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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기서현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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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언제 잠이 든 걸까? 문득 눈을 떴을 때, 현은 본능적으로 새벽임을 깨달았다. 손을 더듬어 휴대폰을 찾았다. 한참을 더듬다 침대 언저리에서 찾은 휴대폰의 버튼을 누르자 순식간에 밝아진 방에 눈을 찌푸렸다. 04:39. 어제 생활비 얘기가 끝난 뒤 침대에 잠깐 누웠던 것 같은데.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다.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현은 거의 반나절을 꼬박 잠들었다. 오래 누워있던 탓에 몸은 찌뿌둥했지만, 정신은 이렇게 맑을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제대로 씻지도 않았구나. 현은 조심히 방문을 열었다.

거실은 어둡고 조용했다. 동거인은 잠을 자고 있겠지. 현이 살금살금 욕실로 향했다. 그리곤 여느 때처럼 발을 뻗어 욕실 슬리퍼를 신는 동시에 욕실 전등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나 욕실의 불은 평소처럼 환하게 밝아졌는데, 슬리퍼를 신는 것은 평소와 달리 실패했다. 보통 날과는 다른 그 미묘한 변화에 현이 의아해하며 욕실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욕실 슬리퍼는 현이 늘 문 앞에 가지런히 놓는 그 위치가 아니라 두 뼘쯤 위쪽에 게다가 조금 삐뚤게 놓여있었다.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의미를 두지 않고 발을 조금 더 뻗어 슬리퍼를 신었다. 그 순간, 양말에 스며드는 축축한 감촉에 인상을 찌푸렸다. 예기치 못한 순간에 갑자기 젖어 드는 양말, 그 기분은 정말 별로였다. 아…. 이제 이 집은 나 혼자 사는 곳이 아니구나.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그 사실을 깨닫게 되다니. 현은 이제야 정말로 동거인의 존재가 실감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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