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내용은 픽션입니다. 실제 역사적 배경을 묘사하고 역사적 사건들을 차용하지만 주 된 내용은 가상의 내용입니다.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소학교에 갔던 정재현이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돌아왔고 그는 집 안으로 한 발짝도 들어오지 못한 채 졸지에 문전박대를 당해야 했다.


이럴 시간이 없다며 사진관 문이 닫히기 전에 서둘러 가야한다는 이동혁의 재촉에 대답도 제대로 하지 못한 정재현은 얼떨떨한 얼굴로 몸을 비켜섰고 그런 정재현때문에 결국 입술 새로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박지성까지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모습에 놀란 듯 말없이 눈만 깜빡이던 정재현이 이내 나와 시선이 맞물리자마자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게 다 무슨 상황인지 이해조차 하지 못한 정재현을 보며 어깨를 으쓱였고 다들 아무 설명도 없이 서둘러 나재민 집을 나선 탓에 상황 설명은 내가 덧붙여야 했다. 

 




"사진 찍으러 가려고"


"사진? 갑자기?"


"응. 뭐라도 남기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제일 앞서 걷고 있는 나재민과 박지성 옆으로 이동혁이 다가서는 게 보인다.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밌게 하는 지 하하 웃는 박지성의 웃음소리에 김도영과 김정우가 따라 웃고, 그들을 보다 어깨를 으쓱이며 정재현을 쳐다봤다. 


여전히 이 상황이 얼떨떨한 듯한 정재현이 이내 나와 눈을 맞춰온다. 그런 정재현을 보며 싱긋 웃고는 여전히 웃으면서 얘기중인 애들을 가리켰다. 

 




"아까 애들이랑 얘기하는데 되게 그 순간이 아깝더라고"


"...아까워?"


"응. 기억이라는 건 무한하지 않잖아"


"......"


"기억은 흐려지다가 결국엔 사라지고 말거야. 그래서 아깝고 아쉬웠어. 내 핸드폰이 멀쩡했다면 애들 모습을 하나하나 다 담을 수 있었을텐데"


"......"


"그랬는데 도영이가 사진관 가자고 하더라고. 재민씨 말에는 방앗간 옆에 있대"

 




내 옆에서 나란히 걸으면서도 정재현에게선 여전히 아무 말이 없다. 그저 내 말을 잠자코 듣기만 할 뿐이라, 그런 정재현을 가만히 응시하자 이내 그의 시선이 내게 닿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정재현의 시선과 내 시선이 허공에서 엉키고 이제는 낯설어진 침묵을 먼저 깨버린 건 나였다. 

 




"다행이지? 남는 게 있으니까"


"...응. 네 말대로 참 다행이다. 너를 잊지 않을 명분이 생겨서"

 




눈꼬리가 예쁘게 접혔다. 싱긋 웃어보이는 그 미소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고 이내 정면을 응시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분명 웃고 있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아파서, 나도 정재현도 애들도 모두 슬픈 일 하나 없는 순간인데도 마음이 아파서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새에 이별을 염두한 채 대화를 하고 있었다. 


언젠간 잊혀질 기억 속에서 잊혀져갈 서로를 잊지 않기 위해 애를 써야하는 이 순간이 너무 서럽게만 느껴진다. 정말 서러운 시대다. 어떻게 된 게 순간순간마다 서러운 것들이 가득한 지, 

 




"누나! 여기도 있어요 꽃!"

 




가장 맨 앞에서 성큼성큼 앞서가던 박지성이 돌연 걸음을 멈추고는 날 불렀다. 아까 들국화꽃을 뚫어져라 보던 내가 인상깊었는지 길가에 피어있는 여린 꽃을 가리키는 박지성때문에 잠시 멍해졌다가 저항없이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나재민과 애들이 박지성을 귀여워하는 이유를 잘 알 것 같다. 마냥 서글퍼지던 순간도 박지성이 해맑게 웃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서글픔이 사라진다. 비록 그 순간 뿐이라하더라도 잠시나마 환기를 시켜주는 존재같아 자꾸만 웃음이 터졌다. 


내 웃음소리에 살짝 민망해진 듯 헛기침을 하는 박지성의 머리를 김정우가 마구 쓰다듬고 그 덕분에 애써 정리했던 머리가 헝클어진다. 아잇 형! 김정우의 손길을 피하며 제 머리를 다시금 정리하는 박지성의 어깨를 툭 친 나재민이 그들을 지나쳐 걷는다. 


방앗간 옆에 있다던 사진관은 나재민 집에서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다. 멀지 않은 거리 덕분에 사진관이 문을 닫기 전에 도착할 수 있었고 가게 안으로 우르르 들어서는 우리를 보고 놀란 사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우리를 반겼다. 


디지털 카메라가 생기고 핸드폰 카메라 화질이 점점 좋아진 뒤로 사진관을 가본 기억이 드물었다. 나한테 있어 사진관은 이력서에 붙일 증명사진을 찍기 위한 곳이었고 그마저도 이력서에 사진이 필요없어지면서부터는 더더욱 사진관에 갈 일이 없었는데

 




"어떻게 찍으려고요?"


"음... 일단은 단체샷부터?"


"허면 여주 네가 먼저 앉고 그 옆에 지성이 앉으면 되겠다"


"제가 앉아요? 형들은요?"


"우리는 이리 서 있으면 된다"

 




작은 마을이라 사진관 규모도 크지 않아서 앉을 수 있는 의자는 단 두 개뿐이었고 그 자리들은 당연하다는 듯 나와 박지성에게 주어졌다. 나와 나란히 앉게 된 박지성이 조금 민망한 듯 웃어보였고 어느새 나와 박지성 주변으로 애들이 자리를 잡고 섰다. 


사진을 남긴다는 이유로 번듯하게 정장을 차려입고서 뒤와 옆 알아서 이리저리 자리를 맞춰가는 애들을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다. 멀끔한 모습들에 정장이 잘 어울리는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김정우가 사진기를 만지며 각도를 잡기 시작하는 사진기사를 가리키고는 날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자꾸 그렇게 뒤만 보다가 뒤통수만 찍히겠습니다"


"...이렇게 모여서 사진 찍어본 적 있어?"


"음... 지성이까지 모여서 찍은 건 처음이고, 일년 전 쯤?"


"일년 전에?"

 




일년 전이면 박지성은 스물도 되기 전이었으니 경청회에 들기 전이었을테고, 그 당시를 떠올리는 듯 생각에 잠긴 김정우를 쳐다보고 있는데 그가 다시 한 번 사진기사를 눈치를 슥 살피더니 허리를 숙여 내 귓가 가까이 고개를 숙였다. 

 




"거사 치르기 전에 찍었지요"

 




아... 순간 숨을 놓치고 말았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몰라서 그저 멍하니 눈만 깜빡이고 있는데 김정우는 태연한 얼굴로 어깨만 으쓱일 뿐이다. 그리고 그가 무슨 말을 했는 지 듣지 않아도 아는 듯한 정재현과 김도영 역시도 태연한 낯으로 날 쳐다봤고 난 그들을 따라 말없이 고개만 끄덕일 뿐이다. 


역사 교육 관련 영상을 보다가 들은 적이 있다. 독립운동가들은 거사를 치르기 전에 종종 사진을 찍곤 했다고. 그건 일종의 유언이 되기도 유품이 되기도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일년 전에 애들이 찍었던 단체 사진은 어떤 의미였을지 감도 잡히지 않아 멍하니 넋을 놓고 있던 그 때 옆에 서 있던 이동혁의 손 끝이 어깨에 톡톡 닿아왔다. 

 




"누나, 앞을 보셔야지요"


"...그냥 다들 멋있어서 자꾸 보게 되네"


"오늘 유독 좀 그렇긴 합니다"

 




괜히 더 가라앉고 싶지 않아 약간의 주접을 더한 말을 내뱉자 이동혁이 내 말을 받아치며 능청을 떨었다. 덕분에 조금 굳어있던 분위기가 사르르 풀렸고, 풀린 분위기를 알아 챈 사진기사가 이렇게 단체로 사진을 찍으러 오는 건 오랜만의 일이라며 조금 들뜬 얼굴로 자리를 잡았다. 


사진 찍는 게 이제는 일상 중의 하나였고 늘 핸드폰으로 편하게 찍던 습관에 길들여져서 그런지 사진기 앞에선 자꾸만 얼굴이 굳게 된다.


이왕 찍는 거 좀 웃으면서 찍으면 좋을텐데 생각하던 무렵, 사진기사가 모두 표정이 조금 어색하다며 더 자연스럽게 웃으면 좋겠다고 주문을 해왔다. 하지만 그 주문에도 애들은 여전히 어색하게 하하 웃기만 할 뿐이라서,

 




"생각만 해도 웃음 나는 일 떠올려봐요 다들, 그럼 좀 낫지 않을까"

 




내 말에 모두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동시에 시선이 집중됐다가 금세 떨어졌다. 다들 제각각 어떤 순간을 떠올리고 있는 지 허공을 응시하는 이들을 가만히 쳐다보다 몸을 돌려 정면을 응시하며 나 역시도 어떤 걸 떠올려보려 했다. 


하지만 웃음 나는 일이 떠오르기는 커녕 머릿속엔 이들의 얼굴만이 둥둥 떠다닐 뿐이다. 갑자기 경성에 떨어진 내 앞에 나타났던 정재현, 그리고 김도영, 조금 어색했던 김정우와 이동혁, 불편했던 나재민과 그의 동생 박지성까지


과거를 거슬러 오지 않았다면 만날 수 없었던 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다 문득 이들에게 좋은 기억만 남겨주고 싶다는 생각이 스쳤다. 언젠가 떠날 나로 인해 슬프고 아프기보단 그래도 조금이나마 더 웃는 날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있는 힘껏 얼굴을 구기며 활짝 웃었다. 흑백사진 속의 내가 조금이나마 그들에게 봄을 가져다줄 수 있길 바라며


사진기사의 만족스러운 대답이 나오자마자 앉아있던 박지성이 벌떡 일어서서는 어색해죽는 줄 알았다며 제 두 손으로 팔뚝을 마구 쓸어내렸고 그런 박지성때문에 빵터진 이동혁이 허리를 굽혀가며 킥킥거렸다. 


웃는 애들을 보며 나도 따라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그 때 내 옆으로 다가온 김도영이 필요 이상으로 조심스런 목소리를 한 채 물어왔다. 

 




"...독사진도 찍을 것이야?"


"응 당연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한 내 태도에 토끼눈을 한 채 날 보던 김도영이 결국 푸흐흐 웃으며 그래 그러자, 하고 대답해왔고 김도영 옆으로 다가선 나재민이 짧게 한숨을 내쉬며 갑갑한 듯 셔츠 제일 위쪽 단추 하나를 풀어버린다. 목이 갑갑했는지 단추를 풀고 긴 숨을 내뱉던 나재민이 날 응시한다. 

 




"아가씨만 찍어도 되지 않습니까"


"안 돼요"


"...오늘따라 단호합니다"


"내가 갖고 있을 거니까"


"......"


"조금 어색하고 낯설어도 날 위한 거라고 생각해줘요. 사실 나도 좀 어색해"

 




작은 웃음소리가 울려퍼지던 공간이 순식간에 적막에 휩싸였다. 아까부터 내가 독사진 얘기를 했던 이유를 이제야 제대로 눈치 챈 이들의 짙어진 눈빛이 나를 담아낸다.


슬픔인지 체념인지 모를 것들이 뒤섞인 시선들을 일일이 마주하다 점점 가라앉기 시작하는 분위기에 먼저 총대를 메고 나섰다. 내가 먼저 찍을게?


일부러 필름 사진을 찍는 현대와는 달리 이 시대는 필름은 커녕 사진기도 흔하지 않은 시대여서 그런지 사진을 찍는 것도 꽤 값을 치뤄야했다.


그래서 단체 사진도 단 두 장으로 끝내버렸는데 독사진도 단 두 장으로 한 방에 끝내보겠다며 호기를 부리는 내 앞을 김도영이 막아섰다. 두 장은 턱도 없다며 최소 여섯장은 찍어야된다는 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리도 네 사진 하나씩은 있어야지"


"아..."


"핀, 잘 어울리는구나. 어여쁘다"

 




흐려지고 사라질 기억이 아니라 기록으로 남게 될 사진에 이왕이면 김도영이 준 핀이 찍히면 좋을 것 같아서 일부러 머리핀을 꽂고 왔는데 잘 한 것 같다.


반머리를 고정시키고 있는 핀 쪽으로 손을 뻗다말고 허공에 멈춘 김도영이 이내 어깨를 으쓱였고 사진기사의 재촉에 나는 민망함을 무릅쓰고 여러 포즈를 취했다. 애들의 시선이 느껴져서 민망함은 배가 됐지만 뭐... 이것도 추억이니까


여섯번의 사진 촬영이 끝나고 숨을 돌리기도 전에 제일 안 쪽에 서있던 정재현을 콕 가리켰다. 다음 차례 정재현! 갑자기 저를 가리키는 손길에 놀란 듯 눈만 깜빡이던 정재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웃음을 터트리곤 자리를 잡는다. 


마지막 순서였던 김정우까지 찍고 나니 어느새 해가 지고 말았다. 어차피 내일은 정재현 집과 도서관에 가기로 한 날이라 사진은 경성 시내로 가는 길에 찾기로 하고 사진관을 나섰다.


어스름이 진 하늘을 쳐다보다 천천히 걸음을 내딛으면 내 옆과 앞으로 애들이 자연스레 위치를 잡고 걷는다. 나를 보호하는 것만 같은 포지션에 잠시 발을 멈췄다가 금세 아무렇지 않은 척 걸음을 재촉했다. 

 






 





소학교를 갔다가 오는 길에 제 집에 들렀다던 정재현은 순사들이 생각했던 것만큼 헤집어 놓지는 않았던 덕에 총독부 지도가 있는 서책도 원래 있던 자리에서 발견했단다


나와 이동혁을 먼저 보내놓고 순사들 손에 넘어가면 안 될 것들을 뒷마당에 숨겨놓은 정재현은 빈 집인 옆 집과 제 집 입구 사이에서 일부러 순사들을 유인하기 위해 움직였고,


그의 유인에 순사들이 넘어간 덕분이었는지 생각보다 집 상태는 괜찮았다던 말에 김정우는 그럼 도서관부터 들렀다가 집에 가면 되겠다고 몸을 일으켰고 이동혁도 제 집에 가봐야겠다며 김정우를 따라 일어섰다. 


경성 시내의 동태를 살펴보는 게 좋겠다며 조선청년독서회에 보낼 편지를 챙겨들던 나재민은 박지성을 집에 홀로 두고 움직이기 마음 쓰였는지 서신을 손에 쥔 채 박지성과 김정우를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재민이 너는 여기 있어, 도서관에 들렀다 형님 집에 바로 갈 것이니 굳이 여럿이서 움직일 필요 없다"


"...허면 최대한 조심해서 다녀. 아가씨도 있으니까"


"우리 재민이가 누나 걱정이 많은가봐~"

 




어깨동무를 하며 장난치는 김정우의 팔을 툭 치며 풀어낸 나재민이 손에 쥐고 있던 편지를 정재현에게 넘겨주었다. 편지를 반으로 착착 접어 재킷 안 쪽 주머니에 넣은 정재현이 시간을 확인하고는 혹시 모르니 여기 남아있겠다는 김도영의 어깨를 툭 치고는 몸을 일으켰다.


목적은 각자 제 집에 들러 곧 있을 거사에 필요한 것들을 갖고 오는 거였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건 도서관이었다. 당장 내일이 11월의 첫날이라 다들 말은 안 해도 나와 도서관의 연관성에 대해 신경쓰고 있는 듯 했다. 


그도 그럴게 달력을 넘기던 이동혁의 첫마디가 내일이 11월 초하루라고 알려주는 말이었고, 이동혁의 시선은 올곧게 나를 향해 있었다.


11월의 언제인지는 몰라도 폐관될 예정인 도서관, 그 때 내가 봤던 안내판의 설명이 오차없이 맞아떨어진다면 도서관은 무슨 일이 있어도 11월에 폐관될 것이고 도서관이 폐관되려면 분명 어떤 큰일이 그 안에서 벌어진다는 얘기인데

 




"이제 갈까"


"...응"

 




처음 가졌던 확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흐려졌다.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미련때문인지 점점 흐려지던 확신 너머로 어쩌면 도서관 폐관이 나때문에 이뤄지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순간 뇌리를 스쳤다. 설마...

 




"아가씨"


"......"


"여주아가씨"


"네? 아, 네 재민씨"


"......"


"재민씨?"


"...인사 할 시간은 있었으면 합니다"


"네?"


"혹여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답지 않게 말끝을 흐리는 나재민을 가만히 응시하다 편지를 건네주고 텅 비어버린 그의 두 손을 덥썩 잡았다. 갑자기 제 손을 잡은 나때문에 놀란 나재민이 눈을 크게 뜬 채 날 쳐다본다. 

 




"갑자기 갈 생각도 없고, 그러진 않을거예요"


"...확신 할 수 없지 않습니까"


"확신은 못해도 내 감이 그래요. 내일도 볼 수 있을걸요? 내일 모레도 볼 수 있을거고"


"......"


"재민씨, 지성씨랑 도영이랑 잘 먹고 잘 쉬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 내일 다시 봐요 알았죠?"

 




말없이 뚫어져라 날 바라보던 나재민이 이내 느리게 눈을 깜빡이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대답대신 끄덕여지는 고개를 보며 싱긋 웃어보이자 어르고 달래는 내 말투를 듣고 장난기가 돌았는지 김정우가 나재민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놓는다. 


하지말라는 나재민의 말에도 못 들은 척 두 손으로 머리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나재민때문에 김도영 옆에서 조용히 앉아있던 박지성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고 뒤이어 우르르 쏟아진 웃음소리에 나재민의 귓가가 붉게 물들고 만다. 


세 사람을 뒤로 한 채 집을 나섰고 도서관까지 가는 내내 우리 사이에선 그 어떤 말도 오가지 않았다. 도서관에 가면 내가 살던 시대로 돌아가는 방법을 진짜 찾을 수 있는건지, 막상 돌아갈 방법을 찾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할 지, 그리고 그 도서관이 정말 나때문에 폐관이 되는거라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여러 생각들이 뒤엉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짙은 침묵만이 내려앉은 관계 속에서 나는 연신 답없는 질문들을 홀로 곱씹어댔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모를 애들 역시도 그저 앞만 응시한 채 걸음을 재촉할 뿐이었다. 


인력거를 타러 가기 전 어제 찍은 사진을 찾기 위해 사진관에 들렀다. 단 번에 우리를 알아본 사진기사가 꽤나 두툼한 종이봉투 하나를 건넸고 봉투를 건네받은 이동혁이 사진기사 손 너머로 시선을 돌렸다. 뭔가를 찾는 듯한 그의 시선이 의아해 나도 이동혁을 따라 그가 쳐다보던 곳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혹 저 필름은 어찌 보관하십니까"


"이건 그냥 상자에 모아둡니다만"


"그것도 저희에게 파실 수 있으신지요"


"이 필름을 말입니까? 이미 다 쓴거라 쓸데도 없을 터인데..."


"괜찮습니다."

 




이동혁이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마자 정재현이 대뜸 필름을 팔라고 사진기사를 설득한다. 어차피 한 번 쓴 필름은 다시 재활용 할 수도 없을텐데 저걸 왜 사는거지?


이해하지 못한 나와 달리 김정우와 이동혁은 태연하게 정재현 옆에서 그를 거들었고 세 사람의 설득에 사진기사는 상자에거 필름을 꺼내 주었다. 값을 치르겠다는 정재현의 말에도 괜찮다고 사양하던 사진기사가 이내 나를 보고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 

 




"참 고운 아가씹니다"


"예? 아, 어, 감사합니다"


"혼례올릴 때 다시 찾아주시오, 그 때도 내 성심성의껏 찍어드릴테니"

 




혼례요...? 내가 아는 혼례를 말씀하시는건가...? 전혀 생각도 못한 말에 순간 벙찐 채 아, 어, 하는 소리만 내고 있는데 김정우가 그런 내 어깨를 감싸고는 서둘러 인사를 건네고 가게를 빠져나왔다. 


경성에서 결혼에 대한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라서 그런지 정말 별 거 아닌 단어라는 걸 알면서도 괜히 귓가가 홧홧해졌고 내 어깨를 감싸고 있던 김정우 팔을 풀어내다 정재현과 눈이 떡하니 마주쳤다. 허공에서 엉킨 시선에 순간 속이 울렁거렸다. 


그러니까 정재현의 눈은 지금... 날 보고 있는 그 시선이 좀...

 




"인력거부터 탑시다, 서둘러야 해요"

 




인력거를 발견한 이동혁이 바닥에 앉아 쉬고 있던 남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나 먼저 인력거에 태운 세 사람은 미리 짜기라도 한 것처럼 이동혁과 김정우가 같은 인력거를 타고 정재현이 내 옆에 자리를 잡았다. 


정재현이 앉자마자 커다란 바퀴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내 짧은 바람들이 앞머리를 스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나도 정재현도 아무 말 없이 앞만 쳐다보고 있었고 우리 사이엔 인력거 바퀴가 움직이는 소리만이 내려앉았다. 


그렇게 얼마를 탔을까. 나재민이 사는 마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경성 시내가 눈에 들어왔다. 혹시라도 순사들이 다니지는 않는지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며 길 위의 사람들을 살피는데 인력거를 짚고 있던 오른손 위로 정재현의 손이 닿아왔다. 


조심스럽게 손등을 덮는 온기에 인력거 밖을 향해있던 시선이 자연스레 정재현에게 향했고 언제부터 날 보고 있었는지 모를 그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 핀은 도영이가 준 것이냐"


"어? 아... 어제 그거?"


"응"


"응. 도영이가 준거긴 한데..."


"......"


"왜?"


"아니다. 잠깐 고개 좀 숙여주겠니"

 




말을 하다말고 대뜸 머리를 숙여달라는 정재현의 말에 멀뚱멀뚱 눈을 깜빡이다 그가 말한대로 고개를 숙여줬다. 하지만 이내 머리 위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와서 숙였던 고개를 다시 드니

 




"그리 푹 숙일 것 까진 없는데"


"그럼 이렇게?"

 




웃음기가 남은 정재현을 보며 살짝 고개를 숙이자 대답대신 정재현이 내 쪽으로 몸을 조금 더 기울였다. 그렇지 않아도 좁은 인력거라 정재현과 거의 딱 붙어앉아있던 거나 다름 없었는데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온 정재현때문에 나도 모르게 어깨를 흠칫거렸고 이내 정재현의 두 손이 내 뒤로 뻗어졌다. 뭐하는건가 생각할 무렵, 

 




"어..."

 




차르륵, 목을 스치는 감각에 입술 새로 짧은 숨이 터졌다. 뭐야 웬 목걸이래? 나도 모르게 손끝으로 목을 만지작거리며 정재현을 쳐다보자 큼큼 헛기침을 하던 그가 내 시선을 슬그머니 피하며 말을 이었다. 

 




"그냥. 어제 가는 길에 보고 어울릴 것 같아서..."


"예쁘다, 고마워"


"...잘 어울리네"


"진짜?"

 




민망해하는 정재현이 좀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서 일부러 장난기를 담아 그의 앞으로 몸을 살짝 기울이자 피할 곳도 없는 좁은 인력거 안에서 정재현이 몸을 뒤로 뺀다.


그 순간 힘차게 구르던 바퀴가 멈췄고 우리 시선이 동시에 바깥을 향했다. 그리고 시야에 가득 들어찬 도서관 외관에 나도 모르게 숨을 삼켜버렸고 정재현은 말없이 내 손을 다시 잡아왔다. 


도서관이라는 곳이 이렇게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곳이었나 싶을 정도로 나는 도서관 앞에 멈춰서서 입구만 빤히 쳐다보기만 했을 뿐 발걸음 한 번 내딛지 못했다.


대학 다닐 때도 학교 중도는 꽤 자주 찾던 곳이었고 직장을 다닌 뒤로는 가끔 시립도서관을 가곤 했다. 그럴 때마다 단 한번도 부담스럽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었는데

 




"누나"

 




멍하니 도서관을 쳐다만 보고 있는 나를 응원하듯 이동혁이 내 뒤에서 천천히 어깨를 다독여주었고 그의 다정한 손길에 대답대신 내 어깨를 다독이는 이동혁의 손등을 조심스레 감쌌다. 

 




"고마워요 동혁씨"

 




그의 다독임 덕분인지 도서관 안으로 들어갈 용기가 생겼고 세 사람은 내가 앞장서서 걷고 나서야 내 뒤를 천천히 따라 걸었다.


드나드는 사람이 거의 없는 도서관은 그야말로 휑하기만 했고 데스크에 앉아있는 여자는 사람이 들어오던지 말던지 신경도 쓰지 않고 태연히 졸고 있었다. 졸고 있는 여자를 한 번 힐끔거리고는 곧장 휴게공간 옆에 있던 작은 열람실로 향했다. 


지난 번에 왔을 땐 벽면에 열람실 사용이 금지된다는 안내문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책장이 한 곳에 잔뜩 몰려있던 열람실 안도 정리가 됐는지 열을 맞춰 세워진 책장을 힐끔거리다 열람실 안으로 들어섰다. 안내문도 없고 열람실 안도 정리된 걸 보면 이제 사용할 수 있나보지 뭐

 




"오늘따라 사람이 한 명도 없네"


"그러게"

 




열람실 안을 쓱 둘러보던 김정우가 이내 열람실 바깥을 살핀다. 오가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걸 확인한 그가 열람실 안 쪽으로 들어오고 나와 정재현은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책장이 몰려있어 숨어있기 좋았던 공간은 정리가 된 탓에 그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지만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경성에 처음 떨어진 그 순간, 정재현을 마주쳤던 그 곳을


열람실 입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구석, 거기에 정재현은 숨어 있었다. 순사들과 총격전을 벌이다 그들에게 쫓겨 도서관으로 숨어든 그가 하루를 꼬박 숨어 있었던 그 곳.


그 근처에서 갑자기 내가 나타났고 정재현은 갑자기 나타난 내가 누군지 어디서 왔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혹여 순사들에게 들켜 잡혀갈까봐 손부터 뻗고 봤다고 했었지


곳곳에 피가 튄 셔츠를 입고 벽에 기댄 채 앉아있던 그 때의 정재현을 떠올리다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와 있던 정재현이 나와 똑같은 곳을 보고 있었다. 정재현도 그 때를 떠올리고 있나 생각하다

 




"어?"

 




등 뒤에서 들린 이동혁의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휙, 고개가 돌아갔다. 혹시 순사라도 왔나 싶어 순간 온 몸에 긴장이 퍼졌는데 저도 모르게 작은 소리를 내뱉은 이동혁이 허리를 숙여 바닥에 떨어진 책 하나를 주워든다. 


그리고 제 쪽에 집중된 시선들에 민망한 듯 어색하게 웃은 그가 책장의 빈 곳에 대충 책을 꽂아넣었고 그런 이동혁을 쳐다보다 나는 다시 열람실 벽면을 뚫어져라 살폈다.


정재현과 만난 그 곳에 뭔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눈에 띄는 무언가는 없어서 옆으로 조금씩 걸음을 옮기면서 벽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살피고 또 살폈다. 


도서관과 연관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건 정말 내 추측에 불과했던건가... 정재현을 만났던 곳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음에도 벽면은 그저 평범하기만 했고 그렇게 벽 모서리까지 걸어간 순간

 




"......"

 




묘하게 균열이 생겨 있는 듯한 느낌에 허리를 숙이고 미간을 찌푸리며 모서리 안 쪽을 유심히 살펴봤다. 그리고 뭔가 공간이 어그러져있는 듯한, 억지로 공간과 공간을 이어붙인 듯한 부분을 발견하고는 나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모서리 안쪽으로 뻗어진 손은 그대로 공간과 공간 사이를 통과했고 순식간에 손끝이 사라진 상황에 깜짝 놀라 다시 손을 거둬들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내 손은 멀쩡히 다섯손가락이 잘 붙어 있다. 아...

 




"뭐라도 찾은 것이야?"


"...재현아"


"응"


"여기, 여기 봐봐"

 




옆에 다가온 정재현을 보며 손끝이 사라졌었던 그 곳을 가리켰다. 내가 가리키는 곳을 나보다 더 유심히 살펴보던 정재현이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제 손을 뻗어 모서리 안 쪽을 쓰다듬었다. 하지만 나와는 달리 정재현의 손은 사라지지도 공간 사이로 스며들지도 않은 채 그대로였고, 

 




"여기 왜? 아무것도 없는 듯 한데"

 




전혀 모르겠다는 듯, 아무것도 보지 못한 듯한 정재현의 물음에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거는 나만 보인다는 거잖아. 내 눈에만 보이고 나만 통과한다는 거잖아

 




"...재현아"


"응 여주야"


"......."


"어찌 그래, 뭐가 잘못 됐어?"

 




아니다. 잘못 되기는 커녕 오히려 돌아갈 방법을 찾았다. 공간과 공간이 억지로 이어져 있는 그 사이가 아마도 시공간의 틈인 모양이다. 그리고 그 틈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겐 보이지 않는다. 


지금 당장이라도 이 곳을 통과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러고 싶지 않아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는데 고작 인사라는 말로 대체한 나재민과 그의 집에서 함께 있을 김도영과 박지성이 떠올라서, 그리고 이렇게 내 옆에 함께 있는 세 사람이 연달아 떠올라서.


이들의 얼굴이 둥둥 떠다니는 머릿속을 순간 스쳐가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떴다. 비록 내 눈에만 보이는 시공간의 틈이지만 내가 이들을 데려가면, 이들의 손을 붙잡고 가면 어쩌면,

 




"...같이 갈 수 있을까"

 




아무도 없는 열람실에 사람이라곤 우리 뿐이었다. 숨 쉬는 소리가 선명히 들릴만큼 조용한 공간에 내 목소리만 낮게 울렸고, 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내게 닿았다. 놀란 눈의 이동혁과 가라앉은 김정우 사이에서 정재현은 흔들리면서도 침착한 눈을 하고 있었다. 

 




"어 그러니까 경성이랑 그렇게 많이 다른 건 아닌데, 아니 다르긴 다른데 그냥 미래니까, 생각보다 적응도 잘 할 수 있을 수도 있고"


"......"


"조선어, 그러니까 한국어만 잘해도 아무 문제 없을 거거든? 너넨 일어도 잘 하니까 취업도 어떻게든 할 수 있을거고"


"......"


"사람들이 되게 되게 많긴 한데, 그거는 어, 그만큼 조선이, 한국이 발전한 결과니까 그러니까"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 지 모르겠다. 맥락없이 떠들어대는 말을 잠자코 들어주는 세 사람때문에 1절에서 끝내지 못하고 2절까지 내뱉던 말들이 허공에서 온데간데 없이 흩어지고 나서야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내가 가자고 이끌어도 이들이 가지 않을 걸 안다. 같이 미래로 가자고 매달려도 가지 않을 걸 알면서도 주절주절 떠들어댔다. 혹시라도 누구 한 명이라도 혹하길 바라는 철없는 마음에, 이들이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 지 다 알면서도 그저 헤어지기 싫다는 그 생각에, 

 




"주야"


"......"


"나 봐"


"......"


"고개 숙이지 말고 얼굴 좀 보여줘 응?"

 




유독 다정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숙였던 고개를 들자 가까이 다가온 정재현이 조심스럽게 내 손을 맞잡아온다. 내 두 손이 정재현의 두 손으로 인해 가려지고 그걸 보니 이상하게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아랫입술을 또 한 번 깨물어야했다. 

 




"네가 사는 세상이, 그러니까 우리의 미래가 봄이라는 것은 잘 안다"


"......"


"그 봄이 얼마나 따뜻하고 어여쁜지도 알게 됐지 네 덕분에. 허나 우리는 해야할 것이 있고 우리가 그것을 해야지만 네가 사는 세상이 봄이 될 것이라는 것도 알아"


"...너희가 아니어도 되잖아, 꼭 너희가 아니어도,"


"네가 우리를 그만큼 아끼기때문에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도 안다 여주야."


"......"


"...경성에 온 귀한 이를 우리가 자꾸 울게 만드는 것 같구나"

 




결국 눈물이 뚝뚝 흘렀다. 내 스스로도 이들이 날 따라 갈 생각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 너무 다정하게 얘기하는 정재현때문에 어떻게든 내가 상처받지 않도록 다정히 말하는 게 느껴져서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재현과 맞잡은 손을 놓고 손등으로 벅벅 눈물을 닦아내자 어느새 내 옆에 다가온 김정우가 제 옷소매로 눈가를 톡톡 두드려준다. 그 손길이 너무 조심스러워서 울다말고 입술 새로 헛웃음이 터졌다. 

 




"...나도 알아. 내가 억지로 붙잡고 늘어져도 안 갈 거 안다고. 그래도 그냥..."


"동혁아, 손수건 갖고 있니. 옷소매 가지고는 턱도 없어보인다"

 




말을 하다 또다시 울컥하는 바람에 눈물이 뺨을 타고 쭉, 흘러내렸고 그런 날 보며 짧게 한숨을 내쉰 김정우가 이동혁 어깨를 툭 쳤다. 그의 손짓에 제 옷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든 이동혁이 내 눈 앞으로 손을 내밀었고 나는 손수건과 이동혁 손을 동시에 부여잡았다.


흠칫 놀란 이동혁이 손을 빼는 바람에 내 손엔 그의 손수건만이 남아버렸고 허공에서 갈 길을 잃은 내 손을 정재현이 잡았다. 이내 허리를 숙인 정재현이 내 손등 위로 내 이마를 맞댔고, 아무 말 없이 짧게 내뱉어진 숨이 손등을 스친다. 그 순간 현실을 다시 깨달은 나는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이번편은 만사천자 가까이 되다보니 좀 길었습니다...어디서 잘라야 할지 애매해서 걍 생각했던 장면까지 다 집어넣어버려서 좀 길어졌네요... 읽다가 지루하실까봐 두편 나눠서올려야 하나 생각했지만 그냥 한 편으로 묶어버렸고 그래서 사진 제일 많이 넣음...

제가 예전에 좋아하고 챙겨봤던 시대극인 경성스캔들 드라마에 그런 말이 나옵니다. 먼저 가신 분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소중한 이 땅에서 마음껏 연애하고 마음껏 행복하시라고요. 드라마의 그 말처럼, 소중한 이 땅에서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늘 함께 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트하트--!


눈덩이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