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첩이 부덕하여 상의 어심을 흐렸으니 실로 죄가 크나이다. 문책하여 주소서.”

 

일이 이리 되었어도 선휘는 등씨에게 매를 들어가면서까지 힘없는 여관이 가혹한 체형을 당하지 않도록 지킨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모자라고 아픈 까닭에 주위에서 모진 대우를 받아 다친 시비 아이를 위하여 귀체에 풀물이 들도록 종일 약초를 따던 어린 아기씨는, 금야 선휘와 같은 선택을 하였을 터이니.

 

“예로부터 好憎人者 亦爲人所憎호증인자 역위인소증이라 하였다. 투기가 심한 후를 내 엄히 훈육하고자 함이니 훈육상궁은 편초를 들이라.”

 

제가 들이라 명한 것은 회초리가 아니라 채찍이었다. 짐승을 부리는 데 쓰는.

 

상께 나는 투기에 미친 한 마리 짐승같이 보이는 것이로구나….

 

애당초 미움을 살 각오를 하였어도, 남을 미워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남들에게 미움을 사게 된다는 상의 잔혹한 말이 선휘의 가슴을 아프게 후벼팠다. 나날이 닳고 닳아도 요령 없는 제 마음은 여전히 연모하는 분의 시린 눈빛 하나, 모진 언사 하나, 잔인한 처우 하나에 또다시 너덜너덜하게 뜯겨 나간다. 처참하게 찢겨 나가 매를 맞기 이전부터 피를 흘리고 있는 제 심사를 감추듯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 선휘의 앞에 종이와 붓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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