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웃는 게 매력적인 사람이었어요. 그 사람을 만났을 때 웃는 걸 보고 첫 눈에 반했죠. 그 사람은 제가 자주 가는 카페의 직원이었어요. 친절한 그가 건네주는 커피를 받으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기도 했었죠. 그러던 어느 날에 그가 자리에 앉아 있는 저에게 찾아와서 몰래 꽃 한 송이와 쪽지를 건네줬어요. 그 안에는 저를 좋아하게 됐다는 말이 적혀 있었죠. 저는 돌아가기 전에 그의 손에 제 전화번호를 적은 쪽지를 건넸어요. 살짝 놀란 듯 저와 쪽지를 쳐다보던 그 사람의 당황한 표정이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아요.”



아직은 날이 쌀쌀하지만 볕은 따뜻한 봄. 그는 봄처럼 살며시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의 따뜻함에 그녀는 점점 더 그가 좋아졌다. 그와 함께하는 모든 시간들이 행복하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연인이 된 두 사람은 행복했지만 항상 웃을 일만 있는 건 아니었다. 그녀는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이었고, 두 사람은 점점 시간이 맞지 않는 날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언제나 그는 그녀를 위했고 기다렸다. 그녀는 그런 그가 고맙고 든든했다. 두 사람은 서로가 언제나 함께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고, 결코 누구도 갈라 놓을 수 없는 열렬한 연애중인 연인들이었다. 그는 항상 일을 마치고 그녀를 기다렸다가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 주고 나서야 자신도 집에 들어갔다. 그들은 그렇게 하루하루 행복했고, 하루하루가 기뻤다. 그 날이 오기 전까지는..





“그는 갑자기 카페로 돌진한 차에 깔려서 죽었어요. 정말 어이없는 사고였죠. 사고를 낸 차는 음주운전으로 경찰차를 피해 도망가다가 카페로 돌진한 거였어요. 늦은 시간이라 카페에 손님이 많지 않았지만 워낙 큰 사고라 그를 포함해서 거의 대다수가 사망했어요. 그는 과다출혈로 병원에 실려가던 중 사망했어요. 고통스럽게도 차량에서 튕겨진 앞 유리 조각이 그에게 날라와 심장 근처에 박혔어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피할 수도 없었고 결국 너무 많은 피를 흘린 채 죽었어요. 너무 착한 사람의 마지막이 그토록 고통스러운 것이라니 전 믿을 수가 없었어요. 어떻게 이토록 신이 잔인할 수 있는지 수많은 원망을 쏟아내기도 했었죠. 저희는 결혼도 생각하고 있었어요. 당장은 무리였지만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죠. 그래서 더더욱 용서할 수가 없었어요. 그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를 죽이고 싶다고 생각했었죠.”



그녀는 한숨을 몰아쉬었다. 그 순간 자신의 눈 앞에 누군가가 서 있는 게 보였다. 고개를 들며 그 사람의 신발에서 시선을 옮길 때 갑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의 뒤에서 비춰지는 햇빛에 눈이 부셔서 눈을 가렸다.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아연은 이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거 같았다. 비록 아르바이트 때문에 함께 하는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함께 있는 동안은 언제나 행복했다. 즐겁고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아쉽고 아까웠다. 집에 들어가는 그 찰나와 같은 순간도 그들에게는 함께 있어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연아. 오늘은 내가 늦을 거 같은데.. 어쩌지?’

“어? 손님이 많아?”

‘그러네.. 오늘따라 손님이 많네. 너무 늦어서 널 보러 가기 힘들 거 같아. 내일 너한테 갈게. 잘자.’

“알았어. 너무 무리하지 말고 조심해서 들어가. 내일 봐~”

‘응. 사랑해~’

“응. 나도 사랑해.”



그녀는 미소 띤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지금이 너무 행복했다. 집에 도착해서 자리에 누운 그녀는 피곤함에 눈을 감았다. 갑자기 쏟아지는 잠을 견딜 수가 없었다.


깊은 잠 속에서 아연은 꿈을 꿨다.

사랑하는 그가 갑작스런 사고를 당하는 꿈을…

그는 깨진 유리 파편에 피흘리며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점점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도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그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꿈 속에서 그는 그녀를 보지 못했다.


아연은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깼다. 주변을 돌아보자 자신의 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둠 속에서 방금 꾼 꿈은 너무나도 무서웠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아연은 지체하지 않고 바로 핸드폰을 손에 들고서 성호에게 전화를 했다.


“받아. 제발… 제발 받아..”


두려움에 떨면서 연결 신호음을 기다리는 것밖에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몇 번을 끊었다가 다시 걸었지만 여전히 전화를 신호음만 울리고 있었다.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지금이 정말이지 미칠 것만 같았다. 


그때, 갑자기 신호음이 끊겼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연아?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그의 목소리였다.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그의 목소리에 안도했다.


“어디야?”

‘일 끝나서 이제 집에 도착했어. 아연아.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시계를 보니 새벽 1시였다. 아연은 안도했다. 그냥 꿈이었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안심이 되었다.


“꿈을 꿨어. 정말 너무 끔찍한 꿈…”

‘꿈? 무슨 꿈인데..?’

“네가 사고 당하는….”


거기까지 말했을 때 아연은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꿈… 성호가 사고를 당했던 건 꿈이 아니었다. 현실이었다. 잊고 있던 것이 생각나고 있었다.


‘내가 사고가 났다고? 무슨말이야. 나 지금 이렇게 너랑 통화 중인데.. 아연아. 괜찮아. 꿈이야.’

“꿈.. 이 아니었어…”

‘아연아. 그게 무슨 말이야.’

“너는.. 너는 이미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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