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이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고 생각해서 바깥을 보니 해가 져서 저녁 하늘이 되어있었다. 이사를 시작한 건 이른 아침이었는데 해가 지고 저녁이 된 것을 보고 있자니 이사를 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아직 다 풀지 못한 짐들은 천천히 정리하기 위해 놔두고 이사를 하는 동안 제대로 된 식사를 못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제대로 된 식사와 이사한 집에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집 밖으로 나왔다. 집 밖으로 나와 엘리베이터가 올라오는 것을 기다렸다. 엘리베이터가 올라오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의 숫자가 하나씩 내려가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의 문을 열리고 제일 먼저 늦은 식사를 하기 위해 바깥으로 나왔다. 식사를 할 곳을 찾다가 한정식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로 들어가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이사한 집에 필요한 것만 사고 아파트로 향했다. 아파트로 향하면서 시간을 보니 시곗바늘은 11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밤이 깊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 손에는 필요한 생활용품만 들고 아파트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를 탄 후 17층 버튼을 누르고 나서야 한 여성이 나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여성과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 한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눈물을 닦은 후 17층에 멈춘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으로 들어가 필요한 생활용품을 정리하고 나서야 침대에 몸을 눕혔다. 침대에 몸을 눕히자 엘리베이터 안에서 본 여성의 얼굴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지 않았다.

 

**

 

 처음에 얼굴을 보고 울었던 여성은 거의 매번 나와 마주쳤고 그가 누르는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몇 번 보고서야 그가 내가 사는 아파트의 아래층에 산다는 사실은 깨달았다. 그렇지만 처음에 얼굴을 보고 나서 울었던 것이 얼굴을 볼 때마다 생각나서 말을 걸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엘리베이터가 1층에 내려오기를 기다리는데 그가 말을 걸었다.

 

 “저번에 저보고 우신 분 맞죠?”

 

그의 물음을 듣고 나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린 후 용기를 내서 그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저번에는 너무 예쁘셔서 눈물이 흘렀나봅니다. 신경 쓰이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그렇게 말한 후 1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탔다. 엘리베이터를 탄 후 그가 엘리베이터에 타는 것을 확인하고 닫힘 버튼을 눌렀다. 닫힘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혔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힘과 동시에 그는 16층을 눌렀고 그가 16층을 누른 것을 보고 17층을 눌렀다. 17층을 누르고 그가 내게 물었다.

 

  “매번 17층을 누르시던데 17층에 이사 오신 건가요?”

 

그의 물음을 듣고 내가 대답했다.

 

  “네, 17층에 이사 왔습니다.”

 

내 말을 듣고 그가 다시 물었다.

 

  “그러면 혹시 이름을 물어봐도 되나요? 작업 걸려는 건 아니고 위아래로 사는데 서로 이름은 알면 좋을 거 같아서 그러는 거예요.”

 

 그가 내 이름을 묻는 것에 기뻤지만 그 기쁨을 그가 알아차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엘리베이터의 층수가 올라가는 것을 확인하며 그에게 말했다.

 

 “이름은 김우빈입니다. 가명이나 예명 이런 거 아니고 진짜 제 이름이니 믿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진짜 이름이 있기는 했지만 그 이름을 알려주는 사람은 손에 꼽았다. 진짜 이름을 왜 말하지 않는지에 관해 물으면 그 이름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항상 불행해졌기 때문에 언제부턴가 말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일을 하면서 대는 이름을 말했고 내 이름을 듣자 역시나 그녀는 내 이름을 듣고 웃었다. 웃은 후 그도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제 이름은 써니예요. S,U,N,N,Y.”

 

 그의 이름을 듣고 나서 그에게 써니 씨라고 부르면 되는지 물었지만 그는 16층에 멈춘 엘리베이터에 내렸다. 그가 엘리베이터에 내린 후 엘리베이터는 올라가 17층에 도착해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린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집 안으로 들어왔다. 집 안에 들어오니 내 이름을 묻던 그의 목소리가, 그의 얼굴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퇴근한 후 그를 매일 엘리베이터에서 보면서 그런 그와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나와 가까이 있던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불행해졌기에 그도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러한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다.

 

 

 써니라고 소개한 그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그런 그가 불행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그에 대해서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내게 휴대전화 번호를 물었다. 휴대전화를 묻는 그 사람의 물음에는 대답해야 할 거 같아 그 사람의 휴대전화에 내 번호를 적어줬다. 내 번호를 적은 후 그도 내게 그의 휴대전화번호를 가르쳐주었다. 그의 휴대전화번호를 받고 나서 그에게 먼저 전화를 하면 더 보고 싶을 거 같아 일부러 전화를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내게 먼저 전화를 했다. 그에게 전화가 온 것을 알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전화기 저편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리니 생각보다 더 떨렸다. 말을 하려고 입을 떼려고 해도 어떻게 입을 떼야할지 몰라 한참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전화기 저편에서 내가 아무 말이 없는 것을 알자 그의 목소리가 전화기 저편에서 들려왔다.

 

 “여보세요? 김우빈씨 핸드폰 아닌가요?”

 

그 말을 듣고 그때서야 그에게 한 마디 했다.

 

 “죄송합니다. 써니 씨가 먼저 전화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요.”

 

 먼저 전화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다. 그의 성격상 내게 전화를 할 거 같아 기다리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내 말을 들은 후 이번에는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아 그에게 물었다.

 

  “제게 볼일이 있으셔서 전화한 게 아닌가요?”

 

 나의 물음을 듣고 그는 내게 말했다.

 

  “김우빈씨, 혹시 회사에서 일하는데 방해했다면 미리 사과할게요. 할 말이 있어서 그러는데 다음 주 월요일, 장소는 아파트 오는 길에 빵집 옆에 있는 카페, 시간은 오후 3시 괜찮죠?”

 

 정확하게 말하면 회사가 아니라 찻집이었고 오후 3시는 손님들도 많은 시간이 아니라서 괜찮았다. 찻집이라고는 해도 내가 열고 싶을 때 열고 닫고 싶을 때 닫아서 언제 어느 시간대에 그녀가 만나자고 해도 만날 의사가 있었다. 괜찮은지 물어보는 그의 말에 대답했다.

 

 “네 괜찮아요. 그러면 그때 보기로 하죠.”

 

 내 말을 들은 후 그는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 그가 만나자고 한 날이 발렌타인데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 발렌타인데이에 만나자고 하는지 알 거 같았다. 그러나 그 날에 만나자는 의미가 어떤 의미인지 알았기에 조금 무서웠다. 그렇지만 무심하게 시간은 지나갔고 약속 당일인 3월 14일이 되었다. 약속 당일이 되었지만 약속 장소로 가려고 하니 망설여졌다. 약속 장소에 가도 괜찮은 건지, 그것이 그녀에게 불행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몇 번의 고민 끝에 약속 시간 2시간 전에서야 그곳에 가기로 결심했다. 결심이 선 후 옷장에 있는 옷을 여러 벌 꺼내 놓고 어떤 옷이 더 나은 지 생각하다 겨우 옷을 고르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그가 계산대 앞에 있는 것이 보였다. 계산대에서 나를 발견했는지 그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고 그의 옆에 가서 그에게 사과했다.

 

  “기다리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내 말을 듣고 그는 내게 말했다.

 

  “하나도 안 기다렸고 저도 방금 왔어요. 음료는 시키고 오세요.”

 

 그의 말을 듣고 나는 그의 뒤에 섰다. 음료를 다 주문한 그는 진동벨을 받았다. 그리고 나도 음료를 주문하고 그의 모습을 찾았지만 그는 어디에 앉았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그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의 건너편에 앉았고 내게 그가 말을 하려고 할 때 그의 진동벨이 울렸다. 그는 자신의 진동벨이 울린 것을 깨닫자 그가 음료를 받으러 갔다. 그가 자리에 돌아오자 내 진동벨이 울렸고 나도 내 음료를 받은 후 그의 건너편에 앉았다. 건너편에 앉은 나를 향해 그는 초콜릿을 꺼내 내게 말했다.

 

  “이거 발렌타인 초콜릿이예요. 처음 나를 보고 눈물 흘리는 남자, 그럼에도 계속 신경 쓰이는 당신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요. 김우빈씨, 제 남자친구가 되어주세요.”

 

 그의 말을 듣고 나는 그가 내민 초콜릿을 받은 후 그에게 말했다.

 

  “써니씨, 고마워요. 그렇지만 이에 대한 대답은 조금 미뤄도 될까요? 대답을 바로 못해드려 죄송합니다.”

 

 그에게 그렇게 말한 다음 그가 준 초콜릿을 카페 밖으로 나갔다. 카페 밖으로 나오면서 그의 마음이 기뻤지만 이렇게 그와 사귀어도 되는지 나와 사귄다면 그가 행복해질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와 마주친다면 그가 보고 싶을 거 같아 일부러 그와 마주치지 않고 연락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

 

 발렌타인데이 이후 2주가 지났다. 운영하고 있는 찻집에 걸려있는 문의 종이 울렸다. 단골손님들은 아직 올 시간이 아니었지만 손님이기에 들어온 사람을 향해 말했다.

 

  “어서 오세요.”

 

 문이 열리고 손님의 얼굴을 확인한 후 잠시 굳었다. 그렇게도 마주치지 않도록 노력을 했던 그가 내 눈 앞에 화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 모습을 확인하고 그는 내게 말했다.

 

  “잘 계시네요. 연락도 피하시고 모습도 안 보이셔서 죽으신 줄 알았어요.”

 

 당신이 불행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 연락을 피했습니다라는 말이 목까지 나왔지만 그런 말을 할 분위기는 아니어서 일단 그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그 날 이후 계속 생각하느라고 연락을 못 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일단 오셨으니 자리에 앉아 차라도 드시겠어요?”

 

 그와 만나기만 하면 나는 사과부터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항상 사과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게 무엇이 되었든 항상 그가 원하는 답을 나는 도출해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자리에 앉은 그는 가게를 둘러보더니 내게 말했다.

 

“어떻게 알았냐 이런 거는 묻지 말아요. 저한테 발렌타인 초콜릿 받고 나서 자리를 뜨셨는데 그 자리에 명함이 있어 그 명함보고 찾아온 거니까요. 차는 김우빈 씨가 알아서 주세요.”

 

 초콜릿을 받은 후 정신이 없이 집에 와서 옷을 벗다 명함 한 개가 사라진 것을 기억해냈다. 그 명함이 그의 손에 있을 줄을 생각도 못했지만 그 덕분에 그를 볼 수 있어 내심 기뻤다. 차에 곁들일 다과를 먼저 내놓고 다기를 내놨다. 손님이 많을 때는 잘 하지 않지만 손님이 적어 써니 씨 근처에 앉아 따뜻한 물을 붓고 차가 우러나오는 것을 기다렸다. 차가 우러나올 때 즈음 찻잔에 차를 부은 후 그에게 말했다.

 

  “이제 드시면 됩니다. 차 마시면서 이야기는 천천히 나눠요.”

 

 내 말을 듣고 그는 자신의 앞에 놓인 찻잔을 들고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내게 말했다.


“그래서 발렌타인 때의 대답은 언제쯤 들을 수 있는 건가요?”

 

차를 마시긴 했지만 그가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며 말했다.

 

 “좀 더 시간을 주시면 안 될까요? 정말 죄송합니다.”

 

 내 말을 들은 후 그는 다과에는 거의 손도 대지 않고 차를 마시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자리를 떠나면 더 큰 일이 일어날 거 같아 그가 차를 다 마시고 일어날 때까지 그의 곁에 있었다. 차를 다 마신 그는 찻값을 계산하고 내게 말했다.

 

  “그 대답을 기다리다 늙겠네요. 그럼 답이 나오면 연락 줘요.”

 

그렇게 말한 후 그는 내 가게를 나갔고 나는 그가 떠나는 것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

 

 그가 내 가게에 찾은 지 일주일이 지났을 즈음 이었다.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는 그의 번호를 눌러 그에게 연락을 했다.

 

 “이렇게 늦게 연락해서 죄송합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 초콜릿에 대한 답을 할까 합니다. 시간은 써니 씨가 원하는 때로 하겠습니다.”

 

 내 목소리를 들은 그는 내게 말했다.

 

  “연락을 평생 안 하실 줄 알았네요. 그 대답은 다음 주 월요일, 장소는 아파트 오는 길에 빵집 옆에 있는 카페, 시간은 오후 3시 괜찮죠?”

 

 그렇게 말한 후 그는 내 전화를 끊었다. 전화가 끊긴 후 그와 만나기로 한 날의 날짜를 확인했다. 그가 알고서 약속을 잡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 날은 3월 14일로 화이트데이였다. 발렌타인데이때는 그에게서 대답을 받았는데 화이트데이때 내가 대답을 하게 되다니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의 시간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약속한 날 당일에도 새벽부터 수십 번 자고 깨기를 반복하다 마지막으로 깼을 때는 어렴풋하게 들어오는 빛을 본 후 잠을 자기를 포기하고 거실로 나왔다. 거실로 나오니 어두웠던 바깥이 점점 밝아졌고 마침내 해가 떴다. 해가 뜨고 주방으로 가서 냉장고를 열었다. 냉장고의 문을 여니 한 달 전, 그가 준 초콜릿이 보였다. 그 초콜릿을 보고 냉장고에서 꺼내 먹은 후 일상이지만 조금은 특별한 일상을 시작했다.

 

 

 약속한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약속 장소인 카페에 도착했다. 약속 장소로 오면서 그래도 화이트 데이니 사탕을 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나의 대답을 들으면 그에게 사탕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그와의 대화가 끝나면 바로 찻집으로 가려고 준비만 한 채 커피를 시켰다. 주문한 커피를 받은 후 커피를 마시며 초조하게 시계만을 보고 있었는데 약속 시간이 되기도 전에 그가 카페에 들어왔다. 주문이 끝난 그는 바로 내 앞에 앉았고 나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 모르겠어요. 오랜만입니다.”

 

 내 말을 듣고 그는 나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네, 잘 지냈습니다. 그래서 답은 정해졌나요?”

 

 그에게 답을 말하려고 할 때 그의 진동벨이 울렸고 그는 주문한 것을 받으러 갔다. 주문한 것을 받고 자리로 오는 그를 보면서 할 말을 정리했다. 그리고 그가 자리에 앉았을 때 그에게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대답밖에 없는 거 같아서 먼저 사과드립니다. 먼저 제 이름이 김우빈이라는 거 사실은 거짓말이었어요. 제 진짜 이름을 아는 사람들은 항상 불행해져서 써니 씨에게도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 진짜 이름을 말하고 써니 씨와는 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더 말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그가 내 말을 막고 내게 말했다.



 “김우빈씨의 진짜 이름을 아는 사람들이 항상 불행해진다니 그러면 저는 해당이 되지 않겠네요. 저는 이미 불행이라는 불행은 다 겪어서 무엇이 와도 괜찮으니까요.”

 

 어떠한 불행이 와도 괜찮다는 그의 말을 듣고 슬퍼졌다. 그 불행이 어떤 불행일 줄 알고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의 말이 끝난 후 나는 내 이름을 말했다.

 

 “제 진짜 이름은 왕여입니다. 써니 씨의 진짜 이름을 제게 알려줄 필요는 없어요. 어떤 이름이든 제게는 써니 씨는 써니 씨니까요.”

 

 내 이름을 말한 후 그에게 다가가 입술을 맞췄다. 이렇게라도 그에게 행복한 기억을 남겨주고 싶었기에 사람들의 시선은 상관없었다. 갑자기 입술을 맞춘 후 그 자리를 떠났다. 그 자리를 떠나면서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

 

 꿈에서 깨어나니 눈에서는 꿈속과 같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더 이상 이 생에서는 소식을 전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그와 헤어진 지 6년이 되었다. 그렇지만 써니 씨는 가끔 내 꿈속에 나타났다. 어디에 있든 그는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해도 꿈속에서 그와 만나면 버릇처럼 전생의 내가 그렸던 족자를 펼쳤다. 족자를 펼치고 전생과 현생에서 만난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울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연성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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