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mond Heart ~Sequel~ 03

#엔시티 #마크 #조직물



**노래 <Heading Home - Alan Walker & Ruben>을 바탕으로 창작된 글입니다. 












Nobody sees me

아무도 나를 보지 않아.


Now I'm a one man show

이젠 나 혼자 여기 남아 있어.







-


    "그 약 때문이야."

    "...."

    "아무리 몸이 약해졌다지만 갑자기 환각 증상이 나타날 리가 없잖아."

    "....."

    "그 약 먹지 말자."

    "....."

    "왜 대답이 없어."


    마크는 거의 확신하는 듯한 눈빛과 말투로 그 약을 의심하고 있었다. 어느 때보다 단호한 표정으로, 설득보다는 강요에 가깝게 대답을 재촉했다. 하지만 여주는 그 눈을 피하며 약간 망설이는 듯한 모습.

    선뜻 '네.'라고 대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정말 약 때문에 내가 그런 꿈을 꾸게 된 것인지 확실하지 않았으니까. 냉철한 마크만큼이나 본인도 이성적인 사람이었고, 방금 여주의 추락 직전을 목격한 마크보다 오히려 당사자가 더 차분했기에, 그의 말보다는 자신의 생각에 주의를 기울인 상태였다. 그래서 지금 하는 생각은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서 의심을 확신으로 오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였다. 그도 그럴 것이, 만약에 박사님이 정말 죽이려고 했던 거라면 애초에 여주의 몸이 만신창이인 상태로 왔을 때 죽이는 게 더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만약 목적이 그것이었다면 확실히 그게 더 합리적인 선택일 텐데. 굳이 사비를 들여 치료를 해주면서 정성껏 죽이는 건 전직 킬러 입장에서 봤을 때 효율적이지 않았고, 굳이 그럴 이유를 찾는 게 더 수수께끼었다. 

    대답이 늦어지자 마크는 잠시 흥분을 가라앉힌 뒤 질문을 해왔다.

    

    "그 약 뭔지 자세히 물어봤어?"

    "아니요. 박사님이 주신 거니까 당연ㅎ..."

    "안 돼. 아무도 못 믿어. 너가 그랬던 이유는 지금 그것 밖에 없어. 하루종일 거의 움직이지도 않았잖아. 밥도 다 내가 만들어 준 거 먹었고. 그 약 빼고는."  

    "......"

    "아무리 박사님이라도 오랫동안 연락 안 했던 건 사실이야."

    ".....그럼.."

    "당장 치료가 필요해서 온 거지만 믿을 수 없어. 뭔 개수작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약 먹지마. 절대로."

    "네..."

    "하- 라벨이 아무것도 없는 것부터 의심스러웠는데."  


    마크는 마른 세수를 하며 잠들기 전 약을 보고 그냥 넘어갔던 본인을 책망하는 듯 보였다. 그러더니 웅크리고 있는 여주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겨 큰 품에 가두었다. 그가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지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 

    표정이 너무 불안해 보이길래 일단 알았다고 대답을 하기는 했지만 그 약을 의심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냥 방금 일어난 일도 외상 장애의 일종일 수도 있지 않을까. 정재현과의 사건 이후 너무나도 예민해져 버린 그라서 섣부른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게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었다. 


    "일단 지금은.. 치료를 위해서라도 바로 떠날 수는 없어. 대신에 항상 내가 옆에 있을테니까 걱정마. 몸 괜찮아지는대로 여길 나가자."

    "정말 박사님이 절 죽이려고 그러신 걸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내 말 들어. 너한테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거 진짜 싫은데 내 말 들어야 돼."

    "...보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니에요?"

    "창문에서 떨어질 뻔 했는데도 모르겠어? 달라진 건 그 약 하나뿐이야. 그니까 당연히 약 때문인 거고."

    "......"

    "제발 부탁이야 여주야.. 확실한 건 아니지만 직감적으로 알아. 일단 그 약은 먹지마. 증거는 내가 찾아볼테니까."

    "..알겠어요."


    마지막 대답에 방 안에 다시 고요함이 찾아왔다. 한숨을 쉬면서 그녀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는 마크. 절대로 여주를 잃을 수 없었다. 잃어서는 안 되었다. 그녀를 잃느니 자신이 죽는 것이 나을 정도로.








Diamond Heart ~Sequel~ 03

    




    따뜻한 마크의 품 안에서 고이 잠들었다가 그대로 눈을 떴다. 어제 떨어져 죽을 뻔했던 창문에서 아침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마치 새벽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마냥 아주 평화로운 분위기. 눈을 부비적대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넓직한 가슴팍이 시야를 가로막았다. 가라앉은 목소리로 잘 잤냐 물어보는데 순간적으로 와락 안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잘 잤어?"

    "네.."

    "아침 먹자."

    "오늘은 뭐 먹어요?"

    "글쎄... 내가 무슨 신여주 전용 쉐프인가-?"

    "아, 아니.. 그니까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예요! 배고파서."

    "장난이야ㅋㅋ 좀만 기다려. 얼른 만들어서 가져올게."

    "네."

  

    사실 여주가 잠들어 있을 때 일찌감치 일어나 미리 식사를 준비하곤 했던 마크이지만 어제 그런 일이 있고 나서는 차마 혼자 두고 가지 못해서 한 시간 전에 일어났는데도 그녀를 안고 있었던 것이었다. 잠에서 깨자 그제서야 조금은 안심하고 침대에서 일어나 나가는. 

    마크가 나가고 문이 닫힌 뒤 침대 헤드에 기대어 앉아, 협탁 위에 놓여있는 약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정말일까. 정말 이 약이 나를 죽이려는 약인 걸까. 하지만 그러기에는 어제 꾼 꿈이 너무나 평화로웠다. 오늘 새벽을 제외하고 여기 와서 꿨던 꿈이라고는, 총을 든 정재현에게서 마크를 막지 못했던 내용뿐이었다. 더 최악이었던 건 정재현인 줄 알았던 사람의 얼굴이 여주 본인이었다는 것. 그런 불쾌한 꿈에 비하면 오늘 꾼 건 천국에 가까웠다. 원인 불명의 몽유병만 제외한다면. 그간의 꿈이 고문이나 마찬가지였기에 약을 먹고 나서 꾼 꿈이 자꾸만 머리에 맴돌았다. 넓은 바다. 절벽에 서 있는 나. 그리고 따뜻한 햇살. 그렇게나 좋았는데 박사님이 날 죽이기 위해 준 약이라니. 아무래도 그 약은 그냥 정상적인 약일 뿐이고 지금 몸이 이 모양이라 단순한 부작용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렇게 생각을 이어가던 중 들리는 노크 소리. 박사님이었다.


    "아가씨, 잘 잤어요?"

    "아, 박사님. 네, 잘 잤어요."

    "몸에 이상은 없나요? 불면증이라던가 아니면 식욕의 변화라던가. 항우울제가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어서."

    "아.. 이게 항우울제인가요?"

    "네. 아이고.. 이게 약을 소분해 놓은 거라 따로 라벨을 안 붙여 놨네요."

    "아.. 그러셨구나."

    "미안해요. 그래도 복용하는 약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따로 안 붙여놔도 괜찮죠?"

    "네. 상관없어요." 

    

    박사님과의 대화가 끝나고 상태를 점검하는 간단한 체크가 이어졌다. 열, 심장 박동 등등... 검진을 받는 동안 방금 박사님이 말한 내용에 대해서 다시 짚어보았다. 약을 소분해 놓은 라벨없는 통. 개인의 집에서 약을 판매하고 있지는 않을테니 그럴만도,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항우울제라는 건 감기약처럼 보편적인 약 종류라고 생각이 들어서 의사로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도 이해가 갔고. 이전에도 마크의 집에서 전담 의사로 일했다고 하니까 집에 여러 약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그녀의 마음이 마크의 불안했던 경고보다 박사님 쪽으로 더 기울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옛날에 어린 마크를 구해주기까지 했던 박사님이 이제와서 두 사람을 죽일 이유는 없었으니.

    간단하게 상태를 파악한 후 박사님은 밥을 든든히 챙겨먹으라는 말과 함께 방에서 나갔다. 그리고 잠시 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과 국을 들고 조심스럽게 들어오는 마크. 새벽에 있었던 소동때문인지 조금은 부은 얼굴과 메마른 입술. 그럼에도 오로지 여주를 위해 요리를 해서 들어오는 그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멋있다라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될 만큼.


    "금방 왔네요."

    "응. 데우기만 하면 되는 거라서."

    "고마워요."

 

    마크는 씨익 웃곤 그녀의 앞에 조심스레 트레이를 놓았다. 그리고는 의자를 당겨 앉고 밥 한 술을 떠서 후후- 분 뒤 익숙하다는 듯 입에 넣어주었다. 어제 세 끼 모두 마크가 먹여준 덕분인지 오늘은 좀 덜 어색하게 느껴졌다. 밥을 오물 오물 씹다가 아까 박사님이 들어온 게 생각나 마크에게 이야기를 하는 여주.


    "아, 방금 박사님 오셨다가 가셨..."

    "뭐? 뭔 짓 했어?"

    "아니요. 전혀요. 그런 거 전혀 없었어요."

    "뭐했어."


    마크는 금방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바뀌더니 캐내는 것처럼 물어오기 시작했다. 역시나 너무 예민해져 있는 상태라니까. 여주는 생각했다.


    "좀 진정해요. 보스가 예상했던 게 아닌 것 같아요."

    "아니,"

    "아까 오셔서 약이 뭔지 알려주셨어요."

    "그런 건 상관없어. 거짓말인지 아닌지를 누가 알아."

    "보스. 지금 너무 예민해져서 상황을 제대로 못 보고 있는 거 알아요?"

    "너야말로 제대로 못 보고 있는 거 아니야? 너도 이 바닥에서 오래 일해봤으니까 느낌 올 거 아니야."

    "그건 조직에서 일했을 때고요. 이렇게 이른 시간에 직접 오셔서 상태 봐주고 걱정해주시는 분인데 제대로 된 물증도 없이 직감으로 사람 의심하는 게 맞아요?"

    "뭐?"

    "죽이려고 했으면 제가 처음 왔을 때 죽였겠죠. 그게 더 쉬운 방법이니까."

    "신여주 이렇게 순진한 줄 몰랐네. 너가 지금 몸이 약한 상태니까 더 조심하자는 거잖아. 혹시 모르니까."

    "아-. 혹시 몰라서 예전에 보스를 구해준 사람을 의심하고 있는 거예요?"

    "다 너 걱정되서 그러는 거잖아. 그거 좀 조심하면 덧나?"

    "....."


    방금까지 유했던 분위기가 몇 마디 말이 오고 갔다고 급속도로 냉랭해졌다. 어느새 수저를 내려놓은 마크와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여주. 아무리 이 세계에서 조직의 보스로 꽤 오래 일해온 사람이라고 해도 여주 본인 하나 때문에 옛날 은인에게까지 그런 생각을 품지 않기를 바랐다. 어떤 정황을 봐도 그의 의심은 중구난방이었고 이게 지속되다보면 스스로가 망가질 것 같아서 걱정이 되었던 것. 박사님이 해준 이야기를 말하면 '아 그래?'라며 자신의 근거없는 의심에 대해 한 번이라도 다시 생각해볼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답답해하는 마크가 이해되지 않았다. 마크에게서 이런 감정을 느낀 건 이번이 처음 아닌가.

    여주가 좀처럼 자기를 보지 않자 마크는 고개를 돌려 숨을 크게 내뱉고는 다시 수저를 들었다. 아직 혼자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없으니 자기가 이대로 나가면 쫄쫄 굶을 게 뻔하니까.


    "그건 그거고, 밥은 먹어야지."

    "됐어요."

    "밥까지 안 먹으면 나 진짜 화내. 나 안 쳐다봐도 되니까 얼른 먹어."

    "..."


    마크의 화가 겁나기도 했고 배는 또 고픈지라 시선을 내리깐 채로 앙- 받아먹는 여주였다. 아무 말없이 숨막히는 정적 안에서 씹는 소리와 반찬을 집는 달그락거리는 소리만 날 뿐이었다. 

    식사가 마무리 될 즈음,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아까 왔던 박사님이 다시 들어왔다.


    "맛있게 잘 먹고 있어요?"

    "아, 네."

    "도련님이 요리는 또 얼마나 잘 하시는지."


    살짝이 웃는 여주와 달리 마크의 얼굴이 무서울 정도로 차갑게 굳었다. 아까 왔다 갔다면서 다시 찾아온 게 마음에 안 드는 건지 침대 옆으로 다가오는 박사님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아까 오셔서 봐주시지 않으셨어요? 여주한테 들었는데."

    "맞아요. 근데 약은 잘 챙겨 먹는지 보려고."

    "그건 제가 잘 확인하고 있는데요 박사님."

    "지금 아가씨 상태가 심각해서 내가 확인해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서요. 복용 시각도 기록해야 하고."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여주한테 좋은 약이라는데 제가 막기라도 하겠습니까?"

    "...도련님 말씀에 날이 서 있는 것 같은 건 제 기분 탓인가요."

    "제가 잘 챙겨 먹이겠습니다. 시각은 기록해서 드릴게요. 바쁘실텐데 가서 볼 일 보시죠."


    박사의 시야에서 여주를 막으려 마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웃거리면서 여주를 보려고 하다가 한껏 내려 앉은 마크의 목소리에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는데 박사의 표정은 여전히 인자했다. 반대로 웃음기가 다 빠진 마크의 얼굴과 같이 보고 있자니 괴리감이 들어 소름이 끼칠 정도로. 


    "그럼 가 볼게요. 아가씨 잘 챙겨주시고요."

    "....."


    박사는 입만 웃고 있는 표정으로 잠시 마크를 올려다 보다가 이내 눈까지 선하게 웃으며 마크에게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박사가 방을 나가자 마크는 뒤를 돌아 여주를 보고는 답답하다는 듯 열변을 토했다.


    "이러는데도 아무런 의심이 안 들어?"

    "..."

    "아까 왔다며. 약 먹을 시간 돼서 다시 찾아온 이유가 뭐겠어."

    "잘 챙겨 먹는지 확인하려고 왔다고 하시잖아요."

    "너 진심이야? 수상한 걸 전혀 모르겠어?"

    "....."

    "미치겠네 진짜."

    "아- 알았어요. 보스 말대로 약 먹는 척만 하고 안 먹을 테니까 그만해요."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말았다. 그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으니. 아무리 봐도 저 인상과 나긋나긋한 말투는 의심이 가지 않는데 말이야. 물론 박사님에 대해서 완전히 의심하지 않고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여주의 눈에 먼저 들어오는 건 잔뜩 흥분해서 약을 못 먹게 하려는 마크의 모습이었다. 필요 이상으로 여주를 보호하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일단 마크가 걱정을 덜 하는 게 우선이었기에 알았다고 대답했다. 대답을 듣고 나서야 좀 안심이 되는지 침대에 털썩 걸터 앉고 여주의 한 손을 자신의 두 손으로 잡는다.


    "만약에 저 약이 위험한 게 아니라 하더라도 외상 장애에는 정신적인 치료가 더 중요하대. 내가 웃기는 건 잘 못해도.. 어.. 옆에 계속 있을테니까 확실히 아닌 걸로 결론나기 전까지는 먹지 말자."

    "알았어요.. 하여튼 진짜 걱정투성이네요 보스는. 예전부터 그랬어 예전부터. 볼에 작은 상처 하나 났다고 누가 그랬냐면서 엄청 무섭게 물어보고."

    "그 때는 워낙 조직원들이 널 마음에 안 들어했으니까 그랬지."

    

    그렇게 여주를 걱정했던 건 그녀를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부터였다. 단지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가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지 않기를 원하는 마음이었다. 그냥 마크는 옛날부터 그랬을 뿐이었다. 이번에 좀 더 격하게 표현한 거는 맞지만.

    그들이 화해아닌 화해를 하고 있는 동안 여주가 있는 곳의 옆옆에 있는 방에서는 방 한가운데에 박사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 방의 겉모습은 마치 아주 오랫동안 쓰지 않은 듯 보였다. 녹슬고 낡은 자물쇠가 항상 걸려 있었고 이 집에 있는 그 누구도 그 방에 누군가가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봤자 여주와 마크뿐이지만. 마크가 물었을 때 박사는 창고라고 간단히 답했다. 더 이상 안 쓰는 물건들을 다 넣어놓은 먼지 쌓인 곳이라고. 

    글쎄. 먼지 쌓인 곳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깔끔하고 잘 정리되어 있었다. 작은 책상, 그리고 그 위에 걸려있는 큰 화이트 보드. 그 앞에 흐트러짐도 없이 너무나 곧게 서 있는 박사의 모습에서 조용한 기이함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듯 귀에 대고 있는 핸드폰. 핸드폰을 들고 있는 팔의 팔꿈치를 다른 쪽 손으로 정갈하게 받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귀에는 계속 신호음이 울리는 중. 그 와중에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몇 초가 지났을까. 수화기 너머 그 누군가가 전화를 받자 드디어 입을 여는 박사.


    "대충 눈치 챈 것 같네요."

    "그 날 둘이 같이 자지만 않았어도 성공했을텐데 말이죠."

    "일단 좀 더 지켜보죠. 워낙 눈치가 빠른 분이라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엔시티 나페스 &bull; 모든 글은 허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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