 홍빈은 그 상황을 보며 좌절을 한 듯이 상혁처럼 주저 앉았다.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학연은 주문을 외우지는 않았지만 몸을 덜덜 떨었다. 눈물과 콧물이 쏟아져 흘러졌다. 학연의 상태는 두려움이 최고조에 도달했다. 택운은 그런 학연의 멱살을 잡아 일으켜 그의 뺨을 한 대 때렸다. 학연은 그저 멍 때리기만 하였다.

"차학연, 꼭 너가 그 짐을 안 짊고 다녀도 돼! 우리랑 같이 하면 되잖아!"

"…아."

"뭐라고?"

"너네가 뭘 야나고?! 너네가 리더라는 걸 맡아봤어? 너네가 계속 빅스를 끌었어?"

"학연아, 왜 계속 너가 떠맡으려고 하는데?"

"내가 리더니까! 내가 이 그룹 맏형이니깐!"

"나도 여기서 너랑 동년배고 나도 얘네 통솔 할 수 있어."

"이 일은 나 아니면 안 돼."

학연은 이 일이 지난 이후로 방송에서는 가장 해맑은 리더라는 가면을 쓴 뒤 카메라가 꺼지거나 팬들이 보지 않을 때 가면을 벗고 혼자 가만히 있었다. 상혁은 그런 학연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택운은 막아냈다. "당분간 건들지마."


활동이 끝나고 공백기가 찾아왔다. 소속사는 그들에게 휴가를 주었다. 다들 본가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싸지만 학연은 그저 침대에 누워 움직이지를 않았다. 택운은 학연의 방에 노크를 한 후 들어갔다.

"연아, 넌 집에 안 돌아가?"

"… …."

"대답해 봐. 혹시 힘들일 있어?"

"괜찮아, 다녀와."

학연의 대답은 딱딱했다. 택운은 어두운 표정으로 학연의 방에 나와 문을 닫고 맨 마지막으로 숙소로 나와 본가로 돌아갔다. 


택운은 본가로 돌아갔으면 안 됐었다. 그저 학연 곁에 있어야만 했었다. 택운은 한달 간의 휴가 동안 2박 3일 동안 본가에 지내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택운은 본가에 있을 동안에도 학연에게 카톡과 메세지, 전화를 여러번 하였다. 하지만 학연은 대답을 들려주지 않았다. 학연의 몸상태는 안 좋았다. 몸은 점점 말라가며 우울증에 거린 듯 정신적 상태도 양호하지 못했다. 택운은 그런 학연이 걱정되어 숙소로 재빨리 돌아왔다. 숙소의 현관문은 잠겨지지 않았다. 숙소 안에서는 쾌쾌한 냄새가 났다. 신발장 주변에는 죽은 쥐가 돌아 댕기고 거실에는 토를 한 듯한 자국과 스크래치가 된 학연의 얼굴이 담긴 사진도 있었다. 택운은 숙소의 상태를 보고 동공이 커지며 바로 학연의 방으로 들어갔다. 학연의 방에서는 아까의 죽은 쥐 시체의 냄새와 비슷한 냄새가 났다. 

택운은 방문을 열자마자 주저앉아 크게 소리지르면서 오열했다. 차학연의 이름을 부르면서.

"학연아, 학연아!…. 차학연, 일어나! 연아, 제발!… 일어나!"

학연은 목을 매달아 죽었다. 택운은 정신이 반쯤 나갔는지 손을 벌벌 떨면서 구급차를 불렀다. 어차피 죽었는데도 말이다. 택운은 오열하면서 멤버들에게 전화를 해 학연의 죽음을 전했다. 전화기 너머로 멤버들의 오열 소리가 퍼졌다. 


"네, 최정상 아이돌 그룹 빅스의 엔. 차학연 씨의 명복을 빕니다. 10여 년 전부터 저희 대중들에게 좋은 노래를 들려주시고 눈을 즐겁게 해주시고 저희를 행복해 주신 학연씨. 부디 천국에서는 가장 해맑게 웃고 가장 빛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오늘의 뉴스 마치겠습니다."

각종 뉴스와 아이돌 프로그램, 기사, 트위터에서는 학연의 죽음에 대해 애도했다. 학연의 장례식 날 멤버들은 하나같이 온 몸을 덜덜 떨면서 오열하고 소리 지르기 바빴다.


 학연의 장례식이 얼마 안 가 빅스와 죽은 학연에 대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멤버들은 기자회견에서도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려댔다. 

"스포츠 한국 이현경 기자 입니다. 빅스의 리더 엔 씨가 사망하셨습니다. 그럼 빅스 리더는 누구이고 빅스는 해체 여부가 있습니까?"

기자의 질문에 택운은 한 장의 종이를 꽉 쥐면서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후덜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었다.

"여기 엔의 방에 있었던 '유언장 '이 있습니다. 유언장에 보면 학연이는… 빅스의 활동이 계속 됬는 것을 원하고… 리더는 같은 동년배인 제가 해주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연이가 다 자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택운은 그 말 끝으로 다시 자리에 앉아 하늘을 보며 눈물을 삼킨다.


빅스 리더 차학연. 더러운 인간들 때문에 자살을 하여 사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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