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먹구름이 가득했다. 유스케는 잠시 창밖을 바라보다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약속한 시간이 다되어가고 있었다. 자리를 정리하고 서둘러 진료실을 나섰다. 겉옷을 간신히 걸치고 있을 때 저 멀리서 에반이 팔짱을 낀채 웃고 있었다. 오늘은 그와 영화를 보기로 한 날이었다. 영화 취향이 달랐지만 에반은 항상 유스케가 좋아하는 영화 위주로 골라왔다. 아마 오늘도 그러했으리,

유스케는 미소지으며 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가 팔짱을 풀고 유스케를 기다렸다. 유스케가 바로 옆에 다가오자 에반이 다정하게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언제나 따뜻했다.

 

“오늘 뭐 볼거야?”

“네가 좋아하는 영화.”

“오늘은 나말고 너.”

“네가 좋아하는게 내가 좋아하는 거잖아. 가자.”

 

항상 웃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병원 입구를 나설 때 쯤 투툭 – 빗방울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에반과 동시에 눈이 마주쳤고 두 사람은 차가 있는 곳까지 뛰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차에 올라탔을 땐 이미 장대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 후였다. 시동을 건 에반은 비를 맞아 헝크러진 유스케의 머리카락을 다정한 손길로 넘겨주었다. 그리고 상기된 뺨을 손끝으로 어루만져주었다. 몇 년을 만났지만 여전히 그의 손길이 닿으면 맥박이 느껴질 정도로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화끈거리는 얼굴을 들킬것만 같았다.

 

“갈까?”

“응.”

 

에반이 운전하는 흰색 SUV가 미끄러지듯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극장까지는 보통 30분정도 걸렸다. 습기를 머금기 시작한 차안, 에반은 에어컨을 살짝 켰다. 그리고 평소에 그가 즐겨듣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비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은 채 더욱 세차게 퍼부어 댔다. 이런 날씨라면 유스케는 운전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에반은 달랐다. 진지한 얼굴로 운전하는 그의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던 유스케는 처음 만났을 때 그가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왜 웃어?”

“그냥, 처음에 선배 만났을 때 생각이 나서.”

“처음에? 내가 좀 웃겼나?”

“그 뺑뺑이 안경쓰고 어리숙해 보였었지. 근데 지금은 젠틀해 보이잖아.”

“그랬지, 넌 그때도 예뻤는데.”

“예쁜거 아니라고.”

“알았어. 잘생겼었지, 같은과 여학생들이 엄청 노렸었잖아. 인기쟁이.”

“그래도 나한텐 선배밖에 없었어.”

 

그가 환하게 웃었다. 봄햇살 같은 미소로 화답하는 그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 아마 그래서 그를 사랑했는지도 모른다. 그가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인생의 길을 알려준 사람, 처음으로 안정적인 사랑을 준 사람, 세상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 사람,

 

눈부신 불빛이 차 안을 비추고 난 후, 다음일은 기억나지 않았다. 창밖으로 하얀 연기가 올라오고 세찬 빗줄기가 차안으로 고스란히 들어오고 있었다. 빗줄기에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끽 끽 – 소리와 함께 차가 기우는게 느껴졌다.

 

“유, 움직이지 마.”

“선배.”

“움직이면 아래로 추락할거야.”

 

추락이라는 소리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리고 그가 어디 있는지 눈으로 찾아야 했다. 어둠 속에 미세한 불빛이 비추고 그의 실루엣이 보였다.

 

“나 아파.”

“누군가 구하러 올거야.”

“선배, 괜찮아?”

“유, 사람들이 오면 너 먼저 구해줄거야. 그럼 뒤돌아 보지마.”

“그런말 하지마.”

 

그도 그럴 것이 에반이 있는 운전석 쪽이 아슬아슬하게 난간에 걸쳐 있었다. 유스케가 있던 조수석이 위쪽이었고 둘 다 거꾸로 매달려 있었지만 만약 누구 한명이라도 움직인다면 그대로 다리 아래로 곧두박질 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사고가 왜 났는지 알 수 없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어스름한 저녁이었으니 어떤 사고가 나더라도 이상하지 않았다. 단지, 그게 에반과 자신의 일이라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살짝만 움직여도 차가 기울어지려 했다. 유스케는 그대로 멈춘 채 울기 시작했다. 얼굴과 손이 피로 얼룩져 있었지만 어디를 다쳤는지 알 수 없었다.

 

쿨럭 -

 

에반이 피가 섞인 기침을 토해냈다.

 

“선배….”

“울지마. 제발. 조금만 참아. 나랑 공부했던 거 기억나? 타인의 감정을 무시하면 그 사람은 마음의 문을 닫고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기억나.”

“나한테 무슨일이 있어도 인정하고 받아들여. 너만 생각하지말고 다른 사람도 생각해줘.”

“그딴소리 하지마. 안들을거야. 우리 둘다 무사히 여기서 나갈 수 있어.”

 

쿨럭 -

 

다시 한번 에반이 피가 섞인 기침을 했다. 이번엔 강도가 진해 피내음이 그대로 전해질 정도였다. 세차게 내리던 비는 점점 잦아들고 있었지만 여전히 차안으로 빗물이 들어오고 있었다.


“선배. 나 다리가 이상해.”

“응?”

“너무 아파.”

“조금만….”

“선배. 선배?”

 

에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눈물로 엉망이된 얼굴을 한 유스케는 힘겹게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그는 눈을 감은채로 양팔은 아래로 축 늘어진 상태였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선배! 정신차려. 제발…. 선배! 제발…. 대답해….”

 

그때였다. 멀리서 싸이렌 소리가 울려퍼졌다. 점점 다가오는 싸이렌 소리에 안심이 되었지만 눈을 뜨지 않는 에반 때문에 유스케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다리의 고통은 점점 심해져 갔고 아무리 불러도 에반에게서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싸이렌소리가 코앞까지 다가왔을 때 빗소리와 발자국소리가 뒤섞여 들려왔다.

 

“괜찮으십니까?”

 

소방관에 목소리에 유는 울음이 터져나왔다. 제발,

 

“제발 저 사람좀 구해주세요. 제발….”

 

소방관들이 재빠르게 움직이며 차를 떨어지지 않게 하기위해 고정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유스케의 몸을 지탱하고 있던 안전벨트를 잘라내었다. 동시에 두명의 소방관이 유스케를 받치고 차밖으로 조심스레 꺼냈다. 사고와 함께 유스케의 왼쪽 다리는 산산조각나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유스케는 자신의 시야에서 멀어져 가는 에반의 모습을 눈에 담으려 애를 썼다.

 

그 자리에 린즈홍, 그가 있었다.

 

거센 빗줄기를 뚫고 소방차와 구조차가 사고 현장인 다리 위로 달려갔다. 대형사고라는 무전으로 인해 모두가 긴장한 상태였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다리 난간에 뒤집힌채 걸려있는 차 안에서 누군가의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에 집중하던 즈홍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살려달라는 외침, 간절한 외침에 차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내리는 빗줄기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았다.

몸을 숙여 차 안을 보았을 때 운전자와 조수석에 있던 이가 거꾸로 매달려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조수석에 매달린 남자는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 울고 있었다. 운전자는 정신을 잃은 듯 보였다.

 

“괜찮으십니까?”

“제발 저 사람좀 구해주세요. 제발….”

“곧 꺼내드리겠습니다.”

“저 사람 먼저 구해주세요. 제발….”

 

남자의 말에 운전자를 보았다. 그리고 곧 그가 에반임을 알아차렸다. 그가 자신의 상담의라는 것을 안 순간, 즈홍은 다급해졌다.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유스케, 저 사람은 에반이에요. 부탁이에요. 제발 저 사람 좀 살려주세요.”

 

유스케는 애원에 가까운 부탁을 하고 있었다. 즈홍은 동료들과 함께 차를 고정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에반을 먼저 구하는건 무리가 있었다. 차가 그쪽 방향으로 기울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수석에 매달려 있던 유스케를 조심스레 꺼냈다. 유스케는 즈홍에게 에반을 살려달라고 계속해서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갑자기 차가 다리 아래로 추락했다. 소방차에 연결된 라인이 팽팽하게 당겨지고 아무리 라인을 감아 차를 올리려고해도 뒤엉켜 잘 되지 않았다.

그 순간, 라인이 끊어짐과 동시에 차가 다리아래로 추락했다. 찰나의 순간이었다. 펑! 소리와 함께 다리 아래로 추락한 차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그렇게 유스케가 사랑하던 이가 사라져버렸다. 다리아래를 내려 본 즈홍은 참혹함과 허탈감에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차가 추락하기전에 그를 안에서 꺼냈다면 그는 지금 살아있을까? 난생 처음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의 절규를 들었다. 제 몸이 부서진지도 모르고 사라져버린 사람을 찾아 울부짖는 사람의 절규,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

 

“이제 놔줘요.”

 

유스케의 목소리에 즈홍은 잡았던 손목을 서둘러 놓았다. 어색함에 뒷머리만 긁적이고 있을 때, 가버릴 줄 알았던 유스케가 가만히 서서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 사람도 구하지 못했으면서 절 구하겠다고 하는 의도가 궁금하네요. 전 잘 살고 있으니 구하겠다 말겠다 말하지 말아요.”


유스케는 즈홍을 무시하고 뒤돌아 섰다. 화가 났다. 타인에게 함부로 참견하는 즈홍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다리의 통증이 갑자기 심해진 것 같아 인상을 찌푸렸다. 아픈 만큼 그 사람이 보고싶었다. 고통스러운 만큼 그가 곁에 있는 것 같았다.

뒤에서 즈홍이 따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신경쓰지 않으려 했다. 그냥 계속 모른척 했으면 좋았을 걸, 잠시 후 유스케는 집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잠시 멈추었다 다시 걸었다. 즈홍이 바로 뒤에 있는걸 알았지만 무시했다. 그리고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문에 등을 기댄 채 유스케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왜인지 눈물이 왈칵 터져나왔다.

즈홍은 불이 켜지지 않는 집 앞에 한참동안 서 있었다. 그러나 불은 켜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무슨일이 생긴건 아닌지 궁금했지만 현관문 앞까지 갔다가 초인종을 누르지 못하고 손을 거두었다. 괜한 참견일지 모르지만 병원에서 유스케를 다시 본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렸다.

에반이 죽은 이후 즈홍은 그가 있는 납골당에 찾아간 적이 있었다. 작은 유골함 앞에는 사랑하는 이들의 사진이 놓여있었다. 거기에 에반과 유스케가 웃으며 찍은 사진이 있었다. 두 사람이 연인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순간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죠. 내 세상은 그 사람을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누군간 들으면 웃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그래요. 처음본 그 순간부터 제 모든걸 그 사람에게 바치기로 결정했으니까요. 그런 적 있으십니까? 내 모든걸 바치겠다고 다짐한 순간, 지금은 모든게 끝나버린 것 같겠죠.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습니다. 당장 극복하라는 건 아닙니다. 친구분은 데려가고 당신만 남겨둔 건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 그 이유가 당신 대신 저 사람을 지켜달라는 것만 같아

 

문 너머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즈홍은 문에 등을 기대어 섰다. 고개를 숙인 채 유스케의 흐느끼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타인의 슬픔을 이해한다는 게 어려운 일인건 알고 있다. 상담의였던 에반도 자신의 상처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으니까, 흐느낌이 잦아들고 집안에 불이 켜지자 즈홍은 유스케의 집에서 멀어져갔다.

 

다음날,

 

햇살이 집안으로 가득 들어오고 있었지만 유스케는 커튼을 걷지 않은 채 이불 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원래대로 라면 출근을 했어야 했다. 1년 후 복직하기로 되어있었다. 그러나 유스케는 복직대신 퇴사를 선택했다. 몇시인지도 알지 못했다. 상관없었으니까, 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살이 부엌까지 닿아 있었다. 그 때,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찾아올 사람이 없었기에 그는 초인종 소리를 무시했다. 그러나 잠시 후 다시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모른 척 했다. 또 다시 울리는 초인종 소리, 곧 쾅쾅 – 거리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짜증이 밀려왔다.

간신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곤 슬리퍼를 질질 끌며 현관으로 향했다. 그러는 사이에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인상을 찌푸리며 문을 열자 그 앞에 환하게 웃는 즈홍이 서 있었다.

 

“왜 왔어요?”

“밥 안먹었죠?”

“그쪽이 알바 아니에요.”

 

유스케가 문을 닫으려 하자 즈홍이 발을 넣어 문을 닫지 못하게 했다.

 

“저 출근하기 전이라 배고픈데 같이 먹어요.”

“우리집엔 먹을거 없어요.”

“제가 가져왔죠.”

 

즈홍이 손에 들려있는 비닐봉투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유스케는 즈홍을 무시하고 결국 문을 닫았다. 하지만 즈홍은 포기하지 않았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계속해서 먹을걸 가지고 집을 찾아왔다. 즈홍이 말하기전에 문을 다시 닫아버린 경우도 있었다. 한참 뒤 나가보면 문앞에 사온 음식이 식은 채 놓여있었다. 몇 번은 쓰레기통에 그대로 버려버렸다. 일주일이 조금 지났을 때, 그날도 문앞에 음식이 놓여있었다. 들고 들어온 유스케는 다른때와는 달리 식탁에 봉투를 올려놓고 의자에 앉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뭐에 홀린 듯 안에서 상자를 꺼내 뚜껑을 열었다. 그 안에 살짝 구운 고기가 올라간 볶음밥이 들어있었다. 한숨을 내쉰 그는 상자를 들고 전자렌지 앞으로 갔다. 살짝 데운 볶음밥을 다시 식탁으로 가져와 숟가락을 들어 음식을 먹었다. 제법 맛이 있었다. 뒤적거리며 몇숟가락 떠먹던 유스케는 문을 닫을 때마다 변하던 즈홍의 눈빛이 생각났다. 해맑게 웃다가 문을 닫을때에는 주인에게 버림받은 강아지처럼 눈꼬리가 내려갔다. 신경쓰였다. 다시 오지말라고 해도 다음날이면 즈홍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 후로 이틀이 지났다. 이틀동안 즈홍은 유스케의 집에 찾아오지 않았다. 평소와 달리 유스케는 커튼을 모두 걷고 창문을 열었다. 창가에 놓인 의자에 앉아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오랜만이었다.

애써 힘을 내려 했을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어느새 내렸는지 하얀 김이 올라가는 커피가 그의 앞에 놓여 있었다. 그러다 창문 밖을 쳐다보았다. 아무도 없는 거리, 문득 즈홍이 길건너에서 웃고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러다 이틀째 즈홍이 찾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무슨 일이 있는걸까? 어느새 유스케는 그를 신경쓰고 있었다. 그 때,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시선을 현관으로 돌린 유스케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 번째 초인종 소리가 울릴때쯤 문을 열었다. 거기에 린즈홍, 그가 환하게 웃으며 서 있었다.

 

“오늘은 문을 빨리 열어주네요.”

“들어와요.”

 

들어오라는 유스케의 말에 어리둥절해진 즈홍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이었다. 가구 이외의 물건을 보이지 않는 집안, 바람에 커튼이 흔들리고 즈홍은 식탁에 음식봉투를 내려놓으며 자신을 보며 서있는 유스케의 눈치를 보았다.

 

“잘 있는거 확인했으니 저는 갈게요.”

“같이 먹어요.”

 

유스케의 말에 즈홍은 나가려다 멈칫했다.

 

“그러고 싶어서 사오는거 아니에요? 항상 2인분이던데.”

“저는그러고 싶지만 그쪽이 싫어할거 같아서.”

“앉아요. 같이 먹어요.”

 

유스케는 테이블에 놓인 봉투에서 음식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뚜껑을 열고 식탁에 놓은 뒤 의자에 앉아 아직 서 있는 즈홍을 쳐다보았다.

 

“앉아요.”

“네.”

 

즈홍이 맞은편 의자에 앉자 유스케는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언제나 고기가 올라간 볶음밥이었다. 즈홍도 숟가락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음식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 뒤 음식이 모두 사라진 후, 유스케가 입을 열었다.

 

“앞으로도 계속 찾아올건가요?”

“오지 말까요?”

“어제는 왜 안왔어요?”

“제 걱정한거에요?”

“대답해요.”

“일 때문에 올 수 없었어요.”

“내일은 다른거 사와요. 매일 같은걸 먹을 순 없잖아요.”

“뭐 좋아해요? 좋아하는거 사올게요.”

“고기.”

“고기면 아무거나 상관없나요?”

“네.”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즈홍은 유스케가 자신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을 연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의 관심을 얻기 위해 매일 찾아왔었다. 매몰차게 문을 닫아도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간 그가 진심을 알아주길 바랬다. 딱 하루, 근처에서 벌어진 큰 화재 때문에 유스케를 찾아올 수 없었다. 모두가 녹초가 되도록 일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어두운 밤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한 그는 유스케를 찾아가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는 어차피 자신을 기다리지 않는다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 안으로 들어오라고 말하는 유스케의 목소리에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을 기다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며 한없이 기뻤다. 조금 더 마음을 열어줄 때까지 지치지 않기로 스스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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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는 연재라 생각하며 천천히 쓰고 있어요. 

우리 쌤들도 모두 알고 계시겠지만 ^^

맘찍도 중요하지 않고 구독자 수도 중요하지 않아요. 

제글을 읽어주시는 단 한분만 계셔도 

저는 게속 글을 쓰려합니다. ^^

이제  즈홍이랑 유가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겠어요. 

제 글에서도 현실에서도..... ^^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샘유포타쟁이 그러나 BL작가가 되고싶은 평범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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