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부스러기
쉽게 내다 버릴 건 애초부터 거두질 말았어야지
너에겐 가벼웠던 선행이 내겐 묵직한 짐이 돼버렸잖아
오늘 아침에도 난 그 짐을 쓰레기장에 던져버리곤 돌아오는 저녁에 주워왔어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멍청한 뫼비우스를 그리겠지.
네 쓸데없는 배려가 가방을 들고 있는 내 손만 봐도 하릴없이 떠올라
대신 들어주지 않아도, 충분히 내가 들어도 될 짐이었는데
내 버릇은 너에 맞춰져 다짐이 물러져
이 비효율적인 시간의 촛점이 다시 후회로 돌아간단 말야.
발만 동동 구르다 떠나 버린 걸 다시 주워오는 그림잔 떨린다는 걸,
옛것만 가득 쌓여버린 짐짝을 만지는 손끝은 마른 수포로 가득하단 걸,
이제 기억나는 건 날카롭게 깨져버린 뒷모습 밖에 없는
널 홀로 끼워 맞추는 동안 알아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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