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 오늘따라 왠지 작업에 집중도 잘 안 되는 것 같고, 조각글을 써 보려고 해도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그냥 쉴까, 하다가... 갑자기 작년의 날카로운 추억(ㅋㅋㅋ)이 떠올라서, 또 포타에 오랫동안 업뎃이 없었던 게 맘에 걸리기도 해서 써보는 글이에요.

이렇게 말하니 뭔가 되게 심각한 일이었던 것 같고, 안 좋은 일이었던 것 같고 그렇죠? 아니에요. 별로 심각하지 않았고, 안 좋은 일이기는 했지만ㅋㅋㅋ 이제는 괜찮아요! 그러니 가벼운 마음으로~ 맞이해주세요!


작년 여름이었어요.

아마 그때가... [에이지 오브 빌런] 한창 쓰면서 [주인님X대표님] 시리즈랑 병행하느라 미친 듯이 작업했던 그때거나, 아니면 그 직후였던 것 같은데... 여름이었던 것만 확실하게 기억이 나네여.

사실 그 전부터 하루종일 작업 엄청 열심히 하고 나면 손목이랑 손가락이 막 아프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게 좋았어요ㅋㅋㅋ 유현이처럼 아픈걸 즐겨서 그런 게 아니랔ㅋㅋ 아, 오늘도 열심히 썼구나. 오늘도 열일했구나! 라는 뿌듯함 때문이었는데요..

어느날부터는 약지랑 새끼 손가락이 정말 심하게 아팠어요. 작업 다 마치고 자려고 누우면 거슬릴 정도로 욱씬거리는데, 조금만 더 심각해지면 잠까지 설치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더는 손목 보호대 같은 걸로 버틸 게 아니라, 병원을 한번 다녀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병원가기 전에 유투브로 살짝 찾아봤는데, 약지랑 새끼손가락은 팔꿈치 신경이랑 연결이 되어 있대요. 그래서 그 손가락이 아픈건 팔꿈치 문제일 가능성이 높대서... 음? 작업을 열심히 해서가 아니었단 말이야?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당시 쓰던 책상이 제가 고등학교때부터 썼던 책상인데, 그... 컴퓨터 놓는 자리까지 마련된 기다란 책상 아시나요? 한쪽에 키보드 넣으라고 서랍도 있고, 본체 들어가는 칸도 있고.. 반대쪽에는 책장이랑 연결된.. 옛날 책상이요ㅋㅋㅋ

ㅋㅋㅋㅋㅋ놀랍게도 발이 아닌 손으로 그린 겁니다...ㅎ...

대충 요렇게 생긴 구조였는데ㅋㅋㅋㅋ

키보드로 작업을 하다보면 꼭 저 문제의 부분에 왼쪽 팔꿈치를 올리게 됐었어요. 양쪽 팔꿈치를 다 올리고 오래 앉아있으면 모르겠는데, 한쪽 팔만 올리고서 장시간 작업을 하다보니 결국.. 탈이 난 것 같았습니당.

그래도 별거 아닐 줄 알았어요.. 그냥 가서 물리치료 받고, 약만 받아오면 되겠징,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에 갔는데...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역시나 팔꿈치 문제가 맞았고, 어깨까지도 다 틀어져있다고 하더라구요ㅠㅜ 심지어 왼쪽 날개뼈가 좀 더 튀어나와 있다고도 했는데 전 전혀 모르고 있었고요..ㅎㅎㅎ

책상이 저랬어도 작업 끝나고 스트레칭을 잘 해준다거나 운동을 해줬다거나, 작업 내내 바른자세였다면 괜찮았을 텐데.. 그동안 막살았던 것이 몸으로 적나라하게 탄로난 순간이었습니당ㅎㅅㅎ

어쩄든, 의사선생님이 오늘 신경치료랑 초음파 주사, 물리치료까지 다 받고 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뭐, 의사쌤이 하라니까 하겠다고는 했지만, 저는 그 순간부터 눈이 막 흔들렸습니다. 잠깐만.. 신경치료 그거 겁나 아픈 거 아닌가? 초음파 '주사'는 또 뭐야ㅠㅜ 게다가 저거 다 받으면 돈이 얼마지 20만원 나오는거 아니야?!

심지어 옷을 갈아입고 오래요... 병원에서 입는 가운 같은 걸로요...ㅠㅜ 뭔가 생각보다 너무 엄청난 것 같아서 겁을 한껏 집어먹고 옷 갈아입고.. 그 신경치료인지 뭐시긴지를 받으러 갔는데, 옆으로 누우라고 하더라고여. 왼쪽 어깨가 위로 올라오게... 그래서 주섬주섬 누우면서 물어봤습니다. "이거 아파요..?" 하니까 좀 불편하실 수는 있다고 하는데, 아.. 보통 병원에서 좀 불편할 수도 있다고 하면 걍 아프다는 얘기잖아요ㅠ 젠장 큰일났다 했습니다ㅠㅜ

치료해주시는 분이 제 등뒤에서 해줬던 바람에 뭘 어떻게 하셨는지는 모르겠는데, 체감상 주사였어요... 뭔가 주사를 놓는 것 같았어요. 어깨랑 목쪽..? 여러 군데를 주사로 어떻게 해주시는 것 같았는데, 안 아프지는 않았지만 적당히 뻐근하고, 견딜 만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죠...


초음파 주사라는 걸 저는 그때 생전 처음 들어봐서 뭔지도 잘 몰랐어요. 근데 일단 주사라니까...ㅠ 예방주사 맞는것도 무서운데 방금처럼 여러군데에 막 맞는 것 같아서 더 무서웠어요. 그래서 거기 가서도 아프냐고 또 물어봤는뎈ㅋㅋㅋ 이번에는...

"아.. 이거 한번도 안해보셨어요? 네.. 이건 좀 아파요..."

라는 거예요... 불편하다고만 해도 무서운데 심지어 대놓고 아프대요.....ㅠ

치료가 시작되고... 신경치료 할 때처럼 옆으로 누운 채로 어깨쪽을 진짜 주사 같은 걸로 찌르는데, 찌르고서 한참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무서워서 눈감고 있느라 몰랐는데, 좀 견딜만 하다고 느꼈을 때 눈을 떠 보니까, 의사쌤이 무슨 화면을 보고 있는거예요. '초음파 주사'라고 했으니까 초음파로 그 부위를 보면서 주사를 놓는 것 같았는데, 화면으로 주사바늘이 어디까지 들어가는지 다 보이고 있었어요... 물론 초음파라서 저게 대체 어디인지 저는 알아볼 수 없었지만, 주사바늘이 제 어깨 안으로 들어왔다는 건 알 수 있었어요ㅠㅜ

아까보다 더 아프기는 했는데, 그래도 견딜 만은 하더라고요. 어깨까지는 그랬어요.

어깨쪽 끝내고는 정면으로 누우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팔꿈치에 주사를 놓는데 앆! 진짜 살면서 받아본 치료 중에 그게 제일 아팠던 것 같아욬ㅋㅋㅋㅋㅋ 와... 팔꿈치를 그냥 편 채도 아니고, 접은 채로 주사를 놓으니까... 제가 그때 이미 팔꿈치 신경이 안좋은 상태여서 그랬던 건지는 몰라도, 진짜 너무 아팠어요ㅠㅠㅠㅠㅠ 젠장 이럴거면 그냥 병원 오지 말고 집에 있을걸ㅠㅠ 그때보다 더 아프잔아ㅠㅠ 하면서 후회까지 들 정도였어욬ㅋㅋㅋ

게다가 화면에는... 긴 주사바늘이 내 팔꿈치를 관통해서 들어온 것도 막 보이고... 주사바늘이 팔꿈치 안에 들어온 채 그대로 한참 있고...ㅠ

다 맞고 나서도 충격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의사쌤은 평온하게, 제가 손목 아팠다고 했던 것도 기억하구서 손목도 초음파로 한번 봐주시더라고여.. 손목은 보아하니 건초염이 살짝 있는데 심한 정도는 아니라고 했어요.

그리고 주사 맞고 나면 한 2,3일 내로 바로 괜찮아질 거라고, 일주일 뒤에 다시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의사쌤 말과는 달리 손가락 통증은 2,3일이 가기도 전에 거의 바로 사라졌어요. 다만 팔꿈치가 너무 아팠어욬ㅋㅋㅋㅋ 팔꿈치가 너무 아파서 손가락의 통증은 느껴지지도 않는 건가, 싶을 정도로...ㅠㅜㅋㅋㅋ


그 뒤 마지막 단계인 물리치료는 그냥 침대에 누운 채로 뭔가를 쬐면 되는거더라고요..? 그것도 처음 받아봤어요.. 그래서 누운 채로.. 초음파 주사의 충격 때문에 벌렁거리던 마음을 좀 가라앉히고.... 다행히 10만원도 안 나온 병원비 결제하고 나오면서 생각했어요.

아.. 절대 아프면 안 되겠다... 어딘가가 아프면, 치료하는 과정이 더 아프고 고통스럽구나.... 절대 아프지 말아야지......


그 뒤로 문제의 약지와 새끼가 간혹 아프기는 했는데,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고 하더니 이제는 안 아픈지 꽤 되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관리를 나름대로 열심히 했어요ㅋㅋㅋ 에오빌 완결내고 나서 번아웃이 살짝 온 바람에 그때보다 작업량이 좀 줄기도 했고요...;; (이것도 지금은 괜찮습니다!)

아, 책상도 바꿨어요! 치료받고서 바로 바꾸지는 못하고 두세달 있다가 바꿨는데, 지금은 저렇게 한쪽이 튀어나와 있지 않고 딱 일자로 쭉 뻗어있는 책상이랍니당. 진작 바꿨어야 했는데...ㅠ


그래서 이 글을 쓰는 이유는요.. 여러분들 아프시면 안된다고 말씀드리려고요..ㅋㅋㅋ 아프면... 그거보다 더 아픈 치료를 하게 됩니다ㅠ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우리, 아프지 말고 관리 잘 하면서 건강하게 지내요...

그럼 저는.. 딴짓을 잠시 했으니 다시 작업을 시도하러 가야겠어요. 여기다 슬쩍 말씀드려보자면 5월에도 주인님 시리즈는 문제없이 나오고요..! 항상 그러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열심히, 빡세게 작업했습니다..ㅎㅎㅎ 어서 캘린더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헤헿

진짜 작업하러 갑니다. 잡담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꼭 건강하세요~!!!!! 꼭!!!!!!


BL작가 이하진입니다~ 달콤하고 행복한 글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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