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돌아갈 준비가 되지 않았어.

용기도 없고, 의지도 없어.

지금은 그냥 이렇게 살아가는 게 최선이야.


사람에게는 한계라는 게 있다. 삼일 밤낮으로 사막을 헤매던 사람은 당장 바다를 건널 수 없다. 몸을 추스르고, 시간을 갖고, 바다에 나갈 준비를 해야지. 처음 사막을 건널 때 느꼈던 열정을 천천히, 다시 채워야지.

제나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 말을 들은 제나는 한참이나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말이야.”

“응.”

“아직이라고 했으니까, 조금만 더 있으면 된다는 거지?”

“글쎄. 아마도. 그런데 잘 모르겠어.”


혹시 기대할까 봐 덧붙인 말이었다. 하지만 제나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투였다.


“아니야. 그 정도면 충분해.”


제나가 웃었다. 그는 해영의 손에 제 이마를 가져다 댄 채 작게 속삭였다.


“정말로. 그거면 됐어.”

나도 노력할게.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이 참 많구나, 싶었다. 누군가가 나를 기다려준다는 건 참 좋은 일이었다. 이것만으로도 벅찬데 응원에 격려까지 더해지니 해영은 솔직히 말해 조금 부담스럽고 걱정됐다. 소진과 윤영네 식구들로도 모자라 제나까지. 앞으로 이들이 무슨 일을 벌일지 감조차 오지 않아 해영은 앓는 소리를 냈다.


“...영씨.”


머릿속이 복잡했다. 뭐부터 해결해야 할지 몰라 한숨만 내쉬는데 갑자기 눈 앞에 소진이 불쑥 나타났다.


“해영씨!”


해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다. 소진이 소파 밑에 무릎을 꿇고 해영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몇 번을 불렀는데.”

“아... 미안해요. 다른 생각 하느라. 왜요?”

“안주 다 만들었어요. 와서 앉으세요.”


해영은 소진을 따라 식탁에 가 앉았다. 맥주를 사온 소진은 그냥 술만 마실 수 없다며 기어코 냉장고 문을 열었다. 반찬 말고는 먹을 게 딱히 없어서 걱정했는데 그는 순식간에 감자전 하나를 부쳐왔다.


“감자 있길래 해 봤어요.”

“고마워요.”


해영은 소진이 건넨 맥주 한 캔을 따 몇 모금 들이켰다. 줄담배를 피우면 피웠지 술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오랜만에 마시는 거였다. 주량도 얼마 안 돼 걱정했는데 막상 몇 모금 마시다 보니 잘 들어갔다. 오늘은 좀 술이 몸에 잘 받는 날인가보다.


“몸은 좀 괜찮아요?”


소진이 물었다. 아까 보여준 상태가 말이 아니라 걱정되는 눈치였다.


“괜찮아요. 선배랑 얘기도 잘 했고. 아까 있었던 일도 금방 잠잠해지겠죠.”


선배 얘기가 나오자 소진은 갑자기 안절부절못했다. 눈치 보는 강아지마냥 해영을 힐끔 쳐다보고 맥주만 들이켰다. 그 모습이 웃겨서 해영은 대놓고 물었다.


“아까 그 선배랑 무슨 사이고 뭔 얘기 했는지 궁금해요?”

“네? 아뇨! 전혀...”

“지금 그렇다 하면 다 얘기 해 줄게요.”


눈치 빠른 해영의 말에 소진은 결국 두손 두발 다 들었다.


“...네. 궁금해요.”


해영은 손에 쥔 맥주캔을 쓸어내렸다. 송글송글 맺힌 물기가 흘러 식탁에 고이기 시작했다.


“배우 활동할 때 만난 선배예요.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기도 하고요. 20살 무렵에 만났으니까 꽤 오래 알고 지냈네요.”


제나를 처음 만난 건 대학교 과제용으로 찍은 단편 영화 촬영장이었다. 같은 대학교 출신인 제나가 후배들을 보겠답시고 찾아왔다가 해영을 만난 거였다. 첫인상은 최악이었다. 제나는 처음 보는 해영에게 연기 그렇게 하는 거 아니라며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둘은 그렇게 서로 치고받고 싸우다 친해진 거였다. 해영은 문득 옛날 생각이 나서 피식 웃었다.


“기사 난 거 보고 걱정돼서 왔더라고요. 자기가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이 있나 싶어서 온 거겠죠. 인터뷰 기사 하나 내고 이참에 다시 복귀해 보자는데 거절했어요.”


소진은 본인도 비슷한 말을 했었다는 걸 떠올렸는지 마른 기침을 했다. 해영은 맥주를 더 들이켰다. 술이 좀 들어가서인지 속마음이 저절로 나왔다.


“알죠. 소진씨도, 윤영이도, 선배도 다 저 위해서 하는 소리라는 거. 다 알아요. 그런데...”


한숨이 나왔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는 건 분명 고마운 일인데 그는 이 만큼의 호의를 받아 마땅한 사람이 아니었다. 해영은 맥주를 더 들이켰다. 한 캔이 금방 동나고 말았다. 소진은 말없이 새 맥주를 까 해영에게 건넸다.


“사람들은 왜 나더러 행복해지라 할까요.”


해영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난 행복하기 싫어요. 어떤 감정도 느끼고 싶지 않아요. 그냥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아무것도 느끼지 않고 그저 그렇게 살다가 가고 싶어요.”


소진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듣기만 했다.


“호수에 고인 물 알죠? 그냥 그렇게 잔잔하게 살면 안 되는 걸까요? 왜 사람들은 제 발로 파도치는 바다에 나가 살기를 바랄까요. 언제 잠길 줄 알고.”


잠깐의 침묵. 해영은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감자전을 입에 넣었다.


“맞아요. 그럴 때 있죠.”


감자전을 우물거리고 있는데 소진이 말했다. 그는 손에 들린 맥주캔을 살살 흔들었다.


“무기력해서 가만히 숨만 쉬고 있어도 귀찮을 때요. 그럴 땐 머릿속 비우고 있는 것도 버겁죠. 아무것도 하기 싫고 좋아하는 일이 뭔지 나도 아는데 그것조차 싫어져요.”


단순히 공감을 사기 위해 한 말이 아니라 경험담을 말하는 듯한 말투에 해영은 놀랐다. 늘 밝고 티 하나 없이 자랐을 것 같은 그가 그런 소리를 하니 의아했다.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혹시 소진씨도 그런 적 있어요?”


해영의 물음에 소진은 좀 고민하는가 싶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음. 네.”

“무슨 일인지 말 해 줄 수 있어요?”


소진의 사적인 이야기를 듣는 건 거의 처음인 것 같았다. 해영은 괜히 긴장돼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소진은 꽤 오래 망설인 끝에 입을 열었다.


“가족들이 절 버렸거든요. 동네 창피해서 못 살겠다면서 저만 두고 다 떠났어요.”


예상치 못한 얘기에 해영은 눈을 크게 떴다. 소진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웃으며 말했지만 그 웃음 뒤에는 분명 슬픔이 담겨있었다.


“그런데 웃긴 건 뭔지 알아요? 날 창피하게 여긴다고 생각했던 동네 사람들이 오히려 제 가족이 되어줬어요. 저한테 일자리 소개해 주고, 먹을 거 있으면 가져다주고.”


그래서 문화센터 주민들과 그렇게 친했던 거구나. 해영은 가슴께가 찡한 걸 느꼈다.


“피 한 방울 안 섞여도 ‘이 사람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만 있으면 가족이 될 수 있더라고요.”


소진은 맥주를 크게 들이키곤 웃었다.


“그래서 저는 가족이 많아요. 센터 다니시는 여사님들이 다 제 어머니고, 학생들이 다 제 동생이고, 언니고, 이모고, 그렇죠.”


피 한 방울 안 섞여도 가족. 해영은 문득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이 사람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그 마음이 가족의 기틀이 되는 거라면 언젠가 나와 그도 가까운 친구, 그리고 가족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괜한 기대인 것 같다가도 아예 가능성이 없어 보이진 않아서 해영은 가슴이 조금 두근거렸다.


“아, 이 사람들이 또 웃긴 게, 제가 문화센터 취직했다니까 다 문화센터로 몰리더라고요? 그래서 수강생이 배로 뛰었어요. 이거 덕분에 센터 사람들이 다 저보고 관두지 말라 그래요. 제가 문화센터 먹여 살린다고.”


이런 말을 농담처럼 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해영은 새삼 소진이 가벼워 보여도 그 속은 참 깊다는 걸 깨달았다. 화제가 화제인 만큼, 말을 마친 소진은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런 소진을 대신해 해영이 나섰다.


“궁금한 게 있어요. 물어봐도 돼요?”


소진은 맥주를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해영이 한 질문을 듣고 입술을 앙다물었다.


“가족들이 왜 소진씨를 버렸어요?”


가장 중요한 걸 빼 놓고 얘기하길래 그냥 넘어갈까 했지만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다행히 소진의 표정이 불쾌해 보이진 않았다.


“좀 긴 얘기인데...”

“괜찮아요.”


소진은 새로운 맥주를 하나 더 까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좀 위태로우셨어요.”

“네.”

“뭐... 그게 근본적인 문제였던 건 아닌데...”


소진이 말을 멈추고 손목에 찬 팔찌를 매만졌다. 팔찌의 헤진 부분이 끊어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가 돼서야 그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첫 여자친구 들켰을 때가 17살인데, 집이 뒤집혔죠. 어머니는 절 방에 가두고 사람들을 데려와서 뭔 치료를 한다 하더라고요. 잠깐 시험에 든 거니 금방 다 나아질 거라면서... 그 사람들 들어올 때 방문이 열렸는데 그거 틈타 도망쳤어요.”


맥주캔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소진의 여자친구 때문이 아니라 그걸 본 사람들의 반응 때문이었다. 충격은 둘째치고 화가 났다.


“집 근처 이발소 사장님이 도와줘서 어찌 하루 자고... 다음날에 집 들어갔더니 이젠 아예 투명인간 취급이었어요. 그러다 몇 달 뒤 저 빼고 다 이사갔고요.”


속이 끓어 올랐다. 해영은 남은 맥주를 한 번에 들이켰다. 갑자기 들어간 알코올에 머리가 한 바퀴 도는 기분이었다.


“어때요? 21세기에 일어나는 일이 맞나 싶죠?”


소진이 장난스레 되물었다. 하지만 해영은 웃지 않고 오히려 맥주캔을 쾅 내려놨다.


“그게 지금 말이 되는...”


해영의 반응에 소진은 웃었다. 그는 뭐라 욕을 중얼거리는 해영을 바라봤다.


“아무튼... 그때 제 상태가 해영씨랑 똑같았어요. 그래서 더 해영씨한테 다가갔던 걸지도 몰라요.”


소진이 턱을 괸 채 나지막이 말했다.


“남 일 같지 않았거든요.”


내 존재를 부정당하고, 나를 가장 혐오하는 존재가 가족들인 것에서 오는 고통. 그게 얼마나 아픈지 알기에 해영에게 선뜻 다가와 준 소진이 해영은 기특하기까지 했다. 해영은 할 말을 찾다가 혀 꼬부라진 말투로 중얼거렸다.


“그래도...”

“네?”

“그래도 나는... 소진씨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술기운을 타고 나오는 진심. 뜬금없는 얘기에 소진은 당황하긴 커녕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냥... 많이 도움됐다는 뜻이에요. 고마워요.”


해영은 맥주를 들이켰다. 한 번 취하니 아까보다 더 잘 들어갔다. 맥주는 술이 아니라 그런 사람이 누군지 얼굴 보고 따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가 아까 그랬잖아요. 아무것도 안 느끼고 그냥 살고 싶다고.”

“...”

“그런데 이상하게도 소진씨를 보면 그 의지가 흔들려요.”


참 이상한 감정이다. 이 사람만 봤다 하면 함께 더 많은 걸 하고 싶어진다. 해영은 진지한데 소진은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해영씨 취했어요?”

“...조금 그런 것 같아요.”


머리가 어지럽고 기분이 붕 떴다. 해영은 본인의 주량이 고작 소주 석 잔이라는 사실을 다 취하고 나서야 기억해냈다.


“침대로 데려다드려요?”

“아뇨.”

“그럼요?”


침대에 누우면 잘 것 같아서 그랬다. 그는 아직 소진과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해영은 소진의 말을 듣지 않고 기어코 거실로 가 소파에 주저앉았다. 소진은 그런 해영이 어이없다는 듯 웃더니 소파 아래에 앉았다. 은근슬쩍 해영의 무릎에 팔을 얹고 올려다보는 모습이 귀엽기 짝이 없었다. 해영은 자꾸 얼굴이 달아오르는 게 단순히 술 때문이라 믿고 싶었다.


“소진씨.”

“네. 듣고 있어요.”


저 눈이 뭐라고. 저 새까맣고 동그란 눈이 뭐라고. 해영은 정신이 반쯤 나간 채 말했다.


“소진씨는 좋은 사람이에요.”

“뭐예요. 취했다고 그런 말 하면 저 오해해요.”

“오해하라고 하는 소리 맞는데...”


순진한 모습이 귀여워서 장난친 건데 소진은 민망한 듯 고개를 돌렸다.


“...평소에 사람 잘 꼬신다는 얘기 자주 듣죠?”

“농담이에요. 내가 소진씨 꼬셔서 뭐 하겠어요.”

“저는...”


소진이 손바닥으로 제 입을 가린 채 웅얼거렸다. 발음이 좀 뭉개졌지만 해영은 똑똑히 들었다.


“차라리... 해영씨가 저 좀 꼬셔줬으면 좋겠는데...”


귀까지 빨개져선 고백 아닌 고백을 하는 게 꽤 볼 만 했다. 소진도 취해서 그런 거겠지. 해영은 괜히 민망해서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렸다.


“...안돼요.”

“왜요? 혹시 제가...”


소진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말끝을 흐렸지만 무슨 얘기를 할지는 뻔했기에 해영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런 게 아니에요. 소진씨가 여자라 그런게 아니라...”

“그럼요?”

“안 그래도 구설수에 올랐는데 13살이나 어린 사람이랑 붙어먹는다는 얘기까지 돌면 어떡해요? 그건 소진씨한테도 못할 짓이에요. 나도 양심이 있지.”


나이 차이. 아무리 둘 다 성인이라 해도 쉽사리 넘지 못할 벽이었다. 해영이 횡설수살하자 소진은 키득대고 웃었다.


“맞아요. 저보다 13살이나 많은 해영씨가 저 좋다며 쫓아다니는 건 좀 양심 없죠. 다 큰 어른이 뭐 하는 거예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해영은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더 잔소리를 늘어놓거나 우린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다며 드라마 같은 대사를 날릴 줄 알았는데 소진은 생각보다 더 다정한 말투로 속삭였다.


“그런데요. 제가 먼저 그런 거잖아요. 아직 한참 어리고 철없는 제가 그런 거잖아요.”


소진이 해영의 무릎에 살며시 얼굴을 얹었다. 해영은 저도 모르게 그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제 취향이 좀 많이 연상이라서요. 이 정도는 어린애 투정으로 받아줘도 괜찮지 않을까요?”

“난 내 조카 투정도 잘 안 받아주는데...”


뜬금없는 소리에 소진이 웃었다. 그는 무릎을 세우고 앉더니 해영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해영도 본능적으로 소진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난 분명 안 된다 했어요.”

“그럼요. 그렇고 말고요.”


눈이 마주치고, 소진의 눈길이 해영의 눈동자에 가 닿았다가 입술에 닿기를 반복했다. 그게 뭘 의미하는지는 너무도 분명해서 해영은 그만 머릿속이 어질어질해 졌다.


“입 맞춰도 돼요?”


마침내 소진이 입을 열었다. 해영은 대답하지 못하고 얼굴만 붉혔다. 그러자 소진이 애탄다는 듯 속삭였다.


“대답해 주세요.”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다 술 때문이야. 나나 소진이 이러는 건 다 술 때문이라고. 해영은 눈을 질끈 감은 채 대답했다.


“...좋아요.”


소진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그의 손길이 어깨에 닿는 게 느껴졌다. 해영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곤 소진의 목을 껴안았다.

이런 것도 사랑이 맞나? 우습지. 난 이 나이 먹도록 사랑이 뭔지도 몰라.

그런데.

지금 내 몸에 닿는 당신의 손길이 너무 부드러워서 기분은 좋네.


따뜻하고 다정한 느낌. 해영은 잇새로 웃음을 흘렸다.

불 꺼진 거실이 처음으로 어둡지 않게 느껴졌다.

 

 

 

 


+참고: 소진의 주량은 무한대입니다. 고작 맥주 두 캔으로 취할 만큼 나약하지 않아요.


*아래는 후원상자로 소설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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