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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병명이 무엇인가.” 왕비를 진찰한 주치의에 따지듯 물은 건 그레텔, 왕실의 막내딸이다.

“그게…,”

“무슨 병이기에 어머님이 저러시냔 말이야!”

“생전 처음 보는 병입니다.”

“뭐?”

“본디 사람 몸에 병이 나면 열이 오르고 기침과 콧물이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 병은 감기약도 듣지를 않고….”

왕은 왕관도 벗어던진 채 물었다.

“동부 지역은 어떻던가?”

“이곳 서부 지역에만 퍼진 듯합니다.”

“콜록, 그런가?”

그레텔은 콧물을 훌쩍거린 뒤 대신을 올려다봤다.

“궁 밖은 어떻던가요?”

“귀족들이 서역국 폐렴이 옮을까 식량을 비축한 뒤 성문을 걸어 잠궜습니다. 따라서 빈민가에는 질병과 빈곤이…,”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공주는 낮게 한숨을 쉰 뒤 왕의 피를 닦았다. 그 뒤에 멀찍이 정렬해 있던 신하들이 코와 입을 황급히 가리는 것을 애써 못 본 채 하면서 말이다. 무의식적으로 숨을 참으며 말이다.

“저…, 공주님은 염려 마십시오. 왕실의 피는 질병에 패하지 않습니다.”

“옆방의 내 어머니를 보고도 하는 말씀이시오?”

하아, 공주의 한숨소리만이 낮게 깔렸다.

“그레텔, 나는 들어가서 쉬는 게 낫겠다.” 방에 들어가는 것이 두통을 조금이나마 낫게 해준다는 뜻일 것이다. 그 병은 절대 낫지 않을 거니까.

 

“공주님, 서역국에 부탁을 해보심이….”

“뭐, 그 ‘위대한’ 서역국에서 치료약을 구걸이라도 하라구요? 서역국이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아닌가요?” 그 누구도 답은 없었고 그레텔은 한숨대신 낮게 “…빌어먹을.” 중얼거렸다.

“크흠,” 목을 가다듬은 땅딸만한 남자가 아뢰었다. “공주님, 예언가에게 점을 치라고 할까요?”

그레텔은 채 반박하지 못했다. 샤먼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지만 민심 안정에 샤머니즘만한 것도 없으니까.

그렇게 그 늙은 여자가 궁에 들어왔다. 여자는 지금까지 숨이 붙어 있고, 또 저렇게 발광을 할 수 있단 게 놀라울 정도로 자글자글한 주금의 조그마한 여자였다.

“아! 아수라 발발타! 우주의 신이 도와준다! 아아! 아수라 발발타!”

발광 하듯 굿을 지내는 여자, 그래, 할머니가 더 맞을 거다.

그레텔은 낮게 숨을 뱉었다. “결과가 나오면 이르세요.” 하고 오르는 높은 탑, 그 끝엔 창 하나만이 넓게 터 있는 방으로 이어졌다.

그곳은 햇살이 가장 잘 드는 해바라기 밭 같기만 한 곳이었다. 높은 나무에 가려 드리워지는 그림자 따위 없을 것 같았다. 이곳이 하늘과 닿아 있으니까.

“….”

그 깨끗한 손은 모아 잡은 그녀, 듣고 있지도 않을 신에게 기도 할 만큼 멍청한 그녀가 아니다만, 지금만큼은 신이라는 초월적 존재에 자신의 모든 것을 넘기려 한다. 그녀가 자신의 형제, 자매들에게 했던 것처럼.

“아멘.”

콜록.


Write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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