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가로운 오후 날이었다. 개인 서재에서 할 일을 끝내고 창밖을 보니 창밖의 하늘에는 구름이 없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더 푸르러 보였으며 높아 보였다. 이미 할 일을 끝냈기 때문에 무엇을 할까 하다가 군사학 책을 읽고 있는 중이었다. 누군가 개인 서재의 문을 두드렸고 나는 문을 두드린 사람에게 말했다.


  “들어와.”


 문을 두드린 사람은 내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문을 열었다. 그러나 내 예상이었다면 예상이었을까, 그는 왼쪽 눈이 있을 자리에 안대를 하고 오른쪽 눈은 벽안이었고 머리색은 금발이었으며 옷차림은 군복을 입고 있는 아이자크였다. 아이자크는 내 서재에 들어오자마자 장난스러운 말투로 내게 물었다.


  “에바리스트 준장님, 이렇게 좋은 날씨에 무엇을 하고 있는 겁니까?”


 그의 물음을 듣고 나는 읽던 군사학 책을 덮고 그의 말에 대답했다.


  “아이자크, 그런 걸 내게 와서 물을 시간에 이렇게 좋은 날씨에 혼자서 사격 연습이라도 하면 될 텐데 왜 내 서재에 와서 방해하는 거지?”


 내 말을 듣고 아이자크는 내 책상 앞에 서서 내 책상위에 있는 책을 흘깃 쳐다보곤 장난거리를 떠올린 어린아이의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혼자서 사격연습 해봤자 재미도 없고 에바가 내 상대라도 해줄래?”


 아이자크의 말을 듣고 나는 군사학 연구와 아이자크와 훈련 중 어느 쪽이 더 내게 좋을지 생각을 했다. 제국 내에는 곧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소문이 흉흉했기 때문에 어느 쪽을 택하던지 내 입장으로서는 모두 이득이 될 행등이었다. 그러나 아이자크와 훈련을 하면 나도 모르게 내 기술을 쓸 확률이 있었기 때문에 군사학 연구가 더 좋다는 결론을 냈고 내 앞에 서있던 아이자크에게 말했다.


  “아이자크, 지금 내에서도 전쟁이 일어날 거라는 소문이 퍼져 있다는 거 알지?”


 내 말을 듣고 아이자크는 내게 물었다.


  “그게 나와 훈련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건데?”


 학교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듯 나는 아이자크에게 설명했다.


 “지금 시드로 장군님이 이끄는 확대파가 전쟁을 일으키려는 거 너도 잘 알고 있을 거야. 시드로 장군님이 전쟁을 일으킨다면 분명 그 분은 나를 선두로 세울 것이 뻔해. 그런데 만약 내가 너와 훈련을 한다면 나는 무심결에 내 기술을 쓰게 될지도 몰라. 그리고 만약 그 근처를 지나다니던 통제파가 그것을 보았다면 그들은 그걸 빌미로 삼아 시드로 장군님께 어떤 모함을 할 지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야.”


 내 말을 듣고 아이자크는 이해했는지 내 서재를 나가며 내게 말했다.


  “에바, 그 이상은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방해해서 미안하다. 난 혼자서 훈련하고 있을게.”


 그렇게 말한 후 아이자크는 내 서재를 나갔고 나는 아이자크가 나가자 내 책상에 놓여있던 군사학 책을 다시 펼쳤다.

 

*

 

 내가 아이자크와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대화한 지 며칠이 지났을까, 결국 시드로 장군은 전쟁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전쟁이 끝난 이후로 내 삶이 바뀔 줄을 그때의 나로서는 알지 못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연성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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