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망명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아프가니스탄에서 명예살인 당할 운명인 여성 '아세파'와 이를 변호하는 '주디 우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땐 아직도 피해생존자가 피해를 증명하고 피해자임을 검증받아야 하는 현실이 떠올라 숨이 막혔다. 당사자가 입 밖에 꺼내기도 힘든 진실을 누가 믿어줄까? 세상에 반이 여자라는데, 여성이 소수자임을 어떻게 증명해야 할까? 사실을 말할 때도 설득해야 하며, 피해를 입증해야만 할까?

풀리지 않고 답답한 상황에서 주디는 확신을 가지고 나아간다. 주디의 아들이 학교에서 누명을 썼을 때 그를 변호하는 장면에서, 그가 생각하는 믿음의 바탕을 엿볼 수 있다. 주디가 아들을 교장실에서 데리고 나오면서 팔을 붙잡고 다그친다. 모두가 들을 수 있게 진실을 크게 말하라고. 확신을 가지고 진실을 관철시키라고.

법정에서 변호인은 조력자일 뿐이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세파'가 직접 말해야 한다. 당사자가 진실을 말해야 변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고통을 감내하고 진실을 말했을 때, 우리는 그 용기에 존경심을 표하고 연대해야 한다. 영화에 나온 인물들처럼(모두 너무 착하다). 피해생존자가 두려움 없이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사회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다시금 느꼈다.

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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