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떤 후기를 쓰는 부류의 인간이 아니라, 이런 글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잘 모르겠네요.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일요일 행사장에 울려 퍼졌던 제 한 줄 코멘트를 걸어보겠습니다.

정말로 솔직한 감상이고, 조금 더 매끄러운 문장을 쓰는 게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만 있는 1억 퍼센트의 진심입니다. 그런데 행사장에 울려 퍼질 때는 조금 부끄러웠어요. 읽어달라고 쓴 거지만 정말로 읽어주시니 과분한 관심을 받은 기분이랄까.

하지만 진심입니다. 정말 기다렸어요. 제 마음의 증거로 컴퓨터의 원고 폴더 캡처를 제출합니다.

전국적, 전 세계적 전염병 앞에서 지연된 행사와 그만큼 늘어난 폴더가 보이시나요? (홍보 이미지의 무수한 변경도...) 난관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끝내 개최해주신 주최진 여러분과 선뜻 나서주신 도우미 여러분께 무궁한 존경과 감사를 표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래서 7월에 디페가 연기된다고 했을 때 고민을 좀 했었어요. <Q. 매니저가 ~> 시리즈와 <사촌동생 보리스 : 고등학생>은 전부 준비가 된 상태로 마지막 확인만 하고 출력소에 맡길 예정이었기 때문에... 완성된 글을 묵히는 성정이 못되다 보니 9월까지 이걸 어떻게 내버려 두지, 먼저 유료 발행을 해야 하는 걸까? 그렇지만 디페스타에서 최초 판매를 하고 싶은데... 하다가 결국 9월 신간이 되었습니다.

9월로 행사가 밀린 덕분에 새 회지도 냈죠. <박문대 달랏 납치사건>은 이번이 아니었다면 안 나왔을지도 모르겠어요. 시기가 밀렸으니까 하나 더 하고 싶다, 생각하면서 번뜩 계시처럼 내려온 소재였으니...


각설하고, 올해부터는 소소한 배포전이나 온리전이 열렸던 것 같지만 제가 참여한 적은 없어서 이번 디페스타가 저에겐 정말 오랜만에 참여한 행사였습니다. 그래서 행사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부스에 앉기 전까지 무언가 빼먹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계속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도 부족하게 챙긴 부분은 없었습니다.

아무튼 행사장은 기억과 똑같았네요. 현장 대기를 전반적으로 좋아하지 않아서 10시 20분~40분 정도에 입장하도록 동선을 짜는 편인데, 이번에도 30분? 쯤에 도착하니 부스 입장 대기는 없었습니다. 체온을 재고 스티커를 받았는데, 토요일엔 몰랐는데 일요일에 보니까 우주복 네리더군요. 귀여웠어요... 종이 팔찌를 한손으로 차는 게 어려워서 그 지점에서 쾌속 진행을 못했군요. 그렇지만 이전처럼 UV 도장을 찍어주시면 또 염려될게 분명해서... 이쪽이 더 좋았습니다.

입장하고 나서는 손 소독제를 바르고 장갑을 꼈는데, 금세 장갑 안쪽에 땀이 차서 다른 분들과 접촉할만한 구매나 판매 순간에만 끼고 혼자 핸드폰 볼 때는 안쪽을 열심히 말렸네요. 앉아있다 보니 라텍스 장갑을 따로 준비하셨는지 끼고 다니시던 분이 계시던데 다음에는 저도 라텍스 장갑을 준비해볼까 싶어요. 다음 디페는... 1월이니까!


토요일
일요일

양일 모두 부스를 10시 50분에 열겠다고 했지만 한 번도 10시 50분에 열지 못한 자의 부스 사진입니다.

토요일에는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어~ 완전 넉넉하네~ 좀 느긋하게 할까? 하다가 와장창 시간 까먹고 11시에 겨우 열었죠... 행사가 너무 오랜만이라... 가격표랑 배치만 하는 게 아니라 파본 확인도 해야 했다는 걸 까먹은 멍청이의 말로입니다. 행사가 너무 오랜만이라(2) 출력소에서 옆면 재단해주는 건 전날까지 마감해야 가능했다는 걸 까먹어서 인쇄 상태 확인이 더 걸린 것도 패인이라면 패인이네요. 하... 50분에 와주신 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어느 정도 판매를 마치고선 사고 싶은 걸 사고 왔는데, 후... 구매를 마치고 부스에 돌아와서 다시 확인하는데 그저 기쁘고 좋기만 하고... 역시 이래서 사람은 행사를 갈 때 부스를 잡아야 합니다. 뭐든지 사 오면 앉아서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있는 게 얼마나 좋은지... 물론 저는 제 글을 회지로 가지고 싶어서 부스를 내는 사람입니다. 오직 자리를 위해서 그러는 건 아니고... 실물 회지가 좋아요. 보통의 프린트로는 해소되지 않는 제책된 회지가 좋아요.


일요일에는 아침에 갑자기 속이 안 좋아서 출발 자체가 늦었었죠. 일정을 빡빡하게 짜서 행사 직전까지 원고하고 돌아다니고 하다 보니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랬는지, 당일 아침이 체했는지, 신경성 위염 같은 게 생겼는지... 다음날부터 배가 아프진 않았으니 컨디션 난조든 체했던 것 같은데, 뭐 어쨌든 지금은 멀쩡합니다.

늦게 출발하게 돼서 행사장에 느지막이 도착할 줄 알았는데 꽤 일찍 도착했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시간이 남으니 구매하려던 거 하나만 사고 부스 열어야지 했다가 트위터로 공지했던 11시 45분도 지나서 겨우 부스를 열다니... 바로 찾아와주신 분들 덕분에 대부분 금세 매진이 되었네요. 여러분의 많은 관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부스에 앉아있는데 한 줄 감상평 이벤트를 인용하고... 행사장에 울려 퍼진 저의 진심... 정말 그게 울려 퍼진 건 조금 부끄럽지만 진심인 건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입니다.


체력 회복이며 추석 등으로 통판 페이지며 후기가 다 늦었네요. 이제... 내일은 통판 페이지를 올려야겠어요. 룬의 아이들 보리스 진네만 가족 드림 <사촌동생 보리스 : 고등학생> 절찬 판매 예정. 데못죽 신간은 행사 종료일 기준 일주일 후에 유료 발행됩니다. 

원래는 이 후기를 다음 행사 기다릴게요! 하는 걸로 끝내려고 쓰기 시작했는데, 다음 행사 예고가 벌써 떴으니 1월을 행복하게 기다리겠습니다. 다음에 또 봐요!

현재는 하이큐, 데못죽 위주 덕질 중. 마음의 고향은 룬의 아이들, 해리포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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