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 명사는 미리 만들어 두자

소설 쓰다가 멈칫할 때가 '맞춤법이 이게 맞나' 고민할 때랑 고유명사 만들 때인데, 이때 사전 켜거나 구글 들어갔다가 수렁에 빠져든다. 비슷한 이유로 내일 쓸 아이디어에 대해서 자료가 필요하면 오늘 미리 찾아둬야 한다. 이외에도 다른 무언가에 빠져들어 소설쓰기가 지체된 다면 그 이유를 파악하고 제거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설정 팔레트를 만들기

설정 팔레트는 작가가 연재소설처럼 긴 글은 모두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그때그때 필요한 설정이나 인물을 메모해둔 문서를 가리키는 말. 각 편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간략히 일러두는 것도 좋다. 없으면 '이 인물이 언제 처음 등장했지', '얘가 왼쪽 눈에 안대를 했던가'이러면서 자기 글 파헤치느라 시간 다 보낸다. 


*작품 읽어줄 친구 두기

다른 말로는 창작장이라고도 한다. 소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 전개가 막혔을 때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있으면 무조건 도움이 된다. 그 친구가 주는 아이디어가 쓰잘데 없어도 상관 없다. 당장 한 가지 아이디어에 매몰된 개인에게 환기를 해줄 수 있기 때문. 당장 쓰고 있는 작품을 안 읽어도, 그냥 소설 전개에 대해서 의견을 구할 수 있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전개 실수는 괜찮다

웹소설을 쓰다가 마는, 그러니까 글쓰기를 멈추게 되는 결정적 요인은 개인적으로 작은 실수 때문에 '내 글은 망했다'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어지간히 결정적 요인이 아닌 이상에야 후속편에서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해당편을 직접 고치는 건 추천하지 않는데, 마지막에 설명한다). 소설을 끝낼 때까지 아무런 방도도 찾지 못했다면 어찌할 수 없는 티끌로 남겨둬도 된다. 그쯤 왔다면 독자는 어차피 다 읽었다.


*못 쓴 것은 안 쓴 것 보다 낫다

당연한 말이다. 안 쓴 것은 못 썼다는 것 보다 나쁜 '이 작가가 연재를 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평가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글을 안 쓰면 수입도 없다. 못 쓴 것은 무능한 것이 아니라 완벽하지 않은 자신의 글을 보여줄만큼 용감한 것이다. 안 쓴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무능한 것이다.


*매일 글쓰는 속도를 늘려라

글 쓰는 속도를 늘리려는 노력이 없으면 현재 상태에 안주하게 되고, 안주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점차 속도가 느려져도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는 법이다. 더 나아지려고 노력이라도 해야 그나마 제자리에 있을 가능성이라도 늘어난다. 무엇보다도 글쓰는 속도는 작가에게 있어 수입과 삶의 질 모두를 담보하고 있다. 웹소설 작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빨리 써야만 자신의 글을 한 번이라도 더 돌아볼 시간이 있고, 머리를 쉬고 아이디어를 떠올릴 여유가 생긴다. 뇌 가소성 같은 뇌과학 이론은 반복 작업을 통한 숙달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성장한다는 면에선 뇌도 근육과 다름 없는 것이다.


*안 되는 날은 포기하기

사람은 컨디션에 따라 그날의 작업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특히 웹소설처럼 매일매일 새로운 작업에 도전해야 하는 경우에는 더 그렇다. 안 되면 밤새가며 글 쓰지 말고 그냥 포기하는 게 낫다. 내일 작업까지 망칠 생각이 아니라면.


*그래도 '매일 글쓰는 루틴'에서 벗어나진 말기

안 되면 포기하는 게 낫지만, 그렇다고해서 포기한 날을 무작정 놀기 보다는, 원래 글 쓰는 시간까지는 앉아있는 게 낫다(이 말은 평소에 매일 글 쓰는 시간을 정해뒀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마감에 대한 부담이 줄어서 글이 잘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무리해서 그 날 올리기 보다 다음날의 여유분으로 생각하는 게 좋다. 반대로 글이 잘 나온다는 이유로 무리해서 초과해 글을 쓰지도 말아야 한다. 그날그날의 기분으로 글을 쓰는 건 컨디션이 좋을 땐 상관없지만 루틴을 따르지 않으므로 아무 이유 없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웹소설은 오늘 글 쓰고 끝날 일이 아니다. 내일도 써야 한다.


*반드시 숙면

숙면은 인간 기능에 중요한 요소이다. 밤을 샌 것은 만취한 것과 다름없는 인지 장애를 가져다준다. 그런 정신으로 소설을 쓸 수는 없다. 그 외에 건강에 대한 여러 요소들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탄단지를 균형에 맞게 섭취하고, 운동도 하고. 목과 허리, 손목을 신경 써야 한다(멕켄지 신전 운동을 찾아보면 좋다).


*마중물 쓰기

동료 작가들과 '마중물 이론'에 대해서 이야기하곤 하는데, 이는 한 편을 다 쓴 다음에도 앉아서 다음날 쓸 소설의 앞부분을 조금이라도 써보는 작업을 말한다. 그럼 다음날은 그 앞부분에서 시작을 하게 되므로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 보다 작업이 더 잘된다는 것. 내일의 작업을 미리하는 것이니 그냥 조삼모사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나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았다.


*큰 그림 보다 그날 한 편에 집중하기

웹소설은 결과적으로 그날 한 편 나온 작품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그 앞까지 200편을 썼어도 그날 201편을 읽는 독자가 다음 202편을 읽을지 어떨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큰 그림을 위해 재미있는 부분을 미뤄두겠다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다. 써먹을 수 있다면 재미있는 건 최대한 빨리 당겨서 써야 한다. 아이디어가 아까운가? 연재에 있어 나중의 독자보다 당장의 독자가 더 많다. 나중은 없을 수도 있다.


*미리 생각해둔 스토리는 버리고 오늘 쓴 글에서 새롭게 생각하기

위와 비슷한 이야기다. 웹소설의 서사가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웹소설은 그런 큰 그림을 그리기엔 부적합한 환경이다. 매일 글을 쓰고, 돌아가 고칠 수도 없다(이유는 아래에). 미리 생각해둔 스토리를 전개하려고 들면 그 사이를 잇기 위한 부적절한 전개를 수 십 편 써야 할 수도 있다. 독자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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