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잠깐이었지만 마토바가 나토리의 집에서 머물다 간적이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잠깐만 지내다 가겠다는 말만 하고선 제멋대로 온것이었다. 평소와 다를 것 없이 눈웃음 지으며 자기 멋대로인 마토바가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나토리는 내쫒지 않았다. 특별히 내쫒을 이유도 없었고 무슨 일인지 궁금하긴 했지만 그것도 굳이 캐물을 필요는 없다 생각했다.

마토바가 머무른다해서 특별히 달라진 건 없었다. 하지만 잠들때만큼은 평소랑 달랐다. 여분 이불이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마토바는 나토리와 같은 이불에서 자게 되었다. 늘 혼자 있던 공간에 누군가 비집고 들어왔다는 것도 낯선 일이었지만 자다가 중간중간 이불을 가져가거나 자신 쪽에 붙는 마토바때문에 나토리는 곤란해졌다. 

"이불갖고 장난치면 진짜 내쫒아버린다."

나토리는 투덜되며 몇 번이고 말했지만 마토바는 그 반응이 재밌는지 웃으며 장난을 멈추지 않았다. 이불을 가져가는 장난은 나토리도 조금씩 익숙해졌지만 이불 속을 비집고 들어ㅓ와 괜히 붙어 자거나 장난치듯 껴안을 때면 잠이 그대로 날아가버리곤 했다. 그렇게 잠을 설치고 신경쓰면서도 왜 마토바에게 진심으로 화내지 않는지는, 나토리 본인도 알 수 없었다.

장난치다가도 마토바는 잠들면 절대 움직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며 왜 굳이 그런 장난을 치는지 나토리는 궁금해졌다. 장난을 갚아주듯 마토바쪽으로 붙어 그를 쿡쿡 찔러 깨웠다. 잠버릇도 없으면서 왜 자꾸 장난치냐는 말에 그는 비몽사몽한 상태로 웃었다.

"뭐 어때요. 이럴때 아니면 누군가랑 같이 자며 장난칠 일도 없잖아요. 슈이치씨도 이런 특별한 날 아니면 장난쳐주는 사람도 없잖아요?"

그 말이 어딘가 얄미워 웃기지말라고 외치며 나토리는 다시 잠을. 청했다. 잠에서 깬 마토바는 평소대로 나토리 쪽에 붙었다. 웃으면서 허리를 끌어안았지만 나토리는 자기가 배게냐고 몇 번 투덜거릴 뿐, 그대로 잠을 청했다.


제멋대로 찾아왔던 마토바는 제멋대로 사라졌다. 그의 말대로 정말 잠깐만 머물다 떠났다. 그가 떠나고 이젠 아무도 없는 이불 속에서 나토리는 평소로 돌아왔다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하지만 손을 뻗어도 아무도 없다는 것과 자신이 누워있는 공간 속에 자기 숨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게 오히려 낯설었다. 이런 특별한 날 아니면 장난쳐주는 사람도 없지 않냐는 마토바의 말만 어렴풋이 떠올랐다. 

이제는 쭈욱 혼자 잔다는 사실이 외로움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한 직후 나토리는 스스로 바보같다고 이불을 싸매고 억지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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