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보통월드 주민 여러분.

2023년 마지막 날, 언제나 고마운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연휴 잘 보내고 계신지요. 


뉴스를 못 봐서 몰랐는데, 이웃님들이 보내주신 영상으로 윗지방에 눈이 많이 온다는 걸 알았습니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부디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어제 포항으로 가족 여행을 갔었는데, 이곳은 윗지방과는 마치 다른 하늘 아래 있는 듯 봄날씨 같았습니다. 일기 예보에는 눈과 비가 다 떠 있었지만, 날씨 요정인 저의 가족 여행 때문인지 눈도 비도 오지 않았어요. 


간만에 부모님과 누나네 저까지 일곱 명이 펜션에서 1박을 하고 왔습니다. 죽도 시장에서 대게를 먹으려고 일부러 포항 펜션을 잡았는데요. "죽도 시장" 상인 여러분... 외지인들에게 사기를 치려거든, 적어도 부산울산 사투리 정도는 알아두시고 부산울산 사람들에겐 사기 치지 마세요. 어디 갈매기랑 고래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한테 해산물 사기를 칩니까... ㅎㅎㅎㅎ

서울 사람들이었다면 가격과 양에 깜짝 놀라 만족했을 테지만, 부산울산 사람들에겐 터무니없는 양과 가격이었답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울산이나 부산에서 사먹었을 텐데... 부산, 울산, 포항 세 개 지역 중 포항 대게가 가장 비쌉니다. 덕분에 몸값 비싼 포항 대게를 배터지게 먹었네요. 


대게로 배를 채운 후, 밤에는 불꽃놀이를 사들고 펜션 앞 바다로 나갔습니다. 불꽃놀이만 10만원어치. 와.. 다이소에서 미리 사갈 걸... 


그런데 제가 아끼는 어그 슬리퍼를 바닷물에 빠트리고 말았어요 ㅠㅠ 12살 남자 조카에게 '엉덩이 탐정' 닮았다고 놀렸는데, 조카가 멀리서 붕 달려와서 머리로 제 배를 박았거든요. 저 거의 뒤로 2미터는 날아갔을 겁니다. 그 바람에 물에 빠지고 말았어요. 아니 무슨 초등학생 힘이 그리 세답니까...... 


다행히 날씨는 춥지 않아서 맨발에 젖은 신발 신은 채로 불꽃놀이를 했습니다. 매형은 아예 처음부터 반팔티셔츠 하나만 입고 나갔을 정도로 따뜻했어요. 


오늘 아침엔 다같이 해돋이를 보러 나갔습니다. 하지만 미리 일기 예보를 봐서 알고 있었듯이 흐리고 구름 낀 하늘 탓에 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보이지 않을 걸 알면서도 보러 갔고, 보이지 않아도 해는 떴습니다. 


2024년 1월 1일의 해가 아니라 2023년 12월 31일의 해와 함께한 오늘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해가 그 해죠? ㅋㅋㅋㅋㅋㅋㅋ 내일 뜨는 해가 새해라고 해서 오늘 뜨는 해가 헌해는 아니잖아요. 

해는 늘 그 자리에서 뜨고 집니다. 저도 새놈도 헌놈도 아닌 늘 한결같은 그놈이 되겠습니다. 


2023년 남은 시간 마무리 잘 하시고, 내일부터 기분만큼은 새롭게 산뜻하게 시작하기로 해요~!!


사랑하는 보통월드 주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보통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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