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타입에서만 즐겨주세요 :D 





방으로 돌아오니 오사무가 문 앞에 웅크리고 있었다. 여기저기 터진 걸 겨우 치료한 듯 상처 투성이인 오사무의 앞에 주저앉아 눈을 맞췄다. 오사무... 부르면 몸을 웅크리고 있다 고개를 들어 스나를 봤다.


"아... 미안."


부스스 깨서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키려 하자 스나가 다가가 오사무를 끌어안았다. 저를 서슴없이 끌어안는 스나에 그대로 굳은 오사무가 눈을 천천히 굴렸다. 미지근한 체온을 자신에게 나눠주는 듯한 스나에 밀어내지 못하고 그대로 어깨에 기대있으면 스나가 조심히 오사무의 등을 쓰다듬었다.


"많이 아픈 거 아니야?"


걱정스럽게 묻는 스나에 오사무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그럼에도 아픈지 움찔거리는 오사무가 안타까웠다. 마치 자석이 다른 극에 이끌리듯, 자신은 오사무와 너무나도 다른 존재인데, 자꾸만 오사무에게 이끌리고 있었다.

오사무가 가진 아픔과 괴로움을 이해 정도만 할 수 있지 제대로 공감하지 못하는 자신이지만, 그래도 그 상처를 모듬어주고 싶었다. 스나가 그대로 오사무를 안아들자 움찔거리면서도 스나의 목을 안는 오사무였다.


"좀 잘래?"

"아니, 조금만 더 이러고 있자."


오사무의 말에 스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거리며 오사무를 꽉 안아줬다. 스나의 머리를 안고 한참을 그렇게 있던 오사무가 조심히 스나의 품에서 벗어났다. 조금 비틀거리긴 했지만 비교적 괜찮아보였다. 오사무는 스나를 가만히 보다가 방을 나서려하자 스나가 몸을 일으켰다.


"나 정말 괜찮아. 놀라게 해서 미안해."

"너... 언제까지 그래야 해?"


스나의 물음에 오사무가 눈을 내리 깔았다. 내가... 다른 알파에게 종속될 때까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리 말하자 스나가 오사무의 손목을 잡아 저를 보게 했다.


"나도 괜찮아?"

"...스나."

"난 괜찮은데..."

"내가 말... 무슨 말인지 이해하고 그렇게 말하는 거지?"


이해 못할 것도 없었다. 알파에게 오메가가 종속되는 건, 한마디로 영원의 짝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걸 모를 만큼 바보가 아니었다. 가주로서의 교육을 받은 최근의 일이었지만, 알파로서의 책임감과 교육은 줄곧 받아왔으니 말이다.


"이해 못했을 것 같아?"

"이해하고서도 그렇게 말하면, 더 큰일인 거야."

"오사무..."

"이런, 이런 내가... 좋다는 건 아니지?"


차라리 가혹하게 말해주길 바랐다. 그냥 네가 궁금해서, 호기심이 생겨서, 신기해서 그런 말을 한다고 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왠지 스나의 눈이 너무도 선명했다. 그에 도리어 두려워진 건 오사무였다. 그 눈에 제 눈을 맞추기 어려웠다.


"좋은지 싫은지는 모르겠지만, 널 내버려둘 수 없다는 건 확실해."


스나의 말에 오사무의 시선이 이리저리로 흔들리다가 떨궈졌다. 그리고는 스나의 호의가 두려운 듯 주춤 물러서다 이내 도망치듯 스나의 방을 나왔다. 그런 오사무의 행동에 스나는 쫓아가지 못했다. 그대로 굳은 채로 닫힌 문을 바라봤다.

오사무는 스나의 방을 나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무작정 기숙사를 빠져나왔다. 멍한 눈으로 정신없이 뛰어가면 어딘가에서 희미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또 욕정을 못 참은 이들이 어디서 숨어서 몸을 섞는 것이겠지. 대단한 가문의 자제들도 발정기의 성욕은 참지 못하는 짐승이나 다름 없었다.

오사무는 한참 뛰어서 구교사 안으로 들어갔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언제나 숨어있던 그곳으로 갔다. 캐비넷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 몸을 구겼다. 작지 않은 몸이 캐비넷 안으로 들어가 웅크렸고, 오사무는 작게 바들바들 떨다가 그대로 눈을 감았다. 무언가 안정감을 느끼는지 오사무의 귀와 꼬리가 튀어나왔고, 그대로 몸을 웅크린 채로 잠들었다. 




아침부터 오사무가 보이지 않았다. 오사무의 빈자리를 보던 스나가 제 앞으로 오는 아츠무에 눈을 크게 떴다. 마치 사냥하러 뛰어오는 여우마냥 날렵한 몸놀림으로 다가온 아츠무가 스나의 멱살을 잡았다.


"사무 어디 있어."

"나도 오늘 못 봤어."


커다랗게 떠진 눈으로 아츠무를 보던 스나가 철렁 내려 앉는 마음에 시선이 흔들렸다. 그럼에도 아츠무는 맹렬히 날카로운 눈을 하며 스나의 목을 그러쥐었고, 스나가 그 손길을 뿌리쳤다.


"사무랑 나 사이에 끼어들지마."

"걱정마. 네가 그러면 그럴수록 더 끼어들고 싶으니까."


아츠무의 손을 쳐낸 스나가 그대로 교실을 나갔다. 오사무를 찾아야했다.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그것만 생각하며 학교를 뛰어다녔다. 그때 구 교사에서 여자 아이들이 걸어왔다. 왠지 모르게 저를 피하는 듯한 그녀들의 눈빛에 의아해했다.


"어? 스나... 어디 가?"

"너희는 어디 다녀왔는데?"

"어...? 잠시... 저쪽에?"

"...그래? 혹시 오사무 봤어?"


그 말에 움찔거린 여자 아이들이 시선을 피했다. 그에 가만히 그녀들을 보던 스나가 성큼 성큼 다가가 그중 한 명의 손을 잡았다. 오사무 어디 있어. 단호한 목소리로 물었다. 마치 뱀이 또아리를 틀듯 휘감으면 두려움에 가득한 눈으로 스나를 봤다. 

차가운 눈동자가 뱀처럼 변했다. 가느다래진 눈동자로 여자아이를 보면 덜덜 떨며 순순히 오사무가 있는 곳을 알려줬다. 구교사 끝 캐비넷에 있다고 말해주자 듣자마자 그곳으로 뛰어가는 스나였다. 캐비넷 앞으로 가니 캐비넷이 미약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오사무..."


그에 멈췄던 캐비넷이 다시 흔들렸다. 잠겨있는 캐비넷을 힘으로 연 스나가 오사무를 내려봤다. 땀에 젖어 헐떡거리는 오사무를 보던 스나가 오사무를 와락 끌어안았다. 귀와 꼬리를 내놓고 바들바들 떠는 오사무를 안고 스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이젠 참지 않고 그 생각을 내뱉기로 했다. 


"오사무, 이제 내가 너를 지켜줄게."


스나의 그 말에 오사무는 눈을 커다랗게 떴다. 벌벌 떨던 몸이 천천히 진정이 되었고, 그리고 그대로 스나의 품에 기대어 정신을 잃었다. 스나, 스나... 작게 중얼거리는 오사무가 스나는 그대로 오사무를 품에 안았다.

오사무는 지금껏 무엇에도 열의와 애정을 가지지 못했던 스나에게 처음으로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해줬다. 스나는 그런 오사무의 체온을 느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눈 앞을 가리고 있던 모든 것이 사라진 듯한 기분이었다.




-

오랜만입니다 :D

안녕하세요. 유려입니다. 일로도 취미로도 글을 쓰는 오타쿠입니다. 하이큐, 주술회전 좋아하고 이런 저런 요런 것 많이 좋아합니다. 스나오사 수위글 위주로 쓰고 있습니다. (아츠키타, 아츠오사, 오이이와, 보쿠아카 등 뭐든 잘 먹습니다) 트위터는 @13pandora2 입니다. 물렁 말랑한 사람이니 친하게 지내주세요. 제 누추한 포타에 오셔서 잠시라도 즐겁게 시간을 보내주시면 기쁠 듯 합니다. 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유려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