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무용전공자도 음악 전공자도 아닌 오타쿠에 의해서 집필되었습니다. 지적과 비판은 둥글게 부탁드립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야매입니다.

*문장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나 맞춤법이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0. 소개.


얘네가 세븐틴이라고? 사람 왤케 적어 세븐틴 13명아님? 나뉘었다고? 왜? 아 얘네는 춤만춰? 아 노래도 해? 근데 춤을 메인으로 하는거지? 아 나 쟤는 알아 이름뭐지 호시였나? 얘 일본인이야? 아 아님? 그래서 이거 뭔데? 박수때 수록곡이야? 근데 갑자기 왜 보여줘? 


위 대화의 최종적인 결과물 : 여러분들이 보고계시는 지금 이 포스타입 게시물이 되겠습니다. 

트창 하나를 별안간 로즈쿼츠와 세레니티 강물에 빠뜨린 그 동영상, SVT의 퍼포먼스팀 유닛곡 13월의 춤에 대한 분석(뇌절)글입니다. 

본 글의 분석은 이하 뮤비의 안무, 디테일, 화면 구성, 스타일링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영상을 옆에 틀어두시고 글에서 표시하는 시간대와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중요 키워드 : 시간. 공간. '너'. 계절. 생기. 목소리. 

1. INTRO 


영상이 시작됩니다. 화면은 도심속 어느 광장의 모습을 담고있습니다. 도시의 소음, 즉 사람들의 말소리나 스케이터 보드를 타는 소리, 자동차의 클랙션 소리등이 들립니다. 도시는 움직이고 있습니다. 도시는 생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 멀리에 보이는 이 영상의 진정한 피사체들은 생기 하나 없이 죽은 듯 누워있습니다. 확실한 대비가 나타나는 연출입니다. 누구집 안방도 아니고 도시 광장 한가운데 사람이 저렇게 누워있으면 신경쓰일법도 한데, 사람들은 전혀 신경쓰지않고 쿨하게 제 갈길을 갑니다. 

카메라는 피사체들을 향해 다가갑니다. 그들이 깨어나기 전까지 영상에서는 도시의 소음이 꾸준하게 들립니다. 그러다 몽환적인 사운드와 함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소음은 완전히 사라집니다. 목소리로 인해 잠을 깬 것 처럼 디에잇이 서서히 일어납니다. 생기있는 도시와 생기없는 퍼포팀의 대비가 깨집니다. 

누워있는 순서를 주목해봅시다. 맨 위부터 디에잇 - 디노 - 호시 - 준 의 차례로 누워있습니다. 여기서 13월의 춤을 해석하기 위한 첫번째 키워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바로 "시간"입니다.

 

1월부터 12월
매번 돌아도 늘 널 찾고 있어
두 눈 말고 진정으로 마주치면
우리의 13월로 만남 이뤄져
사계절로 우리
가둘 수 없지 only
내가 그린 선 끝 따라 봄이 와
너의 눈물 흰 눈이 되어
서로 감동의 물결 만들어내 Yeah


와 같은 가사로 보아, 그리고 제목으로도 보아 이 곡의 주제는 "13월"이라는 존재하지 않는 시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멤버 넷이 모두 "시간"이라는 개념을 표현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각자가 가지고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위 문단에서 말했던 누워있는 순서, 그리고 가장 먼저 깨어나는 디에잇. 가사에 나온 "사계절"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흔히 "봄"을 계절의 시작으로 생각합니다. 이 영상에서도 가장 먼저 움직이는 것이 디에잇입니다. 디에잇을 따라서, 순차적으로 봄 - 여름 - 가을 - 겨울의 상태로 짓눌려 있는것이라면 자연스레 

디에잇 - 봄

디노 - 여름

호시 - 가을

준 - 겨울

로 매치가 됩니다. 머리색깔이랑도 꽤 어울리지 않나요? 

즉 넷은 네가지 계절로 떨어져있습니다. 넷은 계절로서 '시간' 이라는 공통된 성질을 공유합니다. 그러나 아직 봄-여름-가을-겨울의 사이클을 갖춘 완전한 시간의 흐름은 아닙니다. (뒤에서 설명할것....)


이 곡의 주요 소재를 알았으니, 다시 이야기를 진행시켜봅시다. 깨어난 디에잇을 따라 모두가 손을 뻗습니다. 

나무같기도하고, 뿌리같기도 한 이 모양은 아주 잠깐, 아름답게 만들어지다가 곧 무너지고 맙니다. 막 깨어난 이들은 아직 완전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무너진다고 해서 다시 인트로의 생기를 잃은 죽은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서로는 서로를 깨웁니다. 여름은 봄을 밀치고, 가을은 여름을 밀치고, 겨울은 가을을...밀치지 못하고 가을이 겨울을 일으킵니다. (0:31초 참고)

일어난 넷의 앉은 모습을 보면 다리를 쭉 뻗은채 등을 맞대고있습니다. 그러다가 바로 무릎을 접고 서로의 왼팔을 다음사람의 등에 맞댑니다. 연리지처럼 넷은 이어집니다. 넷은 서로의 등에 뻗었던 손을 하늘로 다시 뻗고, 이내 속박되듯 서로의 손목을 잡습니다.

지금까지의 설명이 첫 가사가 나오기 직전까지의 모습입니다. 인트로의 안무는 대체 무엇을 의미하고있는 걸까요? 아직 음성으로써의 설명이 나오지 않았으니 정확한 이야기를 알아내기가 힘듭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몸짓을 보아 추측해보자면....

1. 사계절로 대표되는 시간들이 잠들어 (죽어) 있었음.

2. 미지의 목소리 (음악)으로부터 부름을 받은듯 깨어나 생동감을 가짐

3. 그러나 아직 완전히 생기를 되찾지 못하고 불완전함. 넷은 아직 완전한 존재가 아님 

4. 넷은 이어져있음. 넷은 곧 하나이고, 하나가 되어야 완전해질 수 있음.

5. 화자는 이 영상에 등장하는 네명이자 곧 하나가 될, 하나가 되고싶어하는 어떤 '존재'임.


2. 1절 

드디어 가사가 등장합니다! 여기서부터의 안무는 굉장히 화려하고 1초마다 모든 점이 달라보이지만, 사실 반복성이 있습니다. 한명이 나머지 세명과 상호작용 하는 안무가 반복됩니다. 

(0:39) 호시가 나머지 셋을 뿌리치려는듯 움직이려다가, 다음동작에서 나머지 셋을 밀쳐내는듯 벗어납니다. 호시의 이탈로인해 나머지 셋은 괴로운듯 몸을 꿀렁거립니다. (표현이 저렴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춤에 대해 아는게 정말 없어요.) 그러나 호시는 다시 나머지 셋과 이어지게 손을 잡습니다. (0:48)


넌 내 꿈에 살고 살고 아름다우며 - 화자의 '꿈'에 사는 아름다운 존재는 

날 흔들고 갔고 (사라져서) - 화자를 흔들고 간뒤 사라집니다. 여기에서 호시가 나머지 셋을 밀치고 벗어나죠

날 기다리고 기다리게 해 - 나머지 셋의 꿀렁거림(...)이 이 파트입니다. 불완전 해진 셋은 기다리고 기다리며 고통스러워 합니다. 그러나 이 가사가 끝나자마자 다시 넷이 손을 잡아 이어지는가 했더니.....


다음은 디에잇이 이탈합니다. (0:50) 디에잇은 나머지 셋과 떨어지며 준과 디노의 손을 이어줍니다.이때의 가사가 참 의미심장한데요, 


달을 보고 너를 기도하게 해
널 보게 해달라고

달을 보고 "너를 기도해"가 아니라 달을 보고 너를 "기도하게" 하고있습니다. 화자가 청자이자 말을 건네는 대상 (너)를 보게 해달라고 기도하는것이 아닙니다. 화자는 "너"가 기도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기도하고 있습니다. "너"가 대체 어떤 기도를 하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인가요? "너"의 입장에서 "널 보게 해달라고", 즉 대상이 화자를 보는것을 원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확대해석이긴 하지만, 대상이 화자를 그리워하기를 바란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디에잇이 간절히 기도를 마치고 나자, (0 : 56) 준을 필두로 넷의 대형이 원형으로 맞잡은 형태에서 일렬로 줄을 서는것으로 바뀝니다. 디에잇의 간절한 기도가 전해졌는지, 준이 치고나오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의 움직임 너의 의미 가득 담아 우리 둘만

나의 움직임(준의 움직임) 그리고 너의 의미(디에잇의 기도) 를 가득담아 화자와 대상만이 존재하는 세계를....드디어 만든것일까요?

아닙니다, (1:01) 이번에는 디노가 대형에서 이탈합니다. 


(우리 둘만) 존재할 수 있는 그 시간을 열고

디노가 바로 빠져나오고 나머지 셋은 얽혀서 시계의 형상이 됩니다. 여기서 저는 이 서사의 또 다른 포인트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 바로, 디노가 이 서사 (적어도 이 안무와 영상에서)의 주인공이라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나머지 셋이 들러리라는게 절대 아닙니다!!! 인트로에서 보았듯이 넷은 이어져있습니다. 1절의 안무로 보아 넷 중 하나라도 없으면 완전해질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것이 디노입니다. 그 역할이 무엇이느냐 하면.....

바로 시간을 "열고 닫을 수 있는" 능력. 나머지 셋을 통솔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지금부터 보실텐데, 13월의 춤에서 디노를 중심으로 하는 안무가 참 많습니다. 가장 의미심장하고 중요한 파트 또한 디노인 경우가 많아요. 13월의 춤에서 가장 중요한 안무중 하나인 (그리고 개인적으로 진짜 간지작살이라고 생각하는 안무) 1:01 경의 안무를 살펴봅시다.

디노는 자신의 몸 가까이로 심장부근에서 기운을 모으는듯 손을 모았다가, 다시 앞으로 손을 뻗습니다. 디노는 바로 이 동작으로 나머지 시간들을 조종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디노가 시간을 연것이죠. 

디노가 바로 다음 동작에서 조종하는 것을 멈추고 문을 열고 어디론가 들어갑니다. 디노가 조종을 멈춘사이 나머지 셋은 전혀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가사에서 살펴 보았듯이, 화자와 대상만이 존재하는 세계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디노의 이탈 때문인지, 디노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인지.... "그래 그럴 수만 있다면"  화자는 열렬히 그것을 바랍니다. 갈망을 외침과 동시에 다시 디노가 문을 열고 건너가자마자 시간을 조종합니다. 그제서야 나머지 시간들이 움직입니다.

나를 그려낼게.

디노는 이 말을 하면서 무언가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손동작(1:09) 을 합니다. 여기서 잠시 그린다는 행위에 대해서 생각해봅시다. 우리의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형체없는 것들을, 도구등을 사용해서 실존하는 "공간"위에 보이도록 만드는것이 "그리다"라는 행위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들은 시간입니다. 봄,여름,가을,겨울로 대표되는, 순서와 방향성이 존재하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세계가 어디 시간만으로 만들어져있나요? 세계는 시간과 "공간"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화자와 대상이 존재하는 세계를 아직 디노가 만들어낼 수 없는 이유. 바로 "시간"을 열고 닫고 만들수는 있지만 아직 "공간"을 만드는 능력이 부족한것이죠. 화자는 "나"를 그려낼게 라는 다짐을 말합니다. 시간이라는 보이지 않는 스스로를 공간 위에 나타나게 해서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겁니다. 

그 세계는 오로지 나와 너를 위해 존재합니다. 화자의 꿈에서 살며, 아름답고, 화자를 흔들고, 기다리게 하는 아주 대단한 "너"를 요. 나와 너, 우리 둘만 존재할 수 있는 완전한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것이 화자의 목표이자 바램입니다.

이제 호시가 기침을 합니다. 폐에 바람을 넣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주목시키려는듯 기침소리를 냅니다.


13월의 춤.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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