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대와 기사단은 바이허의 중심, 저택까지 길을 뚫었다.

다행히 여울과 해랑과 같은 실력자들이 다수 섞여있어, 한나절만에 바이허의 저택에 도착했다.


"시간이 너무 지체된 것 같은데..."


견고한 다중 마법진으로 간신히 대피소 역할을 하고 있는 저택을 보며 여울이 혀를 찼다.

최대한 빨리 뚫는다고 했지만, 이미 붉게 떠오르던 아침해가 기울어가고 있었다.


최소한의 인원으로 저택 안에 부상자를 옮기게 한 뒤,

다른 지역의 상황을 보기 위해 저택 안으로 들어선 여울이

바이허의 가주와 보좌관들을 만나 상황을 물었다.


"버펫, 쉬르테, 아들러에서 연락은?"


"버펫은 현재 핀스 기사단이 고전중입니다만, 다행히 저택은 무사해서 대피소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합니다.

새벽에 피난한 이들은 모두 안전하다고 합니다."


"아들러 또한 워낙 거주자보단 방문객이 더 많은 지역인지라, 전부 저택에 피신했다고 합니다.

아일 기사단과 연구차 와있던 마법사들이 함께 마물을 처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외곽이라 그 두 군데가 가장 피해가 많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다행이군.

쉬르테는 어떻게 되고 있지?"


잠깐의 침묵.




"대답해. 지금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 쉬르테는, 현재 통신이 끊긴 상태입니다. 마지막으로 연결이 됐을때는 둘러쌓인 산에서도 마물이 넘어오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쾅-.


여울이 거세게 집무실의 책상을 내리쳤다.

반파된 책상이 바스라지며 무너졌다.


"그걸 왜 지금 말해!!!"


신경질적으로 소리친 여울은 가주의 집무실을 나서고, 재빨리 계단 난간을 밟고 뛰어내려

홀에 대피해있는 사람들을 지나쳐 해랑에게 다가갔다.


"스승, 지금 쉬르테로 가야겠어."


"쉬르테?"


"어. 산에서 마물이 넘어오고 있다는 내용을 끝으로 통신이 끊겼대.

우리 단원들을 좀 더 보내놓을 걸... 일단 내가 거기로 가 있을테니까,

스승이 여길 좀 맡아줘. 그렇게 해줄 수 있을까?"


해랑에게 짐을 떠넘기는 것 같아, 마음이 쓰인 여울이 인상을 찌푸렸다.


"힘들 것 같으면 안 해도 돼. 스승도 다쳤으니까..."


해랑의 팔뚝에 난 자상을 보며 여울이 말끝을 흐리자,

해랑이 붕대를 들고 웃어보였다.


"이 정도는 붕대로 감아두면 되기도 하고, 치유물약 있으니까 괜찮아. 넉넉히 들고 왔거든. 걱정말고 가 봐.

연락이 안 된다는 건 위급한 상황이라는 거니까, 먼저 출발해! 곧 뒤따라갈게."


"스승..."




해랑이 등을 떠밀자, 여울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뒤돌아,

저택 밖에 있는 할트의 부단장에게 상황 전달을 위해 다가섰다.


"현재 아들러와 버펫은 저택에서 잘 버티고 있다 하니,

이대로 진행하다보면 괜찮을 것 같아. 부상자가 생기면 즉시 치료할 수 있도록 하고,

큰 부상일 경우 저택으로 옮겨서 쉴 수 있도록 해줘.

그리고 저택에도 어느정도 병력을 남겨서 저택을 보호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쉬르테가 지금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내가 단원 몇을 데리고 쉬르테로 가 볼테니, 스승과 함께 이대로 진행해서 버펫을 도와줘."


"... 명 받듭니다."


조금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한 할트의 부단장은 뒤로한 채,

여울은 바론의 단원들에게도 이야기를 전달한 뒤,

현재 가장 체력이 괜찮은 단원들 몇을 선발했다.


저택을 지키기 위해 상시 발동중이던 이동 마법진은 잠시 꺼두고,

전부 방어 마법진으로 마나를 돌린 상태라,

여울은 단원들을 데리고 저택내 마법사의 도움을 받아 쉬르테의 저택으로 이동했다.








취미로 끄적이거나 이용하는 것 (프로필사진 @ agls_b님 커미션)

하여금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