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단삭님(lazylife.ivyro.net)

4월에 열렸던 모두의 온리전에 낸 아킬레우스와 헥토르 단편집입니다.

해당 행사 첫날에 판매본이 모두 매진되어서... 고지했던대로 웹 발간을 합니다


수록된 글은 <재회>, <어느 날과 다른 어느 날>, <crosswise>입니다.

각 글에 대한 설명은 아래에 하겠습니다.



현장판매 특전 단편은 웹에 공개되지 않습니다.

만약 행사장에 방문해주셨는데 매진되어서 구매하지 못하셨다면,

안내 받은 비밀번호로 비밀글을 열람해주시기 바랍니다(무료)

> http://posty.pe/3zs99l 이쪽입니다





단편집은 어떻게 샘플을 만들어야할지 참 난감하네요...; 

고민하다가 초반 부분을 어느정도 자르기로 했습니다.



접기글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든가 페이지를 넘길 수 있게 해줬음 좋겠어요 이놈의 포스타입...ㅠㅠ


― 알림 말씀 ―


• 이 글의 내용은 전부 픽션입니다.

• 이 글은 일본 타입문사의 페이트 시리즈 2차 창작입니다.

원작자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습니다.

• 일리아스에 대한 개인적 해석이 추가되어있습니다.

페이트적으로 분석해 일리아스의 원전과는 다릅니다.

• 후기 및 특전은 웹에 게재하지 않습니다.




<재회>

칼데아 기반. 아킬레우스가 소환된 이후



칼데아가 소란스럽다. 새로운 서번트가 왔다며 스텝 모두가 분주하다. 랜서, 헥토르는 그 모습을 느긋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오늘은 또 누구래? 복도를 지나가는 다른 스텝의 대화소리가 들린다. 헥토르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카페테리아로 향했다. 자주 어울리는 서번트 무리가 헥토르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여어. 아저씨. 여기야 여기. 헥토르는 그 목소리에 옆에 앉았다.

“뭐라도 먹을래?”

“괜찮아. 그나저나 무슨 소란이래?”

“하루 이틀인가 뭐. 우리같이 오래 있던 서번트에겐 익숙하다 못해 이제 없으면 서운하지.”

“아아. 맞아 맞아. 또 서번트 소환에 실패 했다며 서운해 할 마스터를 위로해줘야 하니까.”

헥토르는 이 칼데아에서 나름 초반에 소환된 서번트이다. 헥토르와 대화를 하는 다른 서번트 역시 헥토르와 비슷한 시기에 왔다. 인류의 역사를 지키고 사상을 고정시킨다는 당초의 목표는 이미 이루었다. 큰 사건을 한번 겪은 후, 칼데아의 설비며 사람 구성도 예전과 달라졌지만 이제 그 사건도 작년의 일이다. 어떻게든 사람은 적응하는구나. 헥토르는 의자에 기대며 느긋하게 생각했다. 다들 간편한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세상에나. 여긴 왜 이리 조용해?”

그 한적한 여유를 깬 건 한 소녀의 목소리였다. 소녀는 입을 가리며 뛰어와서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이쪽으로 다가왔다. 작은 체구에 어린 소녀의 얼굴이지만, 실제 나이는 중년의 여성인 캐스터. 엘레나였다.

“응? 우리들 쉬고 있는데. 딱히 일도 없고.”

“세상에나. 큰 일 이라고! 이번에 마스터가 누굴 소환했는지 알아?”

글쎄. 모르겠는데. 누군데? 또 다른 얼굴의 아르토리아? 다들 낄낄거리면서 그녀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들었다. 쿠훌린이 태우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아, 아저씨도. 헥토르는 그 재떨이를 전달받았다.

“라이더. 아킬레우스라고!”

“……….”

“뭐……….”

“……세상에….”

다들 짧은 탄식과 같은 말을 뱉으며 헥토르를 바라봤다. 헥토르는 잠시 굳었지만 태연하게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껐다.

“아아~ 싫어라. 결국 온거야. 그 치가? 아저씨 정말로 만나기 싫었는데….”

헥토르는 한숨을 쉬었지만 어디까지나 과장된 한숨이었다. 괜찮아? 응? 괜찮지 않을게 뭐야? 주변의 답에 헥토르는 평범하게 답했다.

“조금 어색하긴 해도. 어쩌겠어.”

그렇게 말하곤 어깨를 들썩이고 웃었다.

“자자. 그 얘기뿐이야? 여사님? 아저씨는 슬슬 피곤해서. 먼저 들어갈게.”

“어…. 그래. 그러도록해.”

“쉬어~ 아저씨.”

나머지 서번트들도 헥토르에게 인사를 했다. 헥토르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팔만 들어서 인사를 대신했다.

그가 나가고 나서 서번트들끼리는 잠시 얘기를 했다. 의외로 태연하네요. 그러게. 더 싫어할 줄 알았는데. 말끝마다 아킬레우스 싫다는 얘기를 했잖아? 방패를 든 영령이 싫다고도 했고. 다들 이런저런 얘기를 할 때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던 로드 엘멜로이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방금전의 헥토르. 잠시 손을 떨었어.”

평소의 그라면 하지 않을 행동이라고. 로드 엘멜로이 2세는 그렇게 말하며 긴 머리를 묶었다. 앞으로 어떤 파장이 일어날지 왠지 예상이 되어서 머리가 아파왔다.

<어느 날과 다른 어느 날>
현대AU. 아킬레우스는 갱이고, 헥토르는 평범한 회사원인 설정



평탄한 삶을 바꾼 사건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나의 삶을 모조리 바꾸어 버린 사람. 그에 대해 잠시 얘기를 해보겠다.

그는 나와 정반대의 세상을 살고 있다.

지리적인 얘기는 아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인식과 사고의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하루의 일상에서도 우리 둘은 차이가 크다. 그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처럼 내가 일어나는 시간에 잠을 자곤 한다.

 

오늘도 그렇다.

시간은 아직 해가 막 떠오른 아침. 나는 언제나처럼 출근을 하기 위해 일어났다.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현관이 열린다. 새벽에 가까운 시간이지만 나는 놀라지도 않았다. 이미 일상적인 풍경이다.

“좋은 아침. 아저씨. 지금 일어났어?”

“응.”

나는 칫솔을 입에 문채로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와 함께 들어온 바람의 냄새가 무척 차갑다. 밖은 춥나 보네. 나는 오늘 출근길에 입고 나갈 옷을 머릿속으로 다시 정했다.

그는 졸린지 하품을 늘어지게 했다. 눈도 반절은 감겨있다. 입을 얼굴이 망가질 정도로 크게 벌린 다음 다시 눈을 비빈다. 남이 하면 한심하다 못해 초라할 행동인데 그가 하니 마치 자연스러운 모습의 화보 같다. 얼굴이 폼 나니까 뭘 해도 그럴싸하다. 조금 짜증이 난다. 나는 양치질을 다 하고 욕실에서 나왔다.

“졸리더라도 씻고 자. 나 이제 욕실 다 썼으니까.”

“으응…….”

“아저씨 말, 듣고 있지?”

“나 아저씨 침대에서 자도 돼?”

“맘대로 해.”

어차피 안 된다고 해도 듣지도 않으면서 뭘 묻는 척을 한담. 나는 그를 지나쳐 걸으려다가 그가 코트도 벗지 않고 내 침대에 바로 눕는 모습을 보고 혀를 찼다.

“자자. 귀찮더라도 씻고 자.”

“으응.”

“말로만 하지 말고. 어서.”

나는 어린 아이를 달래듯이 그에게 말하며 그의 어깨를 잡았다. 입고 있는 코트라도 벗길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그 코트를 잡자마자 반사적으로 손을 뗐다. 손에 무언가가 흠뻑 묻었다. 검은색의 코트여서 몰랐는데 어깨 부분부터 등까지 축축하다. 조금 다급하게 코트를 벗겨내자, 안에 입은 셔츠가 흠뻑 젖어 붉었다. 피다.

<crosswise>
현대에 환생한... IF AU.





1.

 

옛날부터 반복된 꿈이 있다. 현실이 아니리라 알고 있어도 나에겐 현실인 꿈이다. 그 꿈은 잊히는 일 없이 언제나 선명히 내 안에 남았다.

그 꿈은 도망가는 일도 없이. 내가 그 꿈에서 도망가는 일도 없이.

그렇게 계속 머물러 있다.

 

 

헥토르가 눈을 뜨면 언제나처럼 평범한 일상의 아침이다. 평소보다 조금 늦게 일어나서인지 창밖의 햇빛이 완만히 창문으로 들어왔다. 그 평온함이 헥토르는 마치 자신에게 꿈은 꿈일 뿐이라고 귓가에 말해주는 듯이 느껴졌다.

“아저씨. 무슨 악몽이라도 꿨어? 유난히 잠을 설치더라고.”

침대 옆에 누워있던 연인이 헥토르에게 말을 건다. 걱정이 담긴 목소리는 평소보다 좋게 들렸다. 헥토르는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듯이 답했다.

“그랬어?”

“응. 그랬어. 아저씨 간밤에 끙끙 거리더라고. 어디 불편한가 싶어서 자다가 일어났지.”

“이런. 미안. 깨우지 그랬어. 네 잠을 방해했나보네.”

“미안할건 없고……. 지금은 괜찮아?”

아직 누워있는 헥토르에게 손이 다가왔다. 손가락이 길고 마디가 확실히 잡혀있지만 전체적으로 가늘며 균형 잡힌 아름다운 손이다. 헥토르가 눈을 감자 손가락이 그의 볼을 쓸었다. 무척이나 애정이 담긴 행동이다.

“괜찮아. 좋은 아침이야. 아킬레우스.”

나에게는 언제나 평소와도 같을 뿐이야.

나는 하지 않을 말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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