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잘 모르지만 스팁은 달콤한 간식을 굉장히 좋아했어.



어릴때는 가난한집에서 태어나 짠내를 풀풀 풍기며 자란 스팁은 달콤한 간식을 거의 먹어본 적이 없었어.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때 아주 작은 캔디를 얻어 먹은것이 다였지. 처음 밀크캔디를 입에 넣었을때 느꼈던 그 달콤함과 부드러움을 스팁은 아직도 기억해.



나이를 먹고 숲솔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조국을 위해 한 몸 바쳐 적들과 싸울때는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 밀려오는 적들을 처치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간식 먹을 시간이 어디 있겠어? 거기다 전쟁중에 단게 어디있어. 밥만 나와도 감사할 판국에 ㅇㅇ



그 뒤에 바다에 처박혀 동태가 되었다가 깨어난 뒤, 스팁은 빠르게 변하는 현대 문명에 적응하기 위해 허우적 거렸지. 예전에 비해 빠르고 삭막해진 현대는 스팁에게 우울한 기분과 불편함을 주었지만 딱 한가지 마음에 든 것은 어디서든 다양한 사탕이나 과자류를 살 수 있다는 거였지.



전쟁중에 벌었던 군인 월급이 은행에 쌓여 이자가 붙고 또 거기에 이자가 붙어 꽤 많은 돈이 스팁의 몫으로 남겨져 있었는데, 이제는 죽고 없어진 친우 하워드가 스팁은 죽지 않았다고, 자신이 찾아낼 것 이라면서 남겨두라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이었어. 스팁은 새 통장에 깨끗하게 찍혀있는 많은 수의 0들을 보면서 허허로이 웃었지.



예전에 살던 브룩클린에 한 몸 뉘일 작은 집을 구입한 스팁은 그 곳에 둥지를 틀었어. 딱 한번 콜슨이 쉴드의 업무 때문에 찾아온 적이 있었는데, 콜슨은 스팁의 집을 보고는 아연한 얼굴을 하고 말았어. 차라리 펜션이나 모델하우스가 이보다는 더 사람느낌이 날 꺼 같은 살풍경한 집 안에 스팁이 마치 박제된 것 마냥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지.



직업병인지 스팁의 집 안에 들어와 이리저리 사방을 살피던 콜슨은 딱 한가지, 사람사는 느낌을 주는 물건을 찾았어. 정말 의외로 그건 쓰레기 통이었는데, 쓰레기통 안에는 군것질 거리들이 들어 있었을 꺼라 추정되는 형형색색의 포장지들이 들어 있었지. 쓰레기통을 힐끗 바라본 콜슨이 웃는 낯으로 스팁에게 단것을 좋아하냐고 물어보자, 스팁은 자신의 쓰레기통을 한 번 보더니 민망한듯 웃으며 안 어울리지만 달콤한 것을 좋아한다고 고백했어.



그 뒤 가끔씩 콜슨의 이름으로 택배가 스팁의 집에 왔는데, 언제나 보내는 곳은 달랐지만 안에는 스팁은 처음 보는 초콜렛이나 사탕, 비스켓등이 가득 들어 있었지. 임무차 해외로 나간 콜슨이 스팁에게 보내는 선물이었어.



매번 보내주는 선물에 난감해 하면서도 스팁은 즐겁게 간식들을 해치웠어. 초콜렛 포장을 벗기며 세상은 넓고 맛있는건 많이 있구나, 지금 시대도 그렇게 나쁘지많은 않네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시간이 흘러흘러 로키가 나타나고, 어벤져스가 소집되었지. 아무래도 쉴드에 들어가면 달콤한 군것질 거리를 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스팁은 짐가방에 사탕이며 초콜렛등을 가득 넣었는데, 스팁이 짐 싸는걸 도와주던 콜슨은 스팁 몰래 조금 웃었어.



어벤져스 멤버로 소집된 인원들은 스팁의 예상보다 훨씬 개성이 강하고 자유분방한 사람들이었어. 아니 자유분방은 너무 좋게 표현한것 같고, 사실 천둥벌거숭이 같은 성격들이었지. 거기다 친우인 하워드의 아들인 토니는 처음 만났을 때 부터 시비를 털며 스팁의 기분을 언짢게 했어.



토니와 말다툼을 하고 난 다음에 스팁은 혼자 방에 들어가 씩씩거리며 비스켓의 포장을 벗겨내 입 안에 집어 넣었어. 달콤한 간식이 입 안에 들어오자 화가 났던것이 천천히 가라앉았지. 그리곤 혼자 방에서 간식들을 우물우물거리며 몰래 토니 욕을 했어.



한편, 토니는 아버지의 친구랍시고 나타난 스팁이 매우 싫었지. 어릴때부터 봐 왔던 아버지의 캡틴아메리카에 대한 집착은 지금의 토니에게는 한심함으로 남아 있었고, 거기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어린 실물을 보자 짜증까지 날 정도여서 재앙의 주둥아리의 봉인을 풀고 마구 놀렸지.



그럴때마다 스팁또한 만만치 않은 얼굴로 반박을 해 왔는데, 다른 멤버들의 만류에 말다툼이 끝나면 스팁은 매서운 눈으로 토니를 한번 흘겨 보고는 휭 밖으로 나가 버렸지. 그러다가 어느날, 회의때문에 방문한 토니가 긴 복도를 지나 가는데, 저 앞에 익숙한 파란 쫄쫄이를 입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지. 재수없게 회의 시작 전 부터 마주쳤다고 속으로 궁시렁 거리는 토니가 눈에 스팁이 유니폼에 달려 있는 포켓을 열어 안에서 부농색 포장지의 사탕을 하나 꺼내는걸 보고만거야.



당분간 놀림거리로 써먹어야겠다 킬킬거리며 조용히 뒤를 쫓던 토니는 모퉁이를 돌면서 잠깐 보인 스팁의 옆 얼굴을 보고 우뚝 발걸음을 멈췄어. 사탕을 입에 넣은 스팁의 얼굴은 토니가 생전 처음 보는, 정말로 행복한 얼굴이었거든.



항사 무표정한 얼굴이거나 찡그린 얼굴밖에 본 적 없던 토니는 어쩐지 조금 마음이 불퉁해졌어. 자기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섭섭한 마음에 그 날 회의때는 아무 말 없이 구석에 뚱한 얼굴로 팔짱을 끼곤 반항적인 기세를 풍겼지. 스팁은 차라리 입을 닫고 있는게 편하다 생각하면서 열심히 회의를 주도했지만 말이야.



귀찮으니까 이쯤에서.zip



그러다 로키가 탈옥하고, 치타우리 포탈 열리고 싸바싸바 여차저차해서 다 같이 슈와마도 먹으러 가고, 다친 몸도 치료하는 등 시간을 보냈지. 그리고 각자의 생활로 돌아 갔는데, 토니는 타워에 돌아가서도 내내 찜찜함을 감출 수 없었어. 자꾸 스팁이 신경쓰이고, 생각나고... 자꾸 거슬리는 느낌에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몰래 스팁을 보러 가는데, 검게 썬팅된 차로 스팁을 미행하던 토니는 스팁이 소녀들이나 갈 법한 디저트 가게에 들어가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나오는걸 보고는 하트어택을 당해버림.



그 뒤에 츤츤거리는 스팁의 간식셔틀이 된 토니랑 그런 토니를 쥐약먹었나.. 하는 얼굴로 바라보면서도 가져오는 간식은 맛있게 냠냠 하는 스팁이보고싶다



캡시클은 이런거 먹어 본 적 없지?! 남으니까 주는거야! 하면서 금방 프랑스에서 만들어 가져온 것 같은 화려하게 포장된 에크레르를 불쑥 쥐어 준다던지, 바바루아를 주는 토첨지랑 아무 생각 없이 볼 빵빵해져서는 냠냠 주는대로 잘 먹는 스팁 졸귀겠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스팁한테 맛있는거 먹여주겠다면서 유명 파티쉐가 있는 가게를 찾아 다닌다던가 현지의 유명 장인이 만든 디저트를 먹어보자! 하면서 토니가 스팁을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면서 데이트 즐기다가 싸바싸바해서 고백도 하고, 결혼도 하고 토니는 토닦개가 되서는 둘이 행벅하게 잘 살았다고 함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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