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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여 밝히자면 이별의 명분이죠.


개요

모든 관계에는 끝이 있습니다. 우리 그것 하나만 기억해요. 시작이 얼마나 찬란했든 간에 끝내 종말은 온다는 걸요. 아니지. 종말같이 거창한 말을 써야 할까요. 종국. 종결. 파국. 파멸. 끝…… 그냥 끝이에요. 관계가 끝난다고 해서 하늘이 무너지고 꺼지는 건 아니잖아요.


흔히 봄은 사랑의 시작에, 여름은 사랑의 무르익음에 비유됩니다. 가을은 풍요로 보기도 하지만, 조금 쓸쓸한 계절이라는 평이 대다수네요. 그야 추수가 끝난 밭은 황량하기 그지없잖아요. 곧 겨울이 옵니다.


이별하기 딱 좋은 계절이네요.

 

주의사항

버전 : CoC 7판

인원 : 타이만 (KPC+PC)

배경 : 현대

시간 : ORPG / 텍스트 세션 기준 약 2시간

  • B급 분위기 지향. 너무 진지하게 RP하면 곤란합니다.
  • 마음이 맞지 않는 친구, 권태기의 연인, 결혼생활이 순탄하지 않은 부부, 어째선지 자꾸 얽히는 철천지원수, 최근에 크게 싸운 이들 등등의 관계를 전제로 작성하였습니다. 관계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면 잘 맞아요. 극단적으로 대학원생 KPC와 지도교수 PC 관계도 가능하긴 합니다. 어쩌면 혐관 상정?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별 시나리오입니다. 사이가 좋아지진 않습니다. 드라마틱한 화해가 이루어지지도 않습니다. (KPC랑 PC가 잘하면 화해합니다.) 보통은 관계가 더 나빠지지 않을까요……
  • 반드시 헤어져야 하는 건 아니에요. KPC와 탐사자에 따라 헤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천사가 될 수도 있고 악마가 될 수도 있습니다. 관계의 가능성을 시험해보세요. 배팅에 성공한 당신이 챔피언.
  • 좀 더 수동적이고 불편해하는 쪽이 KPC가 되는 게 적당한 듯합니다. 어쨌든 둘 다 관계에 불편함을 느껴야 할 것 같아요. 둘 다가 불가능할 시 탐사자는 그러지 않아도 문제없지만, 한쪽만 불편해하는 건 슬프니까…… 이왕이면 둘 다……
  • 제 시나리오를 멘마 시날, 비참 시날이라 불러도 전혀 기분이 나쁘진 않습니다만…… 이번엔 다루는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KP가 비참함 유도를 위해 PL을 데려가지 않도록 해주세요. PL의 성향을 반드시 파악해주세요.
  • Trigger : 사고, 범죄, 재해, 약간의 B급 고어 (사전 조율 필수!)

 

공개 개요 외에도 KP의 판단하에 필요하다면 다른 정보를 공개해주세요.

시나리오의 줄임말은 [미엘레]입니다.


플레이 전, 시나리오 공지의 일독을 권합니다.


이 작품은  H.P. 러브크래프트의 Call of Cthulhu(크툴루의 부름) 비공식 2차 저작물이며,

원작자 Chaosium Inc.와 번역자 도서출판 초여명의 권리를 침해할 의도가 없습니다.



















! 아래 페이지부터 본 시나리오의 진상이 공개됩니다 !
















진상

여기,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되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내뱉는 말은 상처로 남고, 작은 오해가 큰 다툼이 되었다가 냉전으로 이어집니다. 오가는 연락은 점점 뜸해집니다. 아무래도 관계의 끝을 알리는 예고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태까지 관계를 이어 왔다면 아주 악연만은 아니겠죠. 사실은 서로를 꽤 좋아했을 수도 있고요.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과거의 일입니다. 앞으로 이 관계를 억지로 끌고 가봤자 별로 좋은 일은 되지 않을 겁니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는요. 상황이 바뀌지 않는 이상, 똑같을 테니.

KPC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만하는 게 옳다고 여기지만, 자신의 입으로 그 의사를 전하긴 어렵네요. 좀 비겁한 사람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누가 나쁜 말을 하길 좋아하겠어요. 그냥 귀찮았던 걸 수도 있고요. 그런 수고를 들일 만한 상대가 아니라던가. 어쨌든 KPC는 누구나 한 번쯤 해볼 만한 생각을 합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상황이 그럴듯하게 돌아가,

자연스럽게 헤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요.

 

그런 바람을 가진 KPC를, 니알라토텝이 발견합니다. (와! 이 정석적이고도 유구한 한 문장을 이제야 써보게 되네요!) 재미있겠다. 소원을 들어주지. 라고, 생각만 합니다. KPC 앞에 나타나진 않네요. 그야 어느 날 갑자기 어떤 전조도 없이 사건이 시작되는 게 훨씬 즐거울 테니까.

니알라토텝은 저지릅니다. 가뿐하게요. 뭐, 그렇다고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건 아닙니다. 엄청난 짓을 저지르고 잊어버리는 건 절대자의 특권이죠.


니알라토텝이 사용한 주문은 ‘사악한 시선’(248p)의 변형 주문입니다. 술자를 KPC, 대상을 탐사자로 설정하고 발동된 이 주문은 KPC와 탐사자가 가까이 있는 한 탐사자에게 크나큰 불행이 일어나도록 만듭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강화되는 건 당연하고요. 니알라토텝이 직접 만지고 조율한 위력을 한 번 보시죠.


사악한 시선 – 변형 주문

 

비용 : 마력 10점; 이성 1D4

시전 시간 : 1라운드

 

이 주문을 걸면 대상에게 불운이 닥칩니다. 대상이 술자의 시야에 있어야 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거리가 확장됩니다. 대상은 사악한 시선 주문의 영향을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지만, 주문이 걸릴 때 이상한 한기나 불편한 느낌은 받습니다.

이 주문의 효과는 1억 5천만 년 후의 해가 뜨거나, 술자가 주문을 거두거나(조건은 이후 서술), 대상이 술자를 발견해서 죽기 직전까지 피를 흘리게 만들거나, 대상이 죽을 때까지 계속됩니다.


사악한 시선 - 효과


1단계 : 탐사자가 KPC의 시야 안에 있다면, 탐사자에게 작은 불행이 일어납니다. 우산이 없는데 비가 내리거나, 발을 헛디뎌 계단에서 구르거나, 1시간 간격으로 오는 버스를 코앞에서 놓치거나, 끝도 없이 모기가 윙윙거린다거나.


2단계 : 탐사자가 KPC와 같은 동네에 있다면, 탐사자에게 중간 불행이 일어납니다. 교통사고가 나거나, 위에서 물건이 낙하하거나, 칼을 든 살인마를 만나거나, 어찌 되었든 위험합니다.


3단계 : 탐사자가 KPC와 같은 지역에 있다면, 해당 지역에 큰 불행이 일어납니다. 좀비, 흡혈귀, 날아다니는 상어, 뱀인간, 스켈레톤 등 괴물들이 공공연하게 사람들을 공격합니다.


4단계 : 탐사자가 KPC와 같은 나라에 있다면, 해당 국가에 엄청난 불행이 일어납니다. 지진, 해일, 붕괴, 폭발 등등. 3단계의 괴물들이 더 광범위하게 퍼져갑니다.


5단계 : 탐사자가 KPC와 같은 행성에 있다면, 지구에 종말이 닥칩니다. 각종 신화생물이 소환됩니다. 크툴루는 고사하고 끝내는 아자토스까지 소환되겠네요. 니알라토텝은 모든 신화생물을 불러올 수 있으니까요.


1억 5천만 년 후의 해가 뜨길 기다리는 건 어불성설이겠죠. 탐사자가 KPC를 죽기 직전까지 피를 흘리게 만들거나, 탐사자가 죽는 건…… 가능하긴 한데, 완전히 좋은 엔딩이라고 말하기는 힘들 겁니다. 가장 피해 없게 주문을 파훼하는 법은 KPC가 주문을 거두는 것입니다. 자신이 주문을 걸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지만요.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상황이 그럴듯하게 돌아가, 자연스럽게 헤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 모든 사태가 비롯되었으니까,


“KPC가 똑바로 탐사자를 바라보고, 자신의 진심을 온전하게 전하는 것”이 해제 조건입니다. 일단 지금 상황에서는 헤어지자는 말이 되겠네요. 시나리오를 진행하다가 헤어지고 싶지 않다면 적당히 바꿔주세요. 목적은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 사태를 해결하고 무사히 이별하는 것입니다~ 와~ 아자아자 파이팅~








도입

KP 정보

이하의 모든 진행은 진지하고 무섭게보다는 어이없고 B급같이 전개하시는 걸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본 시나리오는 PL에게 공포를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뭘 하고 싶었냐면…… 화산이 터지고 공룡이 돌아다니고 유성우가 꽂히는 가운데 진지하게 헤어지자고 말하는 두 사람을 보고 싶었어요. 갑자기 볶음밥 볶으셔도 괜찮습니다.

우선은 어색한 데이트부터 시작합니다. 장소는 어디든 좋습니다. KPC와 탐사자가 만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몇 가지 도입을 준비했는데, 관계에 맞게 개변하여 사용하세요.

 

  • 단둘이 만날 수 있는 관계라면

아무리 권태기가 찾아왔더라도 아예 만나지 않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죠. 오늘도 뻔한 코스의 데이트를 시작합니다. 동네 카페에 마주 앉아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음료와 케이크를 앞에 두고, 핸드폰만 들여다보다가 문득 다음 데이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디 가기로 했더라. 여긴 어때? 거긴 지난번에 갔잖아. 여기는? 그건 반년 전에. 아 그럼 여기. 거긴 우리 첫 데이트 때……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그냥 멀리 나가지 말까, 아 그럴까…… 같은 기운 빠진 합의가 이루어질지도 모르겠네요.


연인 상정의 지문이지만 친구여도 괜찮지 않을까요. 친구라면 더 맥이 빠지고 처집니다. 사실 꼭 만날 필요도 없는 것 같고…… 오랜만에 밥이나 먹자고 불렀는데 음식은 그저 그렇고 이럴 시간에 집에서 쉬는 게 더 낫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 단둘이 만날 수도 없는 관계라면

세상엔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봐야 하는 관계도 있는 법입니다. 회식이라거나, 소모임이라거나, 친구들끼리 단체로 만나야 해서 결국 보게 되었다거나. 신나고 즐겁게 떠드는 사이에서 하필이면 옆자리거나, 마주 보고 붙게 되었습니다. 좀 어색하네요. 오랜만이야,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아니 사실 오랜만이라기엔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긴 한데. 그냥 하는 말인 거 알지. 어어, 응. 나야 뭐 평범하게 지냈지…….


사람들이 담배라도 피우러 가면 그 넓은 식당에 단둘이만 남아버립니다. 한층 어색해집니다. 뭐라도 말을 하긴 해야 할 것 같은데, 누가 입을 달싹이는 순간 상대가 핸드폰을 꺼내 보기 시작합니다. 타이밍을 놓쳤네요.

 


하여튼 엄청나게 어색한 이 순간, (여기서부턴 탐사자에게 비밀입니다. 실수로 지문을 출력하시면 큰일이 납니다.) KPC는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랍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상황이 그럴듯하게 돌아가,

자연스럽게 헤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순간 KP는 KPC로 행운 판정을 합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PL에게 “아니 왜 갑자기 다이스를 굴리세요” 같은 태클을 받기 위해 존재하는 구간입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라고 답하세요.


성공했다면? KPC의 간절한 바람을 니알라토텝이 포착합니다.

실패했다면? KPC의 간절한 바람을 니알라토텝이 포착합니다. 불행한 일이잖아요. 니알라토텝하고 엮인 일은 보통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KPC의 마력 10과 이성 1D4(오픈 다이스, 시크릿 다이스 모두 가능)를 차감해주세요. 마력이 부족하면 체력에서 깎여나갑니다. 이벤트 발생입니다.


Event. 눈이 마주치면 배틀!

 

탐사자는 문득, 이상한 한기를 느낍니다. 불편한 사람과 함께라서 그런 걸까요? 


동시에 콰릉! 근처에서 벼락이 칩니다. 요란한 빗소리도 나네요. 오늘 비가 온다는 말은 못 들어봤어요. 큰 소리에 놀라 둘의 시선이 마주칩니다. 우연히 고개를 들었는데 그렇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좀 더 어색해지네요. 탐사자가 뭐라도 하려는 순간 별안간 손에 힘이 풀려 들고 있던 컵을 엎습니다. 


줄줄줄…… 내용물이 흘러나와 옷을 적십니다. 진짜 이게 무슨 불행인가 싶습니다. KPC의 성격에 따라 수습을 도와주든지 말든지 하세요. 휴지를 뽑으려다 핸드폰을 떨어트릴 수도 있습니다. 이러면 액정에는 금이 갑니다. 너무너무 슬픈 일이에요.


엄청난 폭우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벼락도 계속 칩니다. 모임이나 데이트를 계속 이어가기엔 분위기를 다 망칠 만큼 심각합니다. 여러분은 어영부영 헤어집니다. 헤어지지 않고 더 같이 있으면 사소한 불행이 계속해서 닥칩니다. 직원이 음식을 옮기다가 당신에게 엎는다거나, 소매치기가 지갑을 들고 달아가거나, 술 취한 진상이 시비를 걸어온다거나 말이에요.


“괜찮아?” KPC가 당신을 걱정합니다. 당연하지만 여기서 탐사자가 KPC를 의심하고 심리학을 100번 굴려도 아무것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래도 정보를 주고 싶다면 ‘KPC는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것도 같다.’ 정도가 좋습니다. 우리 헤어지자, 그만하자, 절교하자…… 전부 그냥 말하긴 참 힘이 들죠. 특히나 갑자기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리는 이 분위기에서라면 말이요.

“오늘은 이만 파하는 게 좋을지도 몰라.”


KP 정보

도입의 어색한 RP 시간을 갖는 게 KP에게도 어색하고 괴롭다면 싸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비난하고 힐난하세요. 실컷 싸워도 되는데 KPC로 ‘다시는 보지 말자’ 같은 발언은 하시면 안 됩니다. 탐사자가 그 말을 하려고 하면 불행을 발생시켜 입을 막아주세요. 타이밍 좋게 번개가 쳐서 “에? 뭐라고?” 하셔도 좋고요.


KPC의 안색도 그리 좋진 않습니다. 살짝 비틀거리기도 하네요. 갑자기 컨디션이 나빠졌다고 합니다. 약속이 파토나기 딱 좋은 3박자가 모두 갖춰져 있습니다. 집에 갑시다. 그러나 집에 가는 길도 KPC가 옆에 있는 한 그다지 순탄하진 않습니다. 우산을 펴자마자 거센 바람에 부서져 날아간다거나, 택시가 안 잡힌다거나, 버스가 오지 않는다거나, 지나가는 차가 물을 끼얹고 간다거나. 

적당히 불행을 일으켜준 다음에 KPC를 퇴장시키세요.


Event. 네가 없으니까 모든 일이 잘 돌아가

 

KPC가 등을 돌려 걸어갑니다. 오늘 약속은 완전 망쳤네요. 정말이지 되는 일이 하나도 없고요. 그런데 이게 뭘까요. 갑자기 번개가 잠잠해지고 비가 잦아듭니다. 햇볕이 따사롭네요. 비가 이렇게 금방 그칠 수 있나? 여름 소나기라기엔 지금은 겨울이 가까운 늦가을입니다. 얼떨떨한 당신에게,


갑자기 저만치 걸어가던 KPC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조심해서 가!” 사실 무슨 말이든 상관없습니다. 그 얼굴을 본 순간…… 까닭 모를 불길함이 등골을 스칩니다. 아니나 다를까 신발 끈이 풀려 있습니다. 젠장!


지능 판정

성공: 불길한 기분을 지울 수 없습니다. 혹시, KPC와 뭔가 연관이 있는 걸까요? 아니, 설마 싶긴 하지만……

실패: 뭐, 기분 탓이겠죠. 신경 쓰지 맙시다.


그 후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탐사자는 평온한 일상을 보냅니다. 벌써부터 KPC를 수상하게 여겨 추궁해도 KPC는 아무것도 모르니 뭘 얻을 순 없습니다. 추궁하려 찾아오거나 전화를 걸어오면 영상통화로 바꾼 후 탐사자 주변에 끈질기게 날아다니는 모기를 붙이세요. 이놈의 모기는 계절도 모르고 아직까지!

KPC와 탐사자가 놀랍게도 동거하는 사이라면 집에서도 끊임없이 불행이 일어납니다. 위의 이벤트 및 판정은 KPC가 잠시 집을 비울 때를 상정하여 일어나게 해주세요. KPC가 돌아오면 다시 시작됩니다.

 

달리 할 것도 없습니다. 탐사자는 잠자리에 듭니다. 새근새근…….


이 시각, 니알라토텝은……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주문을 건 것까진 좋았는데, 스케일이 커지려면 꽤 기다려야 했습니다. 니알라토텝은 조금 질리고 맙니다. 스킵해서 하이라이트만 보고 싶은데 하필 라이브 스트리밍이네요. 세계에 2배속 마법을 걸고 딴짓을 하러 갑니다. 그리고 엔딩 분기까지 잊어버릴 예정입니다. 이 시점부터 시간 흐름이 겁나게 빨라집니다. 탐사자가 “왜 벌써 자야 하는데요.” 같은 항의를 하면 세계법칙이라고 답해주세요.




운수 나쁜 날


다음날입니다. 좋은 아침이에요. 별일 없었습니다. 악몽을 꾸지도 않았고요. 느긋한 하루의 시작을 즐겨보세요. 탐사자가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너’ 같은 걸 아침부터 검색하겠다고 한다면 (어제 저녁에 검색해도 처리는 동일합니다.) 각종 파국이 가득한 자극적인 컨텐츠들만 노출됩니다. 도움이 하나도 안 되는 검색 화면을 노려보고 있으면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Event. 네가 왜 여기서 나와

 

SNS에 새 알림이 뜹니다. KPC가 업로드한 사진입니다. 탐사자가 사는 동네의 사진이네요. 날이 좋아 외출~♪ (KPC의 말투에 따라 개변하세요. 이런 걸 올릴 성격이 아니라면 적당히 탐사자의 동네 친구가 ‘나 우리 동네에서 KPC 봤다’ 같은 연락을 합니다.) 신기한 우연도 다 있네요.


불행 하나를 발생시키세요. 윗집에서 쿵쿵거리는 층간소음과 함께 일렉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했다거나.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시끄러워 견딜 수 없었다거나. 앞집윗집옆집아래집에서 일제히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했다거나…… 탐사자를 집에서 쫓아낼 정도의 불행이면 충분합니다. 나가는 길 엘리베이터가 층마다 멈춘다거나, 계단이 유독 미끄러워서 넘어진다거나 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죠.

오늘은 정말 운이 안 좋네요. 어제부터 무슨 일일까요.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제 뭘 할까요? ‘KPC를 찾는다’가 정규 루트긴 한데, 뭐 꼭 안 그래도 괜찮습니다. 뭘 하든 탐사자는 곧 KPC와 마주치게 됩니다. 불행이 가득한 탐사자와는 달리 KPC는 팔자 좋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세요. 한 손엔 솜사탕 한 손엔 커피 옷은 나들이 복장 잘 꾸며진 벽화 거리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거나……. 탐사자의 모습을 보자 KPC는 놀랍니다.

좀 수상하게 놀라세요. 마치 KPC가 무슨 일이라도 꾸민 것처럼. 실제론 그냥 즐겁게 잘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탐사자를 보니 텐션이 떨어지고 우울해져서 그렇습니다. 별로 마주하기 싫은 인물이거든요.

 

이후는 대화입니다…….

기본적으로 탐사자가 무슨 소리를 해도 KPC는 모르니 억울해서 팔짝 뛸 노릇입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있는 것만으로 불행해진다니 그거 그냥 기분 탓 아니야? 내가 그렇게 싫었어? 네 운이 나쁜 걸 왜 내 책임으로 돌리냔 말이야. 성정이 유약한 KPC라면 좀 상처받을지도 모릅니다. 헤어지고 싶은 건 정말이지만 불행을 바란 적은 없거든요. 그런데 그걸 날 원인으로 돌리다니? (성격에 따라 바랐을 수도 있지만.)


답답한 사람만 둘이 되었네요. 대화하는 내내 새똥이 떨어지거나 운동화 끈이 또 풀리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해서 중간중간 탐사자의 말이 끊겨도 좋을 겁니다. KPC는 아주 조금 납득합니다. 이런 걸 보니 네가 갑자기 운이 나빠졌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근데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네가 눈이라도 감고 있으면 되는 거 아니야? 물론 탐사자가 눈을 감아도 사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운동화 끈이 또 풀립니다. 아니면 구두 밑창이 떨어져서 덜렁거립니다. 장난 아니네요.

얼레벌레 얼빡 개그 분위기가 계속될 때입니다.

 

듣기 판정

성공: 무언가 삐걱이는 소리. 어디선가 비명이 들려옵니다. “피해요!” 방향은 위쪽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실패: 무언가 삐걱이는 소리. 누가 뭐라고 외치는데, 들리지 않네요.


탐사자가 위를 올려다보면 에어컨 실외기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어디 건물에서 떨어진 모양이네요. 창문에서 몸을 내민 사람이 사색이 되어 외칩니다. “피해요!” 그래요. 에어컨 실외기는 바로 당신의 머리를 향해 낙하 중입니다. 여기서 회피 판정을 합니다. 듣기 판정에 실패했다면 패널티 다이스를 하나 받습니다. 


성공한다면 에어컨 실외기는 바로 당신의 근처에 떨어져 산산이 부서집니다. 그걸 정통으로 맞았다면 죽었겠죠. 식은땀이 흐릅니다. 지금, 정말로 죽을 뻔했어요. 이성 판정 0/1


실패한다면 몸이 굳어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대로 죽는 걸까요. 그럴 때, 당신의 몸을 있는 힘껏 밀치는 이가 있습니다. KPC입니다. 쾅! 에어컨 실외기가 바로 근처에 떨어져 산산이 부서집니다. KPC는 당신을 깔아 누른 채로 넘어집니다. 정통으로 맞았다면 죽었겠죠. 식은땀이 흐릅니다. 

지금, 정말로 죽을 뻔했어요. 이성 판정 0/1

 

“정말로 죽을 뻔했잖아!”

KPC의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바로 이때부터 KPC는 탐사자의 말을 완전히 믿습니다. 그 원인이 정말 KPC 자신일지는 모르겠지만, 탐사자에게 심한 불행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오해하지 마. 네가 죽기를 바란 적은 없어.” KPC가 먼저 일어나 손을 내밉니다. 탐사자가 잡고 일어나게 도와주고, 옷을 털어줍니다. 어디 다친 데 없냐고도 물어보네요. 지금부터 공동전선입니다. KPC는 당신에게 힘을 빌려주겠다고 제의합니다.


하지만 이 불행,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야 할까요. 똑똑한 탐사자라면 ‘KPC와 멀어지는 것’을 단번에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헤매든, 방법을 시도하든 괜찮습니다. 어차피 다음 불행은 준비되어 있거든요.


Event. 손들어 꼼짝 마

 

갑자기 무시무시한 기세로, 선팅한 검은 봉고차가 드리프트를 밟아 당신의 앞에 섭니다. 거칠게 문이 열립니다. “지금은 시간이 없어. 당장 여기에 타줘. 설명은 나중에 할게.” 라고, 복면을 뒤집어쓴 강도들이 당신에게 총을 겨누고 말했습니다.


태클 걸 타이밍입니다. 탐사자가 안 걸면 KPC가 거세요.

“아니, 어딜 봐도 납치잖아요!” ← 츳코미 점수 100점


태클이 걸리면 그들은 돌변합니다. “그래, 어서 타! 쏴버리기 전에!” 총구는 당신을 겨누고 있습니다. 타세요. 안 타면 위협사격을 합니다. 다음번엔 머리에 바람구멍을 내버리겠다고 하네요. KPC까지 타려고 하면,


“한 놈이면 충분해. 넌 꺼져. 신고하면 죽인다!” 라고 하네요. KPC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저항한다면 개머리판으로 얻어맞고 기절합니다. 탐사자는 총을 든 무장강도들 사이에 낑깁니다. 드르륵, 다시 문이 닫히면 봉고차가 신나게 달려가네요. KPC의 모습이 멀리, 저 멀리 멀어져 갑니다…….


봉고차는 6인승이고, 운전자 한 명에 총을 든 사람 둘이 있습니다. 탐사자를 딱히 결박하진 않습니다. 무리하게 행동하면 진짜 총에 맞으니 주의를. 관찰력 판정에 성공하면 뒷좌석에 묵직한 자루들이 있는 걸 발견합니다. 삐죽, 지폐가 몇 장 빠져나와 있습니다. 실패해도 자루가 있다는 것까진 압니다.


Q. 저는 어떻게 되나요?

A. 넌 우리 인질이다. 고개 돌려. 저기 자루들 보이지? 우리가 턴 거야. 우린 잘나가는 은행강도들이라고. 그런데 이대로면 경찰에 잡히는 건 시간문제지. 그러니까 인질이 필요한 거야.

Q. 왜 하필 전가요?

A. 딱 보는데 거슬렸어. 그냥 네 불운을 탓해. 살다 보면 한 번쯤은 지지리도 운 나쁜 불행이 생기기 마련이잖냐. 그게 오늘인 거지.

Q. 저는 죽나요?

A. 얌전히 있으면 살려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지금부터 기도라도 하시지. 좆되면 단번에 끝이야. 어? 같이 가자고. 나락이든 지옥이든.


진짜 망한 것 같습니다. 우째 이런 일이. 이성 판정 1/1D3

 

슬픈 얼굴로 창밖을 봅니다.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네요. 봉고차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벌써 당신이 사는 동네를 넘어갑니다. “이대로 고속도로에 진입한다.” 운전석의 사람이 액셀을 힘껏 밟습니다. 총 든 이들은 미지근한 오렌지 주스를 마십니다. 탐사자가 매혹 판정에 성공한다면 탐사자에게도 한 병 줍니다.

그때였습니다.

 

삐용삐용삐용……

사이렌이 요란하게 울립니다.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고, 오렌지주스가 출렁거리며 넘칩니다. 탐사자는 앞좌석에 이마를 박습니다. 콩. 그런데 별로 아프진 않아요. 고개를 들면 주변이 온통 경찰차입니다.


“너희들은 이미 포위됐다! 총을 버리고 나와 투항하라!”

“이런, 개, 씨발!” “언제 이렇게 빨리?!” 강도들이 이를 갑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발악은 하고 싶은가 봐요. 탐사자의 등에 총이 겨눠집니다. “야, 너부터 나가.” 나락이든 지옥이든 같이 가자고 했잖아. 


그후론 인질극입니다. 경찰들은 주춤거리고, 은행강도는 흔한 대사를 그대로 읊습니다. 

“물러나! 인질의 목숨은 없다!” 등을 찌르는 총구가 너무나도 단단하고 차갑네요.


이대로 죽는 걸까? 질끈 눈을 감습니다. 주마등 같은 기억 속으로 KPC가 얼핏 떠오릅니다. 그러고 보니 KPC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곳에 그대로 남아 있으려나. 그렇다면 우리 사이는 꽤 먼……


“조금이라도 다가오면, 어? 이렇게!” 한 사람이 총을 허공으로 올립니다. 방아쇠를 당겨 위협사격을 하려는 것 같네요. 그는 당깁니다. 그런데 철컥, 소리만 나고 총이 발사되지 않습니다. 불발입니다. 당연히 당황해서 여러 번 더 당깁니다. 철컥, 철컥. 계속 불발이네요. 경찰들이 술렁거립니다. 당신의 등을 겨누고 있던 총이 치워집니다. 설마 이것도? 하늘을 향해 당기면, 탕!


“하, 하하. 이건 멀쩡하…… ……아.” 이런, 인질에서 총을 떼면 이렇게 된다니까요. 경찰들의 총 여러 개가 강도를 포위합니다. 이제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축하해요, 탐사자. 납치 사건에서 살아남았네요.


KP 정보

딱히 누군가 개입을 해서 해결된 건 아닙니다. 총 하나가 고장났었고, 강도들이 실책을 범했던 거죠. 만일 KPC와 탐사자가 가까이 있었다면 고장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잘못 발사된 총이 탐사자에게 맞았을 수도 있겠죠. 참고로 KPC는 급하게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덕분에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네요. 강도들은 감옥에 갑니다.




사건은 미궁, 행운은 실종


우여곡절 끝에 탐사자는 자유의 몸이 됩니다. 경찰들은 탐사자를 안쓰러워하는 눈치입니다. 형식적인 조사가 끝나고 나오면 어느덧 어둑어둑한 저녁입니다. 오늘 하루를 통으로 날렸네요. 핸드폰을 열어보면 전화가 어마무지하게 와 있습니다. KPC가 건 것입니다. 연락을 취하면 바로 받습니다. 취하지 않더라도 또 걸려 오고요.

 

수화기 너머의 KPC는 굉장히 걱정스러운 어조입니다. 잠시 대화를 하세요. 당신이 그렇게 끌려간 후, 신고를 마쳤으나 지금까지 어떤 연락도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어쩌면 KPC의 ‘헤어지고 싶어’라는 마음이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니면 어쩔 수 없고요. 무슨 말을 해도 상관없는데,

대화 도중 “너 괜찮아? 지금 그리로 갈까?” 라는 말은 꼭 해주세요. 그 말을 들은 탐사자는 지능 판정합니다.


지능 판정

성공: 아뇨. KPC와 가까워지면 안 됩니다. 연속되던 불운이 끝난 건 두 번 다 KPC와 헤어졌을 때였어요.

실패: 정말 그래도 될까요? 어떻게 생각해요?


탐사자로 하여금 KPC의 제안을 거절하게 합시다. KPC는 좀 시무룩하게 수긍합니다. 자신도 할 수 있는 걸 해보겠다곤 하네요. “알겠어. 당분간 의식적으로 피해볼게. 어쩌면 전화도 안 좋은 영향이 있을지 모르니까.” 다소 급하게 통화가 마무리됩니다. 탐사자는 저녁 거리를 터덜터덜 걷습니다.


Event.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거기 가는 당신.” 누군가 탐사자를 부릅니다. 돌아보면 어딘가 수상한 로브를 입은 어딘가 수상한 사람입니다. 당신이 경계하려고 하면 말립니다. “수상한 사람이 아니야. 이봐, 너 뭔가 곤란한 일을 겪고 있지 않아? 기운이 아주 안 좋아.” 어딘가 수상한 사람이 어딘가 수상한 대사를 합니다.


“너한테 저주가 걸려 있는 것 같아. 그것도 굉장히 질이 나쁜.” 같은 대사를 해서 탐사자를 솔깃하게 만들어봅시다. 수상한 사람은 당신을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럴싸한 말들을 이것저것 하세요. “내내 불행이 계속되지 않아?” 뭐 이런 거. 탐사자가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책 한 권을 꺼냅니다.


<서유럽의 마녀회들> 그렇게 적혀 있네요.


“이 책을 읽어. 그러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 거야. 서둘러. 시간이 갈수록 점점 안 좋아지고 있으니까.” 그리고 책값을 받습니다. 한화로 3만원 정도면 될 것 같네요. 바가지 같습니다만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대인관계 판정이나 흥정 RP에 성공한다면 좀 깎아서 받으세요.

“살아남길 바랄게.” 수상한 사람이 사라집니다.

KP 정보

지나가는 CoC의 베테랑 탐사자입니다. 곤란에 처한 사람들을 보이면 자신의 크툴루 신화 지식을 이용해서 도움을 줍니다. 돈은 받습니다. 먹고 살아야 하니까. KP의 다른 탐사자를 등장시키면 재미있습니다.


집에 돌아가서 책을 읽습니다. KPC와 멀어졌으므로 별도의 불행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책을 다 읽는데 2~3시간이 걸린다고 알려주세요. <서유럽의 마녀회들>은 교회에 밀려 지하로 숨고 미신으로서 이어지다가 중세에는 ‘마녀회’라고 불렸던 기독교 전의 신앙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책을 다 읽으면 탐사자는 오컬트 +1점을 얻습니다. 그리고 후반 페이지에서 마녀들이 실제로 사용했다고 일컬어지는 주문을 하나 발견합니다.


사악한 시선

 

비용 : 마력 10점; 이성 1D4

시전 시간 : 1라운드

 

이 주문을 걸면 대상에게 불운이 닥칩니다. 대상이 술자의 시야에 있어야 합니다. 대상은 사악한 시선 주문의 영향을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지만, 주문이 걸릴 때 이상한 한기나 불편한 느낌은 받습니다. (중략) 이 주문의 효과는 다음날 해가 뜨거나, 술자가 주문을 거두거나, 대상이 술자를 발견해서 피를 흘리게 만들거나, 대상이 죽을 때까지 계속됩니다.

 

다른 이름 : 악운의 의식, 어둠의 저주, 마녀의 저주


탐사자가 추리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자신은 KPC의 시야에 내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다음날 해가 떴는데도 불운이 계속해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요. 헷갈려하면 아이디어 판정으로 힌트를 주세요.

KPC가 아닌 다른 술자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오인할 수도 있습니다. 타당한 추리긴 한데, 아쉽게도 이번엔 아니니까요. 일련의 불행이 일어날 동안 탐사자를 빤히 바라보는 시선은 느껴지지 않았다는 정보를 주세요. 거동이 수상한 사람도 없었고요.


탐사자가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으면 관찰력 판정을 합니다. 성공 시 휘갈겨 쓴 필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만일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기능한다면, 악의적인 변형이 가해졌을 수 있다. 주문의 해제를 시도해보되 운을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다. 이미 운이 나빠진 상태라고 해도.’

 

속는 셈 치고 다음날 해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죠. 아니면 KPC의 피를 흘리게 만들거나. 마음이 급한 탐사자가 있다면 지금은 밤이 너무 늦어 무리라는 걸 알려주세요. KPC에게 연락을 해도 자느라 받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잠시의 평화를 만끽하며 자는 게 좋겠습니다. 잘 자요, 탐사자.


저도 KPC에게 사악한 시선 주문을 쓰고 싶어요

못된 탐사자입니다. 근데 안될 건 없으니 시켜주세요. 내일 KPC를 만나면……. 변형 주문이 아닌 기본 주문이니 해제 조건은 책과 같습니다. 효과도 룰북 그대로 적용합니다. 룰북 페이지를 참고하세요.




Hello, Disaster!


어슴푸레한 새벽, 사람들의 비명으로 잠이 깹니다. 온 사방에 불이 켜져 있고, 사람들이 혼비백산하여 달아나고 있습니다. 이상하네요. KPC랑은 충분히 떨어졌을 텐데. 창문이 깨집니다. 거대하고 날카로운 이빨이 집안으로 들어옵니다. 당신은 그게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날아다니는 상어입니다. 이성 판정 1D3/1D5

 

믿어지지 않지만 정말 날아다니는 상어입니다. 창문에 끼어 지느러미를 퍼덕이네요. 몸부림치는 상어에게서 달아나려면 또 탈출해야 합니다. 위기감을 조성하고 싶다면 상어가 빠져나와 코앞에서 물어뜯으려 한다고 해주세요. 우여곡절 끝에 밖으로 나가면 여기도 그저 재앙입니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하늘을 상어와 익룡이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거리에는 좀비가 비틀거리며 걸어다니고 늑대인간이 아우우우우우, 하고 웁니다. 겁에 질린 사람들이 아우성칩니다. 퍼덕퍼덕 날던 박쥐가 돌연 흡혈귀로 변해 그들을 습격합니다. 쿵쿵거리는 발울림이 들리는 걸로 봐서 거대한 괴물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고개를 돌리면 티라노사우르스렉스와 눈이 마주칩니다. 이성 판정 1D5/1D10


광기 발현 시 적당히 처리해주세요. 기억 상실이라면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서서히 모든 것들이 떠오릅니다.

 

[속보입니다. 현재 A시에서 발생하는 원인불명의 재해는……] 

바닥에 떨어진, 누군가의 핸드폰에서 치지직거리며 방송이 나옵니다. 이 현상은 탐사자의 지역에서만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짚이는 거라면 하나뿐입니다.


KPC. 그는 어디에 있죠?

 

여기서 정규 루트는 KPC를 만나기 위해 행동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도 상황은 악화일로니까요. 전화하면 어떻게든 연결이 됩니다. KPC가 있는 곳도 괴물들로 난리가 난 것 같네요. 하고 싶은 말을 하세요. 주문을 얻은 걸 공유해도 됩니다. KPC는 당신에게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알겠어. 그쪽으로 갈게.” 망설이는 기색이 느껴집니다.

“……무사해야 해.” ← 이런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지우세요.


괴물의 포효가 들리더니 통화가 돌연 끊어집니다.

 

KPC가 올 때까지 탐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몇 개 없습니다. 괴물의 습격으로부터 도망치기, 맞서 싸우기, 사람들을 구하기…… 역시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괴물들의 데이터는 룰북을 참조해주세요.


그리고 다음 사건을 발생시키세요.


듣기 판정 – 성공/실패 무관

: Ph'nglui mglw'nafh Cthulhu R'lyeh wgah'nagl fhtagn! Ph'nglui mglw'nafh Cthulhu R'lyeh wgah'nagl fhtagn! Ph'nglui mglw'nafh Cthulhu R'lyeh wgah'nagl fhtagn!


알아들을 수 없는 기이한 말들이 도시를 메웁니다. 사방에서 기이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걸어 나옵니다. 그들은 복면을 쓰고, 천을 온몸에 두르고, 손과 손을 맞잡아 한 무리의 군체처럼 움직입니다. Y’AI ’NG’NGAH, YOG-SOTHOTH H’EE—L’GEB F’AI THRODOG UAAAH. 그들이 한 목소리로 외칩니다.


“때가 되었다! 세계멸망의 징조다! 우리들의 신이 도래할 것이다!”

Wza-y’ei! Wza-y’ei! Y’kaa haa bho—ii, Rhan-Tegoth—Cthulhu fhtagn—Ei! Ei! Ei! Ei!—Rhan-Tegoth!

“아아, 기다렸습니다, 우리의 신이여, 나의 신이여!”

Iä! Iä! Hastur! Ugh! Ugh! Iä Hastur cf’ayak’vulgtmm, vugtlagln vulgtmm! Ai! Shub-Niggurath!


KP 정보

각종 괴물이 나타난다는 소식을 듣고, 전국의 사교도들이 신나게 A시로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은 이제부터 일어날 재앙에 환희를 금치 못합니다. 사교도들의 신이 내려와 세계를 망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칼을 들고 돌아다니며, 덜덜 떠는 사람들을 사정없이 찌릅니다. 피가 사방으로 퍼지고 살점이 날아다닙니다. 괴물들이 시체에 달려들어 그것을 허겁지겁 삼킵니다. 환호성이 울립니다.

OGTHROD AI’F GEB’L—EE’H YOG-SOTHOTH ‘NGAH’NG AI’Y ZHRO!


축제가 벌어집니다. 이곳에 있는 건 온통 살육과 공포뿐입니다.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습니다. 이내, 사교도 한 명이 탐사자를 발견합니다. 피로 얼룩진 복면이 꿈틀거립니다. 분명 웃고 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탐사자가 도망쳐도 이 사교도만은 끝까지 당신을 따라옵니다. 이윽고 코너에 몰릴 때까지요.


사교도가 칼을 들어올립니다.

“피를 바쳐라, 제물이여!”

탐사자, 회피 판정. 실패 시 칼에 맞아 체력 1D3을 잃습니다.

 

Ph'nglui mglw'nafh Cthugha Fomalhaut n'gha-ghaa naf'lthagn.

도망칠 수 없습니다. 사교도의 몸동작은 무척이나 빠릅니다. 어쩌면 삿된 주술에 발을 들여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걸지도 모릅니다. 피했든 피하지 못했든, 당신은 아직 죽지 않았으니까요. 


높이 든 칼이 다시 한번 내리찍힐 때,

 

와그작,

날아다니는 상어가 사교도의 머리를 물었습니다.

 

피가 질질 흘러나옵니다. 덜커덕, 하고 모든 동작이 멈추더니 관절이 삐걱거립니다. 팔과 다리가 축 늘어집니다. 칼이 바닥에 떨어집니다. 상어는 냠냠 머리를 먹고 있습니다. 맛있어 보이네요. 이쯤 되면 어이가 없어서 이성 판정을 할 생각이 들지도 않습니다. 하여튼, 상어가 탐사자마저 노리기 전에 도망가는 게 좋을 텐데……


Event. 안녕? 나 니알라야.

 

갑자기 상어의 입안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꽤 유창한 목소리로, “안녕? 재미 보고 있나?” 하지 뭐예요. 저 입안에 있는 건 이제 곤죽이 된 시체밖에 없을 텐데도요. 이 말을 하는 와중에도 상어는 상반신을 먹고 있습니다.


“저기~ 말을 걸면 대답 좀 해줄래?”

탐사자가 대답하면 상어인간(편의상)은 흡족해합니다. “좋다. 난 니알라토텝이라고 하는데.” 크툴루 신화를 모르는 탐사자는 그게 뭔데. 할지도 모르겠네요. 여튼 상어인간이 계속 말합니다. “유희거리가 되는 걸 발견했지 뭐냐.”

 

“더없이 흥미로운 인간이다. 정말로 재미있군.”

상어는 이제 하반신을 먹고 있습니다. 피가 계속해서 넘쳐납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데, 사실은 중간에 딴생각을 하다 보니 일이 이렇게까지 되었다. 이대로 세계가 망하는 것도 좋을 듯한데. 어떻게 생각해?” 아무래도 니알라토텝이 이 모든 일을 꾸며낸 것 같습니다. 탐사자는 몰라도 PL은 알겠죠.


“그냥 확, 망하게 두고 로얄석에서 구경이나 할까.”

탐사자가 거부하면, 니알라토텝은 휘파람을 붑니다. 상어의 뱃속에서 음산하고도 유쾌한 휘파람 소리가 들려옵니다.


“슬슬 재미가 떨어졌다. 마지막까지 즐겁게 해준다면, 가볍게 복구해줄 수도 있지. 너는 주문에 걸려 있어. 술자는 네가 알고 있는 그 인간이고. 뭐, 그 주문도 내가 건 거지만.” 탐사자가 항의해도 니알라토텝은 웃습니다. 상어가 낄낄거리며 웃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난 인간의 소원을 들어줬을 뿐이야. 자세한 건 그 녀석에게 직접 듣는 건 어때? 정직한 아이에게는 세 개의 도끼를 전부 준다잖아~”


탐사자가 엄청나게 중요한 질문(해결법 등등)을 말하면, 여기서 상어가 사교도를 다 먹어치워 목소리가 끊깁니다. 상어는 춤을 추며 떠납니다. 둥실둥실.


남은 자리에는 흥건한 핏물만…… 어라?

기이한 일이네요. 피가 자아를 가진 것처럼 흘러, 바닥에 기다란 문장들이 나타납니다. 탐사자는 확실히 이 문장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중간중간 내용이 좀 다르긴 하지만요. 이건 아마도 분명,


사악한 시선 – 변형 주문

 

이 주문을 걸면 대상에게 불운이 닥칩니다. 대상이 술자의 시야에 있어야 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거리가 확장됩니다. 대상은 사악한 시선 주문의 영향을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지만, 주문이 걸릴 때 이상한 한기나 불편한 느낌은 받습니다.


이 주문의 효과는 1억 5천만 년 후의 해가 뜨거나, 술자가 주문을 거두거나(조건은 술자가 똑바로 대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진심을 온전하게 전하는 것), 대상이 술자를 발견해서 죽기 직전까지 피를 흘리게 만들거나, 대상이 죽을 때까지 계속됩니다.


탐사자가 전부 읽으면 피의 글씨는 다시 핏물로 돌아갑니다. 드디어 해야 하는 게 명확해졌습니다. 1억 5천만 년을 기다리거나 (네?) 탐사자가 죽거나, KPC가 죽기 직전까지 피를 흘리게 만들거나, 그것도 아니면.

 

KPC에게 고백 유도를 하는 것.

그 고백이 아니지만 고백은 고백이니까요.

 

뭘 고르든 탐사자가 마음의 준비를 했다면 진행합니다. 저 멀리서 다급하게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분명히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 눈이 마주치면, 네. KPC입니다. KPC가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탐사자!”

그에 맞춰, 티라노사우르스렉스가 포효합니다.




Hi, Dinosaur!


KP 정보

엔딩입니다. 혹시 끝까지 B급으로 가고 싶으시다면 악동뮤지션의 DINOSAUR를 틀어주세요. 별 이유는 없고 공룡이 나오니까……. 사실 고백유도를 하고 싶지 않아도 준비된 엔딩 지문은 이것밖에 없습니다. 죽거나 죽이고 싶으면 미리 다른 지문을 써두세요.


KPC와 탐사자는 점차 가까워집니다. 티라노사우스르렉스가 계속 웁니다. 공룡을 조용히 하는 방법은, 아니, 이 모든 사태를 잠식시키는 방법은 이제 몇 개 없습니다. 칼을 들어 찌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KPC에게 당신의 진심을 전하세요. 상대의 진심을 이끌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신의 진심으로 맞부딪치는 것. 좋아하는 마음, 싫어하는 마음, 지긋지긋한 마음, 걱정스러운 마음, 끔찍한 마음, 두려운 마음, 보고 싶었던 마음, 이렇게까지 조르주한 상황에 놓이고 싶진 않았던 마음…… 무엇이든 좋습니다.

 

명심하세요. 이건 사랑의 시련이 아닙니다.

구태여 밝히자면 이별의 명분이죠.

하지만 기억하세요. 원한다면, 바꾸지 못할 건 없다는 것을.

어색한 관계든, 파탄난 감정이든.

 

그저 진심을 크게 외치세요. 그리고 KPC에게 말하세요.

너도 솔직하게 말해, 라고.

 

탐사자가 크게 고백하는 순간, 펑! 화산이 터집니다. 동틀 무렵의 새벽하늘이 새빨간 용암으로 물들어버립니다. 꼭 폭죽이 터지는 것 같네요. 펑! 펑! 펑! 몇 개 더 터집니다. 마그마 분출의 열 때문에, 당신을 바라보는 KPC의 뺨이 새빨갛게 달아오릅니다. 그건 탐사자의 뺨도 마찬가지입니다. 티라노사우르스렉스의 뺨도요.

 

“탐사자, 나는……”

KPC가 눈을 꽉 감습니다. 뭐, 여기까지 왔으니 KPC도 진심을 전해야 합니다. 탐사자가 눈을 뜨라고 하면 눈을 뜨세요. 하고 싶은 말을 똑바로 하세요. 예시 대사를 일단 적긴 하는데 타인의 말을 빌리는 대신 당당하고 가오있고 간지나게 자신의 말을 써서 탐사자에게 전해줍시다.

 

“일이 이렇게까지 됐는데, 여기서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나도 하나도 모르겠지만. 알겠어. 알겠다고. 네 마음은 잘 들었어.”

“내내 미안했어. 아니, 화도 나고 답답하기도 했어. 그냥 이렇게 꼬인 관계가 진절머리났어. 같이 보내는 시간이 어색하고 곤란했어.”

“하지만 그게, 네가 이런 식으로 불행해지길 바란 건 아니었다고……”

“내가 원하는 건 그냥,”

“네가 죽는 것도 아니고, 다치는 것도 아니고, 말하는 중간에 화산이 터지고 티라노사우르스렉스가 포효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너랑 헤어지고 싶었어…….”


(세션을 진행하면서 헤어지기 싫어졌다면 얼른 말을 바꾸세요. 너랑 다시 잘해보고 싶었던 거야……. 그렇다고 원래부터 헤어질 생각은 없었다는 거짓말은 하면 안 됩니다. 진심이 조건이니까요.)


유성우가 내립니다. 아니, 운석입니다. 거대한 운석이 지구에 다이렉트로 내리꽂히고 있습니다. 건물이 터지고 공룡이 날아갑니다. 지구가 멸망하고 있습니다. KPC와 탐사자는 이 개난장판 속에서도 떠오르는 태양을 봅니다.

 

그 태양 안에서 미처 소환되지 못한 신화생물들이 여러분을 향해 손을 흔들어줍니다. 까닭 모를 감격과 경외의 눈물이 쏟아집니다. 고마워요, 니알라토텝. 고마워요, 요그소토스. 고마워요, 하스터. 고마워요, 크툴루. 고마워요, 노덴스. 고마워요, 슈브 니그라스. 고마워요, 그리고 무수하게 많은 이계와 고대의 신들이여.

 

이 모든 것들을 한 번에 조우한 충격으로 이성 판정 1D100+100/1D1000+1000

이성이 0이 된 여러분은 까무룩 정신을 잃습니다.













당신은 눈을 뜹니다. 가을의 태양이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습니다. 주변엔 부서진 건물도, 날아다니는 상어도, 뺨을 붉힌 공룡도 없습니다. 어디 보자, 운석이 떨어진 것까진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후엔 뭘 봤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요. 조금 전 이성 판정에서 차감된 수치를 회복합니다.


옆을 보면 KPC가 있습니다. 같이 길바닥에 드러누워 있네요. 멀쩡한 사람들이 여러분을 흘끔거리며 지나갑니다. KPC를 깨우면 일어납니다.


KPC도 일련의 사건을 기억하는 눈치입니다. 얼결에 서로의 진심을 전하긴 했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공룡이 없어서 그래요. 공룡만 있으면 어색하지 않았을 텐데. KPC가 멋쩍은 얼굴로 당신에게 제의한 건 그때입니다.

 

“너무 여러 일이 일어나버렸지만, 탐사자. 일단은, 우리 할 이야기도 있으니까……”

 

그가 편의점을 가리킵니다.

 

“……컵라면 먹고 갈래?”


 

ED. 미상 엘레지

준비된 지문은 여기까지입니다. 이후의 일은 두 사람이 진지하게, 대화해서 합의하는 일만 남았어요. PL이 크게 반항한다면 엔딩 롤을 출력하지 말고 RP해서 어떻게든 승부를 내세요. 헤어지더라도, 헤어지지 않더라도, 이 시간이 둘에게 뜻깊은 일이 되었기를…….

둘이서 만들어낸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면 원하는 만큼 이성을 회복하세요. 니알라토텝은 대충 만족하고 세계를 복구시켜주었습니다.




후기

음……? 쓰고 싶었던 것들을 전부 넣었더니 이렇게 되었어요……

B급쿠소고어이별 시날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다른 엔딩 지문도 적을까! 깊게 고민했는데! 이별 시나리오긴 해도 물리적 이별을 추구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비워두었습니다. 지문을 창조하는 게 어렵다면 1억 5천만 년 후의 지구는, 어떤 별보다도 평화로웠다. 라는 한 문장을 출력하고 모든 게 해결된 것처럼 구세요.


후기를 들려주실 의향이 있다면 설문조사를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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