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답변은 트위터 페잉에 들어온 질문에 대한 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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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광공…! 윤오와 나란히 둘 수는 없는 단어지만 그래도 질투는 할 것 같아요! 윤오 생일에 직접 그린 그림을 선물로 주고 싶어서 이리저리 알아본 끝에 도하는 개인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공방을 찾아내요. 

그림 같은 건 한 번도 선물해 준 적이 없어서 윤오가 놀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비밀리에 이벤트를 준비하기로 합니다. 윤오가 잠들면 몰래 품에서 빠져나와서 연습을 하고 모르는 게 있으면 받은 번호로 선생님에게 연락해 묻기도 하면서 열정적으로 준비를 해요. 


“요즘 나랑 있는데도 휴대폰 자주 보네…”

“…”

“어떤 예쁜 행동을 해야 도하 씨가 나 좀 봐주려나.”


자신과 있으면 대화를 하기 바쁜데 어느 날부터 휴대폰을 손에 꼭 쥐고 있는 도하가 이상해진 윤오는 허리를 끌어안은 채 넌지시 서운함을 표출해요. 도하는 윤오가 혹시 무안가를 알아챘을까 봐 움찔거린 채로 “그냥…”이라며 얼버무립니다. 


어물쩍 넘어가려는 도하 때문에 오히려 의아함이 더 쌓인 윤오는 그때부터 도하 행동을 유심히 살펴요. 무언가를 감추는 기색도 보이고 자꾸만 혼자 있으려 하고 나중에는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몰래 찍어 보내며 웃기까지 해요. 외출도 잦아지고 점점 자신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까지 느낀 윤오는 설마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도하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충분히 어린 나이이기도 하고 카페를 하면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다 보니 혹시 자신이 싫어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아주 조금 들어요. 아직 순전히 자신의 상상일 뿐이기에 윤오는 조금 더 도하를 지켜보기로 합니다. 


그러던 어느 휴일 아침, 오랜만에 침대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던 윤오는 씻고 오겠다는 도하를 욕실로 보낸 뒤 침대 정리를 하려 몸을 일으켜요. 이불 끝을 쥐었을 때, 마침 그 위에 올려둔 도하의 휴대폰이 짧게 여러 번 울리는 게 보여요. 보려고 한 건 아니지만 우연히 윤오의 눈에 상대가 보낸 메시지 내용이 들어옵니다.


[오늘도 나오실 거예요? 오신다고 하면 먼저 가서 준비해 놓을게요]

[갈아입을 옷도 혹시 모르니까 가져오시고요. 더러워질 수도 있으니까]

(그림 그리다 물감 묻을까 봐)


오해를 살 법한 내용과 저장된 낯선 남자 이름에 윤오는 그대로 굳어져요. 이것만 보고 판단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도 도하의 지인 중에 자신이 모르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낯선 이에게서 온 메시지를 계속해서 읽고 또 읽습니다. 


그러다 욕실에서 들려오는 “형, 수건이 없는데 하나만 가져다주세요!”하는 도하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어요. 아무렇지 않게 제자리에 휴대폰을 놓아둔 윤오는 수건을 들고 도하에게 가요. 


“내가 닦아줄게요.”


도하의 팔을 끌어온 윤오는 직접 몸을 닦아주며 도하의 반응을 살핍니다. 아직 윤오가 제 몸을 보면서 닦아주는 게 부끄러운 도하는 귀와 뺨을 붉히기 바쁩니다. 이런 반응으로 봐서는 저를 두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 같지 않은데 메시지 내용이 자꾸만 거슬려요.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나쁜 생각을 떨쳐내지 못한 윤오는 수건으로 닦아주던 도하 어깨에 갑작스럽게 툭, 떨어지듯 이마를 기대요. 그리고 읊조리듯 속삭입니다.


“…도하 씨 이제 나 싫어요?”


뜬금없는 물음에 도하는 잘못 들었다는 듯 “네?”하고 되묻습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도하의 반응에 윤오는 주춤거리다 말을 이어요.


“의심하고 싶지도 않고 그런 가정을 한다는 자체가 싫은데…방금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도하 씨한테 메시지 보낸 걸 우연히 봤어요.”

“…”

“…갈아입을 옷까지 챙겨가며 나 모르게 만나는 사람 있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

“당장 오늘 나가야 하는 일인데 내가 모르는 걸 보니까 도하 씨가 나한테 숨긴다는 건 확실해서.”

“…”

“그냥… 그냥 묻고 싶었어요. 무슨 일인지.”


최대한 차분한 투로 속삭인 윤오는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도하의 얼굴을 보며 표정을 살펴요. 자신의 헛된 상상으로 그치길 바라지만 도하는 그걸 어떻게 알았냐는 듯, 혹은 숨기고 있던 것을 들킨 사람처럼 눈동자가 잘게 흔들립니다. 그걸 본 윤오는 자기도 모르게 탄식을 뱉어요. 


도하가 “형 그게…”라며 무언가를 털어놓으려 입을 열자마자 쓰러지듯 안기며 “…그런 거 아니잖아 자기야…”라며 저도 모르게 애원하는 투로 속삭입니다. 윤오의 반응에 오히려 놀란 도하는 아직 알아듣지 못했다는 투로 “무슨 말을…”라며 더듬거려요. 


차분히 감정을 억누르던 윤오는 고민 끝에 “혹시 나 말고 다른 사람 만나요?”라고 물어요. 예상치도 못한 물음에 도하는 절대 아니라며 손까지 내저어가며 해명해요. 윤오가 더 큰 오해를 하기 전에 생일 선물에 대해 빠짐없이 털어놓습니다. 


윤오는 도하의 해명을 듣고, 눈물까지 그렁그렁 고인 모습을 보고는 긴장이 누그러진 듯 힘 빠진 미소를 지으며 “다행이다.”라고 읊조려요. 그리고 자신의 오해로 더 놀랐을 도하를 끌어안고 “도하 씨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살면서 오늘이 제일 무서웠어요. 내 상상이 혹시라도 맞을까 봐 얼마나 마음 졸였는데.”라며 장난스럽게 속삭이며 남은 긴장을 남몰래 떨쳐냈답니다.☺️


(윤오는 도하를 백 퍼센트 믿기 때문에 따로 확인은 안 했어요! 나중에 그림을 가져온 도하가 머쓱하게 “몰래 주려고 했는데…”라고 하면 감동 받은 눈빛으로 “이런 거 내가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어요…”라며 최선을 다해 좋아했답니다☺️)



bl 작가입니다🌱 (후원 X 댓글과 하트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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