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니 서있는 남수 어깨 꽉 잡아쥐고 핸드폰 들고 그렇게 말함.

 

 “가족들이 얼마나 찾고 걱정했는 줄 알아? 어디 있었던 거니? 지금까지.”


 남수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치는데 팔 꽉 잡아쥐고 경찰차로 데리고 감. 밀어넣으려고 하는데 버티고 섬. 형사는 어쨌든 데려가야 하니까 다시 밀어넣는데 울상 짓더니 눈물 툭툭 떨어뜨리고 버티고 버티다 결국 미는 힘에 팔 꺾여서 안에 강제로 태워짐. 차 도어락이 탁 닫히고, 진땀 뺀 형사는 바로 연락함.

 

 “찾았어요. 맞습니다.”

 “아이고, 힘들어.”

 

 차 밖 바라보면서 하염없이 눈물 떨어뜨리는데, 지금껏 강세랑 지내온 모든 날들이 다 꿈처럼 느껴짐.

 경찰서 한 구석에 고개 수그리고 앉아서 바닥만 바라보며 서있음. 남수가 계속 도망가려고 하니까 아예 전담 형사가 붙어서 남수 뚫어져라 보면서 감시하고 있었음. 그 시선에 주눅들어서 고개 숙임. 벌벌 떨고있는데 너무 익숙하고 끔찍한 목소리가 들려옴. 사촌네가 경찰서에 도착함.

 오자마자 연기 시작하는데 울고불고 아이고, 감사합니다, 얼마나 걱정했는지. 하면서 볼살 올라서 통통해진 남수 얼굴 부여잡으면서 우리 남수 얼마나 고생했는지 얘 살빠진 거봐.. 하면서 호들갑을 떪. 형사들은 찾았으면 됐지 않느냐고 위로하면서 남수한테 핀잔 줌. 집 나가면 고생이다. 공부나 열심히 하고 말 잘 듣고 그래야지. 하면서 속없는 소리 해댐.

 챙겨온 영양제, 간식, 경찰 책상에 하나씩 올려두면서 인사 일일이 다하고 사람 좋은 모습 보여준 뒤. 이모부가 남수 팔을 붙잡음.

 

 “자, 집에 가자. 고생 많이 했네. 우리 불쌍한 남수..”

 

 하면서 남수 바라보는데 눈에 진짜 살기가 장난이 아님. 그 눈빛 보고 있자니 분명 어딘가 한 군데는 부러지거나 맞다가 죽을지도 모를 것 같았음. 팔 단단히 붙들어 잡고 경찰들에게 사람 좋은 미소지어 보이면서 데리고 나감. 남수는 풀린 다리에 힘 겨우 집어넣고 비틀거리면서 끌려나감.

 경찰서 나가자마자 태도 바꾸면서 넌 들어가면 두 발로 못 걸어 나온다고 다리 부러트려버리겠다고 하면서 욕설 씹어뱉고 있는데, 사촌네 나가는 걸 조용히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음. 천천히 뒤따라가면서, 충분히 그 상황을 지켜보면서.

 펑펑 울면서 후들거리는 몸으로 버티고 서는 남수 발로차서 안에 밀어넣고 있는데, 살며시 미소 지으면서 금수가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옴. 다정하게 웃음 지으면서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남수 이름을 부름.

 

 “남수야.”

 

 사촌네가 깜짝 놀람. 남수는 금수 얼굴 보자마자 엉엉 울면서 품에 뛰어들듯이 안김. 폭 안겨서 금수 품에 얼굴 박고 사시나무 떨듯 떨음. 금수는 기절할 것처럼 울고 있는 남수 다정하게 다독이면서 끌어안음. 사촌네가 벙 찐 채로 금수 바라봄.

 

 “아.. 어? 어.”

 

 금수가 당황하는 사촌네 바라보면서 늘 지어보이는 그 대외적인 미소 지어보임.

 

 “친구 보러왔는데, 괜찮죠?”

 “아, 아예.”

 

 이모랑 이모부는 저도 모르게 존댓말로 대답함. 금수가 눈물방울 하염없이 떨어트리고 있는 눈가 쓸어주고, 어깨 어루만지면서 진짜 세상 천사같은 얼굴로 말함.

 

 “어디 있었어? 걱정했어, 남수야..”

 

 정말 걱정했어... 내가 얼마나…. 절대 저쪽 가지 않겠다는 것처럼 금수 코트 자락 찢을듯 움켜쥐고 망울망울하게 자기 올려다보는 남수에 금수가 방긋 마주 웃어줌. 말 없이 머리카락 쓰다듬으면서 설마 방금 그 모습 본 건 아니겠지 하고있는 이모네에게서 그대로 등 돌리면서 남수 허리에 손 두르고 걷기 시작함.

 

 “어! 잠깐, 잠깐만요! 남수 집에 가야하는데..!”

 

 이모가 다급하게 말하니까 금수가 방긋 또 웃어줌.

 

 “알았어요. 들어가세요.”

 

 남수가 뒤 돌아보기도 싫다는 듯 금수 품에 껌딱지처럼 붙어서 걸어서 금수는 제대로 걷지도 못함. 택시 불러서 앞에서 타고 가는데 금수 팔뚝 꽉 붙들어 잡고 어깨에 얼굴 묻은 채 들지 않음.

 

 “걱정했어, 남수야.”

 

 금수가 제 어깨에 기댄 남수 머리에 턱 걸치면서 부빔.

 

 택시는 금수 집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었음.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공부방 이라고 불리는 금수만의 자취방. 집에서 집중 안 될 때 조용히 혼자 공부할 때 쓰는 진짜 공부만을 위한 방이었는데 거길 이미 청소하고 깨끗이 비워놨음.

 한적한 주택가에 택시가 멈추고 아직도 얼어붙어서 있는 남수 조심스럽게 내려줌. 방 두 개 정도 되는 자그마한 집이었는데 인테리어는 제법 세련되고 쓸만했음. 긴장과 두려움으로 얼어붙은 몸 이불 덮어서 따스하게 녹여주면서 수프 끓이고 차 데워서 앞에 내려줌. 이어 계란 꺼내고 고기 구우며 요리 시작하는데 후릅 거리면서 잘 받아먹는 것 보고 미소지음. 배가 많이 고팠나보다. 하고 고기 듬뿍 썰어서 구워주고 채소랑 밥이랑 같이 내주는데 허겁지겁 먹음. 다 먹고 조금 긴장 풀렸는지 뜨거운 방바닥에 엉덩이 깔고 앉아서 소파에 비스듬히 기댐. 금수도 바닥에 앉아서 남수 바라보고 입 닦아줌.

 

 “걱정했어. 남수야..”

 “보고싶었고.. 너무 그리웠어.”

 

 하면서 볼 쓰다듬는데 남수는 몸이 좀 노곤해졌어도 여전히 사촌네 본 충격 때문에 정신은 초긴장 상태였음. 언제 다시 끌려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땐 정말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존에 대한 갈급함. 다만 표정은 여전히 멍해있어서 좀 괜찮아졌다고 보여졌음. 금수가 슬쩍 일어서면서 흐트러진 남수 몸 위에 이불 덮어주는데 남수가 다급히 금수 바지자락을 붙잡음.

 

 "....안 가면 안 돼?"

 "....안 가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진 모르겠지만 조금 변한 것 같은 모습에 금수가 재밌다는 듯 눈 깜빡거림. 일어서려다 다시 몸 웅크려 쪼그려 앉고

 

 "가지말아줘..."

 

 금수 바지자락 꼬옥 움켜쥐고 고개 떨구고 멍한 얼굴로 이야기하다가 몸 기울여서 바닥 손바닥으로 짚고 쪼그려 앉은 금수 쪽으로 엉금엉금 기어서 손 꼭 잡아듦.

 

 “있어줘... 가지마..”

 

 갑자기 사라진 강세에 대한 충격. 사촌네와 마주 한 충격. 엉거주춤하게 무릎 꿇고 앉아서 숨 헐떡거리면서 금수 얼굴 바라봄. 그러고 있는 게 너무 애처로워 보여서 꼭 안아주는데 금수 목에 얼굴 부빔. 금수가 뒷목 슬며시 받쳐 들며 허리 끌어안고 아주 자연스럽게 입맞춤. 얘가 지금 이상적인 사고를 하고는 상태가 아니라는 걸 금수는 알고 있었음.

 바지 벗기는 손길에도 정신없이 고개 꺾으면서 입 맞추고 있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바지 끄집어 내리고, 팬티 내리고 엉덩이 쥐어틀면서 온몸 쓰다듬고. 입 맞추면서 금수도 입고 있던 코트 벗고 니트도 벗음. 바지 벨트도 툭 풀어놓고 완전히 나체 상태 된 남수 몸 세게 끌어안으면서 자연스럽게 소파 위로 들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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