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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은 지쳐있었다. 신계로 돌아와 놀고먹고, 자고, 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이건 빗나간 수준이 아니었다. 애초에 그 기회조차 오지 않은 듯 손에 잡을 수도 없이 먼 곳에 있는 느낌이었다. 



“일어나!”



지현의 호통에 쓰러져 있던 유은은 울상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고분고분 후들거리는 다리로 일어선다. 상대는 벌써 공격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니, 그것을 막으려 방어막을 생성하려 주문을 읊는 유은은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하고, 분하고, 억울하고, 또 억울하다. 때는 바야흐로 신계로 돌아온 다음 날이었다. 


깨끗한 몰골과 단정한 차림으로 흑은, 인, 명, 지현을 만난 유은. 그간 대양이 없는 사이 대양의 일을 도맡아 하던 이들은 숨 쉴 틈이 생기기 무섭게 찾아온 유은을 끌어안고 몸은 괜찮냐 안부를 물었다. 그들이 유은을 마지막으로 봤을 때의 기억은 장례식이었으니. 그런 안부를 물어올 만도 했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말에도 걱정이 가득했던 표정. 


하지만, 곧 그 표정을 갈무리하고서는 내뱉은 말은 충격이었다. 



“훈련을 해야 해.”

“맞아, 그때는 우리가 너무 약했어.”

“물론, 네 몸도 약했겠지만, 지금은 완전한 상태잖아. 마법은 기억하고 있어?”

“우리가 그간 연구한 마법들이 있는데 말이야.”



흑은, 인, 명, 지현이 순서대로 말했다. 이에 당황해 왜 갑자기 그러냐 뒷걸음질 치던 유은은 그길로 그들에게 붙잡혀 마법 훈련을 하고 있다. 잠들기 무섭게 찾아와 멱살을 잡고 끌고 나가고, 식사 중에도 수저를 빼앗아 던진 채 끌고 나갔다. 기억력이 좋은 영생이더라도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아 흐릿해진 마법 술법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고 하면서 흑은은 마법이 적힌 책을 무더기로 가져와 외우게 했고, 인은 정신력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매일 유은에게 정신력이란 말을 주입한다. 심지어 명은 마법뿐만이 아닌, 근접전. 즉 백병전에도 능숙해야 한다고 말하며 일이 가득 쌓여 바쁜 대양에게 부탁해 하루에 세 시간 정도 유은의 대련 상대로 서로 싸웠다. 거기까지면 말도 안 한다. 그간 연구한 마법이 가득하다고 말하며 주로 공격 위주의 마법 책을 보며 외우고 실습에서도 써먹게 매일 마법으로 지현과 전투를 했다.  


유은은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았다. 한 일, 이주 장단 맞춰주면 알아서 지쳐 떨어질 거로 생각했는데, 그건 안일한 생각이었다. 한 달이 지날수록 더 불타오르는 이들의 모습에 겁까지 난다. 인간이었을 때도 마른 편이었던 유은은 살이 더 빠져 삐쩍 곯아있었다. 심지어 잠도 못 자니 예민하기까지 했다. 영생이라 먹지 않고, 자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인간의 몸에 적응했던 유은은 자지 못하거나, 먹지 못하면 인간처럼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에 흑은, 인, 명, 지현은 길길이 날뛰기 시작한 유은의 모습에 수면과 식사는 충분히 보장하겠다. 유은과 약속까지 해야 했으니, 그 뒤 조금은 고분고분해진 유은은 잠든 지 4시간이 지났을 즈음부터 멱살을 잡혀 끌려 나갔다. 옆에서 함께 잠들어 있던 해리도 처음에는 화들짝 놀라더니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감은 눈을 채 뜨지도 않고 허공에 손을 흔들기까지 한다. 


그리고 똑같은 나날. 


유은은 잠결에 끌려 나와 마법 책을 외우고, 인에게 정신력이라는 말을 수천 번이나 듣고, 대양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난 후에야 이렇게 지현과 마법 대련을 하는 중이었다. 


불꽃 덩어리를 날리는 지현의 공격을 피해 얼음송곳을 만들어 무참하게 처박았지만, 그것을 막아내고 번개를 날리는 지현의 공격을 맞받아치고선 대지를 무너뜨리는 주문을 외워 바닥을 무너뜨린 유은이 재빠르게 허공에 날아오르자, 이를 따라 함께 떠오른 지현은 허공에서 활을 들고 있는 듯한 자세를 취한다. 왼손은 쭉 뻗어 무언가를 잡은 듯 주먹을 움켜쥐고 있었고, 오른손은 활시위를 잡아당기듯 가슴 쪽으로 쭉 당겨 얼굴 언저리까지 끌었다. 이내 아무것도 잡고 있지 않은 오른손이 힘을 빼고 시위를 놓는 듯한 행동을 한다. 



‘퉁’



그와 동시에 현이 반동으로 울리는 소리가 났다. 실제로 있지도 않은 활을 쏘는 척 연기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진짜로 활을 쏜 걸까? 혹 모를 사태에 방어막을 형상하고 있던 유은은 ‘팅, 팅’ 보이지 않는 화살들이 튕겨 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다음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공기를 사용한 활을 쓰는 것 같으니, 그에 알맞은 보복을 하려 했기에 지현처럼 자세를 잡는다. 아무런 형태도 없는 지현과는 다르게 불꽃이 화르륵 타오르는 활을 만들어낸다. 지현과 흑은이 연구 결과 성공해 낸 원소로 물체를 만드는 행위. 이것을 응용한 것이다. 


불꽃으로 타오르는 활이 뜨겁지도 않은 지 묵묵히 왼손으로 잡고선 붉은 현을 끌어당겼다. 이에 따라 생기는 화살의 모양. 열기로 후끈해진 공기가 올라와 유은의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타오를 만도 할 텐데, 불은 주인을 알아보듯 유은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도 않았다. 



‘퉁’ 



유은도 당기고 있던 활시위를 놓았다. 그와 함께 불꽃은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지현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부러 지현을 조준하지 않고 옆으로 비껴가게 쏜 것이다. 애초에 방어막을 형성하지 않고서 무언가를 읊조리던 지현은 유은이 자신을 조준하지 않고 있는 걸 아는 듯했다. 하지만, 열기와 함께 불이라는 것 자체가 위험하기는 했던 듯 지현의 오른쪽 머리카락을 목 언저리까지 태워 한쪽이 짧아져 있었다. 



“가라!”

“아이고..”



인제 그만하면 좋으련만. 지현은 지치지도 않은 듯 외우고 있던 주문 영창이 끝나자, 번개의 형상을 띄는 수십 마리의 새가 나타나 파닥거린다. 지현의 외침과 함께 유은에게 날아오는 것들. 화들짝 놀라 옆으로 피하던 유은은 살짝 스쳐 지나간 한 마리의 새에 찌릿한 감각이 올라와 화들짝 놀라 집중하여 유지하던 마법이 풀려 땅에 떨어진 것이다. 



“일어나!” 



그리고 지금, 이 상태. 


마법 영창을 하지도 못한 채 떨어져, 다리를 다친 유은에게 호통하는 지현.


후들거리는 다리로 일어섰지만, 앞서 말한 대로 유은은 억울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동안은 놀고, 쉬어도 되는 거잖아. 


울상인 유은의 표정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지만, 주문을 시전하고 있는 지현이 그 표정을 보고 멈출 생각은 없어 보였다. 



“잠깐!”



결국 방어마법을 읊조리다 이내 두 손을 앞으로 뻗으며 외쳤다. 



“왜 그래?”



진지함과 때려죽일 듯한 눈빛으로 전투하던 지현은 유은의 급박한 목소리에 무서운 표정을 풀고선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묻는다. 



“우리 약속한 대 시간이 끝났어.”



유은은 핑계를 댔다. 이미 분위기가 화끈하게 올라와 재미를 보고 있던 지현이었으니, 이 말을 들어줄 리 만무했지만, 지현과의 대련 이후 식사하기로 예정되어 있었기에 진짜 멈추지 않으면 안 된다. 심지어 두 시간 정도 싸웠으니, 진짜 수업을 끝날 시간이 되기도 했다. 



“아직 덜 끝났어.”

“안 돼! 나 오늘 한이랑 현이랑 윤이랑 저녁 먹기로 약속했단 말이야. 애들이 너희랑 매일 있으니까 불만인 건지, 날 들들 볶는다고.”



유은은 거의 무릎을 꿇을 기세로 빌기 시작했다. 이에 아쉬운 듯 입술을 삐죽거리던 지현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마법 영창을 중단했던 자세로 가만히 서 있던 몸을 움직인다. 



“어쩔 수 없지. 대신 내일은 한 시간 더 할 거야.”

“...”



그러고선 난장판이 된 연무장을 빠져나가는데, 유은은 몹시 억울하다. 하지만 이 기분은 대련이 끝났다고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그래도 저희와 함께 할 시간 정도는 마련해야지요.”

“맞아요.”



영생의 모습으로 돌아온 현이 유은의 무릎에 올라앉아 포크로 이것저것 집어 먹는 것을 살피며 젓가락을 짚은 유은에게 일침을 날리는 한과 윤으로 인해서다. 


마침 무조림으로 향하던 유은의 젓가락이 멈췄다. 



“그게..”

“그게?”

“무슨 말을 할지 기대해 보겠어요.”

“..잘못했어.”



유은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젓가락을 식탁 위에 올려놨다. 살이 쪽 빠져 젓가락질도 제대로 못 할 것 같은 손이 드디어 음식 좀 먹으려고 움직였건만, 한과 윤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하루 정도는 저희와 함께 있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여행이 끝나면 함께 즐겁게 지내기로 했잖아요.”

“맞아요. 그런데 코빼기도 안 보이고, 흑은, 인, 명, 지현과 놀기만 하고..”



그건 노는 게 아니란다. 



“얼마나 열심히 놀았으면 살이 이렇게 빠진 건지.”



그러니까.. 논 게 아니라고..



“하아..”



차마 하지 못할 말을 꾹꾹 참고서는 열심히 식사하는 한과 윤, 현을 그저 바라만 보는 유은이다. 식사 내내 그들은 열심히 푸념을 늘어놓았고, 유은은 그것을 들었다. 입맛은 뚝 떨어져 식욕이 없었고, 뒤늦게 서야. ‘왜 안 드세요?’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입맛이 없다는 핑계를 대고 나서 슬그머니 몸을 일으킨 유은은 나중에 보자는 인사를 끝으로 잽싸게 도망쳤다. 


이제는 그만..제발. 피곤한 일은 여기서 끝나면 참 좋을 텐데, 아쉽게도 그러질 못했다. 



“엄마아 왜 나랑은 안 놀아?”



복도에서 마주친 유아가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서는 유은을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는다. 만나면 하고 싶은 일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기나 하냐면서 징징거리고, 유은을 끌어안을 팔을 조이고, 지금이라도 나가서 놀자고 말하며 피곤해 보이는 유은을 놓아줄 생각을 안 한다. 


지금 필요한 건 잠과 식사인데 그런 유은의 맘도 모르고 유은을 질질 끌고 가는 유아. 



“저기 유아야..”

“안 돼!”



무슨 말을 하고 싶어도 무섭게 날뛰며 거절한다. 그래..아무 말도 듣기 싫다 이거겠지. 유아의 마음도 이해는 간다. 오랜 시간 만나 지도 못하고 떨어져 있다가, 드디어 만났는데, 얼굴 본 바로 그다음 날부터 바빠서 함께 있지도 못하고 놀지도 못하고, 만나고 싶어도 지쳐 방에 들어가 그대로 기절하는 유은의 모습에 불만이 쌓인 거겠지. 


유은은 그대로 유아에게 끌려 나갔다. 신전을 지나 아무것도 없는 허망한 공간에 도착하자, 무얼 하고 싶냐 묻는 유은의 말에 유아는 고민한다. 아무리 봐도 아무도 없이 둘만 있고 싶어 한 것 같은데, 이곳은 앉을 곳도 볼 곳도 없이 황량하기만 하다. 



“유아야 엄마가 약속할게. 내일은 진짜 같이 놀자. 응?”

“거짓말!”

“진짜. 약속해. 오늘은 엄마가 너무 힘들어서 자고 일어나면 같이 종일 놀자.”

“..진짜?”

“물론이야. 진짜. 엄마가 거짓말하는 거 봤어?”

“음..”



유아를 살살 구슬린다. 웬만해선 땡깡도 피우고 말도 안 듣지만, 이렇게 구슬리다 보면 알겠다고 하면서 약속 지키라는 말을 할 게 뻔하다. 



“알겠어!! 대신 내일은 나랑 꼭 놀아줘야 해. 약속 지켜!”

“물론이야.”



참 알기가 쉽다. 


그렇게 둘은 다시 신전으로 돌아왔다.내일은 무조건 함께 놀자는 약속을 한 번 더 받아낸 뒤에야 멀어지는 유아. 유은은 뻐근한 어깨를 주무르며 방에 도착했다. 이제 해리에게 식사했냐고 물어보고 안 먹었다고 하면 같이 밥 좀 먹고 자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문을 열었다. 


하지만..



“왜 화가 나 있어..”



뾰루퉁해 보이는 해리의 모습에 유은은 결국 지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해리에게 지친 게 아니라 종일 모두에게 시달려 피곤했기 때문에 목소리에 힘이 없다. 



“너 아무리 그래도 나랑 있을 시간 정도는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모두와 똑같은 소리를 한다. 



“내가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잖아.”

“알지. 알아. 하지만, 언제까지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이럴 수는 없잖아.”

“해리야-”

“나 진짜 서운해. 속상하고, 네가 미워.”



이제는 눈물까지 글썽거리려는 해리의 모습에 유은은 지끈거리는 느낌이 드는 이마를 짚었다. 



“울지마. 네가 그러면 내가 더 속상해..”



최대한 타이르려고 하지만, 이미 기분이 단단히 상했나 보다. 그 어떠한 말도 안 통한다는 눈빛에 유은은 또 해리를 유아처럼 풀어주려고 한다. 



“모레는 시간을 내볼게. 나도 쉬고 싶어. 이곳에 돌아왔으니 행복하게 있고 싶고, 놀고 싶어. 그렇지만 흑은이랑 인, 명, 지현이 날 놓아주지 않아. 그들의 마음도 이해해야지. 내 장례식까지 봤던 영생들인데 혹 무슨 일 생길까 봐 얼마나 걱정이 크겠어. 아직 흑영이 잡힌 것도 아니니까..”

“나도 알아. 그래도 인간 세상에 있을 때부터 우리 둘만의 시간을 보낸 게 많지 않잖아. 나도 너와 함께 있을 시간을 기다린단 말이야.”



유은은 그런 해리의 말을 백 번, 천 번도 이해하기에 해리를 끌어안고 쓰다듬고, 연신 입을 맞춘다. 


인간 세상에서도 한, 윤, 현이 내려오고, 단이 일행과 대양이 내려왔기에 둘이 있을 틈이 없기는 했다.  


그래서 손가락 걸고 약속한다. 모레는 꼭 해리와 함께 있기로. 단둘만 있기로 말이다. 어린아이처럼 손가락 꼭꼭 걸고 약속하고, 배고프다고 말하며 주린 배를 잡고 몸을 움츠리는 유은으로 인해 해리는 뚝 울음을 그쳤다. 



“밥은?”

“못 먹었어-”



아무리 그래도 사랑하는 애인이 밥도 못 하고 종일 고생했으니, 식사는 꼭 해야 한다고 말하며 헐레벌떡 방을 나서는 해리의 모습에 유은은 드디어 쉴 수 있었다. 해리가 있으면 더 좋긴 하지만, 그래도 식사는 제 손으로 차려, 직접 먹여야 한다는 알 수 없는 사명감이 있는 해리가 돌아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았다. 유은은 해리가 돌아올 동안 뜨거운 물에 목욕했다. 지현과의 대련 도중 땅에 떨어져 옷이 엉망이 되었기에, 흙먼지는 털어냈어도 씻지 않고 가만히 있기에는 찝찝했다. 떨어지면서 다친 다리는 다행히도 이미 다 나아 멀쩡했다. 움직이는 것도 문제가 없었으니, 옷을 입기 전 이곳저곳을 살펴보던 유은은 만족스럽게 옷을 입고 침실로 돌아왔다. 


느긋하게 씻었더니 벌써 상을 차리고 조신하게 앉아 기다리고 있던 해리가 얼른 오라며 옆자리를 팡팡 때린다. 얼른 먹고 쉬라고 말하며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진 음식들에 유은이 ‘하..하’ 어색하게 웃었다. 이건 언제 다 먹지..


한숨이 목 끝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정성껏 차려준 식사에 차마 내뱉을 수도 없었다. 


갈수록 살이 빠지는 유은의 모습에 최근 걱정이 많았던 해리가 배고프다는 유은의 말에 작정하고 상을 차린 듯싶다. 다 먹기 전까지는 잠도 못 자게 할 게 뻔해서 유은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해리의 옆에 앉아 수저를 들었다. 건더기가 가득한 된장국을 시작으로 커다란 도미구이와 새우구이, 유은이 좋아하는 돼지갈비찜과 나물의 종류는 10가지가 넘는다. 그것만으로도 양이 많은데, 밥은 고봉에 그릇도 엄청나게 크다. 후식으로는 약과와 전병을 준비했다고 말하며, 얼른 먹으라고 도미 살을 발라주는 해리. 


먹지도 않았는데 배가 부른 기분에 유은은 파르르 떨리는 손을 들어 억지로 밥을 뜬다. 그 위에 새하얀 생선 살을 올려주는 해리. 유은은 짭짤하게 소금간이 된 생선을 밥과 함께 먹으며 사라진 식욕에도 억지로 음식을 씹어 삼켰다. 


확실히 맛은 있지만..다 먹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음식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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