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 새벽 네시까지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마음을 졸였다. 가세연은 8시간에 걸쳐 개표를 방해했다. 온갖 부정의 물결 속에 개표는 막을 내렸다.


20대 대선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윤이 당선되었다. 그는 후보에 오를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이제 세상은 더이상 상식으로 굴러가지 않는가보다. 혐오로부터 시작된 불씨가 작은이들의 세상을 집어삼켰다. 박근혜를 탄핵한지 단 5년 만의 일이다. 


나는 고작 도와달라는 말을 들으려고 새벽을 지새운게 아니다. 모든 국민은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게 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퇴보하고 있는 걸까. 이토록 살아가기 두려운 세상이라니. 절망이 피부에까지 닿았다.



사과할 필요가 없는 이들이 자꾸 머리를 숙인다. 선한 사람들이 세상에 패한다. 나는 살아있는 동안 혐오와 차별 대신 사랑과 정의가 승리하는 세상을 볼 수 있을까. 


그러나 나는 여전히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 이게 우리의 끝이 아니다. 나아가고 연대하고 도와주고 사랑하는, 더 나은 세상으로 걸어가는 길목에 함께하고 싶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위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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