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평범하고 보통의 남자애였다. 아직 완전히 고치지 못한 사투리가 멀끔한 외모와 묘하게 역설적으로 어울렸다. 공부만 하는 범생이 중에 범생이라고, 그래서 부산에서 난다긴다하는 놈들 다 물리치고 서울에 있는 그것도 명문대에 당당히 입학 했다고, 꼭 제 자식인 것 마냥 자랑을 늘어놓던 여인의 말이 황민현을 대변하는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쁜 짓이라곤 모를 것 같고, 고지식을 얻은 만큼 융통성을 잃어버린 것은 당연할 것 같았던 황민현의 길은 늘 하나, 올곧은 길밖에 없을 것 같았다.


“뭐야,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추워.”

“뭐?”

“보일러 나갔다고.”


나 이제 저기에서 못 살아, 엄마. 퉁퉁 부은 눈이 채 완전히 뜨이기도 전에 탈출하듯 옥탑을 빠져나온 동호는 연신 감기는 눈을 억지로 밀어 뜨며 잠시 고민한 비밀번호를 꾹꾹 느리게 누르고 열린 문 너머로 발을 들이밀자마자 보이는 얼굴에 심각한 일을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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