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유사한 행성은 금성, Venus이다.

지구와 거의 같은 크기와 질량을 가지고 

지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태양 주변을 공전하고 있는 형제 행성이다.

태양계의 지구형 행성들의 크기 비교 그림. 왼쪽에서 부터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이다.(NASA/Lunar and Planetary Institute)

금성과 지구의 차이 :

1) 금성은 하루(지구의 약243일)가 1년(지구의 약 225일)보다 더 길고 해가 서쪽에서 떠서 동쪽으로 진다.

2) 금성의 내부는 지구처럼 금속성의 용융상태로 자기장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거의 없다.

2) 금성은 지각의 판이동이 없다. (지각이 당기고 밀리는 힘은 있다.)

3) 금성은 대기가 심각한 온실효과로 인해 굉장히 두껍고 지구 대기압에 비해 90배나 크다. 


금성의 지표면은 약 5-6억년 정도의 비교적 젊은 편이며 대규모 화산활동으로 지표면을 새롭게 단장한다. 또한 표면에서 약 30~50km 높이의 대기에는 황산과 이산화황 그리고 수증기로 이루어진 매우 두꺼운 구름층이 형성되어 있다. 금성 지표면의 온도는 온실효과로 인해 섭씨 약 470도(740K)로 생명이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다.  

이런 극한의 환경이 되기 전 금성은 지구와 유사한 바다가 존재하는 행성이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1970년대 이후, 소련과 미국 등에서 보낸 우주탐사선은 금성의 지형과 대기의 성분을 분석하였다. 이제까지 얻은 정보들은 생명의 징후를 찾기 힘든 그저 온실효과가 낳은 최악의 상황만을 전해왔다. 최근 금성은 잊혀져가는 행성이 되어 단지 일본의 궤도탐사선이 금성을 순회할 뿐이다. 


무엇이 금성을 이런 최악의 상태로 몰고 갔을까?

최근 연구에서 거대 행성인 목성이 자신의 공전 궤도로 안정화하기 전 금성 가까이 접근하면서 금성의 공전 궤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이로 인해 금성은 자신의 풍부한 물을 더 빨리 잃어버렸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금성은 현재 가장 완벽한 원궤도(궤도 이심률~0.0068)를 도는 태양계의 행성이다. 완벽한 원궤도 이전에 금성은 목성의 중력에 의해 굉장히 찌그러진 타원궤도(궤도 이심률~0.31, 현 지구의 공전궤도 이심률~ 0.016)로 젊은 태양 주변을 돌면서 급변하는 태양에너지에 노출되었을 것이다. 이는 온실효과를 더 부추겨 금성을 최악의 환경으로 몰고 가는 데 일조했을 것으로 본다. (Stephen R. Kane, Pam Vervoort, Jonathan Horner, Francisco J. Pozuelos. Could the Migration of Jupiter Have Accelerated the Atmospheric Evolution of Venus? The Planetary Science Journal, 2020; 1 (2): 42 DOI: 10.3847/PSJ/abae63) 


지옥의 행성, 금성에 생명의 신호가 감지되었다.

9월 중순에 발표된 영국 Cardiff  대학의 연구결과를 보면, 지옥과 같은 금성의 환경에서 생명의 징후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들은 하와이의 James Clerk Maxwell 망원경을 이용해 물질이 빛을 흡수한 흔적을 찾는 흡수 분광법으로 인화수소(포스핀, PH3)를 찾아냈다. 

포스핀은 지구의 대기에도 극미량 존재하고 목성 등의 가스형 행성에서도 존재한다. 

목성 등의 가스형 행성의 경우,  고온 고압의 행성 내부에서 포스핀이 만들어져 대기로 상승할 수 있다. 하지만 지구형 행성들의 경우, 화산활동이나 번개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포스핀은 극히 적고 금성에서 찾아낸 포스핀의 대기 함량을 설명할 수 없다. 따라서 금성에서 발견한 포스핀은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생명체인 혐기성 생명체가 방출하는 가스로,  무산소 외계생명체의 신호일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올 해 초 발표된 다른 논문에서도 포스핀이 외계 행성의 혐기성 생명체 신호로 활용될수 있다는 연구가 있었다. (Sousa-Silva, C. et al. Phosphine as a biosignature gas in exoplanet atmospheres. Astrobiology 20, 235–268 (2020). )


포스핀 분자의 구조. 인과 수소의 화합물이다.


금성의 지표면은 약 470도로 생물이 버티기 힘든 환경이다. 포스핀을 찾은 곳은 지표에서 약 60km 높은 지점으로  섭씨 20~37 도의 산성구름을 제외하면 안정적인 환경이다. 지구의 천 배의 포스핀이 감지되어 금성에 존재하는 혐기성 생명체를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금성의 대기에서 포스핀 분자를 감지한 고도. (Credit: University of Cardiff)

지구의 생명체들과 다른 형태의 진화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생명 존재의 가능성만으로도 금성은 본래 이름처럼 다시 샛별처럼 떠오르고 있다.  행성 탐사에서 화성처럼 금성에도 궤도선 혹은 대기 샘플을 위한 풍선 등을 보내는 임무들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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