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OKMIN LOG





151111 지민





됐나? 아,



이천십오 년, 십일 월 십일 일. 지민이의 로그 !



오늘은 뷔랑 홉이 형이랑 셋이 촬영을 하고 왔다. 가서 강아지도 보고 촬영 끝나고 오는 길에 매니저 형이 밥도 사줘서 맛있는 것도 먹었다. 초밥을 먹었는데 이렇게 한 접시에 나오는 거였는데 뷔가 거의 다 먹었다. 나랑 홉이 형은 이제 컴백이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체중 관리를 하느라 우동만 조금 먹었는데... 그래도 맛있었다. 그리고 숙소에서 씻고 연습 좀 하려구 연습실에 나왔는데



쨔자잔~ 정국이가 이걸 줬다. 바로 빼.빼.로! 빼빼로다. 롯데 꺼다. 오늘이 빼빼로 데이라고 그러면서 주더라고.이거 편의점에서 파는 것 같은데? 그치. 여기 뒤에 상자에 매직으로 이름도 써있다. 봐봐. 티..오..지..민..이..형...하핳. 촬영하고 나오는데 팬들이 줘서 빼빼로 데이인 건 알고 있었는데.. 그래도 뭔가 멤버한테 받으니까, 오늘이 특별한 날이긴 하구나. 새롭다. 왜냐면 팬분들은 언제나 뭔갈 주고 싶어하시고 챙겨주고 싶어하시고 그러는데, 멤버들은 안 그러니까? 크크. 아무튼 우리 막내가 준 빼빼로다. 나 혼자 먹어야징~ 그럼 지금부터 먹방을 시작하겠다.



오랜만에 먹으니까 맛있구나. 우리 막내가 줘서 더 맛있는 것 같다. 역시 빼빼로는 아몬드 빼빼로지. 그치? 난 이걸 받았는데 줄 게 없어서 미안하다구 했더니 다음에 받겠다구 정국이가.. 음.. 좀 뜬금없는 말이지만, 갑자기 우리 막내가 이렇게 컸구나 생각하니까 막... 기특한 느낌? 커서 형 빼빼로도 챙겨주고, 자기는 못 받아도 괜찮다고 하고.. 내가 정국이를 처음 봤을 땐 나보다도 작았는데 벌써 이만해져가지 말이야. 이젠 나보다 훨씬 크다. 형보다 크다니, 버릇이 없다. 흐흐흐.



정국이가 벌써 열아홉 살이니까.. 원래대로면 내일 수능을 봤어야 하는 게 맞는데, 어, 다들 알다시피 정국이가 학교에 조금 늦게 들어가서.. 아마 내년에 수능을 보게 되겠지? 오늘 받은 이 빼빼로를 잊지 않고 기억했다가, 내년 수능이랑 내년 빼빼로 데이에 꼭 챙겨줘야겠다. 솔직히 수능장도 따라가고싶다. 엄청 창피해할 것 같은데.



아무튼 정국이는 지금 밖에서 연습하고 있는데.. 숙소 들어갔으려나? 설마 먼저 들어가진 않았겠지 치사하게?이대로 숙소 가면 뷔랑 홉이형한테 뺏길지도 모르니까 일단 이걸 다 먹고, 그리고 우리 막내가 준 빼빼로니까 상자도 간직하구, 그러고 숙소 들어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서 초콜릿이라도 사줘야겠다.



정국아 잘 먹을게? 으하하하하























151118 정국



짜잔,



이천십오..이천십오 년? 십일 월..십오 일. 십오 일이구나. 정국의 로그.



아 지금 땀이 좀 많이 나서... 씻고 오려고 했는데.. 그럼 다시 나오기 귀찮을 거 같아서. 땀 때문에 머리가 많이 젖었다. 안무연습을 했더니... 요즘은 콘서트랑 컴백 준비를 동시에 하느라 바쁘다. 그래도 새로운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나도 많이 기대가 된다. 요즘은 스케줄 몇 개 빼고는 대부분 연습실에서 형들이랑 연습만 하는데... 다 같이 맞춰보기도 하고 각자 개인 연습도 하고.. 나는 지민이 형이랑 활동 시간이 비슷해서 원래 좀 비슷한 시간에 잠들고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가지고, 연습도 자주 같이 한다. 그래서 예전에 로그도 같이 많이 찍었다. 요즘에는 지민이 형이 늙어서.. 아니 나이가 들어서 힘든지, 체력이 좀 딸리는 것 같다. 쯧. 내가, 내가 많이 힘을 줘야겠다.



아 맞다, 오늘 오전부터 계속 연습을 했는데, 중간에 쉬는 시간에 게임을 했는데 내가 1등을 해서 야자타임을 했다. 내가 반말을 하고 형들이 다 나한테 존댓말을 했다. 어차피 반말을 해봤자 형은 형이니까, 별로 재미는 없었는데. 지민이 형한테도 반말을 했다. 내가 막. 지민아! 이러니까 형이..



- 정국이 뭐해?



아 뭐에요 형. 저 로그 찍는 중인데. 방해하지 마요.



- 싫은데, 들어갈 건데.



안돼요, 형 욕하고 있었는데. 나가요 빨리.



-이 짜식이 근데..막 형을 밀치구 어? 정국, 야..



문 잠가버려야지. 큭큭큭. 아 문 두드린다 또. 어쩔 수 없이 빨리 찍고 가야겠다. 아무튼 내가 지민아!라고 하니까 형 표정이 막 이렇게 되가지고. 푸하핳. 겁내 웃겼? 겁나 웃겼다.



-전정국 문 열어라?



싫어 지민아



-이 짜식이 반말을... 막..



아까 게임에서 제가 이겼잖아요



-그건 아까잖아 임마!



알았어요, 알았어요. 금방 나갈게 지민아~ 아.. 어쩔 수 없이 나가야겠다. 정말 정말 귀찮은 형이다. 다음에 또 게임을 하게 되면 그때도 꼭 이겨서, 지민이 형.. 아니 지민이한테 반말을 해야겠다. 겜신이 되야지. 음, 아주 보람찬 하루였다. 정국의 로그 끝.





















151124 지민



읏챠~ 이천 십오 년 십일 월 이십사 일 지민의.. 지민이의 로그.



오늘은 기분이.. 기분이 우울하다. 쪼금. 몸이 내 생각처럼 되지 않아서 그게 조금 힘들다. 뭐.. 그렇지만 이제까지 열심히 했으니까, 다시 잘 할 수 있다. 요즘 목 상태도 별로 안 좋고 그래서 사실 걱정이 많이 되는데.. 내가 이렇게 불안해하고 있으니까 멤버들이 많이 신경을 써줘서 고맙고.. 형들이 잘 하고 있으니까 조금 쉬어도 된다고 말해줘서 고마웠다. 태형이도 옆에서 계속 신경써줬고. 그리고 노몰 드림 안무까지 다 맞춰보고서 정국이가 되게, 이렇게 막 형처럼 팔로 내 어깨를 막.. 히힛..



연습생 때는 내가 정국이 고민도 많이 들어주고 그랬는데, 이제는 거꾸로 돼버렸다. 내가 괜찮다니까 형 안 괜찮잖아요~ 이러면서 형 머릴 쓰다듬- 쓰다듬고. 그러고 보니까 또 머리 쓰다듬었어. 전정국이..기어오르는데..어?내가 혹시 막 더 우울하고 불안해할 까봐 계속 옆에서 눈치를 보더라고~ 계속 괜찮냐고 물어보고, 물도 주고, 사탕도 주고.. 부담스러워서 힘들어할 수가 없었다.



흐하핫 아무튼 그래서, 우울했지만! 우울 했었지만 기분이 아주 많이 나아지고 있다. 동생한테 보살핌 받는 기분도 솔직히 좀 좋았다. 쯧, 원래 내 역할인데... 아. 지금도.



.......음



지금도 정국이가, 아직 연습실이냐고 카톡을 보냈는데 걱정할 테니까 빨리 들어가 봐야겠다. 오늘 조금 힘들었던 지민이의 로그 끝.



아. 정국이가, 내 생각보다 훨씬 훨씬 훨씬... 다정한 애인 것 같다. 우리 막내.





















151130 정국



이천 십..오 년 십일 월 삼십 일. 정국의 로그.



콘서트가 끝이 났다. 너무 잘 끝이 나서, 너무너무 뿌듯하고 너무 재밌었다. 콘서트 끝나고 다 같이 회식도 했다.고기도 먹고.. 고기 말고 다른 것도 많이 먹었다. 원래는 회식할 때 밥이랑 음료수만 먹는데.. 어 이번에는 석진이 형이 맥주가 마시고 싶다고 해서 나 빼고 형들끼리만 맥주를 마셨다. 어차피 나도 한 달 뒤에는... 호로록 할 거니까? 외롭지 않았다.



형들 다 조금 밖에 안 마셨는데 지민이 형이 혼자 취했다. 연습할 때 되게 힘들어했어가지고.. 근데 막상 공연 땐 너무 잘하고 잘 끝이 나서, 그렇게 연습을 하더니 역시.. 혼자 신나서 마시다가 취해가지고 ..그랬다. 무슨 맥주를 음료수처럼 마시지. 원래도 잘 웃는데 막 히히히 이렇게 웃으면서, 멤버들이랑 매니저 형들한테 애교도 부렸다.기싱꿍꼬또도 못 하더니. 랩몬형이랑 형들이랑 막 진지한 얘기 하고 있는데 혼자 나가길래 따라 나갔다. 취하면..달이 보고 싶어지나. 혼자 쭈구려 앉아가지고 달 보고 웃고 있었다. 무섭게. 약간.. 정신 나간 줄..



원래도 지민이 형이 메이크업 지우면 볼이 좀 빨간데, 더 빨개져서 무슨 화장한 것 같았다. 여자들 하는 것처럼.그래가지고 혼자 웃고 있으니까 무섭고.. 무섭고.. 귀여웠다 솔직히. 막 이렇게 손을 이렇게 해서 무릎에 올려놓고 있는데, 그게 너무 귀여웠다. 나도 모르게 머리를 쓰다듬, 쓰다듬었는데 솔직히 화낼 줄 알았다. 원래는 그렇게 하면 되게 싫어해서. 형 무시하냐고 막 뭐라 하거든. 근데 그냥 가만히 있었다.



술은.. 생각보다 좋은 것 같다. 앞으로 지민이 형이 가끔, 가끔 마셨으면 좋겠다. 나랑 있을 때만.



지민이 형이 제일 취해서 제일 먼저 잠들어버렸는데, 형들도 피곤하다고 다 자고 있는데 나만 이렇게 새벽인데도 깨어있다. 모르겠다. 잠이 안 온다. 기분이 이상하다. 콘서트가 끝나서 그런가. 기분이 막.. 롯데월드 한 가운데에 혼자 서 있는 것 같다. 무슨 말이지 이게... 모른다 나도.



아. 정국의 로그 끝.

























151207 정국 & 지민



됐어?







이천 십육.. 아니 이천 십오,



십오 년 십이 월 칠 일 정국과



지민의 로그~ 너가 먼저 말 할래?



저 가만히 있을 건데요.



그럼 왜 들어왔어.



그냥요



.... 컴백을 했다. 첫 주 음방을 하고 나니까 음 굉장히 정신이 없고 재미있다. 그것 때문에 되게 바쁜데, 그래도 오늘 조금 시간이 나서 정국이랑 둘이 나가서 놀다가 왔다. 맛있는 것도 먹고. 우리 뭐 먹었지?



오리 고기요.



캬~ 내가 샀다. 전에 내가 사주겠다고 약속을 해서 둘이 나갔다 왔는데, 우리끼리만 맛있는 거 먹고 왔다고 멤버들이 뭐라고 했다. 왜 정국이만 사주냐고 뷔가 제일 삐졌다. 왠지 그럴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뷔도 데려갈지 물어봤잖아~



이거는, 형이, 나랑 약속해서 사주기로 한 건데, 태형이 형이 왜 껴요?



아무튼.... 뷔한테는 나중에 사주기로 했다.



사주지 마요. 거기 가지 마요. 딴 데 가요, 딴 데.



...아무튼 맛있었고 정국이가 잘 먹었다고 케이크랑 커피도 사주고. 오랜만에 단 걸 먹으니까 기분이 되게 좋았다.정국이가 사준 거라 더 기분이 좋았다. 역시, 동생한테 얻어먹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흐하하하.



또 사줄게요.



와 진짜?



제가 싫다 한 적 없잖아요



맞아..그렇지. 아무튼 놀고 오니까 기분이 좋고, 왠지 이 기분을 남기고 싶어서. 사실 나 혼자 찍으려고 했는데 정국이가 기다리겠다고 해서 어쩌다보니까 같이 찍게 됐다. 너도 대고 뭐라 말 좀 해봐.



오리 고기는 맛있다.



...됐어..



아, 아 잠깐. 지민이 형이 이거 사줬다. 피어싱.



맞아 맞아. 그런 건 자랑해야지.



겁내 빨갛다. 보자마자 내 꺼라고 바로 사줬다. 내가 같은 거 사준다고 했는데.. 형이 싫다 했잖아요.



난 빨간 거 싫어 임마. 그리구 똑같은 거 하면 이상하잖아.



안 이상한데.



이상해.



안 이상해요.



지민과 정국의 로그 끝~ 안뇽~



......



가자. 밖에 짱 추워.



......



안가면 나 혼자 간다?



...못됐다 진짜.































151215 지민



이천.. 십오 년 십이 월 십오 일. 지민 로그.



어.... 오늘, 멤버랑.. 사실 정국이랑 싸웠다. 어제까지도 되게 잘 지냈는데..



사실 별로 싸울 일은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둘 다 기분이 나빴던 것 같다. 인터뷰에서 이상형 얘기가 나왔는데 정국이 이상형을 가지고 내가 계속 놀렸다. 여자 연예인 이름 대면서 계속 놀렸는데.. 그래서 MC랑 멤버들이랑 다 같이 놀리고 그랬는데.. 카메라 꺼지고 정국이가 기분이 나빠 보였다. 따라가서 장난이었다고 하니까 정국이가 화냈다. 자기한테 왜 그러냐고.



솔직히 내가 잘못한 건 맞아서, 매니저 형한테 내 잘못이라고 말할 거니까 걱정 말라고 미안하다구 그랬는데.. 근데도 화냈다. 정국이가 나한테 화를 내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서.. 사실 그게 나도 어이가 없고 억울하고 그냥. 모르겠다. 그때 왜 그랬는지. 나도 같이 화내버렸다. 없는 말 한 것도 아니고 왜 그러냐고 따졌다. 아.. 그런 말 하면 안 되는 건데 그때 왜 그랬지.



그때부터 계속 정국이랑 눈도 안 마주치고, 마주쳐도 서로 쌩깠다. 형들이 빨리 화해하라고 하는데도 그렇게 못 하겠다. 그냥 미안하다고 안 그러겠다고 하면... 그런다고 정국이가 받아줄지도 모르겠고.. 모르겠다. 나도 내가 너무 이상한데.. 걔 눈엔 얼마나 이상할까.



근데 기분이 나빴다. 그때는. 이상형 얘기 하는 게 심술이 나서 그래서 일부러 더 그런 건데. 질투 났다고 그렇게 말할 수가 없다. 아무 말도 못 하겠다 정국이 앞에선.



나는... 난



...아직도 걔가 무섭다.



















151218 정국



이천 십오 년....... 아, 됐다.



지민이 형이 얘기 좀 하자고 하더니 미안하다고 했다. 싸우기 싫다고, 나랑 잘 지내고 싶다고 그랬다. 나도, 나도 지민이 형이랑 잘 지내고 싶고 싸우기 싫다. 형 말이 맞는데... 되게 화가 났다. 또라이 같다. 내가.



솔직히 방송에서 재밌으려고 좀 놀린 건데, 그것 때문에 벌써 삼일 넘게 말을 안 하고 있어가지고. 다른 형들도 계속 눈치 주고 그만 하라고 해서... 그래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형이 먼저 그렇게 말을 하니까..솔직히 고마워해야 하는 건데, 그 순간에 감정이 막.. 조절이 안 됐다. 그래서,



내가 형을 잡고, 막 잡고... 키스하려고 했다. 미쳤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맞았는데, 뺨이 좀 부은 것 같다. 아직도 따끔따끔하다. 이제 지민이 형이 날 싫어하면 어떡하지.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민이 형이 날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민이 형이 날...



좋아했으면 좋겠다. 내가 그러는 것처럼.

















151222 지민



이천십오 년 십이 월 이십이 일.



크리스마스가 얼마 안 남았다. 작년에 캐롤을 녹음해서 팬들한테 공개 했었는데, 올해도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준비 중이다. 그래서 작년에 공개했던 크리스마스 데이를 다시 듣는데 정국이랑 같이 했던 거라서, 기분이 이상했다. 이번엔 혼자 해야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국이가 먼저 와서 뭐 할 거냐고 물어봤다. 아직 그때 일 때문에 덜 풀린 게 있어서.. 그래서 정국이랑 엄청 오랫동안 둘이서 얘기를 했다. 진짜 많은 얘기를 했는데, 덕분에 좋게 잘 해결이 된 것 같다. 정국이가 잘못했다고 했고 나도 잘못했다고 했고, 그러니까 그냥 서로 합의하고... 없던 일로 하고 전처럼 잘 지내기로 했다. 같이 노래도 하기로 약속했다. 지금도 아마 정국이가 연습하고 있을 거다. 빨리 녹음해서 공개하고 싶다.



정국이랑 잘 얘기가 돼서 정말 다행이다. 좋은 형이 되야 되는데 아직 내가 많이 모자라서, 그러니까 더 노력해야지. ...솔직히 나만 잘하면 된다 진짜로.





















151224 정국



이천십오 년 십이 월 이십사 일 ...크리스마스 이브 정국의 로그



지민이 형이랑 캐롤을 녹음해서 공개했다. 그리고 같이 베스킨라빈스도 먹고, 오다가 붕어빵 팔길래 그것도 먹었다. 눈이 많이 와서 지민이 형이 뒤뚱뒤뚱 걷는 게 펭귄 같았다. 그래서 엄청 놀렸다. 눈싸움도 했다. 둘 다 장갑이 없어서 손이 완전 얼어가지고 죽을 뻔 했다. 윤기형이 우리 들어오는 거 보더니 미친놈들이라고 했는데, 그래도 겁내 재밌었다.



요즘 지민이 형이 되게, 되게 잘해준다. 되게 잘 챙겨주고 잘 놀아주고, 얘기도 엄청 많이 한다. 그래서 나도 지민이 형한테 되게 잘하고 있다. 옛날처럼 안 까불고, 화도 안 내고, 안 대들고.. 완전 착한 막내가 됐다.



지민이 형이 숙소에 있던 유자차를 타줘서 침대에서 그걸 마시면서 우리가 녹음한 노래를 들었다. 지민이 형이랑 같이 이어폰 꼽고 들으면서 내년엔 뭐 부를지도 다 얘기했는데.. 음 이건 비밀이고.. 나랑 지민이 형만 알고 있다.그러다가 지민이 형이 가고 혼자 누워서.. 작년에 우리가 녹음했던 크리스마스 데이를 들었다. 지민이 형이 가사를 써서 같이 불렀는데, 그때 둘이서 되게 재밌게 녹음을 했었다. 그 때 생각이 나가지고 누워서 그걸 되게 여러 번 들었다.



요즘엔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힘들다는 생각.























160101 지민



이천십육 년, 일 월 일 일. 지민의 로그.



눈이 너무 부어서.. 엄청 못생기게 나올 것 같은데. ...괜찮나? 안 괜찮구나....



으아아.... 이제 이천 십 육년, 이천, 십, 육년이다. 내가 벌써 스물 두 살이라니... 기분이 이상하다. 우리 팀의 유일한 미성년자 정국이도 이제 성인이 됐다. 웃긴 게... 정국이가 스무 살이 되니까 이제야 아 정국이가 진짜 어렸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맨날 막내 취급 하면서두, 정국이를 진짜 어린 애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한 번도 정국이를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했고.. 진심으로걱정해주지도 못했고... 걔가 얼마나 힘들지.. 그런 걸 한 번도 생각 못했다. 맨날 말로만 우리 막내 막내 거리기만 했다. 그게 너무 미안하다.



삼십일 일에 시상식이었는데.. 무대 하고 엔딩 대기하고 있다가... 정국이가 잠깐 얘기하자고 해서 둘이 나갔다.솔직히 그때까지 우리 둘 다 너무 얘기도 잘하고 장난도 엄청 치고 그래서... 괜찮은가보다, 괜찮을 수도 있구나..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국이가.. 어.. 정국이가.. 좋아한다고 했다. 내가 좋다고. 아직도 많이 좋다고. 진짜, 으.. 진짜 눈물 날 뻔했는데 메이크업 지워질까봐 엄청 참았다. 울지도 못 하구.. 대답도 못 하구... 손도 못 잡고, 안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못했다. 그러다가 엔딩 올라가야 한다고 해서 허둥지둥 무대로 가있다 보니까 정국이가 스무 살.. 그리고 내가 스물두 살이 되어버렸다. 그 잠깐 동안 우리 둘 다 한 살을 더 먹어버렸다.



나중에 다 끝나고 내려와서 진짜 정신없이 정리하고 나오는데, 나 혼자 뒤에서 뒤쳐져 있으니까 정국이가 먼저 왔다. 와서, 지금까지 봤던 것중에 제일 어른스러운 표정으로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말해줬다. 그래서, 아 진짜, 진짜 그만 울려고 했는데...



내가 조금만, 몇 분만 먼저 대답했으면... 그러면 뭔가 달라지지 않았을까아.. 아니면 손을 잡거나, 안아주거나 했으면.. 내가 지금보다 더 바보 같거나, 덜 멍청했으면 이러진 않았을 텐데. 자꾸.. 으.. 자꾸 그런 생각이 들어서.....흐으...

















160101 정국



이천십육 년 일 월 일 일, 정국의 로그



오늘부터 스무 살이 됐다. 기분이 묘하다. 솔직히.. 솔직히 아무 생각이 안 든다. 그래도. 나도 이제 스무 살이니까.이천십오 년도 다 지나갔으니까. 그리고 이천십육 년이 됐으니까..







이제 지민이 형이 안 울었으면 좋겠다.





































150213 정국



이천 십 오년 이월 십 삼 일 정국의 로그.



지민이 형이.... 헤어지자고 했다.



자기가 좋은 형 할 테니까, 착한 동생 해달라고 이상한 소리만 했다. 어디서 무슨 얘길 듣고 와서 그러는 건지 왜 그러는 건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왜 헤어져야 되는지 아무 것도 이해가 안 가고... 이해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따지고 싶었는데,



지민이 형이 너무 많이 울어서... 계속 울지 말라고 달래고 안아줘도 계속 밀어내고 울기만 해가지고... 형이 쓰러질까봐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알겠다고 했다. 형 말대로 하자고 했는데 벌써 후회가 된다.



만지고 싶으면 어떡하지? 계속 쳐다보고 싶으면, 안고 싶으면? 지민이 형이 다른 사람 만나면... 그땐 진짜 어떡하지? 아씨...... 진짜... 진짜로,



헤어지기 싫다. 형이 날 싫어할까봐 너무 무섭다.



























- 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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