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일기를 너무 많이 안 썼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오랜만에 일기를 쓰러 왔다. 뭐 여전히 돈이 없다. 지난달을 꾸역꾸역 버텨내고 나니 벌써 5월이다. 일은 열심히 한 것 같은데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고정지출비용을 생각하면 내가 당장 쓸 수 있는 돈은 0원에 가깝다. 배우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사소하게는 머리 손질도 하고 싶지만 나에게는 시간적 여유도, 경제적인 여유도 없다. 수많은 욕구와 욕심들을 누르며 사는데 너무 어렵다. 처음 살고 한번 사는 인생이라지만 이렇게 꾸역꾸역 살아야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사람들은 한 직장에서 은퇴까지 하고 평생 일을 하면서 사는지 정말 궁금하다. 잠자는 사이에 어딘가에서 나도 모르게 세뇌 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ㅎ

이렇게 꾸역꾸역 사는데도 살아지긴 하는거 보면 참 신기하고 대단하고 대견스럽다. 보통의 사람들이 가지 않으려는 길이고, 노동강도나 노동시간에 비해 보상이 적은 일이지만 그래도 그걸 이기고 하고 있다는게 대단하다. 한편으로는 나조차도 어떻게든 살아내는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가도 그 쉬운 물류센터나 건설현장직 등의 일용직은 힘들다고 생각도 안하는게 기가 차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거나 생명의 위협을 받는 일은 생각보다 적어서 살기 편한 삶을 사는구나 싶기도 하다. (의식주가 해결되는 상황이 아니어서 불편하고 안정적이지 않은 삶이겠지만 적어도 밤길에서 이유도 모르고 칼빵 맞아 죽을 걱정이나 성범죄의 피해자가 될 걱정은 나보다는 덜하지 않겠는가.)


무튼 지겹다. 똑같은 삶. 그렇다고 우울이 심해지거나 그런건 아니다. 그냥 조금 쉬고 싶을 뿐. 마르지 않는 샘물을 찾아내서, 하고 싶은거, 먹고 싶은거, 통장 눈치 보지 않고 탱자탱자 돈 쓰고 싶다. 뜨끈한 전기 장판 위에서 누워 있고 싶다. 개피곤해.. 시간 아까워.. 남들과 다른 밤낮을 산다는 것이 참... 힘들다. 대학을 나왔음에도 어찌하여 양육자와 같은 밤낮없는 일을 하게 되었는가. 물론 내 선택이었고, 생계를 위해서 이 시국에 당장, 쉽게 할 수 있었던 일은 이거뿐이였지만..ㅎ 남들은 이해 못할지라도 내가 나를 이해하고 아껴주면 되지 않을까. 손가락질 받기 싫고 평가 받기 싫다. 대기업 다니면 좋겠지만 ㅜ 연봉 많이 받으면 좋겠지만 그게 쉽게 되는 일이 아닌 걸.. 올해는 그냥 돈 그냥저냥 벌고 모으면서 지내야겠다. 힘들다.. 역시 야간에는 사람이 깨어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야. 쉬 바. 집에 가고 싶다.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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