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GUCCI












"배고파 뒤질 거 같아.."







6시 이후로 금식이라는 규칙을 세운 여주는 배고픔에 거실 한복판에서 녹은 액체 괴물처럼 누워있었다.

아마 힘이 없어서 일어나지 못하는 거겠지

평소 1일 5끼는 먹는 여주였는데 그러다 보니 식비와 체중이 미친 듯이 증가하는 걸 보고서 정신 차리고 1일 3끼로 바꿨다.

그리고 오늘이 그 첫날이다.









"민윤기이.. 너 밥 먹었냐?"


"아니. 그래서 치킨 시키려고"


"치..치킨?! 진짜?!!"


"응 근데 넌 못 먹잖아"







소파에 등을 기대고서 휴대폰을 하고 있는 윤기는 여주를 보면서 '못.먹.잖.아'에 악센트를 줬다.

물론 평소였다면 2마리 시키라고 소리치는 여주였겠지만.. 다이어트 첫날은 똑바로 정신 차려야 한다고 배웠기에 주먹을 꽉 쥐고서 간신히 넘어갔다.









"무슨 치킨"


"고민중이다. 뿌링클이랑 황금올리브 중에"


"헐 미쳤다... 뿌링클 시켜.."


"아 그럼 황금올리브 시켜야징"









'뿌링클' 여주의 체중 증가에 가장 큰 역할을 한 녀석이다.

역시나 여주는 그 세 글자가 나오자마자 입에서 침이 새어나올려 했다.

윤기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치킨 주문을 시키고 역시나 배달의 민족. 20분도 안 돼서 치킨이 배달이 되었다.









"으응..존나 맛있당"


"씨입빠..부럽다.."


"근데 다이어트 뭐 하려 하냐. 안 빼도 예쁜데"


"뭐래 존나 빼야 되거든?"








윤기는 포장을 벗기고 콜라와 치킨무. 마지막 주인공 황금올리브 치킨을 세팅했다.

치킨무는 미리 그릇으로 옮겨 담고 콜라도 얼음컵에 부었다. 황금올리브 치킨은 알맞은 기름 온도에 튀겨졌는지 누리끼리한 색감과 입맛 다시게 만드는 어여쁜 튀김의 형태로 윤기의 시선을 한 몸에 이끌었다.

한순간에 집 전체 치킨 냄새가 퍼졌고, 안 보겠다고 등 돌렸던 여주 또한 당연히 윤기 쪽에 시선이 갔다.

통실한 닭 다리를 잡고서 윤기는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바삭하는 사운드와 따뜻하고 고소한 살코기. 손을 타고 흘러내리는 기름들이 아주 맛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와.. 미쳤다 개존맛"


".....좋겠다"


"이래도 안 먹어? 닭 다리가 아주 살이 올랐는데?"


"아 보여주지 말라고!"







윤기는 다른 닭다리 하나를 집어 여주에게 보여주며 빨리 먹으라는 회유의 미소를 보냈다.

여주 또한 눈과 귀를 가린 채로 고문을 벗어나려 했지만.. 어째 벗어나기엔 그른 거 같았다.

발을 동동 구르며 침을 줄줄 흘리는 여주는 어느새 윤기 앞까지 기어가 치킨을 빤히 쳐다보았다.






"아아!! 먹고 싶어!!!"


"그치? 자 먹어"







기다렸다는 듯 윤기는 옆에 있는 포크로 닭 가슴살 부위를 꽂아서 여주에게 건넸다.

한참을 치킨을 보고서 여주는 깊은 고심을 했다.

치킨은 먹으면 안 돼 VS 닭 가슴살 부위니까 괜찮아

이 두 의견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던 그 순간 여주에겐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으으응 그거 말고, 민윤기 먹고 싶어"


"갑자기?"








윤기의 입가에 묻은 치킨의 향이라도 자신의 입술에 옮기게 하고 싶었던 것일까

여주는 입을 쭉 내밀면서 빨리 뽀뽀하라는 압박을 보냈다.

할 수 없이 윤기는 먹던 치킨을 내려놓고 여주의 입에 가볍게 뽀뽀를 해줬다.

뽀뽀를 받고 나서 여주는 입맛을 다시다 아직 부족했는지 아까보다 더 앙탈을 부렸다.








"흐응 아직 배고파.."


"..하"






결국 윤기는 아예 몸을 돌려 아까와는 다르게 뽀뽀보다는 좀 짙고 딥 키스보단 얕은 키스를 해줬다.

물론 입술이 치킨이 될 순 없었지만, 상상으로는 그냥 훈제 치킨이라고 생각하는 여주였다.

이제 됐다고 느낀 윤기가 다시 몸을 돌리려는 순간 여주가 윤기의 어깨를 잡고서 자신의 쪽으로 잡아당겼다.









"조금씩 해주니까 감질나잖아!"


"아? 야..야!!"






당연히 무게중심이 여주 쪽으로 향했고, 앞에 있던 치킨은 현란한 여주의 발 놀림으로 이미 저 멀리 치워진 후였다.

윤기만 앞으로 넘어져 여주의 위로 쓰러졌다.

빠져나갈 수 없이 세게 윤기의 허리를 두 다리로 감싸 안은 여주는 입술을 톡톡 치며 말했다.








"더 진하게 해줘, 아직 다 못 느꼈단 말이야"

GUCCI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