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리야와 룬제국군은 아젱쿠르 대평야에서 완전히 물러 났다.


탈리야는 부하들에게 바로 철수를 외쳤다.


무혈의 승리였다.


80만 대군의 하얀 군복의 프랑크 제국군이 떼지어 오는 것을 보고 공포에 휩싸였던 륜제국군은 모두 황제의 은총에 환호했다.


사실 80만의 프랑크 대군이 아니였더라도, 황제 탈리야에겐 더이상의 전쟁은 무의미했다.


이미 신생 제국인 륜은 이제리아 대륙의 작은 두 나라를 멸망시키고 5개 대도시를 함락하여 온갖 금은보화로 노략한 재물이 산을 이뤘다.


기대이상의 성과였기 때문에 륜 황제 탈리야에 대한 칭송은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돌아가는 말위에서도 탈리야는 계속 뒤를 돌아보았다.


그래서는 안된다 스스로 되뇌이면서도 15년만에 보게된,  죽은 연인의 아름다운 눈동자의 유혹에 탈리야는 한번이라도 더 제롬의 두 눈동자를 보고 싶었다.



떠나면서도, 자꾸 뒤돌아 보는 중간에 철가면 너머 탈리야의 두 눈은 달리아 여대공의 두 눈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탈리야의 두 눈은 커졌다.


그의 '진짜'원수 엔리크 공작의 딸 달리아가 그곳에 있었다.


탈리야의 두 눈동자는 다시 증오로 번뜩였다.


하지만 달리아는 뭔가 알수 없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그에게 보여주며, 그녀의 눈은 멀고 먼 공간의 거리에도 무언의 메시지를 담은 눈길을 탈리야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보내었다.





********


그 시각 아젱쿠르 성의 깊숙한 공간.


안느공주의 사망소식을 듣고 입이 찢어져 한달음에 달려왔던 플랑드르 대공 모나한은 출산실의 참혹한 광경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덩그라니 안느의 시체가 침대위에 뉘여 있고, 의사와 산파들 모두 그자리서 피를 흘리고 죽어 나뒹굴고 있었다.


정작, 가장 중요한 후계자'아기'는 온데간데 없었다.


'아니! 도대체 이 안에서 무슨 일이 생긴거지?

안느는 산고로 죽었다 치고,이것들은 왜 또 죽어 나자빠진거야?'


모나한은 방안을 사방으로 둘러 보았다.


아기의 기척도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큰일났네.이거. 빨리 아기부터 찾아야지!'


혹시 몰라 다시 안느가 누워있는 침대로 다시 다가갔다.


역시 아기의 모습은 안보였고, 침대위에 누워있는 안느 공주는 마치 잠들어 있는 것처럼 표정이 평온했다.


그러나, 냉혹한 사내 모나한은 죽은 어린 아내, 안느의 시체조차 살피지 않았다.


 

한참 시체더미들을 보니 시녀 마르타가 보이지 않았다.


'이런! 이 년이 브리태니아 왕실 소속이라는 것을 깜박 했군.

어차피 이년을 증인으로 세워, 앞세워서 브리태니아 왕실로  당당히 입성하려 했으니..뭐..빨리 찾아내서 여기를 떠야겠다!'


그때 아젱쿠르 방어군 수장 헬리오가 헐레벌떡 뛰어 왔다.


"아니! 야만족들이 코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데!

자네는 무슨 배짱으로 여기까지 들어오나.

어서 돌아가 성문을 지키지 못해?"


모나한은 얼굴이 불그락푸르락해져서 꾸짖었다.


"그...그게...전하!

륜 족들이 물러갑니다!!"


"뭣이라?"


"진짭니다! 에드워드5세가 전쟁에서 이겼나 봅니다.

끝도 없이 길게 행렬을 이루어  프랑크제국군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전하! 우리가 드디어 해냈어요!! 하.하.하"


모나한은 이를 믿을 수 없어 성문 꼭대기로 달려가 두눈을 비비고 내려 보았다.


그 허약하고 멍청한 귀염둥이 처남이 그 잔학하기로 악명높은 륜족을 물리칠리가 없다.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였다.


하지만 아젱쿠르 성벽밑에서는 우뢰같은 함성이 아젱쿠르 대평야가 흔들리도록 울려퍼지고 있었다.


' 승리'의 함성이었다.


" 에드워드5세 만세!!"

"위대한 검은 용의 후예!! 영원하라!!"

"와!!와!! 에드워드!"

"위대한 브리태니아의 왕이여!!"

"에드워드 국왕 만세!!"


브리태니아 군과 프랑크 제국군 80만이 모두 동시에 '에드워드5세'를 외치고 있었다.


이제리아 동맹군조차 작은 소년왕의 용기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에드워드5세는 어린 미소년에 불과했고, '창녀왕' 으로 치욕을 당했지만 그의 행동은 브리태니아 국왕다웠다.


말위의 한 아름다운 소년이 한 손을 들어 그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하는 130만 군사들에게 답하고 있었다.


분명 에드워드5세였다.


그옆에는 역시 말에 탄  군터 경과 줄리앙 대공이 보였다.


성안의 시민들조차 말에 탄 아름다운 에드워드5세의 모습에 감탄했다.


"와아~저 분이 에드워드5세구나!"

"믿기지 않아요.저렇게 아름다운 분이 용맹하기까지 하다니!"

"우리 대공비 마마의 친오라버니래요."

"브리태니아의 검은 용의 후손이라니 위대한 어린 영웅이 탄생했어!"

"그나저나 우리 안느님은 무사히 아기를 낳으셨으려나?"

"우리 모두 브리태니아 국왕 폐하를 환영합시다!"

"에드워드5세 만세!!"


뒤늦게야 아젱쿠르 시민들은 안느의 존재를 의식했다.


안느의 생사여부에 관심도 없던 자들이 브리태니아가 륜족을 몰아내고서야 그녀를 칭송하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위에서 지켜본 모나한은 뒤가 찜찜해오기 시작했다.


'저렇게 기세 등등해서 개선하여 성안에 들어오면 ...

가만있자! 안느 공주의 죽음을 안다면...헉!!'


모나한은 설마 연약하기 그지없는 에드워드5세가 승리를 거두리라 상상조차 못했다.


타고나길 소심하고 겁장이라, 브리태니아의 국왕침대안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숨어 부하들이나 보낼줄 알았다.


자신에게 저항조차 못하고, 다리를 벌려 몸을 대주던 작은 미소년이 직접 이 끔찍한 전쟁터로 갑옷과 검을 챙겨 달려올 줄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헬리오에게 격자를 떼어내고  단단하게 차단한 성문을 활짝 개방하도록 지시하고, 모나한은 성내  남아있던 의사들과 시녀들을 수십명 이끌고 급하게 안느가 누워있는 방으로 달려갔다.


군사들에게 출산실안에 늘어져 있는 어의와 산파들의 시체를 모두 깨끗히 치우게 하고, 시녀들로 하여금 안느의 시체를 말끔히 씻기고 단장시켰다.


오라비 에드워드5세의 진노를 조금이라도 가라앉히기 위해서였다.


'그나저나 안느의 아기는 어디갔지?

에드워드5세가 제 조카부터 찾을텐데.'


모나한은 성의 군사들 전인력을 불러 모아 성안을 싵샅히 뒤져 아기와 시녀 마르타를 찾도록 지시했다.


성문은 곧 활짝 개방되고 성안으로 에드워드5세와 줄리앙,군터와 달리아가 붉은 군대 10만을 이끌고 당당하게 입성했다.


이제리아 동맹군과 프랑크 대군은 그대로 아젱쿠르 대평야에 진을 치고 대기하도록 하였다.



사방에 꽃잎과 형형색색 종이조각, 리본이 날렸다.


화려하고 당당한 개선이었다.


시민들은 브리태니아 군대를 열렬히 환영했다.


하지만 제롬의 두 눈은 수많은 군중속에서 오직 안느의 얼굴만 찾고 있었다.


어디에도 안느의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제롬은 왠지 모르게 불안한 감각이 스물스물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느낌을 받았다.


아젱쿠르 성의 수문장 헬리오 후작이 헐레벌떡 달려와 제롬의 말앞에 납짝 엎드려 절했다.


"위대한 검은 용의 후예, 에드워드5세 폐하를 뵙습니다!

 저희 아젱쿠르 성을 저 흉악한 륜족들로부터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성의 모든 주민을 대신해서 국왕 폐하의 하늘같은 은혜에 큰 절을 올립니다."


더러운 땅바닥에 머리를 박아대며 감사를 표하는 헬리오에 제롬은 오히려 불쾌감을 느꼈다.


"플랑드르 대공은 어디가고 성주대신 그대가 나오는 것인가?

그보다 내 누이 안느공주는 왜 짐을 마중나오지 않는거지?"


헬리오의 초록색 눈동자가 옆으로 뎅구르르 굴렀다.


"폐하. 안느 대공비께서는 지금 한참 출산중이십니다."


제롬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뭐? 벌써?"


달리아와 군터가 제롬의 바로 옆에 다가섰다.


"폐하.우선 안느 공주님부터 찾아 보시도록 하죠.

공주님께서 폐하의 얼굴을 보신다면, 힘이 절로 솟구치실 겁니다.

순산을 위해 저희쪽 어의들을 데리고 안느 공주님께 가겠습니다."


지금쯤 안느가 사망했음을 짐작했던 달리아는 태연한 표정으로 제롬을 독려했다.



제롬은 헬리오의 인도로 안느의 출산실앞으로 발걸음했다.


그제서야 모나한 대공이 방에서 뛰어 나왔다.


" 폐하.어서 오십시오.흐흑..."


모나한 대공은 이제 막 아기 낳다 죽은 사랑스런 부인을 잃은 남편의 비극을 연기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억지눈물을 짜내고 있었다.


제롬의 가슴속이 싸해졌다.


"우리 안느는 어찌됐어? 응?

 우리 안느 어딨어? 지금 내 누이를 보아야 겠다!"


모나한은 속으로 뜨끔하며 일부러 소리높혀 통곡했다.


"아이고~~ 폐하..불쌍한 내 처남!

사랑하는 내 아내가 아기를 낳다...그만..."



"지금 뭐...뭐라고..."


제롬은 순간 귀가 멍멍하여 잘 들리지 않았다.


제롬은 작은 두손으로 모나한의 두꺼운 목의 멱살을 뒤어 잡고 그의 몸을  흔들어 댔다.


" 지금 뭐라 했느냐?"


큰키의 모나한은 눈물로 퉁퉁부운 눈으로 제롬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폐하! 제 아내 안느가 아기를 낳다 그만 죽었습니다.

제가 그토록 그녀의 건강이 염려되어 아기를 낙태시키고자 했는데...

제 아내는 고집을 부리고 제몸보다 아기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고집불통으로 출산을 고집하더니...

그만 기어이 오늘 아기를 낳고 바로 숨을 거뒀습니다."



제롬은 신경질적으로 거칠게 고개를 가로 저었다.


"무슨 개소리야!  장난치지마! 그런 장난 싫어!

내 여동생을 빨리 보여줘."



옆에서 군터와 달리아가 제롬의 좌우에 붙어 흥분한 제롬을 진정시키려 했다.


"폐하.일단 진정하십시오.

어서 공주님을 보여 주시오.대공!"


군터가 제롬이 몸을 비틀거리자, 안고 소리쳤다.


문이 열리고 방안에 커다란 침대가 보였다.


그곳에 안느가 눈을 감고 가슴위에 두 손을 모아 올린 채 누워 있었다.


안느가 침대위에  잠들어 있었다.


너무나 평화로와 보여 그녀는 이제 막 출산을 마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방안에 난 창으로 석양이 지면서 만들어낸 길다란 붉은 빛이 방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노을빛으로 물든 안느의 뺨은 건강하게 홍조를 띄고 있었다.


모든 것이 평화로와 보였다.


제롬은 안느의 잠든 모습을 보고서야 길게 한숨을 쉬며 안도했다.


아기따위는 제롬의 안중에 없었다.


제롬은 안느가 깊은 잠에서 깰까봐 조심스럽게 안느의 침대가로  조용히 걸어 갔다.


제롬은 소곤거리듯 낮은 어조로 중얼거렸다.


"우리 귀여운 안느. 오늘은 착하구나.

일찍 잠들었네?"


제롬은 천천히 허리를 숙여 잠든 안느의 동그란 이마에 키스했다.


"아....공주님.....폐...폐하...공주님은..."


누워있는 안느를 발견한 순간,제롬에게 닥친 비극을 깨달은 군터는 먼저 슬픔에 빠져 드는 동시에, 제롬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하였다.


"쉬이잇."


제롬이 웃으며 군터를 돌아보고 손가락을 입술위에 세웠다 


"우리 안느는 한번 잠에 깨면 계속 운단 말야.군터!"


"!!!!"


제롬은 잠든 안느의 백금발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안느..사랑스런 내 아기동생!

이 제로미가 너를 위해 자장가를 불러 줄깨."


제롬은 안느가 아기시절부터 좋아했던,  음유시인들이 주로 부르던 사랑에 빠진 기사와 아름다운 공주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구슬프게 부르기 시작했다.



곡조는 애닮으면서도 평안하게 방안을 울려 퍼졌다.



"폐...폐하...크흑...그만...하세요...공주님은 이미...흐윽..."


군터는 안느를 여전히 아기처럼 쓰다듬으며  자장가를 부르고 있는 제롬의 모습에 슬픔이 가슴깊이 솟아올라 제롬의 자장가를 막을 수 없었다.


제 연인의 비극에 위로를 해줘야 했으나,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군터역시 제 생일마다 오라비의 기사인 제 자신과 춤을 추던,사랑스럽기 그지없던 어린 공주의 요절에 가슴이 아려왔다 


그도 이럴진데, 하물며 어린 누이 하나만을 바라보고 그 모진 세월을 견뎌왔던 자신의 연인,제롬의 슬픔은 얼마나 깊을 것인가?


제롬의 여리고 작은 심장은 갈가리 찢기고, 아마도 그는 미쳐버릴 것이다.


제 주군이 미칠까 두려워서 제롬이 계속 안느가 깊은 잠에 들었다 믿고 자장가를 부르는 것을 도저히 멈추게 할수없었다.


모나한은 거짓눈물이 이미 말라붙어 머슥해져서, 에드워드5세가 하는 양을  그냥 지켜보며 어정쩡하게 옆에 서있었다.


마침 줄리앙 대공이 이제리아 동맹군 정렬을 가다듬고 제롬을 찾아 방에 들어왔다.


"제로미.우리 아기공주!

안느는 찾았어?  어? 응?"


줄리앙의 시야에, 죽어 누워있는 안느의 시체와 그 옆에 앉아 누이를 사랑스런 눈길로 바라보며, 누이의 손을 잡고 자장가를 부르는 제롬의 행복한 모습이 들어 왔다.


'아. 안느가 죽었구나!

불쌍한 제로미.안느가 죽은 줄 모르고 있어.'


국왕이 슬픔에 빠져 버린 나머지, 반미쳐 자장가를 부르고 있어, 방안의 아무도 감히 제롬의 곁에 갈수없어 멍하니 서있었다.


줄리앙이 성큼성큼 걸어가 제롬의 어깨에 한손을 올렸다.



"제로미. 그만해.

이제 안느를 편안히 보내줘야지.

네가 이러면 죽은 안느가 슬퍼할꺼야.

이제 장례식 준비를 해야지."


제롬이 고개를 돌려 줄리앙을 올려다 보았다.


아름답게 빛나는 짙은 푸른 눈동자 한쌍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순진무구한 눈빛으로 줄리앙의 얼굴을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줄리앙.무슨 소리야?

이제는 나도 부족해서 우리 안느까지 괴롭힐려 해?

우리 아기가 이제 겨우 잠들었는데 깨우지 마!"


제롬의 눈썹이 험하게 올라가며 예쁜 얼굴을 찡그렸다.


"제로미! 제발 정신차려!"


줄리앙 역시 슬픔에 잠겨 갈라진 쉰 목소리로 제롬의 이름을 불렀다.


줄리앙은 제롬의 목덜미를 잡고 마구 몸을 흔들었다.



작은 제롬의 몸은 힘없이 털썩털썩 흔들렸다.


안느에게 오기까지 슐리엔에서 집단 강간과 격렬했던 아젱쿠르 전투를 치뤄야 했던 제롬은 정작 안느의 앞에 서게되자, 영혼의 마지막 기운까지 빠져나가 온몸이 텅빈 것처럼 공허했다.



제롬이 이 자리까지 올 수있게 한 힘은, 만삭의 건강한 몸으로  행복한 미소를 얼굴가득 보여주며 자신을 반겨줄 안느를  볼수 있다는 한줄기 희망에 있었다.


군터와 줄리앙은 계속 제롬의 곁에 서서 제롬을 달래고 설득하였다.


기잔맥진한 제롬은 좀처럼 누이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이런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달리아는 제롬과 안느에게 아랑곳 않하고,시선을 돌려, 계속  주위를 샅샅히 흝어보았다.


'분명히 마르타가 아기 왕자를 빼돌려 어딘가 숨었을 것이다.

빨리 그녀를 찾아야 할텐데...'


달리아의 고민은 쉽게 바로 해결되었다.


온몬의 힘이 쭉 빠져버린  제롬이 침대 옆 의자에 축 늘어져 허망한 두 눈을 뜬채 멍하니 안느의 얼굴만을 보고 있을 때,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던 군터와 줄리앙의 등뒤로 한 사람의 인영이 유령처럼 스윽 나타났다.



오러로 기척을 감쪽같이 감췄던 시녀 마르타 였다.


그녀는 품에 브리태니아 아기 왕자 리차드2세를 꼭 안고 있었다.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달리아님!"


달리아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떠올랐다.


그러나 마르타와 아기를 보자, 모나한 대공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폐하.안느 공주님께서 폐하께 꼭 전하라고 한 유언장이 있습니다.

이것입니다."


마르타는 품안에서 종이 한장을 꺼내 제롬에게 직접 건넸다.


모나한 대공은 그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안느가 전해준 것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인 제롬은 재빨리 편지를 개봉하여 읽어 내려갔다.


편지의 글을 아래로 읽어 내려갈수록 제롬의 표정은 점점 딱딱하게 굳어져 갔다.


조아라 노블레스 작가. 회사원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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