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퀘로 받은 에이리들 크리스마스 이야기입니다.

에이스 형에 대한 날조가 존재합니다.



에이스는 입술을 비죽 내민채 핸드폰을 쏘아봤다. 화면 속에는 이제 막 계정을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썰렁한 기본 프로필 사진이 띄워져 있었다. ‘리들 로즈하트’라는 이름만이 덜렁 적혀있는 계정 위에서 머뭇거리는 엄지는 몇 번이고 대화하기 버튼과 뒤로가기를 반복하는 중이었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 내린 아이스 커피는 벌써 세 잔이나 들이켰다. 네 번째로 믹스 커피 스틱을 꺼내들 때까지 에이스는 리들에게 아무 말도 써 보낼 수 없었다. 커피 향이 섞인 한숨을 내쉬고 나서야 그는 드디어 결심했는지 대화하기 버튼을 눌렀다. 화면 가득 열리는 대화창에는 바로 지난 밤까지 주고 받던 메시지들이 보였다.


일 끝나면 전화해요.

이제 끝났어. 벌써 자고 있겠네, 잘 자.

나 아직 안 자는데~

그래도 많이 늦었어. 얼른 자.


자신이 선물해준 이모티콘으로 끝나는 시덥잖은 대화를 다시 읽고 있자니 조금 긴장이 풀리는 것 같기도 했다. 솔직히 지금 자신이 왜 이렇게 머뭇거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에이스는 메시지 입력창을 터치했다. 크리스마스에 뭐해요? 오랜만에 데이트나 하죠. 그 두 문장을 타이핑하는 것까지는 제법 쉬웠다. 하지만 막상 써놓고 보니 전송 버튼으로 손이 가지 않았다. 옆에 있던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몇 번이고 썼다 지웠다 반복했던 문장은 끝내 “크리스마스에 뭐해요?” 라는 짧은 한 문장으로 결정되었다. 거기까지 해놓고도 메시지를 고친 시간 만큼이나 전송 버튼 위를 갈팡질팡하던 손가락은, 갑작스레 울린 게임 알림 소리에 허무하게도 전송을 꾹 누르고 말았다. 으아악 하는 비명을 내지르며 핸드폰을 베개 위로 던져버린 에이스에게 돌아온 건 형의 질타였다.


“바퀴벌레라도 봤냐? 비명 소리가 거의 공포 영화 수준이네.”

“그런 거 아니거든? 이쪽은 신경 끄고 하던 거나 해!”

“오랜만에 보는 건데 취급 한번 너무하네. 옛날에는 매일 같이 형아, 형아 하면서 졸졸 따라오는 게 귀여운 맛은 있었는데. 어쩌다 이런 반항아로 자랐는지……. 형은 참 섭섭해~”

“됐거든! 오글거리니까 저리 가. 나 지금 바빠.”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에이스는 다시 제 핸드폰을 찾아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리들은 메시지를 읽지 않은 상태였다. 하긴 이 사람 연말이라고 바쁘니까. 작게 안도하며 메시지 삭제 버튼을 누르려던 그는 다시 손가락을 멈췄다. 근데 이렇게 삭제하면 데이트 신청은 언제 제대로 하냐. 그렇게 떠올리니 애써 보낸 메시지를 홀랑 삭제하기에 조금 망설여지는 에이스였다.


“뭐야, 애인?”


문득 들려오는 목소리에 에이스는 저도 모르게 어깨를 흠칫 떨었다.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저 형이라는 작자는 분명 장난기 백 퍼센트의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마치 재미있는 소식이라도 들은 것처럼 한껏 밝아진 목소리가 그 증거였다. 불길한 기운에 에이스는 겨우 침착한 표정을 덧그리며 대답했다.


“미리 말해두는데 형이 재밌을 이야기 하나도 없으니까 물어보지마.”

“왜~ 그렇게 말하니까 더 궁금하네. 뭐야, 어떤 사람인데? 만난지 얼마나 됐어?”


역시나. 자신의 예상과 한 치도 다름 없는 그의 반응에 에이스는 숨길 생각도 없이 다시 얼굴을 찌푸렸다. 이 인간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본인과는 상관 하나 없는 쓸데없는 정보를 캐묻곤 한다. 확실히 미들 스쿨 시절 처음으로 여자친구가 생겼을 때도 본인이 더 유난을 떨었다. 데이트를 나갈 때마다 일일이 옷에 지적을 하던지, 데이트 플랜을 물어보고 아무 계획 없다는 대답에 질색하며 플랜을 짜주기도 했다. 누가 보면 매니저인줄 알 정도로 형이라는 사람은 제 연애사에 관심이 많았다. 첫 연애를 흐지부지 끝내고 이후 일절 연애를 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도 그 때문이었다. 원하지 않는데도 날아오는 어드바이스는 솔직히 귀찮았다. 그렇기에 리들과 사귀게 된 이후에도 제 형에게 자신의 연애 사실을 철저히 숨긴 에이스였지만, 드디어 몇 년만에 들키고 만 것이다. 그것도 꼴사납게 데이트 신청도 못 하고 있을 때.


“……나보다 한 살 연상이고 사귄지는 몇 년 됐어. 현재 뜨거운 사이니까 형한테 상담할거 없음. 자, 이제 이 이야기는 끝.”

“흐응, 그런 것치고는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데.”


하여간 눈치는 빠르다니까. 들키고 싶지 않은 치부를 들킨 것 같아 에이스는 괜히 고개를 돌렸다.


“아니거든.”

“뭐, 연애 상담이라면 언제든지 불러줘~ 재밌을 것 같으니까.”

“남의 연애사를 여흥거리로 취급하지말라고…….”


잠시동안 그와 말씨름을 하던 에이스는 작게 들려오는 알림 소리에 잽싸게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망설이고 있는 사이에 메시지를 읽었는지 리들에게서 벌써 답장이 와 있었다. 긴장한 마음으로 메시지를 확인하려던 에이스는 금세 하아, 하고 작은 한숨을 흘렸다.


“……그 날도 일이 늦게 끝날 것 같아.”


화면에 뜬 글자가 소리가 되어 들려왔다. 질린다는 얼굴로 뒤를 돌아보자 그의 형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뜨거운 사이라기보다는 완전 싸늘한데?”

“아냐, 이 사람은 원래 말투가 이런 거니까…….”


에이스는 저도 모르게 말 끝을 흐렸다. 그래, 생각해보면 리들은 원래 이런 사람이었다. 홀리데이라고 해서 들뜨는 사람도 아니고 남들이 놀 때도 본인의 일에 매진하며 쉬는 법을 몰랐다. 그건 학생 때부터 쭉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더욱이 졸업 이후의 리들은 병원 쪽에서 실습을 시작하며 전보다 얼굴 보기가 힘들어졌다. 에이스가 3학년 때까지만 해도 그나마 종종 만나기는 했지만, 4학년이 된 지금은 에이스 역시 바빴다. 그동안 서로 얼굴 볼 새도 없이 전화나 메시지만 주고 받으며 이어진 게 지금의 상황이었다. 그래도 이번 홀리데이 시즌에는 혹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리들은 졸업 후 본가로 들어와 줄곧 장미 왕국에 있었고 에이스 역시 이번 휴가 시즌을 맞이하여 엊그제 집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는 다르게 리들은 크리스마스 당일까지도 바쁜 사람이었다. 누가 보면 모든 업무를 혼자 떠맡은 줄 알 정도로 리들은 바빴다. 뭐, 워낙에 학구열도 높고 욕심 많은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너무 바쁜 거 아닌가? 에이스는 리들과 함께 했던 지난 크리스마스를 떠올려 보았다. 처음 리들을 만나게 된 1학년 때는 아직 서로에 대한 마음을 깨닫기 전이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2학년 때의 크리스마스에는 가족과 함께 보낸다는 약속이 먼저라며 거절당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리들이 실습에 들어간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라서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렇다. 벌써 사귄지 3년이 넘어갔지만 그 중 리들과 함께한 크리스마스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솔직히 에이스는 딱히 기념일 같은 걸 챙기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에 떠올릴 추억 하나 없다니 조금 허무하긴 했다.


“……형.”

“역시 연애 상담?”


어쩐지 즐거워 보이는 저 얼굴을 마주하고 있자니 괜히 말을 꺼내기 싫어진다. 그렇지만 달리 털어놓을 곳도 없었다. 뚜렷한 해결책을 원하는 건 아니었다. 그저 이 유치한 감정을 어딘가에 털어놓지 않으면 계속해서 가슴이 답답할 것만 같았다.


“……만약 보고 싶은데 볼 수 없으면 어떡해?”

“우와, 생각보다 단내나는 질문이네. 혹시 상사병 같은 거?”

“아~ 됐다, 됐어! 필요 없어! 역시 괜히 말했어!”


확실히 입으로 뱉고 나니 그의 말대로 낯 부끄러운 질문이었다. 스스로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자기 자신이, 평소와 다르게 뻑뻑하게 돌아가는 사고 회로가 꼴사나웠다. 에이스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그대로 소파 위로 몸을 던졌다. 뒤늦게 올라오는 쪽팔림에 발을 붕붕 굴렀지만 이미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었다. 나이가 몇 살인데 리들에 대한 일이면 제 행동은 여전히 초등학생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보고 싶지만 볼 수 없었다. 무턱대고 찾아간다고 해도 상대는 피곤할 게 분명한데, 그렇다고 이번에도 놓치면 내년 역시 없을 것 같았다.


“내 생각에 에이스 넌 연애에 재능이 없는 것 같다.”

“뭐?”

“너 원래 그렇게 복잡한 생각 안 하잖아. 답지 않게 꾸물거리지 말고 그냥 마음 가는대로 살아~”

“……그렇지만.”


사람은 변한다. 자유로운 행동에는 언제나 그에 따른 마땅한 책임이 따른다는 걸 에이스는 이제 알고 있다. 예전에는 멋 모르고 마음 가는대로 행동했지만 조금 머리가 커졌더니 별게 다 망설여진다. 자신의 충동적인 행동으로 리들에게 폐를 끼치는 게 싫었다. 고작 데이트하자고 떼 쓰는 게 민폐까지는 아니지 않나 싶으면서도, 그런 사소한 언행이 쌓이고 쌓여 리들이 자신을 싫어하게 될까 두려웠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가뜩이나 얼굴도 못 보는데 미움까지 받는다면 분명 머지 않아 이별이 다가올 것이다. 단호한 그의 성격이니 백 퍼센트 차일 게 분명했다. 거기까지 생각하니 입에서 나오는 건 한숨 뿐이었다. 이런 우유부단한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사람이 변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멍하니 소파 위에 누워있으니 툭툭 자신을 건드리는 발길에 에이스는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왜, 또 뭐?”

“그렇게 보고 싶으면 말하면 되잖아.”


어느새 챙겼는지 제 핸드폰을 들고 있는 형의 얼굴이 제법 사악한 웃음을 그리고 있었다.

아, 제발 좀.




병원 건물을 나서는 리들의 발걸음은 평소보다 가벼운 편이었다. 곧바로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 그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귓가를 파고 들어오는 최신 유행가는 채 한 소절이 흐르지 못하고 일찍이 끊겼다.


“여보세요, 에이스?”

- 응, 지금 끝났어요? 

“이제 막 병원 나오는 길이야.”

- 생각보다 일찍 끝났네? 아, 저기 보인다. 


그 대답을 마지막으로 짧은 통화가 끝났다. 이윽고 방금 전까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리들 사감!”


반갑게 손을 붕붕 흔드는 에이스의 모습이 흡사 주인을 반기는 반려견과 겹쳐보여-물론 개를 키워본 적은 없지만-리들 역시 가볍게 손을 흔들어보였다. 에이스가 가까이 다가오자 산뜻한 향기가 물씬 풍겨왔다. 동시에 평소의 캐주얼한 복장과는 달리 신경써서 차려입은 그의 모습에 리들은 쿡쿡 웃음을 흘렸다.


“제법 긴장했나봐?”

“……형이 쓸데없이 참견한 것 뿐이야.”

“그저께 걸었던 전화처럼 말이지. 언제 한 번 인사 드려야겠네, 감사하다고.”


적지 않게 장난기 섞인 리들의 목소리에 에이스는 괜히 제 뒷 목을 긁적였다. 


“그치만 놀랐어.”

“응?”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을 줄이야.”


아아, 역시 사람은 변한다. 옛날 같았으면 이렇게 자주 웃어주지 않았을 텐데. 보고 싶다는 말이 그렇게 기뻤던 걸까, 예정 시간보다 일찍 나온 리들은 유독 기분이 좋아보였다. 이럴줄 알았으면 기왕 고집 좀 부릴걸. 에이스는 작게 숨을 들이마시곤 조심스럽게 리들의 손을 잡았다.


“……갈까요.”


화끈거리는 귓바퀴를 당장이라도 숨기고 싶었지만, 맞잡은 손을 놓아주기가 싫어서. 에이스는 모른 척 고개를 돌렸다.


걸음을 나아갈수록 거리엔 형형색색의 조명이 반짝였다. 그러고 보니 최근 바빠서 이렇게 시내에 나오는 건 오랜만인 것 같았다. 리들 역시 마찬가지인지 눈을 반짝이며 가로수 장식을 구경하기에 한창이었다. 조금 아쉬운 건 상가들이었다. 크리스마스 당일이라고는 하지만 10시가 훌쩍 지나간 시간, 술집 거리가 아닌 이상 많은 가게들의 문이 닫혀 있었다.


“역시 이 시간까지 문 연 곳은 없네. 늦게까지 기다려줬는데 미안.”

“그래도 거리는 제법 봐줄만하지 않아요? 이 조명들 24시간 내내 반짝거린데요.”


에이스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씨익 웃자 리들도 조금 미안함이 가셨는지 옅게 웃음지었다. 느긋하게 거리를 걸어나가자 광장 한 가운데에는 커다란 트리가 세워져 있었다. 마침 그 밑에 비어있는 벤치가 있어 두 사람은 그곳에 자리 잡고 앉았다. 


“있지, 리들 사감. 손 내밀어 봐요.”


에이스의 말에 리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한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리들의 손바닥 위에 올려진 건 막대 사탕 하나였다. 에이스는 싱긋 웃으면서 익숙한 멘트를 날렸다.


“자! 지금부터 선보일 건 언뜻 보기엔 신비한 마법 같지만 어떤 비밀 장치도 속임수도 없는 마술입니다~”

“그 말도 오랜만에 듣네.”


마주웃으면서도 리들은 옛날처럼 속임수를 간파해내겠다는 속셈으로-지금껏 한 번도 간파해낸 적은 없지만-에이스와 자신의 손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런 열렬한 시선에도 상관 없이 에이스는 여유로운 손짓으로 리들의 주먹을 접었다. 손바닥 안에는 아까 전 건네받은 막대 사탕의 존재가 느껴졌다. 도대체 무슨 마술을 보여주려는 걸까. 간만에 보는 에이스의 마술에 리들은 그에게 집중했다.


“어디보자, 사탕이 잘 있나 노크 한 번 해볼까요. 하나, 둘, 셋, 하고. 어라, 대답이 없네요?”

“그야 사탕은 말을 못 하니까.”

“와, 여기에 진지한 코멘트라니. 뭐, 어쨌거나 주먹 한 번 펼쳐볼까요.”


그대로 리들의 주먹을 펼치자 그의 손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분명 방금 전까지 주먹 안에서 감촉이 느껴졌었는데, 리들은 이상하다는듯이 제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어딨어?”

“거참 성격 급하네. 혹시 사감 주머니에 있는 거 아니에요?”

“그게 왜 내 주머니에 있지?”

“이럴 땐 그냥 주머니를 뒤져보는 게 올바른 관객의 리액션이랍니다.”


에이스의 마술을 구경할 때마다 리들은 할 말이 많았고, 그걸 곧이곧대로 입 밖으로 내뱉었다. 호기심 왕성한데다 성격까지 급한 리들은 마지못해 제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응?”

“어라라, 뭐 이상한 거라도 있어요?”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표정으로 에이스는 딴청을 피웠다. 리들은 주머니 속의 이물을 그대로 밖으로 꺼냈다. 장미 꽃 한 송이로 이뤄진 부피가 작은 꽃다발은 리들의 머리 색과 닮은 붉은 색이었다. 멍한 얼굴로 장미 꽃과 에이스의 얼굴을 번갈아 보던 리들은 이윽고 살풋 웃음을 터뜨렸다.


“너답지 않게 로맨틱한 마술이군. 이것도 형의 쓸데없는 참견이야?”

“……유감이지만 순전히 제 생각이거든요.”

“그건 더 기쁘네.”


그렇게 말하며 리들은 에이스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표정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붉은 빛을 띄우는 에이스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어쩐지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리들은 한 손으로 에이스의 목을 잡아 끌었다. 쪽, 하고 차가운 볼 위에 닿았던 리들의 입술은 금세 떨어져나갔다. 맞닿은 뺨에서 옮았는지 리들의 얼굴도 점차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에이스.”

“메리 크리스마스. ……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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