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일주일을 우울하게 지내자 시리우스가 억지로 끌고나와 장난을 쳐도 제임스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시리우스가 제임스가 인어 루시우스에게 진주 7개를 가져다 주기로 했다는 걸 알고서, 조개속 진주를 꾀 큰 걸로 열심히 모아서 가져다주며 물었다.

“루시우스! 너 바다마법사 리들 어디사는지 알고 있지?”

“그는 찾아가지 않는 편이 좋아! 그가 바라는 대가는 항상 힘들어.”

“그래도 좀 가르쳐줘. 제임스 녀석 더이상 두고 못보겠어.”

“.....정말이지.... 미련하군... 좋아.... 여기서 가려면....”

리들의 정보를 알아낸 시리우스는 제임스를 끌고 억지로 데려다주었는데, 소원을 비는 당사자만 들어오라는 소리에 제임스만이 들어갔다. 리들은 제임스눈을 들여다보더니 혀를 찼다.

“쯧쯧쯧... 여기 또 이상한 걸 바라는 놈이 왔군! 너 사람이 되고 싶어서 온거지?”

제임스는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며 손을 모았다.

“..... 글쎄......이걸 들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무엇이든지 할테니까! 제발 사람으로 변하게 해주세요!”

리들은 비틀린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첫째, 사람으로 변하는 마법물약의 댓가는 네 목소리다.

둘째, 사람으로 변한 후 7개월안에 그여자 맘을 사로잡을 것.

셋째, 만약 맘을 얻지 못하면, 대.왕.오.징.어로 만들어 버린다. 어때? 이래도 할건가?“

“네! 네! 할게요! 할거에요!”

“잠시만 기다려라!”

리들은 불을 붙이고 약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완성된 약은 초록색과 은색이 섞여있는 묘한 약이었고, 제임스에게 건네기 전에 그는 지팡이를 휘둘러서 제임스의 목소리를 빼앗았다.

“해변가로 올라가서 마시렴. 마시자마자 약효가 생길거란다”

“고맙습니다!”

외치고 소중하게 약벙을 들고 나가는 제임스를 보며 리들이 말했다.

“글쎄.... 과연 고마운 걸까? 사랑을 믿는 바보 하나가 또 대왕오징어가 되겠군”

밖으로 서둘러 나온 제임스는 설명을 하라는 시리우스를 뿌리치고선 해변으로 갔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약을 먹으려는데 시리우스가 따라왔다.

“야! 너! 설마! 그 약 대가가 목소리야? 미쳤어?”

제임스는 시리우스를 보며 약병을 두손으로 꽉 쥐고 있었다.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듯이. 그모습에 차마 시리우스는 약병을 빼앗지도 못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나도 모르겠다. 네 맘대로 해!”

시리우스는 속으로 행운을 빌면서 투덜대었다.

“저 자식은 지가 왕자인걸 항상 생각 하질 않아서 문제야... 하아.. 한바탕 난리 나겠네..”

제임스는 눈을 꼭 감고 약을 마셨다. 약을 마시자 마자 눈높이가 불쑥 높아졌고, 키가 꾀 큰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니, 뭔가 신기했다. 그녀처럼 사람이 되었으니, 어떻게든 찾아가서 그녀의 맘을 얻겠다며 다짐을 했다. 다행히도 사람으로 변하면서 벌거벚은 상태가 아니었기에, 일단 무조건 궁으로 갔지만, 성문지기들에게 두들겨 맞을뻔하고 도망치고 말았다.

‘아.. 어쩌지...?’

한창 고민을 하며, 릴리와 자주 만나던 해변가로 갔는데, 거기엔 출입통제를 하는 병사는 보이질 않았다. 저멀리 릴리의 붉은 머리카락이 보여 무조건 달려가서 보니, 릴리가 바위에 앉아서 바다를 보고 있었는데, 수풀쪽에서 릴리를 향해 단검이 날아가고 있었고, 항상 릴리주변을 지키던 잿빛머리의 남자도 보이질 않자, 맘이 초조해진 제임스는 릴리를 뒤에서 앉고 칼을 대신 맞고 만다. 제임스는 등에 단검을 맞고 정신을 잃고, 놀란 릴리의 비명에 달려온 기사들에 의해 궁으로 옮겨졌다.

“왜 아직 깨어나질 못하는 거죠?”

그후로 3일째 깨어나질 못하는 제임스를 보며 걱정스럽게 궁중마법사인 덤블도어에게 물어보자, 그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너무 심려마세요 공주님. 그저 단검의 독이 있었지만 해독제로 치료 되었습니다. 아마도 조금 있으면 깨어날 겁니다.”

“솔직히 전 이 자도 좀 불안합니다. 저희 성 백성 중 그 누구도 이 자를 아는 이가 없어요. 혹시라도 일부러 접근한 거라면....”

“리무스, 그대는 가끔 너무....”

한창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임스가 눈을 힘겹게 뜨는 걸 보고 릴리가 다가갔다.

“괜찮아요? 이름이 뭐죠? 가족들에게 알려야하니까요.”

하지만 제임스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손짓을 열심히 했다. 그 모습을 본 세사람은 더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게다가 제임스는 사람의 글도 알지 못해서 필담조차도 할 수 없었으니까. 다만 제임스의 눈을 들여다 본 덤블도어만이 공주님 곁에 두어도 괜찮다는 의견을 내었을 뿐. 공주를 구하기도 했고 기본적으로 체력과 민첩성이 인정되어 릴리 호위기사단의 예비기사로 들어오게 되었으나. 리무스는 미심쩍어 하였다.

요즘들어 왕국 둘째 공주인 릴리의 호위대의 예비기사 덕분에 릴리의 백합궁은 항상 웃음이 떠나질 않고 있었다. 사람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었던 제임스의 순진한 실수 덕분이었다. 예를 들자면, 해달시절 습관이 남아서 조개를 바위에 쳐서 깨서 익히지 않고 먹으려 한다던지, 사람 옷에 익숙하지 않아서 가끔 앞뒤를 뒤집어 입는 다든지 이런 것들로 제임스는 어느새인가 백합궁의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런 제임스를 보는 시선은 극과극이었다. 골치아픈 녀석을 맡게 되었다는 리무스및 호위기사들과 그런 모습을 귀엽게 보는 릴리공주와 시녀들이였다. 한편 열심히 예법과 글을 배우다 보니 어느새 석달이 지나있었다.

이제 어느정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쓸 수 있게 된 제임스는 자신의 맘을 어떻게 전할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예법상 자신의 위치에선 릴리공주에게 감히 좋아한다 표현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제임스는 이런 법도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므로 그걸 완벽하게 무시 할 수는 없었다. 제임스는 고민을 하다가 장문의 편지를 몇 번을 고쳐가며 써서 항상 품에 가지고 다니게 되었다.

제임스는 호위기사단 승급시험에 붙어서 정식 기사가 되어서 종종 근접경호를 하게 되었고, 릴리는 제임스와의 필담을 재미있어 하곤 했다.

“제임스 이 핀 어때요?”

릴리의 손 안에 있는 핀은 전에 자신이 주었던 일곱빛깔의 산호로 만든 것이었다. 제임스는 저도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항상 들고 다니는 수첩에 썼다.

[매우 이쁩니다. 하지만 공주님께서 더 예뻐요]

“고마워요. 근데 이 일곱빛깔 산호 말이에요. 덤블도어에게 들으니 인어들이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이걸 갖다주고서는 그 해달이 찾아오질 않아요. 역시 그 날 많이 놀랐나봐요. 참, 귀여웠는데. 근데 제임스 분위기가 그 해달과 참 많이 닮았어요!”

그 말에 제임스는 자신도 모르게 릴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필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하하 해달과 닮았다니, 표현이 재미있네요 공주님.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죠? 제임스는 항상 날 웃게 해줘서 좋아요.”

릴리의 좋아요라는 말에 제임스는 당황해하면서도 진심이길 바랐다. 그런 맘을 담아서 수첩에 써내려갔다.

[저기...만약에.. 제가... 그 해달이라면... 공주님을 사랑해서 사람이 되었다면 제맘을 받아주실 수 있으신가요?]

라고 쓴 메모를 보여주려는 데 리무스가 왔다.

“공주님 그만 돌아가셔야 합니다. 궁에 손님이 와 계십니다.”

“손님이라면...?”

“레귤러스 블랙 공장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릴리는 한숨을 내쉬더니 궁으로 향했다. 접견실에 가자 공작이 예를 취하고 말했다.

“릴리 공주님께 결혼 날짜를 잡자는 요청을 드리러 왔습니다..”

“공작, 저는 아직 결혼생각이 없습니다. 게다가 전 당신을 싫어합니다.”

릴리의 대답에 레귤러스가 말했다.

“상관없습니다. 잊으셨습니까? 우리의 결혼은 이미 우리의 선택과는 상관없이 결정된 것을 말입니다. 공주님. 더이상 미뤄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분명히 제가 성인이 되기 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파기될 결혼이기도 하지요.”

“ㅎㅎㅎ 공주님의 성년은 이제 넉달 남았습니다. 그사이 사랑에 빠지시려구요? 누구와요?”

“전 아직 포기 하지 않았습니다. 전 당신과 결혼하지 않을 겁니다.”

“글쎄요... 어찌될 지 두고 보도록 하죠. 공주님 그럼 공주님의 성년생일 축하연때 파트너는 제가 되길 기원하며 돌아가겠습니다.”

“당신은.... 당신은 사랑하는 이가 따로 있지 않습니까?”

“그사람과는 맺어질 수 없으니까요.”

“저라면... 차라리 가문을 버리겠어요!”

“저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레귤러스는 얼굴이 굳은채 돌아갔고, 릴리는 그 후로 울면서 밤을 지새웠고, 제임스는 릴리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가슴아파할 수 밖에 없었다. 릴리는 다음 날 바닷가로 산책을 갔고, 제임스가 근접경호담당으로 따라가게 되었다. 고민을 하던 제임스는 편지와 함께 어제 못보여준 수첩을 건네었다.

“이게 뭐에요? 편지? 나한테 주는 거에요?”

제임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세걸음 떨어져서 서서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고, 릴리는 편지를 조심스레 꺼내어 읽기 시작했다.

[릴리 공주님께

공주님. 공주님을 처음 본 날에 참 햇살이 좋았어요.

전 그래서 공주님이 요정인 줄 알았어요. 아니면 사람으로 변한 인어든지요.

근데 사람이었죠. 전 당신에게 맘을 전할 수가 없었어요.

공주님 곁에 있고 싶어서 제 목소리를 대가로 지금의 모습이 되었어요.

사람이라면 당신 곁에 있을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당신은 제가 안으면 부서질 거 같아 걱정이고,

당신에게 입맞추면 당신이 나비로 변해 날아갈 거 같아서 걱정이 됩니다.

만약에... 공주님께서 제 맘을 받아주시지 않는다 해도 전 항상 당신의 행복을 빕니다.

당신이 나 아닌 다른 사람과 있으면 난 불행하겠지만, 당신이 그로인해 행복하다면

저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제가 바라는 건 언제나 당신의 웃는 모습과 행복한 모습입니다.

감히 제가 감히 당신을 사랑해도 되겠습니까?

만약에, 안된다면 그냥 저를 기사단에서 내쫓으시면 됩니다.

다시는 당신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어느새 당신 곁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자꾸 줄어들어서

맘이 조급해져서 이렇게 무작정 제 맘을 전하게 됨을 용서하세요.

제임스로부터]

놀란 표정으로 편지를 접어 봉투에 넣은 릴리는 수첩을 보았다.

[저기...만약에.. 제가... 그 해달이라면... 공주님을 사랑해서 사람이 되었다면 제맘을 받아주실 수 있으신가요?]

릴리는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제임스를 쳐다보았고. 제임스는 이해한다는 듯이 눈을 곱게 접으며 웃을 뿐이었다.

“제임스. 정말 날 사랑하나요? 그러니까... 나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네요?”

릴리는 무작정 제임스에게 달려가서 입술에 버드키스를 하고 웃으며 말했다.

“제임스 당신을 사랑해요! 날 항상 웃게 해준다는 말 지켜야 해요?”

제임스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릴리를 안았다. 하지만 둘의 사랑은 인정받지 못했고, 릴리는 덤블도어를 찾아가서 부탁했다.

“당신은 할 수 있죠? 우리를 해달로 만들어 주세요!”

“하지만 공주님. 그건...”

“어짜피 우리 왕국의 후계는 제언니 페튜니아에요. 저 하나 없어진다고 해도 큰일은 없어요. 그렇지 않아요? 이제와서 저의 사랑을 포기하고 공작과의 억지 결혼을 하느니. 차라리 죽겠어요!”

“적응이 쉽지 않을 겁니다.”

“그도 나를 위해 적응했으니, 이제 제 차례에요!”

덤블도어는 릴리의 결심을 꺽지 못하고 약을 만들어 주었고, 어렵게 해변가로 도망친 릴리와 제임스는 약을 먹고서 얼른 바다로 헤엄쳐 갔다. 제임스가 해달이 되자마자 목소리가 돌아왔고. 둘은 해달왕국에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끝.


후기... 이상해서 죄송합니다.ㅠㅠ

해리포터 패러디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트위터 @walktri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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