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쓴 음료를 톡톡 휴지로 닦으며 하재훈은 싱긋 웃었다. 그 웃음이 지옥에서 온 사자와 같아 오싹함에 몸이 부르르 떨려 눈치만 보았다. 

 

'.. 죄송해요 형.'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민석을 향해 그는 괜찮다고 대꾸하며 중얼댔다. 

 

'내 생각엔 팀장님은...' 

 

가이드와 가이딩을 직접적으로 하는 게 불편하고 어색해서 그럴 수도 있다고. 그러니까 너무 마음 쓰지 마. 툭툭 제 어깨를 두들기며 위로하는 하재훈은 제법 선임티를 냈다. 그의 말을 들은 민석은 수긍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주억였지만 자꾸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끼익- 

 

한블럭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잘빠진 외제차 한 대가 멈춘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쏠렸다. 이윽고 정차한 운전석 문이 열리고 백현이 내린다. 가만히 그 모습을 보던 민석의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갔다. 분명 백현 때문에 기분이 싱숭생숭했는데 또 얼굴을 보니 사르르 풀린다. 

 

".. 팀장님!" 

 

핸드폰 화면을 응시하며 차에서 내린 백현을 민석이 반갑게 불렀다. 화면으로 향한 고개가 번쩍 올라가고 이내 백현의 눈에 민석의 모습이 담긴다. 저벅저벅, 백현이 망설임 없이 그에게 향하고 민석이 쭈뼛대며 어딘가 표정이 굳은 백현을 향해 다가선다. 

 

".. 하. 민석아." 

"네..?" 

 

숨을 짙게 내뱉은 그가 흘러내리는 앞머릴 손으로 대충 쓸어 넘겼다. 

 

소장의 타겟이 저를 지나 민석에게 향할 수도 있다는 걸 인지하고 나니 그와 연락이 안 되면 불쑥 걱정부터 들었다. 분명 카페에 있다는 이야길 당사자에게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십 번 심장이 가라앉다 다시 뛰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과속을 몇 번 하고 목적지에 도착하자 막상 보이는 순진무구한 얼굴에 뭐라 할 틈도 없이 사르르 기분이 풀어진다. 씨발 진짜 답도 없네. 백현은 실소했다. 

 

".. 아니야. 하재훈 이 새끼는 애를 빨리 보내야지." 


차마 민석에게 뭐라 하진 못한 백현이 애꿎은 화살을 하재훈에게 돌렸다. 


"시간이 몇신데 왜 안 보낸 거야." 

 

투덜대는 백현을 보며 민석의 통통한 입술이 삐죽 튀어나온다. 저는 미성년자가 아니었다. 이제 어엿한 성인인데 백현은 항상 저를 애 취급이었다. 마치 미취학아동처럼 말이다. 가끔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 취급이 그의 보호를 받는 것 같아 좋을 때도 있지만 한편으론 무슨 행동을 해도 팀장의 눈엔 마냥 어린애로 보일 생각에 심술이 난다. 

 

"집으로 가자. 아, 저녁은 먹었어?"

"......"

"안먹었으면 먹고 들어갈래? 잠깐만. 여기 근처에 괜찮았던 곳이..." 

 

지금도 그랬다. 보호자, 그러니까 가족이라도 된듯 백현은 소소한 부분까지도 저를 챙기려 들었다. 부슬부슬한 머리칼을 가만히 쳐다보던 민석이 느릿하게 입을 연다. 

 

"저 애기 아니에요 팀장님."

"으응, 여기보단 저쪽이... 어?" 

 

그새 이 근방의 맛집을 핸드폰으로 검색하고 있었던 그가 민석의 말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번쩍 들었다. 황당한 얼굴과 함께 크게 뜨인 눈이 당혹감을 온몸으로 내뿜고 있었다.  

 

눈을 깜빡이는 백현을 향해 민석은 단단히 쐐기를 박았다. 

 

"저 애기 아니니까 애 취급 하지 마세요!" 

 

쿠쿵- 흡사 무거운 돌덩이가 하늘에서 뚝 떨어져 제 머리를 쾅- 내리치고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민석의 폭탄발언에 백현의 입이 벙긋댄다... 애 취급이라고? 

 

"그게, 하아.. 그게 무슨 말이야 민석아?" 

 

충격을 받아서 그런가 머리가 잘 돌아가질 않았다. 억울했지만 백현은 하늘에 대고 맹세할 수 있었다. 저는 단연코 민석을 '애 취급' 한적이 단 한 번도 없노라고! 어디서 또 저런 오해를 산 건지 알아야만 했고 좆같은 오해를 풀어야만 했다.  

 

".. 다른 형, 누나들이 그랬어요." 

 

허. 황당한 숨이 내뱉어진다. 백현은 민석의 입에서 나오는 '다른 형, 누나' 단어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다른 형과 누나는 팀원인 강이나와 윤도영 그리고 하재훈을 뜻하는 게 분명했다. 이 씨발.. 아랫입술을 잘근 씹어대며 그는 화를 삭였다. 

 

"그 씨발새, 아니. 걔들이 뭐라고 했는데." 

 

흥분을 하니 본성이 마구잡이로 튀어나온다. 백현은 어금니를 앙 다물며 억지로 눈웃음을 지었다. 어서 그새끼들이 뭐라 한 건지 말해봐 민석아. 

 

"팀장님이..."

"응. 내가?" 

 

사무실로 복귀하면 아주 말도 못할만큼 굴려줘야겠다 다짐하며 통통한 그의 입술을 응시했다. 

 

"저를 과잉보호한다고.." 

 

천천히 열린 민석의 말에 백현은 할말을 잃었다... 사실 과잉보호는 맞았기에. 

 

"그리고 다른팀에서 C급 가이드는 쓸모가 없대요."

"뭐?" 

 

그러나 이어진 씁쓸한 말에 그는 길길이 날뛰었다. 어떤 시발새끼가 우리 애한테 그딴 소릴 해?! 좋은 소릴 들어도 모자랄 애한테 이딴 좆같은 소릴 지껄인 새끼는 당장 찾아야 했다. 

 

"사람 취급도 안해준다는데 팀장님은 고작 C급 가이드인 저를, " 

"그만. 알아먹었으니까 이제 그만해도 돼 민석아." 


작아지는 목소리와 울먹이는 음성. 상의없이 홀로 균열에 들어갔다 구출된 민석은 채다현이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을 모른다. 행여나 알게 되면 충격을 받을 수도 있기에 팀원들이 알아서 숨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큰일이 있었다. 민석이 균열에서 백현과 함께 나오는것을 보게 된 기자 하나가 1팀에 C급 가이드가 있다는 기사를 단독으로 보도한 것이다.  

 

1팀과 급이 맞지 않은 C급 가이드의 존재유무는 센터내 또 다른 이 능력자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날뛰는 이 능력자들을 잠 재우기 위해 백현은 숨쉴틈도 없이 바삐 움직였고 그건 팀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 상황에서 저는 어쨌나. 저 때문에 일어난 일을 제 손으로 해결하지도 못했다. 바보같이. 무능한 자신이 원망스러운 건 처음이었다. 

 

"많이 힘들었겠다." 

"...읏." 


그제야 투정을 부리던 민석의 마음을 이해했다. 성큼 다가온 백현이 그의 어깨를 부드럽게 잡고 끌어안는다. 작은 몸이 한품에 쏙 들어왔다. 뒤에서 저딴 개소릴 지껄인 놈들은 제가 알아서 처리하면 그만인데 민석이 그간 받았을 상처는 가늠이 안돼 심장이 지끈거렸다. 

 

"미안해. 명색이 팀장인데 바보같이 그것도 모르고." 

 

저 또한 사태 수습에 급급하느라 차마 민석을 돌보지 못했다. 게다가 호시탐탐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모르는 소장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느라 민석을 과하게 보호한 것도 있었고. 

 

... 내가 다 잘못했네. 열이 올라 뜨끈해진 몸을 꽉 끌어안으며 백현이 끄덕인다. 

 

그간의 설움이 터진 건지 그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은 민석이 끅끅 거리며 울음을 토했다. 익숙하게 등을 토닥이다 쓸어주며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

.

.




"더 좋은 곳도 있는데.." 

 

백현이 복작복작한 내부를 쓱 훑으며 탐탁치 않은투로 말한다. 비좁은 공간에 빽빽이 들어찬 파란색 테이블들은 질서 없이 오합지졸이었고 한쪽벽면엔 알 수 없는 소주뚜껑들이 줄줄이 늘어진 상태였다. 항상 민석에겐 뭐든 최고의 것을 주고 싶던 다짐이 한번 꺾이는 순간이었다. 

 

"저, 여기 꼭 오고 싶었어요!" 

 

이런 그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민석은 부은 눈을 반짝 빛내며 방방 뛰었다. 기분이 좋아졌음을 온몸으로 마구 표현했다. 비어있는 테이블을 콕 집으며 앉자고 하는 민석의 뒤를 탐탁지 않은 눈빛의 백현이 따랐다. 하아..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데. 

 

".. 민석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우리 다른 곳, " 

 

삐그덕 거리는 플라스틱 의자에 엉덩일 붙인 백현이 두리번 대는 민석에게 말했지만. 

 

"이모! 여기 우동 한 그릇이랑 곱창볶음이랑 소주 두 병 주세요!" 


... 저, 민석아?  

 

"잠깐만. 민석아 소주 두 병? 너 두병 마실 수 있어?" 

 

회귀 전엔 술도 못 마셨는데. 거침없이 주방 이모에게 주문을 하던 민석을 백현이 황당하게 바라봤다. 테이블에 놓인 나무젓가락을 백현의 앞에 놓아주며 민석이 심드렁하게 대답한다. 

 

"네. 세병까지도 가능한데.." 

 

그리고 이어지는 대답은 백현을 기함하게 만들었다. 

 

"뭐?! 세병까지 마실 수 있다고?" 

 

갑자기 골이 지끈거린다. 잠깐. 그렇다면 저번에 민석의 집에 갔을 때 놓여있던 수많은 소주병들이 삼촌이 마신 게 아니라 얘가 힘들다고 홀짝홀짝 마신걸수도...? 생각이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자 백현이 이마를 부여잡았다. 이 세상이 애를 타락하게 만들었어... 그리고 백현의 눈치를 보던 민석이 웅얼댄다. 

 

"아니 가아끔.. 쪼오금.. 마셨는 데에.." 

".. 허어.." 

 

미성년자가 술 마시는 게 맞냐고 따지려던 백현의 물음은 타이밍 좋게 음식들이 나옴과 동시에 쏙 들어갔다. 여전히 그의 눈치를 보던 민석은 꼬물꼬물 손을 움직여 소주잔을 앞에 놓아주었고 뜨끈한 우동 한 그릇과 군침이 돌만큼 잘 볶아진 곱창볶음을 백현에게 내밀며 말한다. 

 

"드세요. 팀장님.. 여기 곱창 맛있어요." 


입술을 감쳐물며 제 눈치를 보는 민석때문에 백현의 입에서 순간 작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 진짜. 뭐라고 못하게 하네.  

 

"됐다. 내가 어떻게 뭐라고 하냐."

"... 네?"

"아냐. 배고플 텐데 식기 전에 먹자." 

 

그제야 허락이 떨어지고 민석이 젓가락을 들어 통통한 면발을 집어 든다. 후루룩, 삼키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국물까지 한 모금 마시자 찬기가 가득했던 몸에 훈기가 스멀스멀 돈다.  

 

아주 가끔 제정신이 든 삼촌이랑 배를 채우기 위해 찾았던 곳이었다. 메뉴는 항상 단출하게 저렴한 우동 한그릇과 소주 두병을 시켰다. 삼촌은 신세한탄을 하며 소주 두병을 안주도 없이 물처럼 마셨고 배가 고팠던 저는 우동 한 그릇을 허겁지겁 먹었다. 

 

"맛있어?" 

"........" 

"체하겠다. 천천히 먹어." 

 

턱을 괸 채 빙그레 웃으며 제게 묻는 백현을 보자니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휘몰아쳤다. 그 당시엔 이 우동이 제 주린 배를 채워주었기에 너무도 감사해 백현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곳과 다소 어울리지 않는 차림의 그를 데려왔고. 

 

꿀꺽, 입안에 든 음식을 삼키고 손도 안대는 백현에게 물었다. 

 

".. 왜 안 드세요 팀장님?" 

"나 신경 쓰지 말고 드세요. 아, 팀장님이 소주 따라줄까?" 


상대방이 먹는 얼굴만 봐도 배부르단 뜻이 무슨 의민지 알 것 같았다. 정말로 백현은 민석의 찹쌀떡 같은 볼과 반들거리는 입술을 보면서 배가 부름을 느꼈다.  

 

"히히. 네. 저 한잔만 주세요." 

 

냉장고에서 막 꺼내 시원해진 소주병을 위아래로 가볍게 흔들며 백현이 묻는다. 살포시 웃으며 소주잔을 내밀었다.    

  

"씁. 술은 어른한테 배워야 하는 건데." 

 

예의 바르게 소주잔을 든 민석에게 백현이 장난스레 말했다. 혹시나 취할세라 눈치 보며 잔의 절반만 따라줬지만 민석의 잔이 뒤로 물러나지 않는다. 야.. 안 속네? 민석은 잔에 한가득 담으라는 듯 살짝 위아래로 흔들기까지 했다.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흔든 백현이 이내 잔에 가득 따르자 그제야 물러선다. 

 

... 술 좋아하면 안 되는데. 어떡하지. 

 

".. 캬!" 

"......"

"더 주세요!" 

 

소주 한잔이 거침없이 민석의 입안으로 들어간다. 술도 깔끔하게 잘 마셨다. 마시고 싶게. 입이 바짝 마른 백현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마구 흔들렸다.





***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건 당연했다.  

 

"우움..." 

".. 미치겠네." 

 

백현은 차를 가져왔기에 술을 입에 대지도 않았다. 그러나 민석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소주 두 병을 연거푸 신나게 들이켰다. 그 결과 얼큰하게 취하고 말았고 현재는 조수석에서 몸을 잔뜩 웅크린 채 깊은 잠에 빠졌다. 

 

"하. 민석아.. 일어나서 집에 가야지." 

 

시동을 끄고 안전벨트를 푸른 후 옆자리에 앉은 인사불성의 사내에게 말을 했지만 들리지 않는지 작게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들린다. 백현이 몸을 튼다. 어쩔 수 없이 깨워야 할 것 같았다. 이 날씨에 차에서 자면 입 돌아가니까. 

 

"음..."

"민석아? 저기요? 민석 씨?" 

 

말린 어깨에 손을 얹고 살살 흔들었다. 몸도 취한 것인지 비틀비틀 종잇장처럼 나부낀다. 환장하겠네. 입술을 잘근 씹은 백현이 민석의 몸을 가로지른 안전벨트를 풀기 위해 등을 숙일 때였다. 

 

"..!" 


돌연 민석의 몸이 움직이더니 백현과 훅, 가까워졌다. 깜짝 놀란 백현이 재빠르게 몸을 뒤로 물린다. 허억.. 놀란 그는 가슴에 손을 얹고 밭은 숨을 내쉬었다. 씨발 깜짝이야... 

 

"하아.. 깜짝 놀랐네." 

 

물론 본인이 몹쓸 짓을 하려고 한건 아닌데도 양심에 찔렸다. 꿀꺽, 침을 삼킨 백현이 다시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비좁은 차 안에서 사부작 거리려니 보통 힘이 든 게 아니었다.  

 

다시 심기일전한 후 느릿느릿하게 움직여 민석의 안전벨트를 집었다. 후. 그가 깊게 숨을 내뱉는다. 고개를 살짝 내리니 민석의 감긴 두 눈과 통통하고 보들보들해 보이는 입술이 한눈에 보였다.  

 

씨발 여기서 서면 인간도 아니다 변백현. 그는 초인적인 힘으로 제 아랫도리를 눌렀다. 

 

아까의 여파로 인해 정면을 향한 채 누워 벨트를 푸르는 일은 한결 수월 해졌다. 주체 없이 떨리는 손에 힘을 꽉 쥐며 백현이 버튼을 누른다. 달칵, 벨트가 풀리는 소리가 나고 가슴을 가로지른 벨트가 천천히 감기기 시작했다.  

 

행여 불편할 새라 민석의 옷 위를 가로지른 벨트를 떼주려고 고개를 숙이던 때였다.  

 

"... 헉..!..." 

 

얌전히 감겨있던 민석의 두 눈이 번쩍 뜨인 것이다. 촉촉해 보이는 두 눈과 속절없이 마주친 순간 그는 저도 모르게 숨을 참고 말았다.  

 

"어.. 아니, 민석아 나는..." 


나 이상한 사람 아니고 그냥 안전벨트 풀어주려고 그랬는... 데.

 

그러나 백현의 다급한 변명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 윽." 

 

그도 그럴게 눈을 뜬 민석이 손을 뻗어 백현의 목을 부드럽게 감싸 안고 부지불식간에 입술을 맞댔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벼운 스킨십보다는 도전적인 느낌이 더 강했던 탓에 통증을 느낀 백현이 질끈 눈을 감았다 떴다.  

 

눈을 뜨니 민석의 얼굴이 더 잘 보인다. 파르르, 나비의 날갯짓처럼 속절없이 흔들리는 속눈썹과 홍조가 가득한 두 볼 그리고 요령 없이 부딪힌 입술까지. 한참 동안 입술이 열리지 않아 그대로 맞대던 그때 움찔, 하며 가늘게 눈꺼풀이 열리고. 

 

".. 푸흐. 제대로 입 벌려야지 민석아."

"....!" 


쏟아지는 백현의 말에 당황한 민석이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린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백현이 재빠르게 입안으로 혀를 넣었다. 씨발 이젠 나도 모르겠다. 고개를 비스듬히 꺾어 도망치는 민석을 집요하게  쫓는다.

 

눈이 다시금 감기고 목을 껴안은 팔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서로의 하체가 맞닿는 건 순식간이었다.  







 첫 스킵쉽..!(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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