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같이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해주셔서. 글 쓸 때 참고가 될 것 같아요.
-아, 네.
-선생님께선 평소에 뭐하고 지내세요?
-오전엔 식당에서 서빙하고 오후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저녁엔 학습지 채점해요. 주말엔 한 달에 한 번씩 고아원에서 봉사하고.
-정말 바쁘시네요, 그럼 쉬는 시간엔 뭐하세요?
-자요, 되게 오래.
-아... 혹시 책은...
-못 읽죠. 읽어도 눈에 안 들어오고.
-그렇구나...
-이제 일어날래요? 쉬는 날이라... 피곤해서...
-아, 네. 제가 계산할게요.
-벌써 계산했어요.
-아... 그럼... 이거 받으세요.
-뭐에요?
-인터뷰 비 겸 식비요.
-......
-선생님...?
-그 놈의 선생님 소리 치워.
-...네?
-당신, 재수없어.
-저기...
-얼마 나왔는지 알기나 해?
-......
-만 원이야. 만 원.
-갑자기 왜 화를...
-난 당신이 마음에 들었어, 친절하고 솔직하고 나랑은 다르게 아는게 많아보였거든. 그런데 이젠 아니야, 당신은 무례한 사람이야.
-왜? 제가 왜 무례해요?
-난 돈을 바란 적이 없어. 그런데 당신은 내 집이나 일을 보고 단순하게 생각했어. 맞지 않아?
-그... 네, 맞네요.
-그래서, 그래서 당신은 무례한 사람이야.
-전... 당신이랑 친해지고 싶었을 뿐이에요...
-잘 가, 아니다. 안녕히 가세요, 작가님. 다시는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작가님은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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