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앞에서

얼어붙은 

과일바구니 들고 책상 밑으로

기었다. 9월 하늘이

책상 밑에서 목격되는

사과 깨무는 소리

햇볕에 말린 소리


갑갑하고도 느릿하게

편광을 곱씹었다.

마지막으로 봤던 눈보라는 분명 효모처럼 생겼었다. 허리띠 조이고

새벽의 바람 속으로

달이 마저 뜨지 않은


교회 옆에서 

몰래 키우던 오르골 함에서

새싹이 자라고

감동은 저 멀리

일부로 부러뜨렸던 십자가 밑에서

구원을 바라는 방법에 대해 깨달았던

신음소리. 자리를 옮겼다.

오르골 돌리고

마저 뱉어내는 신음소리.


송충이 씹어서 만들어준 길. 엄청나게 길었던 길. 씹으며 단내가 퍼지는 길. 냉장고 앞에서 머리칼을 넘기자 단내가 풍기던 길. 

2020.03 한국미소문학 등단 / 입시, 입사 지원 자기소개서 첨삭 문의는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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