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거의 같은데, 서서히 물고기로 변하는 것이다. 보통 나이가 80세에서 90세 정도로 노인이  물고리로 변하는 것이다. 변할 때에는 물이 필요하므로 물가로 가야 한다. 혹은 대야나 항아리에 물을 담아서 몸을 담그고 있어야 한다. 우선 피부가 미끈미끈해지고, 털이 없어지고, 비늘이 생기며, 지느러미가 돋아나는 등,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서서히 몸 끝에서부터 물고기로 변해간다. 보통 하체가 먼저 물고기로 변하고 나중에 온몸이 물고기로 변한다. 농어로 변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홍어로 변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이 시체가 되어 죽은 줄 알았는데, 물가에서 물이 닿자 서서히 물고기로 변한 뒤에 물로 헤엄쳐 물속으로 들어가버리는 경우도 있다. 아버지의 정체가 농어, 홍어로 변신하는 이 동물임을 알게된 그 자손들이, 효심 때문에, 혹시나 아버지가 잡혀 올라갔을 까봐, 잔칫상에서도 농어나 홍어는 결코 먹지 않는다는 류의 이야기도 있다. 용강 땅에서 목격된 일이 임방 이 쓴 "천예록"에 기록되어 있다. 이 이야기에서는 아버지가 몸 속에서 나는 열이 나는 병이 걸린 후, 시원한 물을 보고 싶다고 해서 물가에 갔더니 홍어로 변했다고 되어 있으며, 변할 때 머리카락과 손톱, 발톱은 사람 모양대로 남겨 두고 변한 뒤에 물 속으로 들어가 영영 떠나버린다고 되어 있다.


* 물고기로 변하는 중간 과정의 모습이 눈에 뜨이게 되면 하체는 농어이고 상체는 사람인 것의 모양으로 보일 수도 있고, 하체는 홍어이고 상체는 사람인 것과 같은 모양으로 보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상상해 볼 수도 있다. "천예록"의 기록에서는 사람이 홍어로 변하는 중간 단계의 모습을 일컬어 "반화미화(半化未化)"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몸통과 팔은 홍어 몸통과 지느러미 모양에 사람 같은 다리나 머리가 있는 모습인 상태라거나 아니면 머리가 홍어의 입과 머리 처럼 변했고 홍어 같은 꼬리가 있는 몸이 되었다든가 하는 모양을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천예록"의 이야기가 몸에 열이 나는 병이 걸린 후 사람이 홍어로 변했다는 것임을 감안해 보면, 사람을 홍어 괴물로 변하게 하는 병이나 독이 있다는 이야기로 상상해 볼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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