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빼고 쓴 글임.

비속어 주의






제발 오지마. 다가오는 인영들을 보며 속으로 수십번 되뇌었음. 바람이 무색하게 기어코 코 앞으로 온 오빠들은 크록스까지 피로 젖어들자 히익. 되려 더 기겁하면서 구경이나 하고 있음. 그러다가도 지들끼리 아까 김여주 넘어진 거 상상 됐는지 피식 피식 웃는데 정작 당사자는 그냥 쪽팔려서 상처 치료고 이 오빠들이고 뭐고 집에 가고 싶었음. 잠을 깨라고 보내준 문쌤도 그렇고 상처를 치료하려면 어쨌든 안으로 들어가야 되니까, 지나가는 쌤 붙잡고 상처나 보여주는게 더 나을 듯. 동물원의 원숭이 마냥 상처나 구경 하는 이 오빠들한테는 볼일이 없었기 때문에 여전히 나재민한테 잡힌 후드 집업 모자 찌질하게 슬쩍 빼려고 했음.


"왜, 어디 가게."


아니 내 옷인데 왜 지가 꽉 잡고 난리; 그리고 내가 어딜 가든 말든.. 피가 나는데 그걸 원숭이 구경 하는 것 마냥 보고 있음 좋겠냐고. 슬슬 쪽팔림 대신 다리에서부터 고통이 스멀 스멀 올라왔음. 미간 살짝 찌푸리면서 김여주가 안으로 들어가야죠.. 이러니까 나재민은 아. 짧은 간투사 내뱉고는 후드 집업 놓아줌. 개뻘쭘하게 다친 상처 보면서 아프겠다 이지랄 하고 있던 오빠들도 하나 둘 시선을 거두고 어여 들어가람서 숙소 방향으로 걸음을 틀었음. 문쌤은 왜 이 양아취들을 찾지 않는 것인가. 미련 없이 점점 멀어지는 그 뒷모습들 보다가 저 멀리서 미약하게 웃는 소리가 들리는거임. 출처를 찾아가보니 오빠들이 담배 피던 외진 곳이야. 


"졸려? 벌써?"


이제노 오빠는 뭐가 그리도 좋은지 웃으면서 또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음. 저 오빠 게임 이후 샤워 했나본지 이리 저리 멋대로 삐죽였던 머리가 가지런히 모여 있었음. 아깐 앞머리를 깠었는데 이젠 앞머리를 덮더라. 시발 기깔나게도 생기셨네. 앞머리를 내리든 까든 존나 잘생기셨네. 그런 생각 하면서 쳐다보고 있었는데 눈이 딱 마주쳐버렸음. 근데 약간,


"응, 먼저 자. 새벽에 깨면 전화하고."


차가워 보이는 건 기분 탓인가. 자기 통화 방해 당해서 언짢아지신건가. 그렇다면 존나 사려야지. 눈 마주치자마자 김여주 시선 바닥으로 처박고는 진짜 안으로 들어가려고 크록스 벗음. 


"그러고 들어가게?"


이제노도 먼저 간 오빠들 따라 숙소 갈 줄 알았는데 제 아이폰 대충 입고 있던 바람 막이 안으로 집어 넣더니만 슬리퍼 질질 끌면서 다가오는거임. 점점 다가오는데 다가올 수록 씻고 나온 티가 팍팍 났음.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머리 끝이라던가, 올 검은 티였는데 흰 티에다가 회색 추리닝을 걸친 차림이 아 막 씻으셨구나 싶었지. 이제노는 제 양 손을 입고 있는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으며 아까 다른 오빠들 처럼 김여주 무릎 상처 쪽으로 몸을 숙였음. 이 오빠도 날 원숭이 보듯 보려나;


"많이 아팠겠다."

"........."

"상처 먼저 물로 씻어."


근데 이제노는 정말 김여주 상처를 유심히 봤으며 군데 군데 묻은 먼지와 달라 붙은 작은 돌멩이 잔해를 보며 상처 주변을 씻고 들어가라는 말까지 해줌. 주위에 있던 호스를 가리키면서. 


"..네. 감사합니다."

"아냐 뭘."


이제노는 김여주의 감사 인사 듣고 어깨 으쓱임. 내일 보자. 어떻게 마무리 해야하는지 몰라서 어차피 내일 조별로 모이면 보게 될 거니까 내일 보자는 말을 마지막으로 이제노 또한 숙소 방향으로 몸을 틀었음. 상처 씻는 건 알아서 하겠지. 제가 있어 봤자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고, 해줄 이유도 없으니까.


"진짜, 개잘생겼네..."


김여주 또한 멀어지는 이제노 뒷모습 뒤로 그리 중얼거리고는 다친 한쪽 다리 허공에 올린 채 깡총 깡총 호스 있는 쪽으로 향함. 깡총 깡총 소리 때문에 자갈이 부딪혀 꽤 큰 소음을 만들어냈고, 그 위로 목사님의 열띤 설교를 끝났다는 신호의 찬양 소리가 아득하니 들렸음. 




/




수련회 둘째 날 아침. 8시가 되자 귀신 같이 쌤들이 불을 키고 커튼을 치고 어서 일어나라며 까랑 까랑 소리 쳤음. 잠귀도 밝고, 예민하기도 한 김여주라 단번에 이부자리에서 일어났음. 어여 일어나서 밥 먹으러 가~ 이따 9시부터 QT 모임 가질거야. 미적 거리는 애들 한 명씩 정성스럽게도 깨우시는 선생님 보며 아침 부터 고생하신다 싶었음. 습관처럼 화장실에서 양치하고 시간이 촉박해 감지 못한 머리 대충 올려 묶음. 밥 빨리 먹고 와서 감아야지. 

이번에는 김여주가 은총이 데리고 식당으로 내려옴. 다들 아직도 잠에서 허덕이는 건지 식당에 빈 자리가 꽤 있어서 제법 수월하게 자리를 잡았고 원래 매번 아침식사는 꼭 하는 편인 김여주는 맛있게도 밥을 먹었음. 우리 이번 수련회 밥은 좀 괜찮은 거 같오. 

밥 거의 다 먹었을 때 쯤 저 멀리 식당 입구에서 저승 사자 마냥 검은 무리들이 들어옴. 하나 같이 어제 이제노 처럼 캡 모자를 쓰거나 후드티를 입은 채 뒤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썼음. 굳이 얼굴이 안 보여도 딱 알아챘지. 네명 뿐인 걸로 보아하니 한 명이 안 왔더라. 근데 얼굴이 보여야지, 누군지도 모르겠고 알 바인가 싶어 대충 남은 밥 국에 말아 먹고 있었음.


"어제 전부 다 어디 있었어~?"


그 이동혁네 무리한테 태일쌤이 귀신처럼 스윽 다가오더니만 어제 밤 집회 때 어디 있었냐고 물음. 뭔가 다정한데 살벌해. 그건 오빠들도 느꼈나본지 지들끼리 존나 어색하게 웃으면서 하하 어디있었더라~ 그 시원찮은 대답 듣고는 태일쌤, 미카엘 대천사 같은 웃음의 짓고는 하는 말.


"오늘은 도망칠 생각 하지 말어~"


아 미카엘이 아니라 사탄이구나, 응응.



9시, QT 성경공부. 머리를 감긴 했는데 원래 긴 머리라 말리는데 시간이 좀 걸렸음. 드라이기도 없었고, 자연으로 말리자 싶어서 머리 대충 말리고는 대강당으로 집합했음. 조별 성경 공부 였는데 먼저 온 조는 뭔 간식을 주겠대. 근데 이거 당연히 김여주는 몰랐지. 그냥 늦지 않게 9시 전, 딱 8시 57분에 도착 했는데 오빠들은 먼저 와 있었음. 김여주 오는 거 보자마자 이동혁 졸라 시무룩한 얼굴 하면서...


"아~ 여주가 늦게 와서 우리 간식 못 받았어~"


이거 개꼽주는거 맞지. 알고보니 식당에 안 온 한 명이 자의로(밑줄) 늦잠 잔 이동혁이었고 배가 등에 달라붙겠다면서 나이에 맞지 않게 투덜 투덜. 진짜 열 일곱 맞지? 그거 보면서 핸드폰만 만져대던 오빠들 왜이렇게 애새끼 마냥 징징 대냐며 니가 아침 먹었으면 됐을 일이라고, 괜히 여주한테 화풀이냐 등등. 어쩌다보니 이제 5 대 1이 되어버림ㅋ 김여주 속으로는 다른 오빠들 하는 말 다 지당하다 옳지 그럼 그럼. 속으로만 그런 생각하고, 이동혁이랑 눈 안 마주치려고 입 다물고 저도 핸드폰 슬쩍 꺼냄. 


"핸드폰 없다며."


카톡으로 엄마나 친구들한테 온 톡 답 해주는데 그거 보던 나재민이 넌지시 한 마디 함. 뭐야 이 오빠도 지금 꼽주는거? 지금 뭐 2 대 1인거야? 눈만 도르륵 굴리다가 김여주 그냥 볼 긁적 이면서 맞대응 하겠다. (김여주 버릇이 머쓱하거나 언짢을 때 볼 긁는거임ㅋ)


"..어제만 없었어요."

"오~"

“나재민 찌발렸죠?”

"여주 개쎈데?"


절대 이 오빠들이 편해서 뭐 장난 치는 거 아니고 나재민이 개꼽주는 거 같아서 맞대응 하는 건 더더욱 아니었음. 사실 후자는 약간 아리송 한데 아무튼. 김여주는 게임 시간에 핸드폰 안 했구 자기들은 중독자들 처럼 했으면서. 어 맞아 절대 쫄릴 거 없는데 이상하게 눈치 보면서 어제만 없었다고 하니 주변에 오빠들이 하나 둘 핸드폰 도로 집어넣으며 개세다 어쩐다. 이걸 칭찬으로 들어야하나 싶었는데, 그것보다 나재민 존나 김여주 말 띠꺼워서 열 받은 건 아닌지. 하여튼 주둥이가 문제다. 김여주 나재민 표정 살피려고 두 손 핸드폰 꽉 쥔 채 슬쩍 옆을 바라봤음.


“아 쟨 왜 나한테만 이러는거 같지?”

“네가 어지간히 띠꺼워야지.”

“지랄하지마;”

“네 다음 나지랄씨.”


팔짱 낀 채 험한 얼굴 반 장난 끼 반 섞인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더라. 왜 자기한테만 이러는 거 같지? 이러면서. 그러니까 옆에 다른 오빠가 네가 어지간히 띠거워야지. 응 맞지 맞지. 이번에도 김여주 속으로만 격하게 동의 하고 계속 무의미한 핸드폰이나 만져대고 있었음. 그러다가 이제 무대 단상에서 벌써 10분이나 지체 됐담서 다 온 것 같으니 핸드폰 집어넣자는 문쌤 목소리에 오빠들이나 김여주 어제 처럼 핸드폰 뺏기기 싫어서 얌전히 주머니에 넣음. 

바스락. 

잉?


“………”


입고 온 얇은 후드티 주머니 안에 휴대폰 넣던 김여주 손에 바스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초코바가 잡힘. 아 밥 먹고 간식으로 챙겼었지 참. 혹시 누가 소리라도 들었나 싶었는데 오빠들 다 지겨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QT책 피거나 뒤에 메모장으로 쓰라고 있는 종이 찢어서 비행기나 접고 있음. 누가누가 더 멀리 날아가나 구석에서날리는건 덤임. 것도 아님 모자 푹 눌러쓴 채 쌤들 눈 피해서 자고 있거나. 


"........."


김여주 눈에 들어온 건 오늘부터 모자를 쓰지 않을 예정이신지(감사합니다.) 무료한 눈으로 QT책이나 뒤적이고 있는 이제노였음. 어제… 자기 상처도 걱정 해줬으니까…(걱정 맞나) 이거 줘도 되겠지. 사실 말 한번 더 걸고 싶었음.




“나?”


설교 만큼 지루한 QT 시간 끝나자마자 문쌤이 마이크 들고 점심 먹을 때까지 자유 시간이라는 말에 기다렸다는듯 오빠들 일절 다 일어나서 숙소로 돌아가던 참이었음. 김여주는 어김없이 맨 뒤에서 느릿하게 핸드폰 하며 걸어가는 이제노 옷깃 살짝 잡았고. 이제노는 뭐지 하고 돌아봤는데 보이는 김여주 얼굴에 정녕 네가 붙잡은게 내가 맞냐는 듯한 표정 지어보임. 김여주는 대충 맞다는 듯 대답 대신 고개 끄덕이고 부스럭 대며 제 후드티 주머니 안의 초코바 꺼내고 건넴. 어제… 김여주 고백하는 것도 아니고 이제노 한테 뭐 잘 못한것도 아닌데 목소리 기어들어감. 건네진 초코바 빤히 바라보던 이제노가 받으려고 손 뻗음.


“야 안오고 뭐해,”

“……..”

“……..”

“어라 어라…?~”


아 개좆됨. 안 따라오고 우두커니 서 있는 제 친구 따라온 이동혁네 무리 오빠 한명한테 딱 걸림. 그러고는 이제노랑 김여주 번갈아 보면서 지 입 틀어막고 어라 어라..~~ 누가봐도 드릉 드릉 놀리려는 거 보여서 김여주 속으로 욕만 수백번함. 설상 가상으로 잘만 가던 오빠들 무슨 일인가 싶어 백스텝으로 도로 오던 중이었음. 보면 옆에 이 오빠 처럼 얼마나 놀릴까, 허기 진 이동혁은 또 너는 내가 배고파 하는 거 알면서도 이제노한테 초코바를 줘? 솔직히 말해. 김여주야 너 이제노 좋아하지. 막 이지랄 하는거 아냐? 또 심문 당하고 싶지 않아서 초코바 주려던 진짜 주인 말고 그 옆에 오빠한테 건넴.


“…이동혁..오빠; 한테 좀…”


그리고는 어제랑은 다르게 냅다 튀었다. 개뛰어서 숙소로 도착하고 나서 존나 후회했음. 아. 괜히 줬다. 이동혁이 내가 자기 좋아한다고 오해 하는거 아냐? 아 설마;



[🔔] 이동혁님이 회원님께 친구 요청을 ···



그리고 귀신 같이 페북 알림이 떴음. 시발^^




교회 수련회에서 만난 그 오빠




진짜 원하지 않은 이동혁 친구 요청을 시작으로 주르륵 다른 오빠들도 친구 요청 하셨음. 안 받으면 또 지랄 할까봐 수락 하긴 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초코바가 문제지 초코바가. 괜히 핸드폰 만지작대며 후회 해봤자 늦었지. 햇빛 쨍쨍한 밖과는 다르게 내부에는 창문에 커튼 처져있고 불까지 꺼져있는 상태였음. 처음에는 설마 또 예배 드리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일정표에는 선택 활동이라며 그냥 노는 거란다. 선택 활동으로는 여러 가지였는데 대부분 애들은 밖에 있는 부스로 다 가버렸다. 부스를 할 때마다 이제 스탬프가 주어지는데 스탬프를 다섯개 모으면 선물을 준단다. 이번에 선물은 종합 과자세트 그런게 아니라 정말 선물. 작은 공책 부터 시작해서 그 비싸다던 무선 에어팟까지. 스탬프 5개를 모을 때마다 이제 공 하나를 받는데 거기다가 제 이름 적어 바구니에 넣음. 그리고 나중에 밤에 각 선물자를 바구니에서 뽑는 건데 김여주는 선물 보다 더운게 더 싫었음. 이 더운 날 살 타기도 싫고. 어우 저 커튼을 뚫고 오는 햇빛을 봐. 영화가 기독교 영화인게 살짝 흠이지만 더운 것보단 낫지.

아득하니 바깥에서는 또래 애들의 하하호호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것 또 한 딱 좋았음. 시원한 에어컨과 영화 그리고…


“아 이 미친 새끼들!!!!!”


명창 이동혁 선생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만 좋았다. 이 오빠들은 놀아도 더럽게 시끄럽게 놀았음. 밖에서 부스를 하는 애들과는 달리 이 오빠들 이미 1등 상품 에어팟은 전부 다 소지 하고 있었고 상품들 전부 다 노관심이라서 저들끼리 어제 쌤들이 점검했던 수영장 풀에서 놀았음. 저 오빠들이 놀고 있어가지고 수영장에서 놀고 싶은 애들도 강제로 부스 참여 더라고; 저 형들 무서워. 오죽하면 교회 QT 시간 마다 나대던 용팔이도 닥치고 있을까. 암튼 오빠들 지들끼리 아 씨발 새끼들~ 넌 뒤졌어~ 이러고 놀고 있었고 그 우렁찬 목소리가 문 열린 대강당 안까지 들려서 대강당에서 낮잠 자고 있던 애들이나 영화보고 있던 애들 살짝 눈살 찌푸림. 김여주도 그거 듣고 문 닫으면 좀 낫겠지 싶어서 앉아있던 명당, 시원한 에어컨 바로 아래 자리에서 일어남. 혹 누가 앉을까봐 자리 표시도 해놓음. 내 자리 찜꽁. 


"어 여주야 저기 오빠들한테 타올 가져다줄 수 있을까ㅠ? 애들이 저렇게 놀다가 감기 걸릴 거 같네."


시발. 괜히 문 닫겠다고 나대서 이 사단이 났는가. 워낙 부스에 사람이 몰렸던 지라 쌤들 전부 다 정신 없이 바빠보였음. 준비한 게임 준비물 부서져서 왔다 갔다, 스탬프 액이 떨어져서 왔다 갔다. 이 더운 날 땀 주르륵 흘리며 고생하는 얼굴로 저기 놀고 있는 이동혁네 무리한테 타올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는데 누가 싫어요. 못해요. 안돼요. 이러겠냐고. 아..네.. 이럴 수밖에 없지 뭐.. 김여주가 힘이 있나. 안 쪽 쌤들이 가져온 짐들 아래 있는 타올 꺼내느라 땀 좀 나서 또 속으로 개빡쳤음. 웬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람. 빨리 타올만 주고 다시 내 자리(명당 찜꽁)로 가야지 싶어 대충 누구 건지도 모를 슬리퍼 신고 수영장풀로 다가갔음.


"아 존나 웃겨ㅋㅋㅋㅋㅋㅋㅋ"

"야 나재민 진짜 안들어올거임?"

"응 니들끼리 놀아라."


나재민만 옆 파라솔에 누워서는 핸드폰 하고 있었음. 아주 혼자 휴양지 오셨어. 밀짚 모자 쓰면 진짜 바닷가라도 온 줄. 그거 힐끔 보고는 수영장 풀로 이어진 나무 판자 밟음. 다른 오빠들 다 물 안에 들어가 있어서 나재민한테 주고 가야겠다 싶었지.


"어 뭐야!"

"여주야 동혁이한테 초코바 잘 전해줬다~"

"여주 동혁이 보러왔냐~"


갑자기 지들 노는 데에 김여주가 들어와 가로질러 가니까 하나 같이 말 걸었음. 근데 다 아까 이동혁 초코바 사건 얘기 함. 이럴 줄 알았지. 얼핏 예상 했어서 아니요 그건 아니고요... 그냥 손에 든 수건만 흔들고 이거 주러 왔다고 얘기 함. 그러니까 또 지들끼리..


"야 나 좀 감동받았다."

"여주야 나 지금 심장 뛰는 거 거기까지 들리니??"


저도 억지로 온건데요ㅋ 차마 이럴 순 없어서 하.하. 어색하게 웃고는 나재민 쪽으로 빠르게 걸음 옮기던 중에 두 눈을 의심할 만한 광경을 목격하게 됨.





?

구라 안치고 진짜로 김여주 코피 나나 싶어서 손으로 코 슥 문지름; 물 때문에 딱 검은티 딱 달라붙어서는 지 친구들이랑 노는 이제노 모습 보고는 진짜 그 자리에 멈춰섰음. 아니 미쳤나. 이제노가 홀딱 벗기라도 했나? 그것도 아닌데 김여주 얼굴 싯뻘개짐. 

열 다섯 먹고 주위 애들 다 이상한 주소로 접속해서 이상한 영상 봤다고 어쩌구 저쩌구 그러는데 김여주 그딴 거 왜 보나 싶었었음. 이 순간 만큼은 그 친구들한테 묻고 싶었음. 저기 얘들아 너네가 봤던게 혹시 저런거니...? 

갑자기 내가 너무 변태같고... 죄스럽고... 김여주 손에 든 타올로 스리슬쩍 얼굴 가린 채 최대한 빨리 나재민한테 가서 여기.. 수건.. 수건 아니고 타올인데 아니 그딴거 생각할 수도 없었음; 대충 나재민 앞에 타올 던지듯이 두고는 나가려고 몸 틀었는데 야 잠만, 나재민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워!!”

“아아아아아아악!!!!”


살금 살금 계속 김여주 바로 뒤에서 따라왔던 이동혁이 김여주가 왔던 방향 반대로 틀자마자 바로 앞에서 워!!

이제노 때문에 보면 안 될 거 본 것 같아서 가뜩이나 심장 쪼그라들었던 김여주는 이동혁의 살벌한 장난에 크게 뒷걸음질 치다가 그대로 기울어지는 몸. 악마 처럼 웃고 있는 이동혁을 마지막으로 눈 질끈 감음과 동시에 코랑 귀로 방대한 물이 들어옴. 시발 이동혁 죽이고 지옥 가겠습니다. 물 속에서 그딴 생각 했음. 갑작스레 빠진 몸에 당황해서 허우적 대기도 잠시 버둥 거리던 손이 잡히고 몸이 그대로 수면 위로 끌려 올라감. 콜록 거리면서 먹은 물 토해내고 겨우 눈 떴음.

 

…….


하나님이 오늘 신도 한 명 데려가는 날인가. 눈 앞에 보이는 웬 남정네 가슴팍에 그냥 기절하고 싶더라. 방금 제 얼굴 붉히게 했던 그 몸이었음. 시발 김여주 변태 다 됨. 눈 질끈 감고 애써 보지 않으려 안간힘 썼음. 귀에 들어간 물이 빠짐과 동시에 비행기 탄 것 마냥 멍했던 귀가 탁 트였음. 이동혁 진짜 나쁜 새끼다. 어떻게 여자애를 빠트리냐. 주위 둘러보니 김여주 빠지고 나서 대신 복수로 나재민이 이동혁 빠트려줬고, 남은 오빠들은 이동혁 개때리고 있었음. 이동혁도 물에 젖은 생쥐꼴인 김여주 보고 진짜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 짓더라. 그냥 놀래켜 주려고만 했는데 빠질 줄 몰랐다네. 그게 변명이냐 이 자식아. 온 몸 다 젖어서 입은 후드티 물을 머금어 무겁지, 머리는 또 어떻고. 미역 같이 되어서는 목숨 같이 고수하던 앞머리 없어졌지. 최악이야 증말. 이동혁 진짜 진심 담아 개째려보고 있으니까 수영장 풀에서 나와서는 김여주한테 손 내밈. 어서 잡아 여주야!!! 내가 구해줄게!!! 

이 오빤 진짜 장난 못쳐서 죽은 귀신 들렸나.


“우왁!!!!”

“ㅋㅋㅋㅋㅋㅋ미친.”

“야 꼴 좋다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개빡친 김여주는 담배 술 오토바이 그딴거 모르겠고 이동혁 만약 빡치면 그냥 한대 맞으면 되겠지 싶은 마음으로 이동혁이 내민 손 잡고 그대로 끌어당김. 덕분에 이동혁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다시 재입수^^ 김여주 뒤끝 존나 있다고 말했지. 진짜 옷 한 벌 밖에 없는데 으으. 짜증나서 이동혁 머리 꾹 눌러버림. 꼬르륵 한번 수영장 수면 위로 이동혁 숨 올라온거 보고 바로 손 떼고 잽싸게 수영장 밖으로 올라갔음.  


“야 킁, 김여주야… 너… 어딨어.”


얼굴에 달라붙는 머리 쓸어 넘기고 정신 차린 이동혁이 잔뜩 물 먹어 벌게진 눈으로 김여주 찾았음. 조금 무섭긴 했는데 이동혁 표정이 그리 험악하지가 않았고, 뭣보다 자기가 먼저 장난 쳤으니까 난 쫄릴 거 하나 없다. 원래 후드티에 대충 반바지 입고 있었는데 물 먹어 축 늘어난 후드티 덕분에 시발 하의 실종 됨. 가뜩이나 아까 지른 비명 덕분에 여기 저기서 시선 집중인데 이 꼴로 나갔다가는 누가 여주 바지 안 입었어? 이러면 개쪽팔리잖아. 대충 후드티 물이라도 짜려고 비틀고 있었는데 머리 위로 타올 하나가 얹어졌음. 김여주 상체 다 덮을 정도로 큰 타올에 갑자기 시야 가려졌고 바로 옆으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음. 야.

수건 슬쩍 올리고 옆 돌아보면 나재민이 있었음.



“이동혁 더 담가줘?”


어느새 이동혁 다시 못 올라오게 머리 누르고 있더라. 이동혁보다 이 오빠가 더 무서운 거 같기도.







교회 수련회에서 만난 그 오빠











짤 찾으면서 변태 된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저 교회 수련회 글 좀 연재 속도 쩌는 듯. 그냥 뇌 빼고 써서 그런가.ㅎ

담화 막화임. 근데 이미 다 씀. 더이상의 뇌절 끝임. 즐감 부탁.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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