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뮤다는 흔히 '가전계의 애플' 이라는 말로 수식된다.


이 수식어는 무척 정확한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가의 제품을 좋은 디자인과 마감으로 판매하는 컨셉이다. (그리고 가성비는 좀 떨어진다)

흔히 보통 애플의 제품 가격을

(내가 이 제품을 위해 지불할 의향이 있는 최대치) * 1.5 

하면 된다고 하는데, 발뮤다의 가격 셈법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발뮤다의 첫 히트작이었던 선풍기가 40만원이고 토스터기가 25만원 정도이니, 역시 저세상 가격이긴 하다.

발뮤다의 제품들은 '혁신'이라고 하기에는 약간은 애매한 "혁신"이 있는 매력 + 깔끔한 마감을 무기로 소비자를 공략했고, 이것이 먹혀들었다.

내가 굳이 "혁신" 이라고 한 이유는 발뮤다 제품의 기능이 물론 신기한 기능이 한가지씩 포함돼 있지만 그것이 신박한 아이디어에서 온 것이지 기능 자체가 혁신은 아니어서 얼마든 어렵지 않게 카피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토스터의 경우 약간의 물을 시간이 되면 증발 시키면서 빵을 굽도록 매커니즘을 한다던가, 선풍기의 경우 날개 구조를 2중으로 한다든가 하는 식인데, 이것이 발상의 전환이지 기술 자체가 카피가 어렵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의 예로는 다이슨이 있겠는데, 이건 기술 자체가 무슨 외계인 기술 같은 느낌이라 중국 기업들이 따라해도 무척 조악하게 되는 느낌이 있다.


그럼 발뮤다 공기청정기를 살펴보자.

발뮤다 공기청정기의 경우엔 최초로 타워형 공기청정기를 대중화 시킨 공로가 있다.

판떼기형 일색이었던 공기청정기 시장에 이렇게 유려한 디자인의 제품을 히트시켰다.

이런 디자인적 혁신만 두고 봐도 발뮤다의 공로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나는 타워형에 대한 기능적 의구심이 있지만 그런건 차치하고 디자인만 두고 봤을때 정말 대단한 발전이다.



<구매 배경>


이번에 좀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나에게도 드디어 '거실'이라는 공간이 유의미한 크기로 커지게 되면서 거실에 둘 만한 공기청정기를 찾게 됐다.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위닉스는 안방, 샤오미는 고양이 화장실 옆에 두고.. 거실에도 뭔가를 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멍냥이가 안방 다음으로 머무는 곳이 거실이기도 하고, 또 거실은 거실이니까?!


위닉스편에서 언급했듯, 위닉스는 성능은 기대 이상이지만 거실에 두기엔 좀 꺼려지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거실용 공기청정기는 성능 뿐만 아니라 디자인이 중요했다.


고양이 카페나 기타 커뮤니티를 살펴보니 대부분 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LG나 삼성의 대형 공기청정기를 거실에 설치해 두고 있었다.



대충 이렇게 생긴 건데 원통형 필터가 2개나 들어가고 위에 달린 팬이 회전하며 깨끗한 공기를 온 집에 쏴 준다는 공기청정기이다.

이 제품의 단점은 3가지가 있다.

1. 디자인

솔직히 나는 저런 거대한 쇳덩이로 된 남근상 같은 것을 집에 둘 생각이 전혀 없다. 

2. 필터가 무척 비싸다

저게 필터가 2개나 들어가서 필터값이 2배나 든다.

3. 제품 가격

제품 자체가 100만원이 넘어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일단 후보에서 제외했다.

삼성 것도 있지만 난 오랜 기간 삼성을 불매중이라서 아예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기타 후보로는 위닉스의 타워형 제품이 있었으나, 샤오미 제품을 사용해 본 이후 타워형 제품에 있는 원통형 필터에 대한 의구심이 생겨 후보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오랜 기간 무척 열심히 알아보다가 우연히 들어온 것이 바로 발뮤다 였다.



이 유려한 디자인을 보라.


이 제품은 3가지 장점이 있다.


1. 디자인.

아래에 무드등이 있는 것 부터 미니멀한 백색 디자인은 거실 어디에 둬도 문제가 없다.

2. 가격

40만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비교군이었던 LG나 기타 다른 것에 비해 무척 저렴했다.

3. 필터

타워형임에도 불구하고 필터가 원통형이 아니라 판떼기 형이다.


이런 네모난 필터가 세로로 들어가는데 이걸 위에 있는 제트어쩌고가 공기를 세게 위로 쏴준다는 설명이 써 있었다.


그래 이거다 싶었고, 구매했다.


<사용후기>

우선 디자인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비행기에서 나는 소리를 모티브로 한 작동음도 마음에 들었고 무드등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센서도 무척이나 좋은 편이라 미세먼지, 그냥 먼지, 연기 등 모두 잘 캐치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여러가지 단점이 있었다.


<단점>

1. 어댑터

제품 이미지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거대하고 못생긴 어댑터가 외부에 놓이도록 돼 있다.

솔직히 이걸 보면서 사기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공기청정기 내부에 공간이 따로 없어 보이긴 했지만 이 흉측한 어댑터를 외부에 둬야 하다니;;

뒤쪽에 잘 숨겨뒀지만 이것이 디자인 점수를 확 깎아먹었다.


2. 필터링 성능

이게 아무래도 작은 네모 필터를 사용하고, 공기가 들어가는 곳이 부자연스럽다보니 고양이 털이나 이런 것들을 잘 빨아들이지 못하는게 눈에 보였다.

이 제품 필터를 까서 고양이 털을 제거하려고 봤는데 샤오미의 그것에 비해 그다지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고 무척이나 실망했다.

물론 미세먼지나 냄새 제거는 발뮤다사에서 말하듯 잘 해주는 것일지 모르지만 이런건 확 체감이 되는건 아니고 나는 우선적으로 얘가 털을 얼마나 잡나에 초점을 맞춰서 보다보니 영... 실망했다.


아무래도 전면에서 거대한 판떼기 필터로 빨아들이는거랑 아래에서 비스듬히 올라오는 공기를 A4용지보다 작은 필터로 거르는건 차이가 있지 않나 싶다.


<총평>

디자인과 갬성은 무척 훌륭하나 동물 키우는 집에서 쓰기엔 약간 아쉬운 성능의 제품이다.



다음은 이케아다.

평소 잘 모르다가 글을 쓰다보니 세상을 참 삐딱하게 보고 있다는 걸 많이 느끼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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