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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대리석으로 둘러싸인 유리에서는 또각거리는 구둣발 소리만 났다. 애초에 이런 호텔을 한번도 와 본적이 없는 피터였기에(그가 기억하는 한에서는), 그는 마치 무도회장에 온 신데렐라와 같은 듯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페퍼의 (아마도) 따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토니가-"

"아 스타크씨... 그분은 정말 어썸해요! 정말로 제 영우-"

피터는 그가 그녀의 말을 잘랐다는 걸 알아채고 곧바로 개구리를 입에 문 것 마냥 입을 특이한 모양새로 다물었다. 페퍼는 그저 따듯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을 이었다.

"토니도 널 아주 좋아하던 걸?"


"스타크씨가요?"

피터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말하자 페퍼는 피터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페퍼는 간단한 손짓으로 그에게 휠체어를 밀어도 되겠냐는 의사를 보였고, 피터는 한껏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페퍼는 그와 함께 엘레베이터에 탔고, 그녀는 버튼을 누르자마자 올라갈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란 걸 암시하듯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학교 생활은 어떤가요 파커 군?"

"파커..파커 군이라뇨! 그냥 피터로 부..부르셔도 그게 무례를 끼친 거라면.. 아니 무례를.."

"아니야 피터, 모든 건 괜찮아"

페퍼는 피터의 소심한 성격까지 다 꾀고 있는 건지 그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죄송해요"

"죄송하단 말은 그렇게 자주 쓰는 말이 아니야 피터"

아직 말은 나눈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매우 엄마같은 말투에 피터는 푸흐흐 거리며 웃곤 말했다.

"스타크씨랑 정말 비슷하세요"

"그렇니?"

페퍼도 똑같이 웃자 피터는 경계를 푼 강아지 처럼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 댔다(피터가 꼬리를 흔든 다는 뜻은 실제로는 아주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는 것이다).

"물론 너와 토니의 관계를 못마땅하게 보거나 의심하는 건 아니란다 피터 그러니까.."

피터는 먼저 어려운 얘기를 하려는 페퍼를 그저 올려다 보며 그녀가 말하길 기다렸다. 페퍼는 이 때 한번더 그녀는 피터에게 완전히 푹 빠지란 걸 알게 되었을 지도 모른다. 그녀는 자기 자신을 잘 아는 뛰어난 경영가이자 사업가이니까.

"토니가 널.. 왜 그렇게 특별하게.. 대하는 지 알려줄 수 있니?"

"그.. 아 음.. 장학금! 장학금이요!"

피터는 아마도 자신이 거짓말에는 아주 특출나지 못하다는 걸 평생도록 모를 것만 같았다.

"그래, 믿을게"

페퍼가 말을 끝내자마자 마치 드라마 처럼 엘레베이터가 도착했다는 소리가 들렸다.

"포츠씨 귀가 멍멍한데요?"

피터가 웃으며 말하자 페퍼도 웃어보이며 말했다.

"펜트하우스란다."

"네? 페..펜트 하우스요??? 친구들은요???"

"음.. 토니가 아직 말하지 않았니?"

"뭐..뭘..?"

"오늘 펜트하우스는 널 위한 공간이야. 물론 저녁에 토니가 들른다곤 했지만.."

"네드하고!!! 미셸은요? 아니 MJ! MJ요"

"..음 피터.. 그건 곤란 할 것 같아. 학생들도 니가 신체적 불편함-

"장애인이기 때문에 따로 방을 쓰는 줄 안다고요?"

피터가 굳이 그렇게 조심할 필요 없다는 듯이 그의 다리를 툭툭 쳐보이며 말했다. 페퍼는 고개를 끄덕였고, 피터는 괜찮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오늘은 그냥 간단하게 저녁으로 뷔페를 학생들과 함께 먹을 거고 그 뒤의 일정은 없어."    

페퍼가 간단하게 손짓을 하자  비서로 보이는 사람들은 피터의 짐을 그의 방으로 옮겨주었다. 피터는 정말로 혼란스러웠다. 그가 그저 스파이더맨이라서 이런 대접을 받는 건가? 그가 아는 스타크씨는 그가 그저 스파이더맨이라서 일개 고등학생에게 그의 펜트하우스를 빌려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확신했다. 스타크는 그렇게 비효율 적으로 행동하는 기업가, 사업가가 아니었다.

"음 그럼 친구들이나 만나러 갈게요!"

"그래"    

페퍼는 다시 그의 휠체어를 밀었고 그는 다시 그녀에게 말을 붙였다. 그에게 페퍼는 사업과 자본에 찌든 불쌍한 사람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따듯했다. 피터도 가면을 쓰면 따듯한 이웃 스파이더맨이고 그는 페퍼도 그가 지켜야 할 이웃이란 명목으로 그녀의 손을 따듯하게 터치하며 말했다.

"아마 제가 내린 그 스타크 타워 본관 1층 쪽에 있겠죠?"

"음 아마 그럴거야"

페퍼와 피터는 엘레베이터에 올라탔다. 아마 몇몇 눈치빠른 비서들은 자신의 보스가 생전 처음 보는 장애를 가진 고등학생을 아주 마음에 들어하고 있다는 걸 눈치 챘을 것이다.




.

.

.

"내가.. 저 애의 아빠같이 행동한다고?"

토니는 더 할말이 없었다. 아버지란 존재가 그에게 트라우마 그 자체였다. 그제서야 해피도 횡설수설하며 말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니까 보스 제 말은 너무 과잉 보호를 하신다는 거죠..."

하지만 토니는 이미 패닉이었다. 그는 해피를 밀쳐냈다.

"해피! 난 절대 그 애의 아빠처럼 굴지 않았어!"

토니가 갑자기 발진을 하자 해피는 그를 진정시키려고 애쓰며 말했다.

"보스! 그저 과장된 표현이었다고요! 진정하세요! 그리고 보스가 그렇게 따듯하게 누군가에게 말하는 건 처음 이었-     

토니는 그제서야 좀 진정된 듯 해피의 어깨를 바들거리며 잡았다. 해피는 그와 눈을 마주쳤다. 그의 보스는 상당히 지쳐보였다. 도대체 본인의 보스의 아버지란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기에 이지경이지? 하지만 해피는 그의 표현을 후회하지 않았다. 토니는 본지 몇일도 안 된 아이를 자신의 '키드' 라고 부르며 쓸데없는 정을 붙이고 있었다. 도대체 만난지 몇일된 아이가 왜 자신의 보스에게 그렇게 중요한 건지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애는 하.. 정말.. 그 애는 스파이더맨이야.."

토니는 이미 그에게 졌다는 제스쳐를 표시한 해피에게서 어떻게든 불신의 눈초리를 떼어내겠다는 듯이, 스파이더맨이란 단어만은 귓속말처럼 소곤대며 말했다. 해피는 매우 놀란 듯 그를 쳐다봤고, 태생적으로 누군가를 이해시켜야만 한다는 토니의 적성에 그 반응은 아주 맞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토니의 입에서 나와야 하지 말아야 할 단어가 나온 것도 한 순간이었다. 아니 사실적으론 뇌에 긴장이 풀려 적절한 단어 선택을 하지 못했다가 맞는 말일 것이다. 적어도 토니는 그런 말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닐 것이다.

"내가 그 다리 다친.. 쓸모없는.. 그러니까 하, 고작 전교 일등 하는 14살 짜리 장애인 애의 보호자 노릇을 할 이유는 없다고."



"내가 그 다리 다친.. 쓸모없는.. 그러니까 하, 고작 전교 일등 하는 14살 짜리 장애인 애의 보호자 노릇을 할 이유는 없다고."


내가 방금 제대로 들은 건가? 순간 피터는 온몸에 전율이 돋는 것을 느꼈다. 페퍼는 그의 휠체어를 최대한 다른 방향으로 옮기려고 노력했지만 아직 휠체어에 어색한 페퍼에게 그건 무리였다. 피터는 애써 못들은 척을 하며 왜 그러냐는 듯한 순진무구한 미소를 지으며 페퍼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순간 피터는 페퍼 또한 그말을 들었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매우 당황해 보였으니까. 그리고 피터는 단숨에 해피와 눈이 마주쳤고, 해피의 눈은 패닉이었다. 그리고 토니가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익숙한 로고가 새겨진 스쿨버스가 서로 마주보던 해피와 피터의 시야를 가렸다. 페퍼는 피터의 휠체어를 밀고 가 그의 담임 선생님과 인사를 했으며 네드는 '왓썹' 이란 제스쳐를 표하며 그를 안았다.

"세상에 피터! 정말 어썸하다! 난 그렇게 멋진 스포츠카는 처음 봤어!!!"

피터는 그저 태연한 척 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잘 됬는진 모르겠다. 어쩌면 네드가 아주 눈치가 없을 수도 있으니까.

"헤이 피터!"

MJ가 활기차면서도 시니컬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언맨의 차는 어때?"

"좋았어."

그는 그저 싱긋 웃었고, MJ도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서, 숙소는 누구랑 쓸거야?"

네드는 당연히 본인의 이름이 나올 것이라 기대하며 말했고, 피터는 미안하단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아 그...음.. 스타크씨가 따로 방을 마련해두셨어.."

"정말!!! 진짜 너 아끼시나 봐!!"

아마 평소라면 피터는 '그러시면 좋겠다.' 라고 대답하거나 토니의 말을 듣지 못했다면 아마 속으로는 '정말로 그러시거든' 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피터는 알고 있었다. 토니는 본인을 그저 그럭저럭 쓸만한 잡동사니로 생각한다. 아니 어쩌면 마케팅 수단으로  생각하거나, 그저 가끔 필요한 동네 쫄쫄이 지원군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랐다.

"아니, 그냥 내가 장애인이라서 그러신거야."

다소 냉철하나 그의 대답에 네드는 당황한 듯 했다. 물론 플래시는 눈치 따윈 안 살피는 망나니였다.

"이봐 불구자 피터! 너를 향한 스타크의 호의가 니가 더럽고 멍청한 장애인이라서 인걸 이제 안거야?"

이제 뭐라 반박할 수도 없었다. 그때 그가 얼마전에 느꼈던 것과 같은 똑같은 손길이 느껴졌다. 원래라면 안도했을 테지만 더이상 그는 안도할 수 없었다. 잠깐이라도 그의 호의에 감사했고, 그가 아버지 같다고 느꼈다.

"플래시 톰슨 내가 아니라고 말 했을-

"맞잖아요 스타크씨.."

피터가 그를 올려다보며 말하자 토니는 매우 당황한 것 같았다. 도대체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 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피터는 그가 그저 포커페이스에 능하다고 생각했다.

"고작 전교 일등 하는 14살 짜리 장애인 애의 보호자 노릇을 할 이유는 없으시니까요"

피터는 최대한 웃으려고 노력하며 말했다. 토니는 아주 당황한 것 같았다. 지금 피터는 그저 한 가지 소원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는 그냥 토니가 원지라고 일컷는 저의 슈트를 입고 뉴욕이나 퀸즈 그 어디든 날아다니며 나쁜 사람 하나를 혼내주고 싶었다. 착한 사람을 구해서 본인이 장애인이 아니라고 느끼고 싶었다. 본인이 중요하다고 느끼고 싶었다.




당연하게도 그날 피터는 저녁을 걸렀다. 플래시를 보면 속이 안 좋아질 것 같았고, 네드와 MJ를 봤다간 울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녁은 토니스타크와 함께하는 자리였다. 그는 저녁을 마치고 포츠씨가 말한대로 펜트하우스에 찾아와 무슨 말을 할게 분명했다.

분명히 그는 피터 파커는 쓸모가 없다든가, 그를 비난할 것이었다.

그는 펜트하우스로 올라가는 엘레베이터를 곧장 탄 뒤, 그의 짐을 계속해서 뒤지기 시작했다. 토니가 그에게 줄 '미션'을 기대하며 슈트를 챙겼었다. 아니 원지를.

피터는 그의 얼굴을 다 가리고 나서야 루프탑으로 걸어올라갔다. 루프탑은 꽃으로 둘러싸여있었고, 진한 와인향도 났다. 아마 토니는 이곳에서 자주 사람들을 초대해 술을 마셨을 것이다. 그리고 피터는 뉴욕의 건물들이 별이 되어주고 빛이 되어주는 뉴욕의 밤하늘을 향해 도약했다. 눈을 감자마자 황홀경에 가까운 기분이 들었다.

하늘을 나는 기분. 차가운 밤 바람이 그의 살 곳곳을 파고들며 그의 온 몸이 해방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치 약을 한꺼번에 들이키고 5초 동안 일어나 있으며 느꼈던 그 희열처럼. 그가 눈을 떴을 때, 그는 어느새 주변 건물 정도 높이에 있었다. 

여기서 떨어지면 모든게 자유롭지 않을까?

하지만 그는 이대로 죽을 수 없었다. 메이 숙모가 집에 있으니까. 그는 웹슈터를 그 어느때 보다도 꽉 눌러 주변 건물 사이사이를 밀림을 누리는 타잔처럼 이동했다. 텀블링을 하고, 백플립을 했다. 다리는 다가오는 바람에 저항하지 않고, 이 순간 만큼은 그가 원하는 대로 움직였다.

그리고 피터는 순식간에 엄청난 일을 해냈다. 자전거 도둑을 잡았고, 신호등에 뛰어드는 강아지를 다시 주인에게 되돌려 주었다. 거의 5초만에. 엄청난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왔다. 피터의 머릿속에 하나의 공식이 무의식 적으로 추가 되었다. 그의 스트레스는 그의 힘에 비례할지도 모른다는 공식.

피터는 다시 앞에 보이는 청동 동상에 거미줄을 내리꽂아 하늘로 비상했다. 뉴욕의 시내는 아름다웠다.그는 빈민가 건물 사이에 거미줄을 걸어 그곳에서 쉬었으며, 참새들에게 빵을 건네는 등의 소소한 일을 즐겼다.




그렇게  스타크 타워를 벗어난지 2시간 정도 된 무렵 그는 늦은 시간이었기에, 자고 있을 숙모를 체크하고 다시 하늘로 비상했다. 토니는 항상 거미줄에 의존하지 않고도 하늘을 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도 꿈꾸었다. 그 어떤 마약성 물질 없이 축구를 하는 것. 지진을 일으키지 않고 평범하게 걸어다니는 것 말이다. 그는 미드타운 고교의 옥상에서 가면을 벋고 땀이 그저 흘러가게 두며 밤하늘을 보았다. 난다는 건 정말 좋은 것이었다. 어쩌면 걷는 것보다도 더욱.




"프라이데이?"

토니는 이미 펜트하우스 루프탑 위 토니 스타크가 아닌 아이언맨 차림이었다.

"네 보스?"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모든 드론 총동원해서 키드를 찾아."

"키드라 함은.."

"스파이더맨. 피터파커를 찾으라고"







아냐 피터.. 토니는 널 아낀다구..

오늘 피터나 토니나  많이 구르네요 정말로...

뭔가 이번에 전개가 뒤죽박죽인 느낌인데...하핳!

일단 토니가 말실수를 했습니다.. 엄청난 말 실수요.. 오늘 피터 생일인데 진짜 어뜨카나요.. 그리고 해피가 피터를 아니꼽게 보는 이유는 페퍼마저 매료된 우리 피터와기의 매력을 몰라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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