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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은 여주가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영도한테 차이던 그 날부터~ 대학생


[정성찬] 도련(샌)님! 아가씨(발)! 특별외전


作 Hello angel


 

 

 

그 날은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었다. 쏟아지는 함박눈 앞에서 남자는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함박눈 아래에서 추위조차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남자의 눈에 빨갛게 변한 여자의 손이 들어왔다. 그것만으로도 애틋해서 손이 움직였다.

 

 

이, 등신아, 이 호구 새끼야.

 

 

스스에게 그런 욕을 쏟아내면서도 남자의 손이 여자의 작은 손을 감쌌다. 저를 바라보는 그 둥근 눈은 한때 남자를, 그러니까...


최영도를 구원했었지만...



지금은 망가트리고 있는 중이다.


 

“..영도야.”

 

“두 번 다시 날 그렇게 부르지마, 우리 앞으로 만나지 말자.”

 

 

최영도는 손으로 거칠게 제 눈가를 비비다가 그 자리에서 마치 어린애처럼 엉엉 울었다. 기어이 김여주의 손에 장갑까지 쥐어주고 그가 떠났다. 세상 무서울게 없던 최영도의 인생에서 첫 실패였다. 첫사랑, 첫실연, 첫실패...


인생에서 그의 마음대로 할 수 없는게 있다는 걸 참 절절하게도 알게 해준건 그의 인생에 모든것이었던 김여주였다. 최영도는 김여주를 뜨겁게 사랑했고 절절하게 앓았지만 결국 놓아야 했다.

 

 

 

최영도로서는 평생 이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아니라 엽신여기던 기쁨재단의 김도영을.

 

 


그리고 그런 그를 사랑하는 김여주와... 그런 김여주를 좋아하는 최영도. 이 멍청한 굴레를 최영도는 아주 충동적으로 끊어냈다.


그리고 최영도는 그 날로 입대를 선택했다. 언제든 김여주를 향해 힘껏 달려가고 싶어할 제 발에 무거운 족쇄를 걸기 위해서였다...

 

 

 

 

“..세기의 사랑 납셨네.”

 

 

사랑이 밥을 먹여주나, 술을 먹여주나. 이제 겨우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울고 불고... 한 삼박사일 굶어봐라. 그 애인 얼굴 기억이라도 나겠냐. 때 아닌 구경꾼 노릇을 하게 된 정성찬의 입꼬리가 비죽 올랐다. 울며불며 헤어지는 연인을 향하기엔 무척 적나라한 시선이었다.


..그러나 저 맹해 보이는 여자가 이제는 정성찬의 목숨을 구원할 동아줄이었다. 그렇게 믿음직스럽진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저 여자 뒤의 후광이 기쁨 재단이니까. 정성찬은 그걸 원했다.

 

 

 

정성찬을 살릴 수 있는 단 하나의 구원, 그게 바로 기쁨 재단이었다. 정성찬은 김여주가 모르게 아주 은밀한 물밑작업을 했다.




  김여주 도시대 중어중문학과 정시 합격 

 


정성찬은 교문 앞에서 눈치없이 바람에 펄럭거리는 현수막을 바라봤다. 현수막의 주인은 지금 실연을 당했다는게 코미디다. 정성찬의 김여주 꼬시기라는 원대한 목표의 첫발이 정해지는 순간이다.


일단 도시대에 입학하기... 서울대도 아니고, 하버드도 아니고 옥스퍼드도 아니고. 도시대? 지금의 정성찬이 원서만 내도 합격할 수 있는 학교였다. 조기졸업의 시즌이 지나고 나서야 편입을 한 정성찬이었으므로... 그는 김여주의 후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싱거울정도로 쉬웠던 수능이 끝나고 마주한 김여주는 그의 기억대로 여전히 맹한 얼굴에 순진해 빠진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저 잘할 수 있어요, 정말이에요.”

 

 꼬시기도 너무 쉬워보였다. 정성찬의 말에 김여주가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경청하고 있다는 뜻의 리액션이겠지만 눈은 생기 하나 없이 덤덤했다. 정성찬은 바짝 그녀의 곁에 붙어서 간절히 말했다.

 

 

“어떻게 하면 돼요? 어떻게 하면 누나 곁에 있을 수 있어요? 하라는 대로 할게요.”

 

“네가 원하는게 뭔데?”

 

“사는거요.”

 

 

그렇게 말한 정성찬은 조급하게 가장 중요한 뒷말을 덧붙였다.

 

 

“사람답게요. 저도 남들처럼 조용히 살고 싶어요. 큰소리치며 떵떵거리고 사는건 바라지도 않아요. 죽은 듯이라도 좋아요. 살게만 해주세요.”

 

“.....”

 

“어떻게 하면 누나 곁에 있을 수 있어요? 누나가 저 좀 지켜주세요. 저 예쁘잖아요. 곁에 두세요. 진짜 잘 할게요.”

 

 

정성찬은 작년 같은 반이었던 반장의 말을 떠올렸다. 김여주는 도시고에서도 이상하기로 유명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사람같지도 않은 놈들 투성이였던 이 도시고에서 유일하게 사람 냄새가 났던 사람이다.

 


“누나, 제발요. 저 좀 살려주세요.”

 

 

정성찬, 네가 진심으로 원하는 걸 정확하게 말해, 그럼 그 누나는 도와줘. 도와줄거야.

 

 

“그래.”

 

 

김여주는 정성찬이 원하는걸 너무 쉽게 들어주었다. 작은 고개를 끄덕이고 크고 둥근 눈으로 정성찬을 바라봤다.

 

 

 

“그렇게 하자.”

 

 

남들에게 말하지 못했지만. 그게 이 두사람의 어처구니없는 시작이었다. 김여주가 바라는 것은 간단했다. 난 외로움이 많으니까 나한테 다정했으면 좋겠어. 내 곁에 있어. 다정하고 상냥하게 굴어. 많이 웃고 화내지 마.

 

 

 

 

“김도영처럼 굴어. 넌 가능한 최선을 다해서 그사람처럼 살아. 할 수 있겠어?”

 

 

 

정성찬은 어린아이처럼 이런저런 가벼운 말들을 늘어놓는 김여주가 우스웠다. 김여주가 정성찬에게 바란건 너무나도 쉬웠고 그가 그녀에게 바라는 것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네, 저 할 수 있어요.”

 

 

저는 당장 이 집에서 나를 구해줄 사람을 원해요. 나를 우습게 보는 그들에게서 나를 지켜주길 바라고요. 당장 먹을 밥, 지낼 수 있는 집도 해결해주세요. 더 쉽게 말하라고요? 전 돈을 원해요. 돈이요. 남들 다하는 그 돈놀음 저도 해보고 싶어요. 사람답게 마음 편히 숨쉬면서 돈 좀 펑펑쓰며 편하게 살아보고 싶어요.


 

“그런데... 사랑까진 좀 부담스럽고. 이게 무슨 말인지 알지?”

 

 

문득 떠오른 사람처럼 김여주가 말했다. 


진짜 이 사람 멍청하고 순진하네. 사랑? 그건 정성찬과는 거리가 너무 먼 이야기였다.

정성찬이 생각하기엔 그건 너무 쉬운 일이다. 너무 쉬워서 그런 걸 조건이라고 늘어놓는 김여주가 만만하게 보일 정도였다.

순진하게 보이는 얼굴만큼이나 순진해 빠진 조건이었다. 사랑 좋아하네. 당장 먹을 밥, 편하게 잠들 수 있는 집 따위가 더 급했던 정성찬에게 김여주는 길거리의 돌덩이만도 못한 존재였다. 그냥 동아줄이지. 이용해 먹기 쉬운 동아줄. 절대 놓아서는 안 될 동아줄. 정성찬은 숨 가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외로울 때 옆에 있어주기만 하면 된다는 거잖아. 너무 쉬웠다. 정성찬은 그 동아줄을 붙들다 못해 온몸을 칭칭 감는걸 선택했다.

 

 

그 동아줄이 자기 목에 감기고 있단 사실조차 모른 채 말이다.

 

 

“네, 정말 잘 할 자신 있어요. 저 누나 좋아하는 척만 할게요. 그거 맞죠?”

 

“그래, 그럼.”

 

 

김여주의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가시밭길 같은 그놈의 집을 단박에 뛰쳐나온 정성찬이었다. 그는 곧바로 김여주의 오피스텔에 뻔뻔하게 자리 잡았다. 김여주는 맨몸으로 자기 집에 자리잡은 정성찬에게 기꺼이 빈 방을 내주었다. 김여주는 겁도 없고 순진했다. 두사람은 겉으론 뜨거운 열애처럼 보였겠지만 속을 뒤집어 까보면 사실은 아주 무미건조했다.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한 관계였다.

 

정성찬은 외로움을 많이 탄다는 김여주의 말을 금방 이해해야 했다. 겉보기와 달리 이 사람의 속이 썩어있다는 것쯤은 일주일도 안 걸려서 눈치챘다. 잘 웃는 만큼 잘 울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어댔다. 밝게 웃다가도 종종 우울한 얼굴로 변했다. 밥을 먹던 식탁 자리에서 재잘거리던 목소리가 예고 없이 뚝 끊길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럴 때면 정성찬은 김여주의 마른 어깨를 끌어안고 얼굴도 모르는 그 남자의 흉내를 내어야 했다.

 

 

“여주야.”

 

 

영도인지 도영인지 하는 그 남자의 흉내는 이제 제법 그럴듯한 것 같았다. 이렇게 해, 저렇게 해. 김여주가 제일 먼저 그에게 시킨 것은 반말이었다. 쉬웠다. 정성찬은 점점 김여주의 집에서 맞이하는 하루하루가 너무 쉽게 느껴졌다. 세상이 이렇게 쉬웠나? 이렇게 재밌고 하루하루가 행복했나?

 

 

정성찬은 김여주를 위해 아침을 차리고 그녀를 깨웠다. 어두운 방 안에서 몸을 웅크리고 곤히 잠든 김여주의 머리맡으로 갔다.

 

 

“일어나야지, 응?”

 

 

정성찬의 순진한 주인님은 그의 하나하나 모든걸 정해줬다. 그래, 김도영이란 남자가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그녀를 대해줬다 이 말이지? 바보같긴... 겨우 이런 빈말에 넘어가다니. 정성찬의 말에 김여주의 눈이 느리게 움직였다.


..저를 보는 김여주의 눈은 따듯했다. 정성찬을 향해 부드럽게 접히는 눈이... 단 한번도 사랑스럽지 않았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다. 김여주는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딱딱한걸 부수고 얼어붙은걸 녹이는 사람이었다. 가벼운 응석, 애정결핍으로 보이는 태도 하나하나... 귀찮지 않고...

 

 ..김여주가 문득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느껴질 때가 정성찬에게도 있었다.


김여주는 가끔 정성찬의 품에 안겨서 애처롭게 흐느꼈다. 정성찬은 제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는 김여주의 작고 동그란 정수리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가진 것이 이렇게나 많은 여자가 왜 그렇게 애달픈 사랑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귀하게 자라 그런가, 순진해 빠져 그런가...

 

 

..겨우 그 김도영이란 놈 하나 때문에...


김여주를 안고 있던 정성찬의 손이 천천히 김여주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손끝에 닿는 김여주의 머리카락은 너무 부드러웠고 좋은 향기가 느껴졌다. 정성찬이 그렇게 원했던 것들을 이제 그의 손에 들어왔다. 남부러울 것 없이 좋은 집, 많은 돈, 걱정없이 긁어보는 카드. 김여주의 차를 몰고 다니느라 바닥에 발을 디딜 틈도 없었다.

 

 

도시고의 학창시절에는 최하층, 밑바닥에서 빌빌거리면서 발바닥에 땀이 날때까지 뛰어나여야 했던 정성찬에게 그건 너무나 별세계였다. 싸구려에 길들어져 있던 혀가 어느 순간부터 맛을 따지게 되었고 아무거나 바라보던 눈은 점점 까다롭게 변해갔다.

 

정성찬의 손바닥이 조심스럽게 김여주의 머리를 감쌌다. 손안에 부드럽게 차오르는 감각에 손끝이 조금 저릿한 느낌이었다. 이제 정성찬에게 김도영의 흉내는 너무 쉬운 일이었다.

 

 

 

정성찬이 간과한 사실은 단 하나였다. 김여주를 너무 만만하게 봤고, 자신을 너무 과신했다.

 

 

이 험한 세상이 정성찬에게 갑자기 쉬워질 리가 있나?

 

 

정성찬은 감히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할 수 있다 믿었다.

 

 

사랑스러운 김여주를 결코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다.

 

 

김여주의 곁에서 그녀를 오랫동안 보아왔던 이들에겐 그저 코웃음밖에 안나오는 소리였다. 김여주의 외로움을 채워주고 그 곁을 지키는 일이 그렇게 쉬웠다면 정성찬에게까지 기회가 왔을리가 없다.



정성찬은 김도영의 대체제가 결코 될 수 없었다. 모든 것은 세상물정 모르는 자의 허세, 어린 아이의 투정, 사기꾼의 거짓말... 정성찬이 하고 있는 말은 그런 것이다. 나는 김여주를 사랑하지 않을 수있다. 김여주의 곁을 내가 채울 수가 있다. 나는 김도영의 대체제가 될 수 있다...


..나라면 김도영을 이길수 있을지도 모른다. 김여주가 나에게 보이는 애정을 보다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김여주는 순진하고 착하고 멍청하니까. 시작은 가짜였어도... 그 결실은 진짜가 될 수도 있지 않나... 어쩌면 김여주는 나를 사랑하고, 나는 김도영을... 이미 이긴게 아닐까.

 

 

그러나, 역사 이래 가짜가 진짜를 이겼던 순간이 몇이나 되었나?

 

 

 


 

 

 

 

“우리 사귀기로 했어.”

 

 

김여주가 그들에게 정성찬을 소개했다. 이해찬과 이제노, 그리고 이민형에게. 그들은 김여주와 자신들만의 공간이 엄청난 성역이라도 되는 것처럼 굴었다. 우리들 사이에 어떻게 저런 인간을 데려올 수 있냐는 그런 비판어린 시선을 눈치 못챘는지 김여주는 웃으며 말했다. 

 

“인사해, 내 남친 성찬이.”

 

 

정성찬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날카로운 경계 속에서 히죽 웃었다. 그러게 누가 늑장 부리랬나. 가끔 얼굴을 마주하곤 했던 그놈들이었다. 김도영과 그 떨거지들. 김여주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다닌다던 줄줄이 알사탕들. 바보같긴. 그렇게 급했으면 착한 김여주에게 애걸복걸 매달려 쟁취를 했어야지. 간만 보고 있으니 나같은 애먼 놈에게 뺏긴 게 아닌가. 너희 무덤은 너희가 판 거 아니야? 정성찬은 알 수 없는 도취감에 빠져 김여주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동그란 어깨가 품에 쏙, 들어왔다.

 

 

“그리고... 너희한테 제일 먼저 말하는건데 결혼까지 생각중이야.”

 

“뭐?”

 “사귄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

“여주야.”

 

“응?”

 

 

정성찬은 바로 자신을 향해 돌아서는 김여주가 좋았다. 그 뒤로 저를 노려보는 남자들의 시선에서 알 수 없는 저열한 승리감을 느꼈다. 김여주의 부드러운 뺨을 손으로 감싼 정성찬이 웃었다.


..여기서 만약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정성찬이 당연히 가장 앞이 아니겠는가?

 

 

“그냥, 여기 뭐가 묻어서.”

 

 

정성찬의 손이 김여주의 뺨을 느리게 매만졌다. 그 뺨에 끈덕지게 들러붙은 것은 눈 앞의 세 남자들의 후회일 것이다. 그리고 더럽고 추잡한 질투. 정성찬은 그것을 손으로 걷어내며 저열한 자신의 밑바닥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정성찬은 그 세 남자의 시선속에서 웃으며 생각했다.

 

 

내 거야.

 

 

너희들의 김여주는 이제 내 거야.

 

 너흰 이미 늦었어.


 

 

김여주만 모르던 그들만의 싸움은 싱겁게 끝이났다.


조용히 문이 열렸고, 한남자가 그 공간 안으로 들어왔다.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정성찬의 손안에 있던 김여주가 벌떡 일어났다.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를 반긴다.

 

 


“여주 왔어? 아... 손님이 계셨네? 안녕하세요.”

 

“.....”

 

 말하지 않아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등장과 동시에 모든 이들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렸다. 정성찬만 바라보던 김여주는 환한 미소를 지었고, 정성찬을 노려보며 기를 세우기 바쁘던 이들은 곧바로 꼬리를 말았다. 그가 바로, 김여주가 사랑하는...



“..김도영입니다.”



김도영.


정성찬의 저열한 자신감을 산산조각나던 순간이었다. 

 

 

아, 이 새끼들이 감히 나서지 못했던 이유가 있었구나.

 

 

여유로운 태도, 부드러운 미소, 상냥하고 다정함이 묻어나는 눈길. 김여주가 정성찬에게 원했던 모든 것들. 정성찬이 어설프게 베끼고 있던 그 남자였다. 내가 이사람의 표절이구나. 정성찬은 그것을 깨닫는 순간 굳건히 버티고 있던 모든 게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정성찬의 손에 꼭 들어있는 이 작은 손은 영원히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 잊고 있던 그를 떠올렸다. 김여주의 첫 남자친구. 이름이 도영의 반대말인 ‘영도’여서 사귀게 되었던 그 불쌍하고 가여운 남자.

 

 

그것만도 못한 정성찬...

 

 

 

그래. 이게 진짜구나. 정성찬의 눈이 김여주를 향했다. 정말 사랑하는 남자를 앞에 둔 김여주는 이런 얼굴로 웃는구나. 정성찬의 눈이 느리게 바닥을 향했다.


..그때의 정성찬은 감히 김도영의 눈을 볼 자신이 없어졌다. 오랫동안 잊고있던 수치라는 감정이 문득... 고개를 드는 순간이었다. 정성찬의 눈이 바닥을 정신없이 헤메다가 조심스럽게 커피잔을 쥐고 있는 김도영의 손만 겨우 확인했다. 남자치고 섬세하고 흰 손가락이 커피잔의 손잡이를 쥐고 있었다.

 

..김여주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은 분명 나인데... 정성찬의 모든 신경이 김도영을 향해 쏟아졌다. 그가 보여주는 여유로움에 정성찬은 자꾸만 주눅이 들었다. 그가 감히 따라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때 김여주가 천천히 정성찬을 향해 몸을 기울였다.

 

 

“..성찬이도 도시고에서 졸업했거든요...”

 

 

부드럽게 웃으며 김여주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김도영의 눈이 느긋하게 정성찬을 향했다. 매섭고 단단한 눈길이 정성찬의 밑바닥까지 꿰뚫어보다가 말없이 사라졌다.

 

 

“..그래?”

 

 

..들킨 기분이었다. 정성찬이 김도영의 표절이라는 것과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김여주와의 관계, 정성찬이 잠깐이지만 느낀 저열한 승리감...

정성찬은 자신의 손에 꼭 들어찬 김여주의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김도영의 눈이 한 번 그 단단하게 이어진 정성찬과 김여주의 손을 힐끗거렸다. 무엇이 와도 떨어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이미 정성찬은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었다. 김여주와 함께했던 그 남자들의 전철을 밟게 될까봐, 그는 그게 무서웠다.

 

 

“여주야, 오늘 자고 갈거지?”

 

“네.”

 

 


김여주가 원했던 다정을 정성찬은 비참한 마음으로 바라봤다.

 

정성찬은... 하고 싶은 말은 삼키고 다른 말을 뱉어야 했다. 그저 도망가고 싶었을 뿐이다.

 

 

 

“..선배, 나 방 구경 시켜주기로 했잖아.”

 

“응? 아, 응... 맞다, 올라가자. 우리 올라갈게요.”

 

 

김여주가 정성찬의 팔에 매달렸다.

 

 

정성찬은 김여주를 가만히 내려다 보았다가 고개를 들어 거실의 네 남자를 바라보았다.

 


 

이곳은 지옥이다.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는 지옥.

 

섣부른 판단으로 이 관계를 망치고 김여주에게 버림받을까 두려워서...


싸울 의지조차 잃어버린 그들의 틈에 정성찬도 이제 자리를 잡아야 했다.


 


“..여주 선배.”


“아까부터 왜 그렇게 불러? 여주라고 부르라고 했잖아. 다정하게...”


“아까 그 김도영처럼요?”


“그게 약속이었잖아?”

“..그랬죠.”



밤새고 현생살고 꿀잠자고 일어나니 다섯시였어요... 오... 갓생 사는 느낌~ 진짜 갓생사는 사람들은 이 시간에 일어나서 아침먹고 운동하고 그러시겠죠 하지만 저는 노트북 앞에서 기분 좋게 글을 썻습니다...  에구... 본문도 한 몇천자 쓰긴 했는데 이이상 진도를 나가기에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출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죠........

일찍 일어난 것도 뭔가 기분 좋고 해서 서프라이즈로 뭔가 올리고 싶었어요. 그냥...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에 심심해서 써둔 성찬이 이야기가 생각나더라구요... 혼자쓰고 혼자읽고 말았던건데... 그냥... 새벽이라 그런지 어두운 거... 좀... 그런거 올리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뭐... 호불호 갈릴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별 탈고없이 썼던거에요. 푸하학......(민망해서 말 엄청 길어지기...) 아무튼 그냥... 뭐 이거는 그냥 완전 가볍게 써본거니까... 무료로 공개합니다... 저는 약간  이런... 꿈도 희망도 없는 전개도 좋아합니다... 본문에서의 여주는 참 착하지만요..... 원래 성찬이 얼굴이 서사고 뭐...그렇죠... 우리 본문의 남편 후보들이 눈치게임하는 도중에 어부지리로 우리 성찬이가 개이득을 봤다 뭐 이런 내용... (푸하학...) 그런데 이제 성찬이도 결국은.... 아무튼... 다같이 침몰하는 배에 올라탄....

..그럼 다들 목요일 잘 보내시고... 저는 빡시게 현생 살러... 본문도 빨리 가져올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지만 연말이라 일이 참 바쁘네요... 아무튼 오랜만에 외전도 한 편... 올려봤습니다...  본문하나로 기출변형을너무 자주 가져와서 다들 외전보시고 ???? 이러실것 같네용... 외전은 그냥... 본문 상관없이 제가 쓰고 싶은거 그냥 마구 쓰는거니까 다들 너무 심각하게 보지 않으셨으면.... 외전은 아무 의미없단거... 알려드리고 싶어요... 본문과 다른 분위기를 한 번 써보고 싶었다~ 뭐 이런... 그럼 이만... 저는 출근하러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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