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지 않을 편지를, 이렇게 끄적거려본다. 그렇기에 너에게 안부를 묻지는 않을 거야. 잘 지냈니, 밥은 잘 먹었니. 이런 말은 직접 얼굴을 보고 하나하나 내가 챙길 테니, 지금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할리우드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사귀며 세상은 넓어졌어.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 많은 세상 속에서 단 하나 제일 소중한 것이 너와 함께하는 순간들이라고, 나는 깨달았어. 수많은 사람들 속에 제일 빛나는 네 얼굴이 사랑스럽고 그리워서 외로움이 온 몸을 타고 흘러. 사실, 네가 잘 지냈으면 하지만 그렇지 못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해. 하지만 그런 너의 마음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 해도 전해져와. 그리고 나도, 나도 잘 지내고 있지 못해. 네 생각보다 훨씬 더 기다림의 밤을 하루하루 세어가며 보내고 있어.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로부터 이렇게 떨어진 것은 ‘그 시간’들을 빼놓으면 처음이지. 그 어떤 때보다 너를 사랑하는 이 순간 네가 곁에 없다는 것이 내 심장을 저 심연까지 떨어트려 놓네. 너와 내가 평탄치 않은 길을 걸어오며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 우리는 각자에게 제일 소중한 사람이 누군지 깨닫는 시간을 거쳐 사랑을 하게 되었어. 조금씩, 서로에게 스며들어 어느 새 너라는 반짝임 하나로 기쁘고, 울고, 아프고, 행복하고. 그런 마음들이 계속 커져왔네. 이런 감정들 하나하나가 너라는 사람 하나로 피어나고 또 시들기도 하는 것 자체가 내 세상의 살아가는 의미가 되어버렸더라. 적어도 내게 있어서 너는 그런 사람이야.

네 미소가 그리워서 몰래 챙겨놓았던 사진첩을 펼쳐보았어. 중학교 시절, 아직 어리던 너와 나의 얼굴이 항상 정면을 향해 웃고 있어. 해맑은 미소가 정말로 두 사람 다 순수해 마치 다른 사람을 보는 기분도 들어.

그 시절의 마지막 사진에는 네가 없지. 네 사진에도 내가 없겠지. 그 시절을 돌릴 수는 없지만, 그 비어버린 공간을 채워갈 만큼의 시간을 너와 함께 살아가겠지. 그렇기에 그 사라져 버린 시간들조차도 사랑의 의미를 찾는 순간으로 생각하며 그 시절 네가 종종 지었을 미소를 찰나라도 떠올려 보아. 몇 장 없는 앨범을 조금 더 넘기면 다시 우리는 함께 하고 있네. 이번에는 둘끼리 만이 아니라, 셋이서 함께. 너에게 의지할 사람이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은 다행스러움과 동시에 아쉬움을 갖고 오지만, 네가 행복하다면 그것이 곧 나의 기쁨. 네 웃는 얼굴들이 내 마음에 차곡차곡 차올라.

그렇게 앨범을 보다, 문득 깨달았어. 더는 내 웃는 얼굴이 정면을 보지 않는 다는 것을. 많은 사진들이 너를 향해 웃는 다는 것을. 네 미소를 보기 위한 내 시선이 향하는 지점은 늘 한결같네. 지금껏 눈치 채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사진 속에 흔적으로 남아있었다. 너는 이런 나의 얼굴들을 알고 있었을까.

괜스레 시작한 옛 추억을 덮고, 정말 하고 싶던 말을 적을게. 너에게 닿지 않을 글이겠지만, 언젠가 너에게 전할 마음이기도 하니까. 이 잠깐의 이별이 끝난다면, 나는 네게 평생 너와 나 둘이 함께라고 맹세해. 너를 보면 너무도 애틋한 마음이 들고 네가 곁에 있는 것이 세상이 가장 아름다운 이유야. 이런 걸 사랑이라고 한다나봐. 많은 사랑노래를 만들어 냈지만, 그 어떤 노래보다도 내 다음 노래는 이 형용할 수 없는 마음을 담아 가장 사랑스러운 네게 바칠 거야.

네가, 내 노래로 무대에 서겠다고 할 때마다 가슴이 벅차올라. 너는 알고 있니? 그리고 가끔 욕심을 부려 상상하곤 해. 네가 나의 노래로 최고가 되는 순간을. 많은 욕심일 수도 있지만 네가 부디 나의 노래로 그 무대를 완성시켜주면 좋겠다고 감히 생각해봐. 그리고 약간 우스울 지도 있지만 네가 그럴 것이라고 믿는 구석도 있네. 자만심일지도 몰라.

하지만 네가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면 나는 너를 위해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거야. 네 무대가 그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을 만하였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라도. 나는 더 높아지겠어. 너라는 왕을 보좌할 기사가 나잖아. 먼 오랜 나날들부터 너와 나의 끈이 묶였으니까. 누구보다도 멋진 노래를 만들어 낸다고 인정받아, 너만의 천재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 너도 내게 최그의 스타가 되어주었으니까.

내 첫사랑이자 영원한 사랑. 마지막은 없어. 영원은 끝이 없으니까. 내가 네게 왕관을 씌워줄 사람이 되고 싶어.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 부디 닿고 또 닿아서 네가 행복하기를 바라. 그리고 그 행복의 정점에서 너 와 나 둘이서 입 맞추고 사랑을 속삭이며 그렇게 살아가는 거야. 이제는 괜찮아. 그 무엇도 내가 너에게로 가는 것을 막지는 않을 거야. 아니 막을 수 없어. 난 항상 네게 달려갈 거니까 나만 바라봐주면 돼.

내 사랑은 영원해 히로. 돌아가면 꼭 이 마음을 전할게.

 

For Dearst


-무지갯빛 크라운 가사에서 발췌한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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