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에 관심 갖는 사람이 늘었다. 얼마 전 우연히 교보문고에서 마주친 대학원 동기는 쭉쭉 올라가는 주식 그래프를 보여주더라. “아직도 안 해요?” 눈을 크게 뜨는 그의 표정을 아무 말 없이 웃어넘겼다.

   ‘요즘 다 주식하더라.’

   오랜만에 대학을 함께 다녔던 친구와 카톡을 했다. 요즘  ‘요즘 삼성이랑 테슬라 ㅋㅋㅋ’하고 답장을 보냈다. ‘오 너도 하니? 또 나만 안 해’ 라기에 ‘나도 안 한다’고 말했다.

   돈에 관심이 없냐고? 그럴 리가 있나. 주식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비결을 듣고 따라 한다 한들 똑같이 이득을 볼 수 있을 거란 보장이 있나?’ 생각할 뿐이다.

   지인 중 같은 사람에게 투자에 대한 방법을 배운 A와 B가 있다. 한 사람은 주식으로 재미를 봤고, 다른 사람은 ‘비법은 무슨 비법이냐’며 투자를 알려준 그를 뒤에서 험담했다고 한다.

   누군가의 성공 비결이 어떤 사람에게 성공을 가져다주는 반면, 또 다른 사람에게는 실패를 안기는 이유는 뭘까? 당나귀와 강아지가 나오는 우화를 통해 생각해보자.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주인을 맞이한다. "어이구, 그래쪄요?"하며 주인도 귀를 뒤로 눕힌 머리를 연신 쓰다듬는다. 그 모습을 보던 당나귀가 얼굴을 잔뜩 구긴다. 

    "아니, 도대체 이게 뭐야? 장작도 나르고, 짐차도 끌고, 심지어 사람도 태우는데! 개고생은 내가 다 하고 귀여움은 강아지 녀석이 다 받는다니,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닌가?"

   아무리 봐도 자기와는 다른 강아지의 행동을 보고 ‘똑같이 해봐야지’ 마음먹었다. 주인이 가까이 오자 당나귀는 기다렸다는 듯 "히힝!" 울며 반갑게 뛰어갔다.

   주인은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얼굴을 핥기라도 할 것처럼 얼굴을 바짝 들이미는 당나귀를 양 손으로 힘껏 밀어냈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뭘 한 거야? 당나귀가 완전히 맛이 갔잖아! 똑바로 관리 안 해?" 소리 지르고 자리를 떠났다.

   그래서 당나귀는 어떻게 되었냐고? 예쁨 받기는커녕 “너 때문에 주인님께 야단만 맞았잖아!” 성내는 하인에게 잔뜩 매만 맞았다고 한다. 

- 라퐁텐 우화 중 ‘당나귀와 강아지’ -


   모든 사람의 조건이 전부 같을 순 없다. 이걸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따라 하기만 하니 당나귀처럼 낭패를 볼 수밖에 없는 거다.

   저 사람과 내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차라리 빨리 인정하자.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눅 들 필요도 없다.

   강아지는 강아지대로, 당나귀는 당나귀의 사랑받을 수 있는 길이 따로 있듯 각자 잘할 수 있는 것은 따로 있다. 그걸 하면 된다. 

   그러니 오늘만큼은 요란하게 울리는 어떤 이의 성공 소식에 귀 기울이는 대신 조용히 나를 요목조목 살펴보는 건 어떨까? 프랑스의 소설가 André Gide의 말로 글을 마무리한다.

모든 사람은 경탄할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힘과 젊음을 믿어라. ‘모든 것이 내가 하기 나름이다’라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말하는 법을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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