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독자 시점과 내가 키운 S급들의 세계관을 엮은 크로스오버 입니다.⟧


⟦전독시와 내스급의 다량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전독시를 완결까지 읽지 않으셨다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존재할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내스급은 현재 601화로 연재중인 작품입니다. 그래서 세계관과 캐붕이 조금 일어날수 있습니다.⟧


⟦중혁독자,현제독자,유현독자,유진독자,태원독자,등등 수많은 커플링 요소가 존재할수도 있으니 불편하신분들은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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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독자가 느리게 눈을 뜨며 감았다. 그에 따라 긴 속눈썹은 커튼처럼 따라올라갔다가 내려갔다.몸이 부유하고 있는듯한,마치 유체이탈이라면 이런 느낌이라고 지레 짐작할수 있을것같았다.


육체가 한없이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마치 시나리오를 한창 진행하고 있었을때 [범람의 재앙]으로 인해 죽고 난후같은 느낌이었다.느리게 눈을 뜬 김독자는 그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함을 느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칠흙같은 어둠은 사방으로 뻗어져 있었고 그런 어둠 속에서 간간이 보이는것은 작은 빛들 뿐이었다.이곳은 나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곳이었다.


세계선을 넘나드며 몇만년동안 보았던 풍경,바로 광활한 우주였다.과연,그 모든것은 꿈이었던 것일까. 내가 너무 바란나머지 자면서 꾼 그저 한낱 망상이었던 것일까.


곧 있으면 덜컹-덜컹- 거릴 지하철 소리가 간간이 들려올것만 같았다. 나는 천천히 일어났다.발밑은 그저 어둠뿐이었고 머리위에는 간간히 빛나는 작은 별들 뿐이었다. 나는 걸었다.


이것을 걸었다고 표현하기에는 애매하지만 내 발을 들어올려 우주를 딛으며 앞으로 뻗어 나갔다. 행성도 은하계도 없는 고요하며 외로운 우주,그것은 마치 제자신과도 겹쳐보였다.


걷고 또 걷고 목적지가 어디인지 모르지만 몸이,영혼이,자동적으로 걸어갔다.이 광활하고도 적막한 우주에는 과연 끝이 존재하는것일까.


정처없이 걸어가고 있었을때 김독자의 눈앞에는 작은 아이가 서있었다. 언뜻 보았을땐 갓 초등학교를 입학 한듯한 아이였다.


검은 머리칼에 하얀 얼굴 눈을 감고 있었지만 김독자는 그 아이를 보고는 굳을수 밖에 없었다. 그도 너무 잘알고 있는 아이었다.이야기를 탐하고 끝없이 소망하고 꿈을 꾸는 아이,한 남자의 비극을 탐미하며 1n년을 살아온 아이.그 아이는 독자(讀者) 그 자체였다.


가만히 서서 눈을 감고만 있던 아이는 흰코트 자락을 펄럭이며 자신앞에 서있던 남자를 느꼈던 것인지 눈을 천천히 떴다.그러자 그 아이가 눈을 뜸과 동시에 어둠으로 잠식 되어 있던 우주는 많은 별들을 태어나게 하여 광활한 우주를 밝혔다.


기이하고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것을 나는 넋놓고 바라보다 다시 그 아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그 아이의 눈은 이 우주와 닮았다고 표현할수가 있었다. 나는 알수가 있었다. 저것은 ‘가장 오래된 꿈’그 자체라고.


15살인 ‘가장 오래된 꿈’은 ⟦은밀한 모략가⟧가 용서해줌과 동시에 999회차인 이계의 신격들이 데려갔다.아마 그 아이는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인물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을것이다.


두번째 ‘가장 오래된 꿈’이 된 나는 설화들을 부서뜨려 다른 세계선으로 퍼트렸다. 그것은 또다른 독자(讀者)가 되어 이 세계를 상상함으로써 버틸수 있을것이다. 허나 의문이 한가지가 생겼다. 어째서 자신은 어렸을 적의 독자(讀者)인 ‘가장 오래된 꿈’을 만나게 된것일까.


서로 아무말없이 바라보던 그때 아이의 작은 입이 열렸다.


[너는…독자(讀者)…?]


머리를 울리는 말,[진언]과는 차원히 다른 언어였다. 저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자신이 흩뿌린 편린이 모여 또 다른 ‘가장 오래된 꿈’이 되어 버린것일까?


[…는…나]


갑자기 노이즈가 끼는 듯,버벅 거리더니 초점이 불분명 하던 그 눈이 나와 맞닿았다. 그것만으로도 숨이 멈추는듯 머리가 어지러웠고 내장이 비틀리는듯 한 기분이 들었다.


[너는…나…나는…너]

[나는.]

[너.]

[나.]

[너와 나.]


계속되는 1인칭과 2인칭의 비교가 되더니 이내 그것은 뚝 멈추었고 하얀 얼굴에는 맑은 미소가 띄워졌다.


[나는 나.]

[나와 나.]


답을 알아냈듯,그것은 점점 몸이 띄워지더니 나와 눈높이가 딱 떨어지고 나서 쿵-!하는 굉음과 함께 심장이 쿵 쿵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저건 내가 아니야…저건…욕망(慾望)그 자체다.


굳어버린 몸은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목소리는 무언가에 막힌듯 목구멍 넘어로 나오지를 못했다.발버둥 치면 칠수록 무언가가 나의 몸을 옭아 메었고. 저것은 그저 공포 그자체로 다가왔다.천천히 내쪽으로 날아온 욕망(慾望)은 나의 머리카락을 작은 손으로 쓸어 내리며 귓가로 무언가를 속삭였다.


[....기다릴게.나.]


쿵!쿵!쿵! 발바닥을 지탱하고 있던 무언가가 우지끈-소리가 나더니 발이 푹 하고 빠지며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굳어버린 몸으로 나는 시선만으로도 멀어지는 그것을 쫓았다.마지막으로 보인 얼굴은 미소만으로도 오소소 소름이 돋으며 희게 질리는 듯한 느낌이들었다.

그후로 귀로 이명이 들리는듯 하며 눈앞이 깜깜해졌다.


“…자!…..독자!”


“…김독자!”


점점 돌아오는 청각에 나의 이름이 귀에 꼳혔다.뒤이어 희뿌옇게 보이는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도대체 그건…나는 아파오는 두통에 인상을 찡그리며 일어나 앉으려 했다.


철커덩-


어라…?오른쪽 손목에 은빛 쇠고랑이 달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게 뭐냐…? 나는 시선을 돌려 나를 바라보고 있는 유중혁에게 물었다.


“…중…혁.크흡! 쿨럭-”


잠긴 목소리에 무언가 울컥 목으로 올라오더니 그대로 미친듯이 기침을 하였다.입을 막고있던 손가락 사이로 붉은 피가 눈에 들어 오기 시작했다.


“어…라?”


나를 바라보던 유중혁은 크게 놀랐는지. 이설화! 당장 이설화 불러와라! 어서! 라며 소리를 질렀고 그 소리를 듣고 뛰어온 사람들은 저마다 크게 놀라기 시작했다.


“야! 왜 애가 다죽어가냐? 이설화한테 아무나 전화해봐!”


“독자 씨! 괜찮으세요?!”


“아저씨!괜찮아요?!”


“독자 형! 여기 아무나 비상용 약없어요?!”


“사부!아저씨가 갑자기 왜이래!”


“김독자 씨!”


나는 웅웅 울리는 머리와 함께 사람들의 목소리가 점점 멀게만 느껴졌다. 피는 계속 울컥 하며 토해졌고 숨은 가빠지기 시작했다.아아…나 진짜 죽는거냐.

*

유중혁은 방문에 기대어 서있다가 김독자가 내는 작은 신음에 그에게로 다가갔다.침대 위에서 자고 있던 김독자는 오전때보다 상황이 안좋아져 있었다.


분명 기절시키고 나서는 아무 문제 없었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은 아예 얼굴이 창백해지며 핏기가 사라지는것 처럼 보였다.김독자의 이마에는 송글송글 식은땀이 맺히며 간혹적으로 으…으윽 이러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악몽이라도 꾸는것일까 하며 오른쪽 뺨을 쓰다듬어 주었다. 그렇게 옆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던 와중에 왜인지 모르겠지만 김독자의 몸에서 갑작스럽게 푸른 개연성 스파크가 튀기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유중혁은 김독자…! 또 무슨일을 저지른건가!라며 으득 이를 갈았다. 그러면서도 김독자를 불렀다.


인상은 창백하다 못해 파리 해졌다.그는 급하게 김독자를 흔들며 불렀고 김독자의 눈은 느리게 떠졌다. 그렇게 천천히 일어나던 김독자는 정말로 갑작스럽게 피를 토하기 시작한것이다.

*

한유진은 평화롭게 거실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던중 유중혁 씨의 다급한 부름에 한달음에 달려갔다.그의 방에 들어설때부터 피 특유의 쇠냄새가 진동하였다.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들어가보니 가히 충격적일수 밖에 없었다.


유중혁씨의 품에서 피를 계속 토해내던 김독자 씨를 바라보니 나는 반사적으로 인벤토리를 뒤져 힐링 포션을 찾았다. 미친 왜다 중급 밖에 없는건데! 나는 급한 마음에 곁에있던 S급들에게 물었다.


“유현아!최상급 포션있어?!성현제 씨! 최상급 포션있어요? 지금 독자 씨 죽게 생겼어요!”


“형,없어…”


“찾고있는중이네.”


“문현아씨는요? 예림아! 너도 혹시모르니까 찾아봐. 아저씨가 나중에 따로 사줄게.”


“아니에요! 잠시만요!”


“형님,나도 찾고있는중이야.”


“송태원 씨-”


“찾았다네.”


성현제 이럴때마다 진짜 유능하다니까.아니 뭐 원래도 유능한 인간이긴 하지만 아무튼 나는 그걸 받아들고 유중혁씨에게 다가갔다.


“유중혁씨,이거라도 먹여요!”


“이게 뭐지?”


“포션이라는건데. 아니! 그냥 잔말말고 어서! 한시가 급하잖아요!”


“야! 유중혁! 그냥 먹여! 한유진이 독 주는것도 아닌것 같은데, 이설화 아직 오려면 시간 꽤 많이 남았다고.임시방편으로라도 먹여! 걔 진짜 죽을거 같아보이잖아!”


“아저씨! 죽는거야…?”


“독자 형…?”


“알겠다. 줘바라.”


내손에 들려 있던 포션을 유중혁씨가 낚아챈후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김독자.입벌려라.이거 마시면 좀 괜찮아 질거다. 라며 타이르듯 김독자 씨에게 말을 하였다. 피묻은 손으로 포션 병입구를 김독자씨 입에 가져다 댄뒤 살짝 기울였다. 허나 계속 해서 울컥 거리며 나오는 피덩어리들 때문에 포션을 삼키는것이 힘들어보였다.


그러자 유중혁씨가 쯧.하고 작게 혀를 차더니 김독자.나지막하게 부르며 유중혁 씨가 포션을 입에 머금고는 곧바로 김독자씨에게 입맞춤을 하듯 입과 입이 닿아 포션을 김독자 씨에게 밀어넣었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한유진은 숨을 들이켰고,

박예림은 두눈을 가렸으며,한유현은 묘한 얼굴로 바라보았고,성현제는 어딘가 불편해 보였고, 문현아는 오오 라고 감탄하였고,송태원은 굳어버렸다.


그리고 정희원과 이현성은 넋을 놓았고,한수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사탕을 머금었고,이길영과 신유승은 급히 딴청을 부리듯 고개를 돌렸으며,이지혜와 유상아는 미소를 띄웠다.


포션을 다 밀어넣었는지 유중혁은 고개를 들어 입가에 묻은 피를 무심하게 닦아내었다.포션이 효과가 돌긴한것일까.유독 심하게 피를 토해내던 김독자는 기침이 조금은 멈춘듯 하였다.최상급 포션으로는 이정도 밖에 안된다니.도대체 뭣때문인거지?


“…허억…”


“독자 씨! 이제 조금 괜찮아졌어요?!”


“김독자.괜찮나?”


“으…응”


덜덜떨리는 몸으로 간신히 괜찮다고 대답하였다.그 모습을 본 정희원은 급히 몸을 돌려 이설화 한테 전화를 다시 하였고 2분뒤 현관문이 열리면서 이설화가 다급하게 뛰어왔다.


“상태가 왜이래? 잠시만요.”


이설화는 급하게 김독자에게로 다가가 상태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인상을 찡그리며 몸 구석구석을 더듬어 보았다.


“화신체가 이상해요.오늘 아침까지 별 이상없었는데. 일단 가져온 설화팩으로 임시방편으로 해놓고요.이걸 뭐라 그래야되지? 꼭 누군가가 일부러 독자 씨 몸을 비틀어 놓은듯한 느낌이에요.”


“그게 무슨말이지? 이설화.제대로 설명해라.”


“외부의 충격으로 인한 증상이라고 할수있어요. 혹시 여기서 김독자 씨-”


“어…?어어?! 김독자 이 새끼 머리카락 좀 봐!!”


“뭐…뭐야!!사부! 아저씨 머리카락 색이 점점 변하고 있어요!”


“혀…형!”


달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고있던 검은 머리칼은 어느새 은빛으로 느릿하게 변색하기 시작했다. 정수리부터 시작해서 뻗어 나가는것이 굉장히 기분 나빴다.그걸 바라보던 성현제는 손으로 턱을 쓸며 말을 하였다.


“일단,다시 재우는게 어떻겠나.독자군이 버티기 힘들어 보이는데.”


“……괜찮아 졌습니다.여러분들 걱정시켜드려 죄송합니다.”


김독자는 자신의 몸을 꽉 죄어오던것이 어느순간 탁! 풀리면서 아픈것이 잦아들었다.피를 토하던것이 멎었고 아무 느낌도 나지 않기 시작했다. 정말로 아프지 않았다.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죽는줄 알았는데 어느순간 보니 아픈것이 싹 가셨다.도대체 무었때문인거지.


“김독자…!”


옆에서 제일 당황했을 법한 유중혁은 으득 이를 갈며 뒷말은 꼭 죽인다.가 나올것 같았다. 아 나 이번에 진짜 아무짓도 안했는데.


억울하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살짝 눈을 감았다. 그리고 느껴지는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유중혁은 그렇게 나를 부르고는 방문을 빠져나갔다. 이것 참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방에 쪼르르 서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다 머쓱해 졌다.


“저 진짜 괜찮-”


“아저씨는 진짜!그냥 가만히 있어!”


“오징어 새끼야 사람 놀래키지좀마.”


“아저씨 놀랐잖아요.”


“독자 형,이젠 진짜로 괜찮은거 맞죠?”


“독자 씨,진짜 괜찮은거 맞아요?”


“김독자 씨,아프면 아프다 하셔도됩니다.”


“독자 씨,상급 포션 더 있으니까 여기다가 놔드릴게요.진짜로 놀랐잖아요.”


“하하…”


나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그들의 말을 들었다.근데 이게 좀 이상하긴 하였다. 나는 슬쩍 한수영을 바라보면서[한낮의 밀회]를 걸었다.


―야 한수영.

―왜 이새끼야!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유중혁이 갑자기 비명 지르듯이 이설화 부르길래 뭔가 해서 달려가봤더니 넌 무슨 피를 콸콸 쏟아내고 있지를 않나.어?!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그게 나도 잘모르겠어. 근데 꿈에서…음 일단 나중에 얘기하자.그때 다 알려줄게.

―네놈들,시끄럽다.


유중혁의 목소리에 한순간 [한낮의 밀회]가 조용해졌다. 그리고는 내가 조심스럽게 말하기 시작했다.


―중혁아…?화났니…?

―김독자.또 무슨일을 꾸미는거지? 어째서 네놈 몸에서 개연성 스파크가 튄건가.

―뭐?

―야! 그게 무슨말이야?!


나는 골똘히 생각해보았다. 개연성 스파크라니?이건 좀 심각한 문제인듯 하였다. 나는 잠깐 쉬고싶다고 말한뒤 사람들을 물렸다. 그리고 일어나려 했는데.


철그렁-


또다시 눈에 들어오는 이 쇠고랑.발목까지 채웠잖아?! 이 미친놈들! 진짜로 감금 할셈이였냐!나는 슬쩍 힘을 주어 수갑을 끊어냈다. 침대에서 내려 바닥을 딛고 일어섰다. 몸에는 별 이상이 없었다.아까 아이들이 나의 머리카락가지고 뭐라하던데.나는 슬쩍 머리칼을 매만지며 비유를 불렀다.


퐁!하고 나타난 비유가 나를보더니 많이 놀랐는지 내 품으로 쏙 들어오더니 바앗!하며 울기시작했다.어이구…많이 놀랐구나 우리 비유.


[바아앗!]


나는 비유를 쓰다듬어 주며 창문 곁으로 다가갔다. 공단은 건물들의 불빛으로 반짝였고 하늘은 간간히 보이는 별들과 동그랗게 뜬 달 뿐이였다.내가 꿈에서 만난 그것이 현실 나에게 영향을 준것일까. 그것 때문에 개연성 스파크가 일어난거라면 꽤나 위험한것일게 분명하다.


나는 방을 돌아다니며 거울을 찾다가 그냥피가 묻은것이 찝찝해 욕실로가 샤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방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사람들의 시선이 한데 꽂혔다.


“뭐야?!어떻게 나온거야!”


“한수영,너 그 발언 진짜 삼류 악당같ㅇ-”


“이 새끼가 쓸데없는 소리를.”


“독자씨에게는 역시 그 수갑이 안통하는거였던가…아예 밧줄을…”


“희원씨…아무리 그래도 저는 여러분들의 상사인데-”


“아저씨,뭣하면 픽쓰러지던가 아님 죽는데 어떻게 상사대우를 해?”


그 말이 일리가 있는지라 나는 입을 다물수밖에 없었다.직원들에게 이렇게나 신의가 없다니…나로서는 조금 슬프지만 인정할수밖에 없었다.나는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멋쩍게 웃어보였다.


그러나 피칠갑을 하고 웃으니 공포영화가 따로없었다.나는 가만히 서서 잔소리를 들어야했다. 이러다가 정말 무릎이라도 꿇고 손을 들고 있어야 할것 같은 느낌이었다.


주방에서 나오는 유중혁을 바라보다 눈이 마주쳤다.형형하게 빛나는 유중혁의 눈동자에 기가 팍 죽어버렸다.저 자식 설마 나를 죽여버리겠다는 생각을 하는거아냐? 싸패 성격 또 도진건가! 그럼 안돼는데! 나는 급한 마음에 유중혁한테 다가갔다.


눈썹 한쪽을 들어올리며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망했다 라는 생각밖에 들지않았다. 뭐…뭐라 해야하지?!


“중혁아,우리 이쁘고 잘생기고 아주 그냥 혼자 다해먹는 이세계의 진정한 주인공인 중혁아.”


그 발언에 모두의 시선이 내리 꽂혔다.


“김독자 미친거냐? 피토하고 나서도 유중혁 얼굴이 그렇게 곱디?푸하하핰!!”


배꼽을 잡으며 깔깔 웃어 재끼는 한수영을 무시하고는 말을하였다.


“너 옷있냐? 나 옷좀 빌려줘.”


갑작스럽게 정적이 흐르고나서 하나둘씩 웃음을 터트리더니 이내 왁자지껄 해졌다.


“옷 하나 빌리겠다고 그 지랄한거냐.아 진짜 김독자 개웃기네.픜흨큮힠”


“독자 씨 큽흨…”


“다들 왜 웃습니까?! 맞는말이잖아요.우리 중혁이는 지 혼자 잘생기고 예쁘고 다 해먹는건 명백한 사실-”


“닥쳐라.”


“왜?”


“죽인다.김독자.”


한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던 유중혁은 따라와라.라고 말을 한뒤 운동복 바지 와 티셔츠 한장을 주었다. 나는 생글생글 미소를 지어보이며 고맙다 라고 말을 한뒤 뒤돌았다.그나저나 여기 욕실이 어디지? 나는 유중혁에게 욕실이 어디냐고 묻고는 욕실로 향했다. 근데.


“넌 왜따라오냐? 아주 그냥 같이 들어갈기세다?”


“혼자 또 무슨 수작질을 벌일지 모르니 같이 들어가는것도 나쁘지 않겠군.”


“미친새끼야.”


나는 그런 유중혁을 흘끔 쳐다보고는 욕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고개를 돌려 옷을벗고는 거울을 쳐다보았다.정말 생각을 거치지 않고도 미쳤다라는 말이 육성으로 튀어나왔다. 검었던 머리칼이 은색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도대체…!나는 머리칼을 만지작 거리며 한숨을 쉬었다.

뭣때문인건지 알수가 없었다. 피곤하기도 하고 그냥 한숨을 내쉰뒤 욕조에 몸을 담궜다. 아 모르겠다.

***

"유중혁…!”


나는 유중혁을 불렀다. 샤워를 하는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유중혁이 가져다준 속옷이 나에게 너무 큰 나머지 자꾸 흘러내리는 것이 문제였다.


바지도 마찬가지였다.하…시발 아무리 체격 차이가 난다 해도 그렇지 완전 아빠옷 뺏어입은 애같잖아?! 유중혁의 티셔츠는 또 얼마나 큰건지 허벅지의 반을 가렸다.

아 미친 나 진짜 어떻게 나가냐.아무래도 밖에 유중혁이 없나보다.


나는 [한낮의 밀회]로 말을 하였다.


―유중혁. 중혁아! 우리 중혁이??

―김독자.진짜 돌았나?

―야,너 혹시 바지랑 속옷 이것보다 더 작은건 없냐?

―그게 제일 작은거다.

―미친?!나 어떻게 나가냐.바지랑 속옷이 너무 커서 흘러 내린단말야!

―쯧.담요 가져다 주겠다.기다려라.


하…내일은 나가서 옷부터 사야겠네.

**

어두운 밤,달 과 별이 그 어둠을 밝히며 정원은 은은한 달빛으로 물들었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렸고 유중혁의 검은 머리칼이 흔들렸다.은은한 달빛을 혼자 받아내며 생각에 잠겼다.


유중혁은 혼란스러웠다.김독자가 갑작스럽게 개연성 스파크가 튀고 피를 미친듯이 뱉어내더니 이제는 진짜 멀쩡해 보이는것을보고는 진짜로 멀쩡한게 맞나 싶을정도로 의심스러웠다.도대체 또 무슨 수작을 꾸미길래 저런 일이 생기는것이었을까.


다른 차원에 갔다온게 문제였을까?유중혁은 고민했다.오늘 아침에 그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했던 사람이 돌아왔다.근데 혼자가 아니었다.처음엔 다 죽여버릴까 싶었다.허나 돌아온 김독자의 상황을 듣고나서 그저 이 감정을 내리 눌러 참았다.


계속 반복되는 생각에 [흑천마도]를 뽑아 천천히 휘드르며 수련을 하기 시작했다.더는 시나리오도 성좌도 없지만 생각이 많을때는 수련만큼 좋은것이 없었다.한참 집중을 하던중 김독자 한테 [한낮의 밀회]가 걸려왔다.


김독자가 자신의 옷, 그것도 제일 작은 옷이 너무 크다고 흘러내린다며 다른 옷이 없냐고 물었다.유중혁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 저놈이 저리 태평한데 내가 왜이렇게 고민을 하고 생각을 했던것이었던가.


유중혁은 담요 가져다 줄테니 기다리라고 [한낮의 밀회]를 보냈다.찡찡거리기는 피식 흘러나오는 웃음을 커다란 손으로 가로 막았다. 방으로 들어가 큰 담요를 들고 욕실로 향했다.


2층 욕실은 복도 끝에 있어 사람들이 없었다. 노크를 하고 문이 열리고나서 새하얀 수증기가 유중혁을 반겼다.그리고 김독자의 모습을 보고나서 숨을 들이킬수 밖에 없었다.


하얀 얼굴에 내리깐 눈이 속눈썹을 유독 길게 보였다.은색 머리칼이 젖어 물이 뚝뚝 떨어지며 자신의 티셔츠도 큰지 허벅지 까지 내려왔다.게다가 흰 목선을 따라 쇄골라인 까지 보이니 미칠수밖에 없었다.


“야,중혁아. 진짜 없어? 담요두르고 나가야한다고? 나 아래 아무것도 못입었다고.”


그래,그 티셔츠 안에는 나체…유중혁은 머리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급하게 쫓아내고 짐짓 무심한 표정을 그려내어 김독자를 바라보며 말을 하였다.


“그냥 두르고 내일 아침에 나가서 옷을 사오지.”


“하…일단 알겠어.”

*

하얀.미간을 살짝 찡그린 김독자는 이내 한숨을 푹쉬더니 입꼬리를 슬쩍 끌어올리며 담요를 허리에 둘렀다.이런 모습을 보니 꽤나 웃긴꼴이 되어있었다.진짜 패션테러리스트야 뭐야.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칼에 수간을 두르고 슬리퍼를 신은뒤 유중혁의 방으로 향했다.아까 정신없어 살펴보진 못했지만 이 방만으로도 유중혁.이라는 인물이 떠오를만큼 닮아있었다.


검정 벽지에 바닥은 회색 카펫이 있었고 검을 노을수있는 받침대와 큰 하얀 침대가 노여있었다.창문은 언제 열렸는지 흰 커튼이 살짝씩 들썩 거리며 흔들렸다. 창문새로 흘러들어온 달빛은 나와 유중혁을 밝혔다.


“방도 꼭 우리 중혁이 같-”


“김독자.”


나를 나지막하게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자신의 뒤에 서있을 최애캐를 바라보았다. 와 진짜 잘생겼네.

달빛을 은은하게 받은 유중혁의 얼굴은 미의 여신이 울고갈 정도였다. 점차 가까워지는 얼굴에 나는 숨을 들이킬수 밖에 없었다. 서로 얼마나 그리웠을까.

 유중혁의 손이 김독자의 뒷통수를 감싸며 입을 맞추었다.김독자는 자연스레 눈을 감았고 그런 김독자를 바라보던 유중혁은 입꼬리를 올리며 혀를 넣으려던 순간-

벌컥-!

쾅-!


“이 김독자 새끼야!!”

 ̄ ̄ ̄ ̄ ̄ ̄ ̄ ̄ ̄ ̄ ̄ ̄ ̄ ̄ ̄ ̄ ̄ ̄ ̄ ̄ ̄ ̄ ̄늦어서 죄송함다.대가리 박겠숨돠 독자님덜.



안녕하세요, BL 웹소설 작가 달분입니다 :) 웬만한 2차 판소 연성은 시리즈로 묶어두었습니다. 이어 1차 BL 외전은 따로 묶어 두었으니 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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