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무자비하게 엉킨 빨래를 풀다 마음대로 되지 않자 화가 났다. 천천히 하면 풀리겠지만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빨래뭉치를 들어 바구니 위에 신경질 적으로 털어냈다. 그제야 하나씩 풀려나갔다.
그와의 관계도 똑같았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 오해가 쌓이고 외면하다가 모든걸 다시 되돌리고 싶었을땐 이미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먼저 다가갔다면 그는 떠나지 않았을까?

  바구니 안에 빨래를 우겨넣고 그냥 소파로 가 털썩 주저앉았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무기력했다. 내 잘못이었을까? 스스로 자책했다.
무엇때문에 일하러 갔다가 일찌감치 되돌아와 잘 되지도 않는 집안 일을 하며 화를 내고 결국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을까...

너무 보고싶은데 벌써 한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불꺼진 집안에 들어올때면 아무도 없음에 혼자 남겨졌음에 익숙해져야하는데 5년이란 시간을 함께한 이유때문에 익숙해지지 않았다. 부정도 해보았고 미친척 그에게 전화를 걸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무심하게 울리는 통화음은 그의 목소리를 끝내 들려주지 않았다. 홧김에 핸드폰을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그와의 추억이 박살나 버릴까봐 던지는 시늉만 했을뿐 그러지 못했다.

후회된다. 그를 잡지 않고 그냥 보내버린 것을 아무렇지 않은 척 일을하고 집에 들어와서 밥을 먹고 그가 자던 자리를 비워두고 습관처럼 침대 오른쪽에 누워 잠을 청하는 스스로가 한심해 너무 후회스러웠다.


난 마음이 변한게 아니야
단지 서툴 뿐
보고싶어
제발 돌아와






#기다릴게




"네가 어디있든 무얼하든 기다릴게."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 갑자기 모든게 바뀐거 같아."
"알아. 바쁜건 좋은거야. 네가 하고 싶어하던 일들이었잖아. 나랑 만나게 된 것도 그런 일들 중 하나였고."
"린즈홍, 넌 달라."

그가 웃었다.

"알아. 그런데 일은 해야하잖아. 나도 그렇고 항상 연락하면 되지. 내가 기다릴게."
"알았어."

그의 뺨에 소리가 나게 뽀뽀하자 그가 환하게 웃었다. 

"언제 돌아올거야?"
"모르겠어. 촬영이 끝나야 하니까. 그래도 지켜볼게."
"연락이 안되면?"
"괜찮아. 난 항상 네 옆에 있을거야."

나지막한 그의 목소리에 안도할 수 있었다. 그는 항상 위텅의 옆에 있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항상 지켜주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든든했고 갑자기 연락이 안되었을때도 걱정되지 않았다. 그가 항상 사랑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커다란 나무 같았다. 무더위 속 뜨거운 햇살도 가려주고 쉴틈없이 쏟아져 내리는 비도 막아주고 펑펑 쏟아지는 눈도 막아주는 그런 아주 큰 나무, 그런 그를 위텅은 마음껏 사랑하고 싶었다.

마주잡은 손을 놓기 싫었다. 언제든 잡을 수 있는 손이었지만 그래도 놓기 싫었다. 그리고 평생 놓지 않겠다 다짐했었다.




#林



"하지마."
"왜?"
"하지말라고 했어. 그럴 기분 아니야."
"양위텅."
"린즈홍, 분명히 말했어. 하지말라고."

그는 나를 거절한 적이 없었다. 나 역시도 그를 거절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나를 밀어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그의 어깨를 강하게 잡았다. 붉게 상기된 두 눈동자가 나를 쳐다보았다.

멀어지고 있었다. 나를 경멸하는 듯한 그의 눈빛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이제 내가 싫어진 걸까? 굳게 다문 입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난 무얼 하려고 한게 아니야
그냥 너와 함께 있고 싶어
그냥 그것뿐이야





# 5화랑 6화는 원래 이어져서 나왔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  

   7화 이후로 린즈홍의 입장에서도 조금씩 써볼까 합니다.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늘도 샘유하세요~~^^






샘유포타쟁이 그러나 BL작가가 되고싶은 평범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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